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87
밥만 먹고 레벨업 588화
트레일러를 소환했던 민혁.
그는 이번 요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절대군주의 낙인은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모든 스텟 20% 정도를 올려주는 힘을 가졌다.’
또한, 절대군주 리챠드에게 육성된 자들은 천외국의 신규 길드원들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천외국의 신규 길드원들은 동레벨, 비슷한 스텟 유저 대비 컨트롤에 의해 더 강하다는 것.
반대로 리챠드가 이끄는 마세르라티 길드의 길드원들의 경우, ‘군주’ 클래스였던 리챠드에 의해서 추가적인 추가 스텟을 꾸준히 확보하여 동레벨 대비 더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상태에서 약 20% 이상이 더 강해진 그들이다.
물론 민혁의 요리도 모든 스텟 20% 힘을 내는 경우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대용량이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요리를 먹이면서 타임어택 던전을 클리어하기에는 그들이 장악한 던전의 개수가 너무 많았다.
때문에 대용량 요리를 모든 스텟 20% 이상이 나올 수 있는 버프로 만들어내야 승산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곧바로.
민혁은 MVP 상점의 슬롯을 떠올렸다.
MVP 상점의 다음 슬롯으로 넘어가는 방법은 일정수치만큼의 캐시를 모으는 것이다.
그 외에 특별한 슬롯도 존재했는데, 이 슬롯은 ‘캐시’로 구매해야 했다.
바로.
‘직업전용 슬롯’.
당연한 이야기지만 ‘식신’을 위한 슬롯일 확률이 매우 높다.
문제는 약 5천 캐시라는 것.
단순히 슬롯을 여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캐시를 소모한다.
민혁은 혹시 좋은 재료를 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슬롯을 오픈했다.
[직업전용 슬롯을 5,000캐시를 투자하여 열람하시겠습니까?]“네.”
[식신 전용 슬롯이 오픈됩니다.]민혁은 일전에 영구효과를 가진 요리재료가 무척 많은 수량으로 MVP 상점에 있는 걸 확인한 적이 있다.
대신에 5만 캐시라는 굉장히 비싼 값어치를 치러야만 했다.
현재 민혁이 보유 중인 캐시를 전부 합쳐도 안 될 정도로 턱없이 비싼 가격이었다.
대신에.
‘만약 버프 전용 재료가 있다면 훨씬 싸질 것이다.’
버프와 영구의 값어치는 확연히 다르다.
비록 버프가 순간적으로 올려주는 능력치는 월등히 높으나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 의해 메리트는 분명히 떨어진다.
그 때문에 민혁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에 나와 있을지도 모른다.
‘있다……!’
민혁은 직업전용 상점인 만큼 버프용 재료가 있음을 확인했다.
[버프 효과에 특화된 수룡의 피를 가진 닭고기. 35,000캐시. 수량 1,000개.]“…….”
하지만 곧 민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현재 민혁은 500명의 신규 길드원들만 먹이면 된다.
하지만 수룡의 피를 가진 닭고기는 1,000개의 수량이다.
심지어 현재 민혁이 총보유한 캐시는 약 2만 2천 정도였다.
턱없이 부족했다.
‘효과는 좋네.’
분명히 그 효과는 뛰어났다.
무조건적으로 모든 스텟 10% 이상을 상승시키고 스킬 레벨 또한 상승시킬 수 있다고 되어 있으니.
‘하지만 MVP 상점의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걸 생각했을 때 비싼 것도 사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민혁은 계속 MVP 상점을 뒤적였다.
버프용 요리재료 몇 개를 발견했으나 500 수량이어도 3만 캐시를 넘어가는 것들이 태반이었다.
‘이대로라면 직업슬롯 오픈이 무의…… 어?’
계속 슬롯을 내리던 그가 손가락을 멈췄다.
[제멋대로 심술 맞은 고추장. 20,000캐시. 500인분 가능 수량.]‘왜 이름이 이따위야?’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재료의 이름에서 불길한 느낌이 풍겼기 때문이다.
일단은 재료를 확인해봤다.
(제멋대로 심술 맞은 고추장)
등급: ???
가격: 20,000
특수능력:
⦁자아를 가지고 있음.
⦁노멀 등급 요리부터 전설 등급 요리까지 심술 맞은 고추장의 판단에 의해 결정될지도 모르며 그의 의견이 50% 가까이 반영된다.
⦁심술 맞은 고추장은 모든 상태 이상을 요리 하는 이에게 걸 수 있으며 재앙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심술 맞은 고추장은 스스로가 매운맛의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 주의. 입에 넣자마자 사망할 정도의 맵기가 나올 수도 있다.
설명: 도대체 MVP 상점에 왜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심술 맞은 고추장이다. 핵폭탄급 매운맛을 원수에게 선사하기 위해서라면 추천하지만 아니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뭐 이런 개떡 같은……?’
민혁의 얼굴이 황당함에 물들었다.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황당한 내용 자체였다.
고추장이 자아를 가진 것도 모자라, 자기 꼴리는 대로 요리의 등급을 만들어낸다?
심지어 매운맛의 강도 또한 스스로가 조절한다고 되어 있다.
즉, 민혁이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람이 먹을 수 없을 정도의 매운맛이라면 말짱 꽝이라는 거다.
‘정말 순전히 재미를 위해서인가?’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다. 자그마치 20,000캐시였고 생각보다 심술 맞은 고추장이 착할지도 모르지 않는가?
또한.
‘리챠드의 절대군주의 낙인을 이기기 위해선 강한 힘을 내는 버프 요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대용량의 특별한 버프 재료가 필요했다.
자신이 가진 캐시는 고작 2만몇천 캐시.
‘어쩔 수 없나?’
민혁은 도박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그 전에 뛰어난 힘을 낼(?) 버프 재료가 결정되었으니 메인 요리를 정해야 한다.
어찌 보면 항상 양념 역할을 하는 부재료인 고추장이 ‘주재료’가 된 셈이다.
놈의 심술에 따라 고추장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고추장이 될 수도, 세상 가장 끔찍한 고추장이 될지도 모른다.
‘고추장의 본연의 맛을 가장 잘 살리는 요리가 뭐가 있을까? 또 외국인들도 맛있게 먹을.’
신규 길드원 중에는 외국인들도 있었다.
때문에 더 신중해야 했다.
그렇게 고민하던 민혁.
‘엽기스런 떡볶이?’
그는 결정을 내렸다.
엽기스런 떡볶이는 화끈하게 매운맛에 남녀노소 많은 이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다.
엽기스런 떡볶이 국물에 작게 말은 주먹밥을 푹 찍어 먹는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입안 가득 침이 가득 고일 정도이다.
‘순한 맛으로.’
외국인들도 있기 때문에 너무 매운맛은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 역시.
‘놈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결국 매운맛을 결정짓는 것도 심술 맞은 그 녀석이다.
설명에 따르면 핵폭탄급으로 설정된다면 입에 넣자마자 사망에 이를 정도라고 하니 말 다했다.
요리를 결정지은 민혁이 심술 맞은 고추장을 구매했다.
[20,000캐시를 사용해 심술 맞은 고추장을 구매하였습니다.]민혁의 인벤토리로 심술 맞은 고추장이 들어왔다. 그와 함께 트레일러의 안쪽에 들어온 민혁이 요리를 시작하기 전 말했다.
“잘해보자, 고추장아.”
자아를 가진 녀석이라고 하니 분명히 듣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요리를 시작했다.
‘치즈 떡과 일반 떡을 섞으면 더 좋겠지.’
민혁은 두 개의 떡을 준비하고 비엔나소시지를 ‘재료 손질’ 스킬을 사용하여 먹기 좋게 칼집을 내고 어묵 또한 먹기 좋게 썰어냈다.
그다음 심술 맞은 고추장과 설탕, 물엿, 카레 가루 등을 넣고 양념장을 만들어냈다.
‘생각보다 조용한데?’
민혁은 지금 이 순간 고추장을 사용해 본 거다.
이제부터 고추장은 민혁에게 상태 이상을 걸 수도 있으며 재앙을 걸 수도 있다.
하지만 녀석은 침묵했다.
민혁은 일이 술술 풀린다는 생각에 부드럽게 웃었다.
영겁의 불꽃이 가마솥을 뜨겁게 달궈내고 그 안에 담은 물을 펄펄 끓어오르게 한다.
그 순간, 민혁은 곧바로 미리 준비한 양념장을 물에 살살살 풀어주었다.
대용량 요리를 할 때 주의점은 만들어진 양념장을 한 번에 투하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게를 가진 양념장이 바닥에 눌어붙어 탄 맛이 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살살살 물에 풀어줘야 한다.
민혁이 국자에 가득 퍼진 고추장 양념을 살살 풀려던 때.
[……싫은데?]“……!?”
민혁은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민혁은 처음, ‘잘해보자’라고 말했고 늦게나마 나온 대답이 싫다는 뜻.
그 순간.
[심술 맞은 고추장이 당신을 방해하기 시작합니다.]쿠르르르르르르-
“이, 이런 미친……!!!”
민혁은 경악하고야 말았다. 트레일러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난기류를 만난 비행기처럼 요동쳐댔다.
고추장을 풀던 민혁은 곧 바닥에서 치솟는 화염을 볼 수 있었다.
쿠화아아아아아악-
그 화염은 곧바로 민혁이 있는 공간의 공기를 뜨겁게 달궈냈다.
“그, 그만……!”
[싫다니까?]민혁은 가까스로 균형을 잡고 힘겹게 고추장을 모두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멈출 순 없었다.
곧바로 일반 떡과 치즈 떡, 어묵, 칼집 낸 비엔나 등을 투하했다.
이제 필요한 건?
저어주기이다.
그 순간.
콰르르르르르르를-
또 한 번 트레일러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게 가능해……?’
약 1m가량 떠오른 트레일러가 붕붕 회전하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그 안에 있는 민혁은 무게중심을 잡기 힘들어졌다.
심지어.
[상태 이상. 지독한 어지럼증이 생겨납니다.] [모든 상태 이상으로부터 버텨낼 수 있는 만독불침의 육체를 가지고 계십니다.]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녀석이 걸 수 있는 어떠한 상태 이상도 민혁은 피해갈 수 있는 힘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멈춰어어어어어!!!”
회전하는 트레일러 안에서 요리하기란 쉽지 않았다.
갑자기.
툭-
하듯 하는 느낌이 났다.
이 느낌은 마치 하늘에 떠 있던 비행기의 시동이 갑자기 꺼진 느낌이었다.
곧바로 트레일러가 추락했다.
쿠우우우우우우-
“으으으으!”
그 와중에도 민혁은 떡볶이 젓기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영겁의 불꽃은 강한 화력을 내는 만큼 더 맛있는 요리가 가능해지게 만든다.
대신에.
밑바닥이 쉽게 탈 수 있다. 특히나 떡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치이이이익-
“으아아압!”
민혁은 중심을 잡기 위해 왼손으로 가마솥을 잡아냈다.
가마솥은 현재 엄청나게 달아오른 상태이다.
[왼손에 끔찍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화상 데미지가 누적될 시 왼손의 사용이 일시적으로 제한될지도 모릅니다.]하지만 민혁은 가마솥을 붙잡고 있었다.
“이야기 좀 하자. 왜 이렇게 심술을 부리는 거야!”
[난 심술 맞은 고추장이니까. 꺄르르르르르!!]놈이 미친 듯이 광소하며 더욱더 크게 트레일러를 흔들어댔다.
그 와중에도, 민혁은 계속 요리를 멈추지 않았다.
그때.
쿠우우우우우웅-
공기가 무거워졌다.
즉, 강력한 중력이 민혁을 찍어누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 또한 놈의 장난이 분명했다.
[포기해, 포기하면 편해. 토마토처럼 짓이겨지고 싶어? 아니면 솥 안의 떡볶이처럼 익혀지고 싶어?]화르르르르륵-
가마솥을 타고 뜨거운 화염이 민혁의 팔을 타고 올라왔다.
[손을 놓지 않을 시 왼팔의 사용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릅니다.] [HP가 빠른 속도로 하락합니다.]정말 무지막지한 놈이었다.
민혁은 거대 소의 사골이나 거대 닭고기 때보다도 더욱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포기하라니까? 뭘 위해서 그렇게 요리해? 응? 꺄하하하하!!]“내 요리를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 말에 잠시 녀석이 조용해졌다.
혹시 무언가 깨달은 바가 있는 걸까?
또 자아의 주인인 그는 본래 요리사였던 걸까?
[……그래? 그렇다면 그만해야지. 너의 그 마음과 열정을 칭찬할게. 정말 멋져.]콰아아아아아아아앙-
그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벼락이 트레일러를 내리쳤다.
트레일러가 크게 흔들리며 민혁이 뒤로 퉁겨져 날아갔다.
“그, 그만한다며?”
[그걸 믿었냐? X신이세요?]“……야이 개신발, 씨봉봉 #%#$%%@$#.”
뒤로 퉁겨 나갔던 민혁이 중력에 의해 기어가듯 가마솥을 향해 다가갔다.
[포기해. 어차피 남을 위하는 것 아무 쓸모도 없는 일이거든? 너 나처럼 된다? 꺄르르르르!!! 자, 태풍아 불어라!!]그 순간, 이번엔 트레일러를 태풍이 집어삼켰다.
태풍에 집어 삼켜진 트레일러가 하늘로 솟구쳐 빙글빙글 회전한다.
다행히도 가마솥이 깊어 쏟아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민혁은 가마솥을 최대한 꽉 쥐었다.
그리고 계속 요리했다.
그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흐르고, 그의 몸의 핏줄이 돋아난다.
“조금만 더…….”
[X신아, 네가 요리해도 네 요리는 먹을 수 없는 쓰레기가 될 거야.]하지만 민혁은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놈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심술 맞은 고추장은 그를 압박하며 바라봤다.
[과거의 나 같네. 머저리처럼 남을 위해 살다, 그들에 의해 사라질. 불행한.]그 목소리 또한 민혁은 듣지 못했다.
그저 열심히 요리했다.
그리고 마지막.
그가 모짜렐라 치즈를 가마솥에 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혁.
그는 심술 맞은 고추장이 어째서 이러는지에 대해서 알 것만 같았다.
치즈를 뿌리며 그가 말한다.
“자책하지 마. 넌 최선을 다했으니까.”
[……??]“네가 도와준 모두가 너를 욕하고 배신했어도 넌 최고였다.”
그리고.
민혁은 알고 있다.
어쩌면 놈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고추장은 결국에 ‘일회용 소모품’이다.
요리를 하고 먹으면 그는 끝난다.
그는 이 요리 한번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무서울까?
얼마나 외로울까?
또 얼마나 아프고 슬플까.
그랬기에 말한다.
“재료로 쓸 수 있게 돼서.”
모짜렐라 치즈 가루를 뿌리자 마치 붉은 꽃 위에 새하얀 눈이 내린 것처럼 치즈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고맙다.”
잠시, 정적이 지나갔다.
그 정적 속.
[피식-]작은 웃음이 스친다.
그리고 알림이 강타했다.
[전설 등급 엽기스런 떡볶이를 만들어내셨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조차 뛰어넘는 강력한 힘이 당신의 요리에 특별한 힘을 선물합니다!!!] [전설 등급 엽기스런 떡볶이는 먹는 사람에 따라 가장 맛있는 매운맛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조차 뛰어넘는 강력한 힘이 당신에게 특별한 힘을 선물합니다!] [당신의 모든 스텟 2%가 상승합니다!] [당신의 요리 스킬들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알쏭달쏭한 조미료통을 획득합니다.]바로 오늘.
민혁이 검의 대제 엘레에 이은 두 번째 스승을 처음 만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