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19
밥만 먹고 레벨업 720화
용병왕 후보 아바크.
그는 무릎 꿇은 자신의 몸을 일으키려 안간힘을 써봤다.
그러나 용병사냥의 막을 내렸던 인물이자 등장과 함께 모든 대륙 용병들을 통합시켰던 전설 중의 전설.
용병황제 브로드의 ‘용병왕의 패기’ 앞에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었다.
심지어 검은색 머리카락 미남자의 책에서 떨어지는 낙뢰가 빛과 같은 속도로 용병들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또 백색의 창을 휘두르는 노인은 어떠한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용병들 수십 명씩이 그의 창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덜덜덜-
아바크의 몸이 떨려왔다.
‘저자가 이자들의 왕이라고……?’
이제야 자각한다. 자신이 민혁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그가 그 어떤 신하도 대동하지 않은 채 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신하들과 함께하는 민혁은 감히 자신이 넘볼 수 없는 거대한 산과 같은 자였다.
불과 몇 분 만에 표범의 용병들 대부분이 죽음을 맞이했다.
무릎을 꿇은 그들에게 적들은 일말의 자비조차 없었다.
특히나 그들을 처단하는 데 벤테오가 가장 앞장섰다.
‘이들은 아바크와 함께 용병의 존엄성을 제국에 팔아넘기려고 했던 자들이다.’
그런 그들을 살려둘 생각이 벤테오에게는 추호도 없었다.
“베, 벤테오…… 나는 아바크가 가족들을 인질로 잡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네…….”
이스펜 장로.
그를 보며 벤테오 또한 안타까웠다.
벤테오도 이스펜 장로가 어째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알았다.
장로 중 가장 청렴하며 용병의 인권을 위해 힘썼던 인물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스펜은 아바크를 후보로 지목했었고 민혁과 자신을 죽이기에 동참했던 인물이라는 사실이었다.
“가족분들은 제가 오랫동안 돌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벤테오가 취할 수 있는 마지막 예의였다.
그것을 이스펜 장로 역시 알고 있었기에 그가 흐릿하게 웃어 보였다.
“……고맙소. 새로운 용병왕이시여.”
콰직-
이스펜 장로 역시 벤테오의 손에 의해 처단되었다.
용병왕 후보였던 아스?
그는 이미 창신 밴의 창에 의해 온몸이 꿰뚫려 절명한 상태였다.
약 3만에 이르는 표범의 늑대들이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살아남은 자는 오로지 아바크뿐이었다.
벤테오는 차가운 표정으로 아바크의 앞에 섰다.
“알지 않았느냐, 네가 용병왕이 되어 제국과 계약을 체결했다면 모든 용병들은 도구가 되고 화살받이가 되어 죽어나갔을 것이다.”
검을 겨눈 벤테오의 시선이 차갑다.
아바크가 실소를 머금었다.
“애초에 용병은 돈을 벌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자들이지 아니한가. 그깟 용병들 좀 죽어나가면 어떠한가!? 용병왕이 되고 네르바 황제와 함께 온 대륙을 호령할 수 있는 기회였다. 거절했다면 모든 용병들은 몰살되었을 것이다!”
사실이다. 아바크와 장로들이 제국의 요청을 거절했다면 제국은 용병사냥을 시작했을 것이다.
용병사냥이 시작되고, ‘현상금’에, 각 왕국과 제국이 움직이면 온 대륙의 용병들은 순식간에 죽어나갈 것이다.
그래도.
“싸웠어야지.”
벤테오의 의지가 깃든 눈이 아바크를 바라본다.
“죽더라도 싸웠어야지, 죽어가면서까지 싸웠어야지.”
“…….”
민혁은 벤테오의 그 말을 들으며 전율했다.
저렇게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또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서 말이다.
아바크도 이 정도 되면 느끼지 않을까?
“크흐흐흐, 미친 소리군.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 그딴 것을 위해 싸운다? 감성적인 개소리야.”
그러나 아바크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쓰레기였다.
“그렇게 죽기 위해 싸울 바에 돈이나 펑펑 쓰면서 호화롭게…….”
콰자악-
툭-
벤테오의 검엔 일말의 자비도 없었다. 아바크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그 순간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돌발 퀘스트 : 용병의 신의 후예 완료.] [5,000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경험치 1,550,000,000을 획득합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추가 보상은 벤테오에게로부터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그리고 용병의 신의 동상에서 흩어져나온 붉은 기운이 벤테오의 몸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용병의 신에게로 그 자격을 인정받은 벤테오가 용병의 신의 후예가 됩니다!] [머지않은 훗날. 그는 용병의 신이 될 것입니다!] [벤테오가 온 대륙을 통합한 용병왕이 됩니다.]그리고 추가적인 알림이 월드 메시지가 되어 뻗어나갔다.
[용병의 신의 후예가 세상에 탄생했습니다!] [용병의 신이자, 용병왕이 된 자를 위한 취임식이 1시간 후 시작될 것입니다!] [용병의 신의 후예의 탄생에 익명의 유저가 크게 기여하였습니다!]그리고 벤테오는 느꼈다. 용병의 신의 후예의 힘에 의해 자신의 육체에 힘이 깃들고 있었다.
본래에도 절대지존 NPC에 해당하는 그가 한층 더 강해진 힘을 거머쥐는 것이다.
‘엘레 누나와 겨룬다면 어떻게 될까?’
절대지존 NPC였던 검의 대제 엘레 역시 한층 더 강한 힘을 거머쥐게 된 바 있다.
또한 이필립스 제국의 황제인 엘레에, 용병왕 벤테오 역시 그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벤테오는 자신이 강한 힘을 얻었다는 것에 희열하기보단 슬픈 눈빛으로 한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브로드’였다.
브로드는 이번에도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었다.
벤테오는 모두가 외면했던 용병의 긍지를 지켜왔다. 이 모든 것은 브로드로부터 시작되어 왔던 일이다.
외롭고 슬픈 날이 많았다. 하루에도 수차례 용병의 길을 벗어나 편한 삶을 살까 하는 생각도 여러 차례 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브로드가 해주었던 말들이 떠오르며 다시 그를 잡아주었다.
“……전대 용병왕을 뵙습니다.”
벤테오가 무릎을 꿇으며 예의를 갖췄다. 브로드는 이 기쁨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참이나 그를 바라보던 브로드, 그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껴안아 주었다.
“긍지를 잃지 않고 용병들을 위해 싸워준 자여.”
“…….”
“한때는 누구보다 왜소했지만 밤늦은 시간 홀로 훈련했던 그대를 잊지 못한다.”
“크흐흐흐흑.”
벤테오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 순간을 그는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왔기 때문이다.
자신을 있게 한 그를 다시 만나는 날. 한 점 부끄럽지 않기를 매번 바라왔다.
“새로운 시대에서 또다시 처절한 싸움을 해야 할 용병왕이여.”
벤테오는 그 사실을 알았다. 제국이 계속해서 자신들을 압박하려 할 것임을.
“물러서지 말거라. 계속 나아가거라.”
브로드가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벤테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브로드는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랬기에 더욱더 그를 꽉 끌어안으며 말했다.
“넌 내 아들이다.”
브로드의 몸이 미미하게 떨리는 것이 보인다. 벤테오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껴안은 팔에 힘을 준다.
브로드가 서서히 사라져 가기 시작한다.
사라져가는 브로드와 벤테오가 민혁이 들리지 않는 작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 모습을 보며 민혁은 참으로 감동적인 때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브로드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적막이 찾아왔다.
훌쩍훌쩍 울고 있던 용병왕이 된 사내와 그런 그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던 민혁.
“…….”
“…….”
어색함이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 * *
세계가 술렁였다.
[속보. 아테네 새로운 용병왕의 탄생. 익명의 정체 모를 유저가 에피소드에 깊게 관여되었던 것으로 추정.] [1시간 후 취임식을 위해 많은 용병들이 발걸음할 것으로 예상.] [속보. 새로운 대륙의 용병왕이 된 자, 용병의 신의 후예로 지목되다.] [용병왕이자 훗날 용병의 신이 될 사내. 그런 그를 도운 유저는 누구?] [같은 시각. 로스차일드 왕국의 건국식 진행 예정.]용병의 신이자 새로운 용병왕의 등장은 아테네 유저들에게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용병왕이란, 어쩌면 왕국이나 제국보다 더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용병왕은 용병의 신이 될 재목이기도 한 자였다.
그러나 생각 외로 에오피아로 발걸음하는 방송국 관계자들은 많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바로 얼마 전 왕국 건립을 한 켄라우헬이 오늘 건국식을 진행한다.
재밌는 사실은 이 건국식에 참석한 자들을 위해 뽑기를 진행하여 갖은 아티팩트를 뿌린다고 전했다.
흔히 말하는 돈빨로 빠른 속도로 이주민들과 유저들을 모으고 있는 그다.
두 번째.
사실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용병왕은 아바크란 인물이 되었을 터.
아바크는 사리사욕을 위해 용병들을 팔아넘긴 자다. 세계의 무수히 많은 용병들은 그를 따를 테지만, 과연 속으로도 그를 진심으로 따르는 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생각보다 적은 용병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즉, 아바크는 금은보화를 얻었을지언정 용병들의 마음은 사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ATV의 김대국 PD는 카메라맨들을 통해 실시간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으며 로스차일드 왕국에는 단 한 팀만 보냈다.
‘혹시 몰라, 만약의 상황이라는 게 있다.’
정말 예상외의 변수가 발생한다면 ATV 방송국이 오히려 높은 시청률을 따낼 수 있게 된다.
‘원래 생방송 중계란 도박이지.’
각 방송국마다 띄울 수 있는 드론과 촬영장비의 개수는 제한된다.
로스차일드 왕국 건국식에 한 팀을 보내긴 했으나 이쪽에 훨씬 치중되어있다.
그리고 김대국 PD는 대박의 삘을 받았다.
용병들의 땅 에오피아에 있는 요새를 주변으로 약 50만에 이르는 용병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인파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용병은 서브 클래스 개념이다. 아테네를 하면서 한 번쯤 용병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던 유저들도 많을 거다.’
그런 그들은 모두 똑같은 알림을 들었던바.
용병왕의 취임식에 참석하라는 알림이었다.
물론 이는 선택사항이다.
“김 PD. 용병왕의 탄생에 기여한 유저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건가?”
“예, 아직 용병왕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니까요.”
용병왕을 탄생시킨 장본인.
하이랭커들에게도 앞으로가 보장될 정도의 엄청난 일일 것이다.
현 용병왕을 도운 자!
바로 그때. 요새에서 한 명의 사내가 걸어 나왔다.
온몸이 피투성이인 그는 등 뒤로 늑대가 그려진 너덜너덜한 망토를 차고 있었으며 거대한 풍채를 가지고 있었다.
“베, 벤테오?”
웅성웅성-
방송국이 술렁였다. 예상외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송국 팀원이 말한다.
“시청률 4%에서 6%로 상승합니다.”
벤테오.
그가 피 묻은 자신의 검을 성벽 위에 올려놨다.
“……본래 벤테오는 절대 용병왕이 되어선 안 되는 인물이었는데…….”
김대국 PD의 개인적 생각으론 그랬다.
제국과 적이 된 벤테오는 용병들을 단합할 수 있는 힘이 없었으며 설령 된다 한들 쿠데타가 일어날 확률이 높았다.
그랬기에 용병들은 그를 불신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그가 용병의 신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제국에 대항할 수 있는 자가 되어 많은 용병들의 희망이 되어줄 것이다.
하나, 방금 접한 정보에 따른다면.
“저들은 집결한 게 아니라, 원래 저곳에 있던 자들…….”
그렇다.
용병 취임식을 위해 참석한 50만 용병들이었다.
본래 그 자리에 있던 이들. 먼 길을 달려온 이들이 아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곳곳으로 빛이 내리치기 시작한다. 매스 텔레포트의 빛이 분명해 보였다.
내리친 빛으로, 포효하는 드래곤이 그려진 망토를 두른 용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드래곤 용병단……!”
세계 대륙 10대 용병단 중 하나이다.
그와 함께.
“기, 김 PD님. 시청률 15%로 급격히 상승합니다!”
그리고 연이어 매스 텔레포트의 빛이 곳곳으로 내리친다.
“크로우 용병단에, 붉은매 용병단, 검은창 용병단까지…… 10, 10대 용병단이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매스 텔레포트의 빛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심지어.
쿵- 쿵- 쿵- 쿵-
거대한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용병왕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10대 용병단의 문양이 각인된 깃발을 든 용병들.
또는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용병들이 진군해 오고 있었다.
파아아앗-
파아아아앗-
파아아아아앗-
“시청률 18% 돌파합니다!”
사방팔방에서 등장하는 용병들의 모습은 소름이 돋기에 충분했다.
그에 의한 시청률 상승은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엄청나잖아.”
김대국 PD가 전율했다.
집결한 자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있다.
피 묻은 검을 바라보던 벤테오.
그가 있는 힘을 다해 그 검을 땅에 꽂아 넣었다.
콰작-
그 순간, 집결한 얼추 200만 정도 되어 보이는 용병들이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으며 외친다.
“새로운 세상의 용병왕이 되신 것을 감축드리옵니다!”
“새로운 세상의 용병왕이 되신 것을 감축드리옵니다!”
“……선배, 시청률 25% 돌파했습니다.”
김대국 PD의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200만? 아니, 모이지 않은 자들까지 합친다면 그 이상의 용병들이 오로지 저 사내만을 믿고 따른다는 의미이다.
즉.
‘그가 새로운 에피소드의 주인이 될 것이다.’
꿀꺽-
그리고 그가 긴장한다.
‘벤테오를 용병왕이 될 수 있게 도운 자는 누구지?’
그가 이번 시청률의 주역이 될 것이다.
모두가 지금, 그자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