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20
밥만 먹고 레벨업 721화
김대국 PD는 이토록 많은 용병들이 자리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벤테오가 용병의 신이 됨으로써 루브앙 제국에 의해 꼬리를 내리고 있던 자들이 모여든 것이다.’
그렇다. 그들은 벤테오를 통해서 루브앙에 대항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셈이다.
그리고 벤테오. 새로운 세상의 주인이 된 그가 한쪽 무릎을 꿇은 수백만 용병들에게 무거운 입을 열었다.
“루브앙 제국이 ‘용병사냥’을 빌미로 우리를 핍박하고 있다.”
모두가 숨죽이고 벤테오를 본다.
“우리는 지난날의 과거처럼, 무수히 많은 용병들이 죽거나, 도구가 되어 쓰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벤테오를 향해 굳은 눈빛을 빛내며 바라본다.
“그러나, 도망칠 것인가?”
아니, 이젠 아니다.
우리를 이끌어줄 벤테오가 앞에 있었고 어쩌면 제국과의 전투에서 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용기가 생겼기에, 그저 병장기를 땅에 박으며 외쳐본다.
쿵! 쿵!
“벤테오!”
“벤테오!”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도망자처럼 숨으며 마지막까지 긍지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것이다. 그래도 괜찮은가?”
쿵! 쿵!
“벤테오!”
“벤테오!”
“그러나 영광스러울 것이다. 긍지를 위해 싸운 우리의 역사는 영원토록 잊히지 않을 것이니!!”
쿵! 쿵!
“벤테오!”
“벤테오!”
“이 자리에서 선전포고한다. 우리는 용병의 긍지를 위해 싸울 것이며, 우리를 억압하려는 자들을 응징할 것임을!”
벤테오.
그가 피 묻은 검을 뽑아 하늘 높이 치켜든다.
“와아아아아아아아!”
“벤테오! 벤테오! 벤테오!”
거대한 함성이 세상을 흔든다.
ATV 방송국의 김대국 PD. 그가 마른침을 삼켰다.
‘세계 10대 용병단을 다스리는 자라니.’
역사서에 기록된 내용에 따르면 아무리 용병왕이었다고 한들, 세계 10대 용병단의 지지를 받은 자는 오로지 한 명뿐이었다고 전해진다.
바로 용병황제였다고 불린 인물.
그 뒤를 잇는 또 다른 자가 나타난 것이다.
“서, 선배…… 시청률 27% 돌파합니다!”
김대국 PD의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간다.
그때 용병왕 벤테오가 고개를 돌려 안쪽을 바라본다.
그리고 모두가 지금 상황에 등장할 자가 바로 그를 용병왕으로 만드는데 기여한 유저임을 알았다.
용병왕 벤테오. 10대 용병단의 지지를 받으며 지금 이 자리에 모여든 200만이 넘는 용병들의 지지를 받는 진짜 왕!
그런 그를 도운 유저는 누구인가!?
“시청률 30% 돌파합니다! 반대로 로스차일드 건국식 시청률은 5%대로 떨어졌습니다!”
김대국 PD의 손에 땀이 흥건히 맺힌다.
“그리고 내가 이 긍지를 지킬 수 있게 도와준 자를 소개하마.”
그순간 모두가 긴장하며 집중했다.
도대체 벤테오를 용병왕이 될 수 있게 도운 인물은 누구인가?
뚜벅뚜벅-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적막 속에서 걸어 나오는 자의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시청자들과 해설자들, 방송국 관계자들. 그리고 세계 랭커들마저 그가 누구일지에 집중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자.
깔끔하게 친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순둥순둥한 눈망울, 날카롭게 선 콧대와 턱선. 새하얀 피부.
키 185㎝에 이르는 사내.
바로 민혁이었다.
“시, 시청률 35% 돌파! 더 빠른 속도로 시청률이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36%, 37%, 38!, 40% 달성합니다!!!”
모두가 그에 집중하고 있었다.
“시, 식신…….”
“민혁이잖아?”
“천외국의 왕…….”
세계 곳곳에서 웅성거림이 커진다.
그런데 어쩐 일일까?
이 영광스럽고 전율이 이는 자리에서 민혁의 표정은 뚱하기 그지없다.
‘왜 뚱한 거야?’
하지만 이 사실을 방송을 보고 있는 ㈜즐거움 회의실 이들은 알았다.
강태훈이 웃음을 흘렸다.
“벤테오가 요리를 안 줘서이기 때문에 저렇게 뚱한 거 맞지?”
“그런 것 같네요. 역시 민혁 유저답습니다.”
그렇다. 민혁은 아직 벤테오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했다.
그것도 용병의 신이 내려준다던 요리보상을!
아니, 어쩌면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퀘스트 보상 내용은 ‘???’였으니까.
그러나 민혁이 뚱한 것과 다르게 세계는 부러워하고 있다.
벤테오의 말 때문이다.
“나는 천외국의 왕에게 약속한다. 그가 위험에 빠졌을 때, 그가 어디에 있든 그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용병왕 벤테오가 천외국의 왕 민혁을 위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달려갈 것을 약속합니다!]그러나 여전히 민혁은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정확히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실망스러운 기색을 감추기 쉽지 않았다.
그때, 모든 카메라가 벤테오와 민혁을 클로즈업한다.
벤테오.
그가 하얀 이를 드러내 웃어 보였다. 그때 민혁의 등 뒤에서 한 용병이 황금색 천에 싸인 무언가를 가져오고 있었다.
벤테오가 말했다.
“친구가 되자고 했소?”
모든 카메라가 두 사람을 클로즈업하며 목소리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다.
세상에, 용병왕에게 친구가 되자고 하는 클라스라니!?
민혁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곧 벤테오가 고개를 저었다.
“……!”
“……!”
모든 이들이 충격에 빠졌다.
친구를 하지 않겠다?
역시 거물급 벤테오와 친구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가?
혹시 천외국을 밑으로 생각하는 걸까?
그때에 벤테오가 말한다.
“형, 동생은 어떻소. 내가 그대보다 스무 살은 더 많소.”
그에 민혁은 여전히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에 세계는 경악했다.
[세상에, 어쩐 일인지 모르겠지만 형 동생 하자는 벤테오의 말에 민혁 유저는 뚱하게 고개를 끄덕이는군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벤테오를 형으로…… 아니, 용병왕과 화친한다면 천외국은 날개를 단 격이나 다름없는데 말입니다.] [이해할 수 없네요.]그때.
등 뒤에서 준비하고 있던 용병이 민혁에게 황금색 천이 싸인 그것을 내밀었다.
그것을 확인한 순간, 민혁의 얼굴에 어둠이 가시며 환한 미소가 자리매김했다.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벤테오 혀어어어엉~♥”
“???”
“???”
[???] [???]아니, 5G LTE급 태세전환이라니!?
“헤헤, 벤테오 형. 너무 멋져.”
심지어 콧소리까지 내는 민혁이었다.
[큼큼, 아무튼 민혁 유저에게 엘레 누나에 이어 라르도 삼촌, 거기에 용병왕 벤테오라는 형이 생겼습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아니, 멋진 형아군요. 부럽습니다.]온 세계가 그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청률은.
“김 PD님. ‘벤테오 혀어어어엉~♥’부분에서 오늘 최고 시청률 44.1% 기록합니다!”
ATV 방송국이 또 한 번 대박을 쳤다.
* * *
사실 용병왕 벤테오에겐 용병의 신이 내려준 요리를 민혁에게 선물로 줄 이유는 없었다.
브로드가 말했던 것도 용병의 신이 용병왕에게 아주 진귀한 요리를 내려준다는 것뿐이었으니까.
그러나 벤테오는 브로드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했던 말을 똑똑히 기억했다.
-전하께선 배고파지시면 많이 예민해지신다네. 아마 지금쯤 딱 배고프실 거야.
그 말뜻을 벤테오는 알아챘다.
사실 이 요리는 용병왕을 한층 더 강하게 만들어줄 힘이 깃들어 있다.
그렇지만 이미 벤테오는 용병의 신의 후예가 됨으로써 한층 더 강해졌다.
자신이 민혁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현재로썬 이것밖에는 없었다.
이제 자신과 용병들은 은둔생활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
제국의 발걸음이 닿지 않는 곳으로 터전을 옮기고, 그들과 처절한 싸움을 시작해야만 했다.
그런데 민혁은 어찌 보면 ‘고작’ 요리에 불과한 것을 보며 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다.
‘스승님이, 저자를 아끼시는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벤테오는 형과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민혁을 바라봤다.
취임식이 끝나고 민혁은 눈치를 살폈다.
벤테오가 너그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먹어도 된단다.”
“네, 형!”
민혁이 황금색 천에 싸인 그것을 열어젖혔다. 수증기로 인해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는 냄비가 있었다.
킁킁-
민혁은 코를 벌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그는 이 냄새가 무엇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
하루 종일 밖에서 검을 휘둘러 손이 꽁꽁 얼어붙은 날이다. 콧물도 스르륵 흘러나온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먹어주면 기분 좋은 음식이 있다.
솨아아아아아아-
뚜껑을 열어젖히자 그 안의 내용물이 드러난다.
바로 해물칼국수이다.
“히야…….”
윤기가 좌르르르 흐르는 칼국수 면을 보며 민혁이 군침을 삼켰다. 그 위로 애호박과 당근, 큼직큼직한 대파가 놓여 있다.
국물에는 시원한 맛을 내주는 홍합, 새우, 바지락, 꽃게가 가득할 정도이다.
꼴깍-
민혁이 아주 맛있어 보이는 겉절이 김치를 단숨에 뚝딱 무쳐내고, 곧바로 고락의 항아리에서 잘 익은 김치도 꺼낸다.
칼국수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바로 아주 맛있는 김치와 함께 먹는 것이다.
먼저 앞접시에 그 면을 한 가득 담아준다. 그리고 국자를 이용해 국물을 가득 퍼준다.
“으으. 추워.”
민혁이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위해 앞 그릇을 들어 올려 그 국물을 후후하고 불어주다 들이켜 본다.
“흐루루루룹.”
뜨끈하고 시원한 국물이 얼어붙은 그의 몸을 녹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그 쫄깃해 보이는 면발을 한가득 집어 든다.
그 상태에서, 단숨에 후루루루룹!
볼이 빵빵할 정도로 밀어 넣은 상태에서 씹어주는데 그 쫄깃함에 감탄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빠르게, 방금 막 무친 겉절이 김치를 입에 넣는다.
아삭-
막 무쳤기에 익지 않은, 단맛이 강한 겉절이 김치가 면과 만나 환상의 맛을 자아낸다.
이번에도 칼국수 면발을 가득 집어 한입 먹는다.
후루루루루룹-
그 상태에서 또 한 번 국물을 들이켠다.
“허어-”
가슴속까지 따뜻해지는 맛이다.
그러다 홍합을 하나씩 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게 빼먹다가 국물 위로 홍합살과 바지락살을 모두 골라내어 올려준다.
그다음에 다시 면과 함께 그것을 크게 집어넣는다.
후루루루루룹-
“크…….”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오며 이번에는 면과 함께 잘 익은 김치를 먹어준다.
아삭아삭-
잘 익은 김치가 면과 만나 금상첨화를 이루어낸다.
어느덧 민혁은 냄비째로 들어 올려 그 국물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꿀꺽꿀꺽 들이켜고 있었다.
“크하!”
모두 먹어낸 민혁을 벤테오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막 민혁에게 알림이 울리던 그때, 벤테오가 다가와 말했다.
“흠흠, 민혁아, 형 부탁 좀 들어줄 수 있겠나?”
* * *
헤이즈는 넓게 펼쳐진 황야를 바라보며 고민에 빠져 있었다.
‘영토를 무리하게 확장하긴 했어.’
천외국 인근에도 악명높은 사냥터가 존재하게 마련이었다.
현재 천외국은 인구수가 꽤 많았다. 또한 앞으로 이주할 이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넓은 사냥터, 다양한 영토를 경험시키기 위해 확장을 진행했다.
바로 아크라포라는 땅을 개척한 것이다.
이를 개척하기 위해 천외국의 많은 이들이 공을 들이고 힘을 썼다.
하지만 이 아크라포는 주기적으로 꽤 강한 몬스터들이 출몰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그들만 제거해 준다면 땅이 비옥하고 해가 잘 들어 곡식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살기 좋은 땅이다.
문제는 지금 당장 그곳에 백성들이 이주해도 아크라포를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었다.
새로운 영토엔 건축물을 건설하고 시장을 만들며, 다양한 것들을 구축해야 한다.
천외국에 인구가 많아졌지만 ‘유저’가 다수를 이룰 뿐, NPC의 숫자는 현저히 적은 편이다.
유저들의 경우 아티팩트나 혹은 식신이 주는 달콤한 요리 퀘스트 등을 위해, 또는 랭커들이 많이 모여있기에 오지만 NPC들은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아크라포를 포기해야 하나?”
언급했듯, 아크라포는 강한 몬스터들이 자주 출몰한다.
즉 영토를 만들면 습격을 하게 될 거라는 건데, 그를 방어하기 위해 백성들이 있어야 했고, 그 백성들이 있어야 병사들이 배치된다.
거주자들은 적은데, 많은 병사를 배치하는 건 전력 낭비이다.
“끄으응…….”
고민하던 헤이즈는 때마침 이방인 간부의 이야기를 들었다.
“민혁이 곧 복귀한다네.”
“그런가요?”
전하께서 돌아오신다. 기쁜 일이다.
‘벤테오는 회유하시는 데 성공하셨을까?’
헤이즈는 이곳 아크라포 땅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상황을 보고 있었기에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른다.
‘죽진 않았겠지……?’
만약 벤테오가 죽었다면? 전하의 가슴이 많이 쓰리실 것이다.
자신들의 목표는 용병왕이 아닌, 벤테오의 회유였으니까.
그런데 그때.
쿠르르르르르르르르-
“……!?”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헤이즈의 눈이 부릅떠졌다.
“설마…….”
아크라포의 강한 몬스터들이 무더기로 나타나는가?
큰일이다. 현재 헤이즈가 대동한 병사들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발걸음 소리만 듣는다면 얼추.
“7천? 8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서둘러 전투준비를 명령했다.
“상황을 확인하고 빠르게 복귀한다.”
몬스터들의 숫자를 확인하고 후퇴해야 할지도 몰랐다.
쿠그그그그그그그-
그리고 빠르게 접근하는 놈들에 의해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다름 아닌 민혁이었다.
“헤이즈으으으으으!!!”
손을 크게 흔들며 다가오는 민혁.
헤이즈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 전하 뒤의 사람들은…….”
족히 9천 명은 되는 사람들이었다.
“용병들의 가족들이야, 벤테오가 나한테 부탁했어. 아, 1천 명은 실력 있는 용병들이야. 오늘부터 천외국으로 이주할 거야.”
“……!”
벤테오가 부탁했던 것.
-갈 곳 없는 용병들의 가족들을 품어주게, 용병들은 오랜 시간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하니 그들을 지켜줄 자들이 필요해. 그와 함께 용병들도 함께 갈 것이니 도움이 될 것일세.
바로 용병들의 가족들을 부탁한 것이었다.
저 정도 인원이면 아크라포에 정착하고 빠르게 영지화하기 편하다.
심지어는.
‘아니, 벤테오 회유하러 갔던 사람이 1만 명을 데려왔네?’
덧붙여.
‘용병의 신의 후예가 되어서 온 대륙 용병들이 벤테오를 따른다고?’
추가로.
‘그리고 용병왕 벤테오하고 형 동생을 먹었다고……?’
전하의 클라스에 무릎을 탁 치는 헤이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