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77
밥만 먹고 레벨업 778화
신들은 기본적으로 신의 목소리 발동이 가능하다.
신의 목소리는 해당 신이 일구어낸 ‘업적’이나 혹은 그가 어떠한 ‘신’인지, 또는 그의 신화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쉽게 표현하면 신의 목소리는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다.
간혹 신들이 다른 인간, 혹은 전설, 초월자 등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그를 소개해 주는 경우가 있다.
이제껏 민혁은 자주 그래 왔다.
가장 위대한 신 아테네를 시작으로.
‘가장 낮은 곳의 신이…….’
또는 절대신들 중 누군가가 말하기를.
‘그는 가장 낮은 곳의 신이었다.’
또는 사람들이.
‘가장 낮은 곳의 신?’
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자신을 아끼는 신들 중 비꼬기 위해 이런 발언을 한 경우는 없다.
그리고 이제껏 민혁은 수긍해 왔다.
나는 가장 낮은 곳의 신이 분명하다.
신임에도 제국을 일구지 못한 비루한 신.
어쩌면 신보다는, 인간왕이 어울리는.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그것을 벗어던진다.
[나는 가장 높은 곳의 신이다.]그 웅장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목소리의 묵직함과 그 단어에 담긴 뜻.
알쏭달쏭 조미료통의 오블렌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 너는 가장 높은 곳의 신이 될 것이다.’
그 앞에 ‘학살자의 검’에 당한 80m 높이의 환락의 신이 쓰러진다.
“꾸이이이이익, 꾸이이이이익, 꾸이이이이이익!”
온몸에서 붉은 피를 쏟아내는 환락의 신이 비명을 터뜨린다.
그의 쓰러짐이 마치 산이 무너져 내린 듯하다.
건물 수백여 채가 그와 함께 휩쓸리며 자욱한 흙먼지를 피워낸다.
“…….”
“…….”
고요하다.
“꾸이이이익, 꾸이이이이익!!!!”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환락의 신이 있었으나 모두가 그리 느꼈다.
거대한 환락의 신을 등지고 흙먼지 사이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오는 민혁을 바라보며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가장…… 높은 곳의 신……?’
‘일개 인간이?’
‘우리의 귀인이?’
허황된 거짓인가?
그래, 그는 그저 자신의 입으로 말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지금, 환락의 신을 쓰러뜨린 그의 모습.
그 모습만 보더라도 그는 환락도 백성들에게 가장 높은 신이나 다름없다.
닿지도 못할, 보지도 못한 신보다, 그들에겐 지금 앞에 있는 귀인이, 가장 높은 곳의 신이었다.
“신이시여어어어어!!!”
피를 토하는 에페르 왕이 말한다.
“나의 백성들을 부탁하노라!!!”
마지막 힘을 짜내어,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하는 그 목소리.
민혁은 알아챘다.
[환락도의 주민들이 당신을 믿고 있습니다.] [환락도의 주민들의 당신에 대한 믿음이 커집니다.] [환락도의 주민들은 당신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당신은 환락도의 ‘귀인’입니다!]다른 누군가는 자신을 부정할지라도, 환락도 주민들에게만큼은 자신은 지금 가장 높은 곳의 신이 되어가고 있다.
“꾸헤에에에에에에에엑!”
환락의 신이 괴성을 터뜨리며 서둘러 몸을 일으킨다.
“꾸이이익, 뀌이이익, 뀌이이이익!”
놈의 비대하게 커졌던 몸뚱어리가 40m 크기로 작아졌다.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돌아본 민혁의 눈은 오만하고 위대하다.
그 눈을 마주한 환락의 신이 한 걸음 뒷걸음질 친다.
[알쏭달쏭 간식.] [5분 안으로 간식이 생성됩니다.] [간식이 가진 버프효과는 랜덤입니다!]그런 환락의 신을 보며 조소한 민혁의 등 뒤로 가마솥이 생겨난다.
가마솥 안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현재의 사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버프를 담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 만들어져 간다.
운에 따라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요리가 나올지도 모른다.
민혁이 다시 흘끗 환락의 신을 바라본다.
[환락의 신 Lv 787.]과연 높은 레벨이었다. 특히나 높은 방어력과 HP, 충격 시에 어떠한 신들의 공격력보다 높은 데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뒷걸음질 쳤던 환락의 신.
그 또한 흑돼지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알고 있다.
앞에 인간은 ‘가장 높은 곳의 신이다’라고 하였으나 그는 보잘것없는 인간에 불과할 뿐임을.
크기가 작아진 환락의 신이 콧김을 뿜어낸다.
“꾸이이이이이이이익!”
40m 크기로 작아진 환락의 신이 민혁을 향해 미칠 듯이 돌격한다.
[신의 광속.] [순간적으로 환락의 신의 스피드가 x3배 증가합니다.]타아아앗-
거대한 몸집이었으나 빛처럼 빠르게, 땅을 부수며 돌격하는 놈이었다.
그러나 민혁은 피하지 않았다.
“하늘 찢는 검.”
민혁의 검기가 환락의 신의 얼굴을 노리고 날아간다.
빛처럼 빠른 속도에, 환락의 신의 돌진 속도가 더해져, 놈이 피하지 못했다.
파가아아아아아앙-
하늘 찢는 검이 환락의 신의 머리를 후려치고, 그대로 관통하여 뒤쪽에 있던 건물 여러 채를 뚫고 지나갔다.
“꾸이이이이이이익!”
관통당해, 피를 흩뿌리는 놈의 괴성이 울리며, 민혁은 작은 미소를 머금게 되었다.
[7% 확률에 따른 6초 스턴이 발동됩니다!]환락의 신의 몸이 돌처럼 굳어졌다.
오만하고 위대한 신이 그 앞에 걸음한다.
“뀌이이이이이익!”
놈이 비명을 터뜨려 보지만 소용없었다.
심지어, 민혁의 검에는 멸(滅)의 낙인이 새겨져 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민혁이 환락의 신을 내려친 순간, 열여섯 개의 핏빛낙뢰가 떨어져 내렸다.
“뀌이이이이이익!”
돼지 멱따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멸(滅).] [추가 공격력 1,600%의 연속으로 내리치는 핏빛낙뢰가 발동됩니다!] [멸(滅).] [추가 공격력 1,600%의 연속으로 내리치는 핏빛…….] [멸(滅).] [추가 공격력 1,600%의…….]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알림과 하늘에서 쏟아지는 핏빛낙뢰.
심지어 멸에는 스턴 기능 또한 존재한다.
[40% 확률로 3초 스턴이 발동됩니다!]“꾸이이이이익……!”
이 고통을 이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환락의 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쿠콰콰콰콰콰콰쾅!
심지어 벗어날 때쯤 되면 또다시 알림이 들려온다.
[40% 확률에 따른 3초…….] [40% 확률에 따른 3초…….] [40%…….]모두가 경악한다.
환락도 주민들에게 있어서 환락의 신은 숭배 대상이었다.
그가 있기에, 환락도가 평화롭다 믿었고, 그가 환락도의 존재 이유 자체라 믿었다.
그러나 인간왕이, 아니, 가장 높은 곳에 선 신이 자신들의 신이었던 환락의 신을 ‘무한스턴’에 걸어놓고 개 패듯이 패고 있다.
“지, 진짜 신이야, 가장 높은 곳의 신…….”
“그 말 외엔 표현할 수 없어.”
[환락도 주민들이 당신을 신격화하기 시작합니다.] [민혁교의 신인 당신의 신력이 미미하게 상승합니다.]그 와중에 민혁의 가마솥에서 간식이 만들어졌다.
[간식이 생성되었습니다!]가마솥의 뚜껑이 스르르, 열린다.
이미 살인귀의 흡수를 이용해서 민혁은 입었던 상처 대부분을 치유했다.
그로 인해 부러졌던 왼팔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왼손에 간편하게 만들어진 간식이 쥐어진다.
다름 아닌, 뜨거운 김을 피우는 호빵이었다.
민혁은 환락의 신을 타격하는 순간 호빵의 버프능력을 확인해 봤다.
‘훌륭하다.’
거기에 더해져, 곧바로 더블푸드를 발동한다.
더블푸드에 따라 호빵이 두 개로 복제된다.
그 상태에서 곧바로 ‘중첩되는 즐거움’을 발동한다.
[중첩되는 즐거움.] [두 개 요리의 효과를 중복해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요리 주사위의 눈금에 따라 버프 지속시간이 달라집니다.]민혁이 호빵을 베어 물었다.
알쏭달쏭 간식의 장점은 자신이 요리하지 않아도 버프효과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베어 물자 뜨끈한 빵맛을 지나, 달콤하고 뜨거운 팥앙금이 있는 곳에 도달한다.
뜨거운 팥에 ‘허어-’ 입김을 불어주다가 꿀꺽하고 씹어 넘긴다.
호빵 하나를 두 입에 없애 버리는 민혁이, 두 개의 호빵을 먹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촤르르르르륵-
그의 뒤로 생겨난 황금색 주사위가 굴러간다.
그 주사위의 눈금이 드러나기 전에.
“꾸헤에에에에에엑!”
계속된 타격을 입던 환락의 신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환락의 신의 포효.] [환락의 신이 상태이상으로부터 저항할 수 있게 됩니다.] [환락의 신의 포효에 따라 환락의 흑돼지 군단이 나타납니다.] [환락의 흑돼지 군단은 3분 동안 주변의 모든 것을 부숴 버릴 것입니다!]곧바로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민혁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는 것을 느꼈다.
먼 공간이 열리며 오천 마리가 넘는 흑돼지 군단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환락의 흑돼지 Lv 632.]엄청나게 높은 레벨의 흑돼지 군단이었다.
그들이 건물들을 부수며 돌진해 오고 있었다.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앙-
상태이상에 저항하게 된 환락의 신이 민혁을 들이받았다.
“크흡!”
민혁이 뒤로 날아갈 때, 에페르는 보았다.
수천 마리의 흑돼지들이 불길에 휩싸이며 지나는 자리마다 뜨거운 화염이 치솟고 있었다.
내가 아끼고 아꼈던 환락도가 전부 사라져 간다.
죽음에 이르는 에페르의 정신이 끊어진다.
다시 정신을 차려 눈 떴을 때.
수천 마리의 흑돼지들이 어느덧 성벽 앞에 다다라가고 있다.
그는 정말 가장 높은 곳의 신인 건가?
환락의 신과 오천 마리에 이르는 환락의 흑돼지들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다.
마침내, 성벽을 향해 놈들이 환락의 신을 필두로 달려온다.
그때, 빛이 보였다.
그것은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이었다.
황금색 주사위는 6의 눈금을 나타내고 있다.
[6의 눈금이 떠올랐습니다!] [7분 동안 중첩되는 즐거움의 버프효과가 지속됩니다!] [6의 눈금의 특혜로 7분 동안 경험치 획득률이 x2배로 상승합니다!] [에픽 등급 호빵과 에픽 등급 호빵의 효과를 받게 됩니다.] [검 절삭력이 150% 상승합니다.] [검 기본공격력이 총 270% 상승합니다!] [스킬 필살검의 레벨이 +4 상승합니다.]어느덧 에페르의 옆에 선 민혁이 읊조린다.
“신의 스킬 포인트 사용.”
죽음에 이르러가는 에페르의 눈이 그를 담는다.
씁쓸하게 웃은 민혁이 말한다.
“필살검에 올인.”
곧바로 민혁이 달려오는 환락의 신과 흑돼지들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
그 순간.
[가장 높은 곳에 선 신을 절대신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가장 위대한 신이 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그런가? 정말 그는 가장 높은 곳에 선 신이 되는 자인가?
에페르의 눈에 보인다.
그의 검이 한 번 휘둘러지는 순간.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수만 개의 검에서 피어나는 검기들에 닿는 순간, 환락의 흑돼지들이 소멸되어 사라진다.
그리고 그 검기들 중에서, 아홉 개의 검기들은 더욱더 찬란하게 빛나며 환락의 신을 베어낸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륵-
“꾸이이이이이이익……!”
[환락의 신을 사냥하셨습니다!]환락의 신의 거대한 몸이 천천히 쓰러진다. 그러자 함께 달리던 환락의 흑돼지들이 스르르, 잿가루가 되어 흩어진다.
에페르, 그가 작게 웃음 지었다.
참 다행이구나.
나의 백성들이 가장 높은 곳에 설 신과 함께하게 되어.
민혁은 앉은 자세로, 작게 웃음 지은 채 안식을 맞이한 에페르를 바라봤다.
식신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것은 에페르를 위한 민혁의 목소리.
[왕은 백성들을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