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11
밥만 먹고 레벨업 812화
저팔계.
비록 제천대성만큼은 아닐지 모르나 무력 하나만으론 에데에 왕 중 두 번째 순위이다.
또한, 에덴 왕국보다도 더 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의 왕이기도 하다.
그러한 론트 왕국의 왕 저팔계는 분명 이번 전쟁에서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그러한 저팔계는 무기고로 자신을 이끌고 와 문을 닫는 민혁의 말을 들었다.
“여기서 패면 아무도 몰라.”
“…….”
저팔계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한 나라의 왕인 나를 패겠다는 건가? 허풍이지 않을까?
그러나 민혁의 표정은 차가워져 있었다.
“나는 사실, 내가 힘을 보여주고 난 후에 당신이 사과할 줄 알았다.”
“…….”
“당신은 처음 나에게 무례했고 나는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보여줬어. 보이지 않았으니 믿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것일 테니까.”
“…….”
“그런데 당신은 기회를 저버렸다. 사과라도 했어야지. 하지만 그 거만한 자존심 채우겠다고 인정하지 않으며 되레 큰소리를 쳤지.”
“그, 그래서 뭐 어쩌라는…….”
저팔계가 그 말을 끝맺기 전이었다.
콰아아아아앙-
민혁의 주먹이 저팔계의 안면을 후려쳤다.
저팔계는 깜짝 놀랐다. 마치 주먹이 돌덩이 같았다.
언급했듯, 저팔계도 에데아를 대표하는 강자였다.
그가 벌떡 일어서 덤벼들려던 때였다.
콰자악-
민혁의 발이 그의 목을 때렸다.
“내가 바라는 한 가지는 네가 나한테 처맞았다고 어디 가서 떠벌리고 다니지 않는 거다.”
[내기에서 패배한 당신은 그의 요구조건을 들어줘야만 합니다.] [만약 약속을 어길 시 형벌을 받을 것입니다.]모든 안전장치를 만들어놓은 민혁이 말 그대로 개 패듯이 패기 시작했다.
콰작, 퍽, 퍼퍼퍽, 펏, 콱!
“억, 윽! 엑! 익, 옥, 끄아아아악!!!”
저팔계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이렇게 맞아본 적이 없었다.
정말 먼지 나게 맞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을 정도였다.
콰자아악-
“어, 억…… 거, 거긴…… 터졌…… 나?”
순간 때리던 민혁도, 맞던 저팔계도 2초간 멈췄다.
“안 터졌네.”
그리고 다시 민혁이 개 패듯이 때리기 시작했다.
민혁은 정말이지 가차 없이 저팔계를 두들겨 팼다. 그는 정말이지 이 작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민혁도 함께할 아군을 이렇듯 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죽이는가?
평소의 민혁이었고 적이었다면 당장에 목을 쳤을 것이다.
그러나 죽일 순 없으니 개 패듯이 패댔다.
급기야, 맞는 저팔계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 그마안……!”
저팔계. 그는 자신이 맞아도 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평소의 저팔계는 이 정도로 옹졸한 작자는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병사들이 죽어가는 것이 너무도 마음 아팠다.
승산 없는 싸움에 목숨을 저버리는 백성들을 보며 눈물이 났다.
어쩌면 그랬기에 ‘희망’이랍시고 결국에 희생을 강요하는 민혁이 아니꼬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민혁에게 분명히 실수를 했고 그는 인정 사정 봐주지 않고 후려쳤다.
“뀌에에에에에엑!”
돼지 멱따는 소리가 무기고 안에서 울려 퍼졌다.
* * *
삼장법사는 민혁과 저팔계가 걱정되어 그들을 따라왔었다.
그리고 무기고 안에서 들려오는 돼지 멱(?)따는 소리에 얕은 신음을 흘렸다.
“나무아미타불…….”
손에 끼운 염주를 돌리며 그가 작게 읊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몰아쉬는 민혁이 나왔다.
그는 삼장법사와 눈이 마주치자 다시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확실한 성격인가.’
물론 민혁이 여기서 한 수 접어줬다면 삼장법사는 그것 또한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보아도 저팔계의 행동은 분명 무례했음이 사실이니까.
하지만 무릇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다.
자신들이 알고 아끼는 자가 자신이 처음 본 자에게 저토록 맞았으니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나 삼장법사는 염주만을 돌렸다.
* * *
모든 천군들이 죽음을 맞이하자 연합군에게 휴식이 찾아왔다.
민혁도 삼장법사와 함께 걸음을 옮겨 제천대성과 만났다.
“예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군.”
제천대성. 그가 작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가 주변을 둘러보다가 말했다.
“나의 아내가 사랑했던 이 땅을 지키고 싶다네.”
그 말에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그는 전쟁 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려 한다.
그 이전에 너무도 높은 천군들과 천대장, 그들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판단하였다.
그로 인해 민혁은 천외국이 보유하고 있던 많은 요리재료들을 싹쓸이해 왔다.
이 재료들은 제천대성과 같은 자들에게 쓰여, 그들을 더 강인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또 무조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재료를 사용할 필욘 없었다.
“특별하고 뛰어난 요리재료. 에데아에도 많지 않습니까?”
“있지, 특히나 뛰어나고 놀라운 재료라 한다면 팔계의 론트 왕국에 많이 있다네.”
“론트 왕국에요?”
“팔계는 먹을 것을 매우 좋아한다네, 끊임없이 더 맛있게, 많이 먹을 방법을 연구해 왔고 그로 인해 론트 왕국의 농작물들이나 가축들은 다른 왕국보다 훨씬 뛰어나지.”
“음…….”
민혁은 얕은 신음을 흘렸다.
하필이면, 저팔계의 왕국에 요리재료가 넘쳐난다라.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두들겨 팬 것에 후회는 없었다.
“어떤 식으로 뛰어난 거죠?”
“흠, 나는 잘 모르지만 요리사들의 말을 들어보자면 버프요리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 팔계의 재료만큼 뛰어난 것은 없다더군.”
제천대성이 자신의 털복숭이 턱을 쓸었다.
“일반적인 우리들의 재료와 비교해서 론트 왕국의 재료들로 했을 때, 높은 등급의 요리가 나올 확률이 상승한다 했던가.”
“볼 수 있을까요?”
제천대성이 고개를 주억였다. 곧 병사를 시켜 그가 론트 왕국이 보유한 재료를 가져오게 했다.
전쟁에 있어서, 특히나 대군 대 대군의 싸움이니만큼 요리재료는 더욱더 중요한 상황이다.
(론트 왕국의 숙주나물)
재료등급: D
특수능력:
⦁활력이 상승한다.
⦁힘과 체력이 상승한다.
⦁높은 등급의 요리가 탄생할 확률 x4배.
설명: 론트 왕국에서 수확한 숙주나물이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나 그 맛은 그 어떤 왕국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맛이 좋은 편이다.
민혁은 얕은 신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특수능력을 보자면 대부분 평범한 것 같다. 그러나 마지막에 있는 특수능력이 론트 왕국의 재료들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보여준다.
‘미친, 높은 요리 등급이 나올 확률이 x4배 상승한다고?’
재밌는 사실은 론트 왕국의 모든 요리재료가 이럴 것이라는 거다.
높은 등급의 요리는 매우 중요하다.
높은 등급 요리가 나오면 대부분 버프효과가 더 좋은 편이니까 말이다.
심지어, 이 숙주나물이 론트 왕국에서 자라났기에 그 맛이 매우 좋다는 설명이다.
“팔계는 백성들과 병사들을 아끼며 사랑했다네, 스스로 먹는 것도 좋아했으나 함께 먹는 것도 좋아하여 몇 날 며칠 잠을 자지 않고 더 좋은 농작물, 가축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였고 수십 년의 노력 끝에 완성되었지.”
삼장법사가 염주를 손으로 돌리며 말했다.
“나쁜 이는 아닐세.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 뿐. 괜히 얼굴 붉힐 필요가 있는가. 우리가 말하여 재료들을 공급하게 할 순 있으나, 서로 얼굴 붉힐 필욘 없지.”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삼장법사의 말도 일리가 있다.
또한.
‘저런 뛰어난 재료들을 갖췄다면, 그중에는 전설등급 재료나 신등급 재료들도 있을 터.’
그것도 x4배의 높은 등급 요리가 탄생할 확률이 깃든.
“알겠습니다.”
민혁은 고개를 주억이며 다시 무기고로 향했다.
그저 서로 얼굴이나 더 이상 안 붉히게 이야기할 생각이었다.
* * *
무기고 안에서, 저팔계는 울고 있었다.
한 나라의 왕으로서 눈물이라?
맞은 것이 아파서도 있었지만 자신의 꼬인 성격이 남과의 불화를 만들어냄에 대한 한탄도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며 아까 전의 그 사내가 들어왔다.
“흠흠.”
헛기침하며 들어온 그를 보며 저팔계는 눈물 흘리며 말했다.
“미안하오. 지금의 상황에 우리의 백성을 생각하기보다 나의 자존심만을 챙겼소. 나 같은 건 맞아도 싸지.”
민혁은 일단 듣기만 했다.
“그저 불안했을 뿐이오. 이길 수도 없는 싸움. 나는 구차하게나마 나의 백성들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웃던 병사들이 죽어나가는 게 가슴 아팠을 뿐이오. 차라리, 당신이 에데아에 오지 않았으면 그들이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옹졸하게 생각했을 뿐이오. 그저, 미안하오.”
예상외다. 민혁도 그를 처음 봤기에 애초에 비겁하고 옹졸한 자인 줄만 알았다.
그 말을 듣자 민혁도 한편으론 이해됐다.
또한, 민혁은 사람의 마음을 사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바.
그것은.
‘못 해주던 사람이, 갑자기 잘해주는 것이렷다.’
사람은 우습다.
원래 잘해주던 사람이 한 번 못 해주면 ‘야, 걔 생각보다 별로더라~’라고 말한다.
더 재밌는 건, 원래 까칠하고 차가운 사람이 한 번 잘해주면 ‘걔 생각보다 진국이던데?’라고 말한다.
일명 병 주고 약 주기 전략이다.
“이해한다.”
심지어 팔계는 음식을 좋아하렷다?
“나 또한 경솔했어.”
민혁은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가스버너와 라면 다섯 봉지였다.
“같이 식사나 하지. 이것은 라면이란 음식인데, 아주 귀한 음식이야. 딱 다섯 봉지 남은 건데.”
인벤토리에 3만 봉지 정도 있는 민혁이었다.
“그대와 함께 먹고 싶군.”
“……라면?”
팔계가 관심을 보였다. 갑자기 눈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초롱초롱 빛났다.
저팔계는 말 그대로 ‘돼지’다. 그의 마음을 사는 데 있어서 음식만 한 건 없다.
가스버너에 불을 올리고,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한다.
때마침 민혁도 전투를 한 직후인지라 배가 고팠다.
팔팔 끓는 물에 라면스프를 투하한다.
“빠, 빨개졌소!”
저팔계가 눈을 크게 떴다.
민혁이 후레이크도 넣은 후에, 면을 넣어줬다.
‘라면은 역시 찐라면 매운맛이지.’
작은 미소를 머금은 민혁이 라면을 맛나게 끓여냈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넣지 말아볼까.’
한 번씩은 계란이나, 파, 치즈, 떡 등을 추가하는 것보다 그냥 먹는 게 맛있을 때도 있다.
오로지 순수한 재료만 들어간, 라면이 완성되었다.
민혁이 김치와 그릇을 앞에 놔주며 최대한 상냥하게 웃었다.
“먹어봐.”
그러면서 민혁도 냄비의 면과 국물을 접시에 옮겼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는 라면의 그릇을 들어 올린다.
그대로 면발을 집어, 후루루루룹 입안에 가득 넣는다.
“허어-”
뜨거운 면발에 절로 입김이 뿜어진다. 면발을 여러 차례 먹어주다가 아삭아삭한 김치로 맛을 더해준다.
아삭아삭-
“크…….”
기가 막힌 라면 맛에, 그 국물을 그릇째로 들이킨다.
“크하.”
얼큰한 맛에 절로 감탄이 피어오른다.
“후루루루루룹.”
“후루루루루루룹.”
뜨거운 면발을 흡입하는 소리만이 무기고에 울려 퍼진다.
얼큰하고 뜨거운 것을 먹으니 콧물이 차오른다.
“패애애앵.”
코를 풀어준 민혁이 라면을 먹는 저팔계를 보았다.
저팔계는 깜짝 놀랐다.
‘어찌, 이리 간단히 만든 음식이 이토록 맛있는가?’
저팔계는 새롭고, 맛있는 먹거리를 좋아한다.
그는 황홀할 지경이다.
고작 10분 사이에 완성된 이 요리가 이토록 맛있다니?
심지어 고맙기도 하다.
‘고작 다섯 봉지밖에 남지 않은, 이 귀하디귀한 걸…….’
이런 요리라면 자신은 억만큼을 들여서라도 먹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언급하지만 민혁의 인벤토리에 3만봉지의 라면이 종류별로 있다.
또 희한한 건, 저팔계는 이렇게 대충 앉아서 버너에 라면을 끓여 먹는 느낌이 왠지 모르게 기분 좋았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군.”
저팔계가 분홍코를 씰룩인다.
“이렇게 값진 걸 나에게 주다니.”
저팔계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음식이었다.
때문에 더 크게 와닿았다.
그리고 민혁은 작게 안도했다.
‘저팔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면 나는 주기적으로 x4배의 더 뛰어난 요리가 나올 재료를 꾸준히 지원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 이제 한번 잘 타일러 볼까? 라고 생각하던 그때.
[신과 기사가 무작위로 발동됩니다!] [신과 기사가 민혁과 저팔계에게로 그 힘을 발휘합니다!]“……!?”
민혁이 눈을 크게 떴다.
‘어? 이거 왠지.’
개이득일 것 같은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