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41
밥만 먹고 레벨업 842화
콘스티누 황제의 전율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자신의 신하들 중에서도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지겠다는 이들이 수두룩하긴 했다.
그러나 그것은 ‘권력’ 앞에서 나온 오래된 믿음이었다.
자신에게 목숨을 바치는 자들은 날 때부터 아르도 제국의 국민이었다.
또한 그들은 황제를 즉, ‘신’으로 여기며, 그 신이 죽으면 자신들도 죽는다 여긴다.
‘하지만, 창신은 날 때부터 천외제국의 국민이 아니었다 들었다.’
귀신창 밴이라는 이름으로 극강팔인이었던 그는 대륙을 떠돌던 전설의 인물이었던 것으로 안다.
그러한 자가 이토록 자신의 황제를 섬긴다니!
그러나 곧 콘스티누는 가장 위대한 황제로서 커다란 치욕을 느꼈다.
“노오오옴! 어찌 감히 한 제국의 황제를 이리 대하는가, 내 네놈의 모가지를 비틀어줄 것이다.”
말은 그렇게 했으나, 콘스티누는 아차 했다.
자신은 어떠한 모욕을 당해도 그들에게 해코지를 해선 안 되는 계약을 체결해 버렸다.
심지어는.
[창신 밴에게 영입을 제안하셨습니다.] [천외제국과의 계약에 따라 2만 플래티넘을 천외제국에 상납해야 합니다.] [천외제국의 황제 민혁은 당신의 제국의 인재 1명에게 영입을 제안할 수 있게 됩니다.]“…….”
빌어먹을 일이었다.
그러나 아직 속단하긴 일렀다.
천외제국엔 아직도 많은 인재들이 넘쳐 흘렀다.
그는 한 사람이 떠올랐다.
절대신의 검 브로드!
그가 있었다.
콘스티누는 언젠간 이 수모를 갚아줄 것이었다.
민혁과의 계약 체결 내용은 이 일로 당사자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편법이 존재한다.
‘천외제국과 이를 빌미로 전쟁을 치르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수가 있다.
바로 브로드를 영입하는 것이다. 브로드를 영입한다면 창신 밴을 잡을 수 있을 터였으니.
콘스티누가 바삐 움직였다.
* * *
양쪽 뺨이 붉게 달아오른 콘스티누 황제는 곧바로 브로드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도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십 명의 외교관, 재상, 왕, 또는 황제들까지 브로드의 주변에 졸졸 따라붙으며 조건들을 불러대고 있었다.
그러나 브로드는 그를 무시하곤 콧노래를 부르면서 돼지, 소, 닭 등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지금 당신의 처지를 보시게나. 천외제국의 황제는 어찌 당신과 같은 자에게 이 돼지들이나 키울 것을 말하는가!?”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도 브로드는 그들의 말에 답변해 주지 않았다.
그중에는 콘스티누 황제도 마찬가지였다.
“브로드여.”
콘스티누 황제는 브로드에게 예의를 갖춰 소리쳤다.
“당신이 당장 아르도 제국으로 온다면 당신의 동상을 세워 제국의 전설로 기록하겠소. 또 5억 플래티넘을 지불할 것이오. 또 당신이 원한다면…….”
콘스티누가 자신의 진심을 담아 말했다.
“내가 서거한다면 그대가 아르도 제국을 이끌어주었으면 하오.”
그것은 황제의 자리를 주겠다는 뜻이었다.
“……!”
“……!”
“……!”
되려 놀란 것은 다른 왕국과 제국의 이들이었다.
황실이나 왕실은 혈통을 따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르도 제국과 전혀 무관한 브로드가 황제가 될 수 있게 하겠다.
그는 폐위되었던 비운의 황제.
콘스티누는 브로드가 아르도 제국의 황제가 된다면 이 제국이 영원토록 번영하리라 확신했다.
그러나.
“꿀돌아 많이 먹거라.”
이에도 브로드는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
그렇게 반나절이 지났을 때였다.
결국 참다못한 콘스티누가 외쳤다.
“노오오오오옴!”
브로드는 관심도 없는데,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치는 그의 모습은, 참으로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그대가 대단한 것은 알겠으나 어찌 보면 일개 제국 황제의 신하로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를 개무시를 하는가!? 당장 내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그 외침에 브로드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 말했다.
“나는 폐하의 것이요.”
“폐하의 것인 나는 그대들의 질문과 요청에 응답할 필요가 없소.”
“나는 오로지 폐하와 천외제국 백성의 말만 듣소이다.”
“그 외엔 답해줄 이유도, 필요도 없소.”
“……!”
“……!”
모든 왕들과 황제, 외교관 등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 말은 즉, 지금까지 ‘너희들은 짖어라, 나는 관심 없다’였다는 의미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황제의 말이 아니면 조금도 귀담아듣지 아니한다고?’
‘정말 돈독한 유대감이다.’
왕과 황제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바로 그때였다.
한 병사가 다가와 말했다.
“브로드 님, 폐하께서 찾으십니다.”
“폐하께서? 무슨 일인가?”
폐하께서 찾는다는 말에 브로드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폐하께서 보고 싶으시답니다.”
“뭣!? 폐하께서 나를 보고 싶어 하신다고!?”
그에 브로드의 얼굴이 슬픔으로 가득 찼다.
“예, 요근래 바쁘셔서 얼굴을 못 뵙더니, 서둘러 보고 싶으시답니다.”
“폐하, 이 불충한 소인을 용서하소서.”
자신들을 대할 때와는 사뭇 다른 브로드의 모습이었다.
또한 브로드는, 자신이 민혁 폐하를 보고 싶게(?) 만들었다는 불충을 저질렀음에 자신을 원망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폐하아아아아!!! 소인 당장 달려가겠나이다!!!”
브로드가 민혁을 부르짖으며 바람처럼 달려갔다.
“…….”
“…….”
왕과 황제들이 황당한 표정을 짓다가 서둘러 산개했다.
아직 천외제국엔 영입할 자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모든 이들이 그물을 등 뒤에 매고 걸어가던 어부왕에게 달려갔다.
“우리 제국에 오신다면……!”
“우리 왕국은 그대에게 귀족의 작위를…….”
“뒤지고 싶냐?”
“…….”
“…….”
왕들과 황제들은 다른 타깃을 찾아다녔다.
이번엔 현자이자 베스트 셀러 작가인 아르벨에게 모두가 모여들었다.
“나 같은 베스트 셀러 작가는 민혁 폐하의 품이 어울리오.”
그는 단호했다.
그런데, 어떠한 왕이 묻기를.
“시, 신작은 나온 거요!?”
“나도 신작 좀…….”
“아르벨이시여, 신작을 내려주소서!!”
그의 작품을 읽은 몇몇 왕과 황제가 간곡히 바란다.
“내게 영입제안을 했던 왕국과 제국에는 내 작품을 유통하지 않을 것이오.”
“아아아!”
왕과 황제들의 억장이 무너졌다.
그들이 다른 곳을 향해 달려갔다.
그곳엔 성기사 루오가 있었다.
한때 성녀 로이나를 지켰다던 성기사 루오!
“우리 파라곤 제국으로 오게나! 그렇게 한다면 영원한 부귀영화를 약속하리다.”
“거절하겠소. 그것보다 파라곤 제국 황제시여, 당신도 나의 축복을 받아야 할 것 같군요.”
“축복이라?”
그리고 곧 파라곤 제국의 황제는 머리가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으, 으어어어어! 자, 자라난다!!!”
“타, 탈모르시여!”
아르도 제국 황제 콘스티누는 갑자기 탈모르를 부르짖기 시작하는 왕들과 황제를 보며 다른 자들을 영입하기 위해 움직였다.
볼록 튀어나온 배를 출렁이며 달려가는 아기 돼지에게 제안을 하자.
“꾸우우울!”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고는 썩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가장 뛰어난 포션을 만든다는 연금술의 신도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또, 그저 길을 걷던 기사에게 영입을 제안했으나.
“싫습니다.”
단호박처럼 거절하며 떠나갔다.
콘스티누는 아예 병력 훈련소로 달려갔다. 이제 이것은 자존심 싸움이 되었다.
“누구든 나의 제국으로 오라, 이주를 약속하는 즉시, 100플래티넘을 약속하겠다.”
일개 병사나 기사들에게는 평생을 놀고먹을 큰 거액이다.
그러나 수십만 병사들이 훈련하는 그곳에 단 한 명도, 이주하겠다는 이가 없었다.
급기야, 길을 지나던 털이 풍성한 비숑에게 물었다.
“우리 제국에 오겠나?”
“X 까시게.”
비숑. 즉, 비쇼르가 짧고 굵게 답하고 떠났다.
한숨을 쉰 콘스티누가 사랑이, 소망이, 행복이라는 이름이 적힌 거대한 개집 앞에서 외쳤다.
“우리 제국을 지키는 개가…….”
“크르르르르르르!”
“크허허허허헝!”
“크르르르르르르!”
그리고 입에서 침을 질질 흘리며, 사자의 몸통도 물어뜯을 이빨을 가진 켈베로스가 뛰쳐나오는 것을 보고 도망쳤다.
“…….”
급기야 그는 길을 지나던 평범해 보이는 농부 청년에게도 물었다.
“우리 아르도…….”
“아뇨.”
완벽한 방어!
“…….”
그 어떤 이도 콘스티누 황제는 영입하지 못했다.
결국 빈손이 된 콘스티누가 허망한 표정을 짓다가 주변을 둘러봤다.
모든 제국의 황제, 왕, 외교관들이 그 누구도 영입하지 못하고 좌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
민혁이 모든 왕들과 황제, 외교관등을 모았다.
[콘스티누 황제가 영입 제안금 11만 플래티넘을 천외제국에 상납합니다.] [아르도 제국으로부터 29명의 인재들을 영입 제안할 수 있게 됩니다.] [발카라 황제가 영입 제안금 7만 플래티넘을 천외제국에 상납합니다.] [레카드 제국으로부터 28명의 인재를 제안할 수 있게…….] [루마이 황제가 영입 제안금 6만7천 플래티넘을 천외제국에 상납합니다.] [아르스 제국으로부터 25명의 인재를 제안할 수 있게…….]확보한 총 영입제안금은 175만 플래티넘에 이르렀다.
또한, 모든 제국과 왕국의 영입제안을 할 수 있는 자들은 약 400여 명에 이르고 있었다.
더불어 400여 명의 인재들은 천외제국이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일주일 동안 천외제국은 각 제국과 왕국들로부터 외교관을 비롯한 신하들을 보내어 영입제안을 할 것입니다. 또한, 천외제국의 황제인 나 또한 직접 걸음하여 영입을 제안할 것인데, 이의가 있는 자 있습니까?”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이미 모든 것은 계약이 체결된 상태였다.
“그럼 모두 일주일 후에 이 자리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제국이 영입을 제안하려는 자들도 이곳으로 올 것이며, 그들의 가족들도 함께 와야 할 겁니다.”
인재의 영입은 곧 그 가족들도 천외제국에 이주함을 나타내는 바였다.
그 자리의 모두가 똥 씹은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이며 해산했다.
* * *
일주일 후.
콘스티누가 다시 천외제국에 왔다.
그를 비롯한 모든 제국 황제, 왕들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천외제국은 이제까지 계속된 영입을 진행해 왔던 바 있다.
또한, 은연중에 왕들과 황제들은 그들이 영입을 시도하는 자들로부터 압박을 넣어댔다.
-천외제국으로 갈 것인가? 그렇게 된다면, 내 자네를 영원히 잊지 않도록 하지.
그것은 반협박에 가까웠다.
콘스티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미 다른 제국 황제들, 왕들과 이 사태에 대해 의논을 한바.
민혁은 자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무도 데려가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 제안을 할 생각이다. 그것은 바로 천외제국에 자신들의 군사력을 배치하는 것이다.
군사력 배치로 천외제국을 지켜주겠다는 것을 빌미 삼아, 천외제국을 천천히 갉아먹으려는 속셈이다.
“아마칼 공작. 내 기필코 천외제국을 내 발밑에 꿇려, 루브앙 제국조차도 흡수할 것이야. 그땐 자네도 더 큰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니, 기대하게.”
콘스티누가 예의를 갖춰 말하는 자.
아마칼 공작.
그는 아르도 제국의 사냥개 기사단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사냥개 기사단.
개개인이 레벨 550을 넘어서는 엄청난 기사단이며, 100명이 넘는다.
이는 루브앙 제국과 신의 검 등장 이전에 전 대륙에서 사냥개 기사단은 가히 최강의 기사단으로 불렸다.
그런 사냥개 기사단을 만들어낸 인물이 바로 아마칼 공작이다.
때문에 일개 기사에서, 공작의 작위까지 하사했다.
아마칼 공작은 자신에게 충성을 다했고, 자신도 그를 아끼며 존중했다.
그 또한 네임드 NPC로 레벨 650을 넘어서는 인물.
아르도 제국의 자랑이었다.
거대한 홀로, 무수히 많은 인재들이 득실거렸으며 그들의 가족도 함께였다.
누군가는 해당 제국의 전설로 기록되었고, 또 누군가는 해당 왕국을 지켜낸 영웅이었다.
왕들과 황제들도 그들을 아꼈으며 그 인재들은 자신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 거라 확신한다.
그런 자들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천외제국에 가겠는가?
그때, 민혁이 나타났다.
“각 제국의 황제분들과 왕들께선 인재들의 결정에 불만을 갖지 않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왕들과 황제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히 네깟놈이 우리들의 자랑들을 앗아갈 수 있다 말하는가?
그에 한 명, 한 명 헤이즈가 인재들의 이름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바이덴 왕국의 창의 백작 하소로 경.”
“로이큰 제국의 폴르로 마법공작.”
“에포스 제국의 마도무기 제작자 엠페스.”
끊임없이 이름들이 나열된다.
그중엔 당연하게도 아르도 제국의 인재들도 수십이었다.
그러나 콘스티누는 양 팔짱을 끼고 오만하게 들었다.
그 누구도 나의 이 자랑스러운 제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루브앙 제국 다음가는 제일의 제국이 바로 아르도 제국이었으니까.
또, 나와 그들의 유대감은 높고도 밀접했다.
그리고 헤이즈가 말한다.
“이름이 호명된 자들 중 천외제국을 섬길 자. 당장 폐하 앞에 와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하라.”
그 말에 주변의 많은 왕들과 황제들이 실소를 머금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정적이 감돌았다.
콘스티누가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입꼬리가 피식피식 올라갔다.
“감히 아마칼 공작을 거론하다니.”
어이없게도, 천외제국의 민혁은 아마칼 공작에게도 영입제안을 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아마 비밀리에 계획된 것으로 보이는데,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이를 미리 말해주지 않은 아마칼 공작에게 다소 서운했으나, 굳이 말해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얘기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때.
아마칼 공작이 콘스티누 앞에 무릎 꿇었다.
“호오…… 아마칼 공작. 어찌 이 누추한 곳에서 내 앞에 무릎 꿇으시오?”
진심으로 콘스티누는 기뻤다.
영입제안을 받았던 아마칼 공작은 그마저도 치욕스러워 하고 있을 것이다.
감히 자신의 황제가 있건만 다른 황제에게 제안을 받았으니.
그를 사죄하려 함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 앞에서 천외제국 황제가 들으라는 듯이 외칠 것이다.
‘폐하, 저는 폐하만을 섬깁니다. 다른 자는 섬기지 않습니다!’
황제에게 전하는 신하의 충성.
그에 보답하기 위해 황제 콘스티누가 친히 몸을 낮췄다. 그 또한 아마칼 공작을 얼마나 아끼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나는 괜찮습니다. 아마칼 공작, 그러니 어서 무릎을…….”
그때, 아마칼이 외쳤다.
“폐하!!”
그 힘 있는 목소리에 콘스티누 황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만수무강하소서!!”
“……?”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머리를 땅에 박고 절까지 한 아마칼 공작이 천천히 굽혔던 무릎을 핀다.
그리고 정적 속에서, 뚜벅뚜벅 천외제국 황제 민혁의 앞으로 걸어간다.
이윽고 힘 있는 소리로 무릎을 꿇었다.
쿠웅-!
“천외제국. 그리고 황제폐하의 곁에서 영원히 보필할 것을 약속하나이다!”
“……!”
“……!”
“……!”
콘스티누 황제가 말문을 잃었다.
아마칼 공작.
그는 아르도 제국 그 자체였던 인물이었다.
민혁에게 알림이 울렸다.
[사낭개 기사단의 주인. 아마칼이 영원한 충성을 맹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