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56
밥만 먹고 레벨업 857화
켈러는 자신이 속해 있던 아카스 왕국에서 항상 존중과 존경을 받아왔다.
그는 실제로 그러한 존중과 존경을 받아도 충분한 이였다.
20대의 어린 나이에 모든 기사들을 이끌었고 해당 왕국에서 사령관직을 맡았던 바 있다.
그런 켈러에게 민혁이 한 말.
“에폴과 대련을 해보던가, 이 X새끼야.”
‘새끼?’
켈러로서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었다.
전에 섬겼던 왕에게서조차 말이다.
“새끼라고 하셨습니까?”
그의 이마에 실핏줄이 솟았다. 그렇지만 민혁은, 차가운 시선으로 켈러를 비롯한 그 자리의 이들을 훑어볼 뿐이었다.
민혁의 카리스마 스텟은 1만4천을 넘어선다.
그 카리스마 스텟 효과가 그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무, 무슨 이런 위압감이…….’
‘숨을 못 쉴 지경이로군.’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위압감이로다.’
그들을 차갑게 훑어보던 민혁이 말했다.
“자네들이 에폴을 어찌 생각하고 있는 줄 아네. 변방의 나라의 기사단장에 불과했고 이번에 영입된 이중 가장 약하지. 자네들이 오자마자 한 일은 서열을 정하는 것이었으니까.”
부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에폴은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약자로 각인된 인물이었다.
“그런데, 자네들은 내게 말하고 있네. 에폴과 내가 짜고 치고 있다고. 어떤 황제가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있겠는가?”
켈러는 그 말에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자신이 콧대 높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상대는 황제였다.
황제에게, 먼저 무례를 범한 것.
그것은 사실 사형의 죗값으로도 물릴 수 있는 것이다.
그랬기에 켈러는 입을 다물었다. 대신에, 에폴에게 창을 겨눴다.
“제가 에폴과 겨뤄야 한다니, 에폴은 저에 비해 한없이 약합니다. 에폴이 크게 다친다면 이는 제 잘못이 아닐 겁니다.”
“에폴, 자신 있는가?”
민혁의 질문에 에폴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주억였다.
그가 고개를 주억일 수 있는 이유. 실제로 35%의 모든 스텟을 비롯해, 성장력이 훨씬 뛰어나졌기 때문이다.
비록 2주 동안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민혁이 짧은 시간 동안 그의 버프량을 이렇게 높이 올려줄 수 있었던 이유.
첫 번째는 기이한 가마솥으로 요리함으로써 요리 버프효과 15% 상승에 있었다.
두 번째는 이 중 유일하게 자신을 순수하게 존경하고 아끼는 에폴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먹이고자 함이 극의의 무아지경을 이끌어낸 것.
세 번째는 에폴이 먹은 요리가 ‘전설’등급이었기 때문이다.
민혁은 에폴이 처음으로 먹어야 할 요리가 특별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귀한 재료로 요리했다.
또, 민혁이 켈러와 에폴의 대련을 제안한 이유도 있다.
‘에폴은…….’
에폴은 검을 늘어뜨리고, 켈러는 창을 늘어뜨렸다.
‘켈러보다 실력 자체는 월등하게 높다.’
그랬다. 에폴은 강하지는 않다. 그러나 실력은 이 자리에서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
타고난 마력량의 차이일 터.
켈러가 코웃음을 친다.
‘이깟 놈이 나를 이긴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켈러는 이 자리에서도 강자로 꼽혔다.
그런 켈러에게 에폴은 애송이에 지나지 않았다.
그 순간, 켈러가 먼저 선공했다.
태애애앵-
검과 창이 맞닿는 순간, 켈러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묵직하다?’
자신의 창이 에폴의 막아내는 검을 밀어내야 함이 맞다.
그런데 묵직함이 느껴지고 밀리지 않았다.
그 순간 에폴이 반격했다.
쑤우우우웅-
빛과 같은 빠르기로 에폴의 검이 켈러의 급소들을 노리기 시작했다.
“허억…….”
“어, 어찌……!”
이를 지켜보는 이들이 감탄과 경악을 내질렀다.
자신들의 눈으로 좇기 힘들 정도로 에폴의 검의 속도가 매우 빨랐고 노련했기 때문이었다.
금세 켈러가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수세에 몰리던 켈러가 창의 힘을 폭주시켰다.
“창의 황소.”
콰하아아아아아앙-
황소처럼 내려찍는 힘에 에폴이 뒤로 퉁겨져 날아갔다.
“크흡!”
얕은 신음을 흘린 에폴이 매섭게 몰아치는 켈러의 창들을 막아내다가, 그의 허리를 베었다.
피이이잇-
주르륵-
허리를 베인 켈러는 참을 수 없는 치욕을 느꼈다. 그리고 에폴의 검이 연달아 켈러의 몸 곳곳을 베어내기 시작했다.
핏, 피피피핏, 피피핏.
상황은 압도적이었다. 엄청난 빠르기로 단숨에 켈러를 밀어붙이는 그의 솜씨는 대단했다.
“와…….”
누군가 눈치 없이 감탄사를 터뜨릴 정도였다.
그때, 치욕을 느끼던 켈러가 이젠 분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감히, 네놈이……!”
켈러에게 있어서 에폴은 애송이에 불과했다. 그 애송이에게 패하고 있으니, 그는 참을 수 없었다.
그 순간, 켈러의 창끝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켈러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든 힘.
‘번개창의 황소.’
이 번개창의 황소는 대상을 단숨에 즉사시킬 수 있는 힘이었다.
켈러는 현재 대련 중이라는 사실보다 자신의 분노와 자존심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콰지지지지지직-!
켈러의 창이 힘껏 에폴에게 찔러진다.
그 창의 힘은 강해진 에폴이라도 단숨에 절명시킬 수 있는 힘이었다.
“케, 켈러 경!”
“어찌!”
다른 이들도 경악했다.
이것은 대련이지, 서로 죽이는 싸움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 순간.
천외제국의 황제가 앞으로 나섰다.
그가 텅 빈 볼 안에 휘핑기를 넣고 돌려댔다.
그 순간.
화아아아아악-
[캔슬.]에폴을 향해 뻗어 나가던 강대한 힘이 순식간에 바람이 되어 흩어졌다.
곧바로 민혁이 켈러의 창을 빼앗았다.
“지금 뭐 하시는 겁……!”
그 순간, 민혁이 뺨을 후려쳤다.
짜아아아악-!
고개가 홱 돌아간 켈러는 눈앞에 별이 보이는 것 같았다.
켈러는 발끈했다.
자신이 뺨을 맞았다.
“감히……!?”
짜아아아악-!
민혁이 또 한 번 뺨을 후려쳤다. 켈러는 그에 필사적으로 반항하려고 했다.
‘패고 싶었는데, 딱 잘됐네.’
민혁은 이것이 기회라는 걸 알았다.
켈러의 반항?
민혁에겐 소용없었다.
민혁의 모든 스텟량은 켈러를 가뿐히 능가했다.
그는 정말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개패듯이, 켈러를 패기 시작했다.
그 명분은 충분히 있었다.
“대련 중에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동료를 죽이려 한 것에 대해 참을 수가 없군.”
짝! 짝! 짝! 짝! 짝!
그 순간 모두가 얼어붙었다.
‘어찌, 저 켈러를 저리 쉽게 압도하는가?’
‘세상에, 그저 맨손으로 켈러 경을 저렇게 패는 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천외제국의 황제께서는 듣던 대로 강하셨던 건가?’
재밌는 일이다.
민혁은 패고 싶었기에 패는 것일 뿐인데, 모두가 감탄하며 놀란다.
심지어 친밀도마저 상승하고 있었다.
곤죽이 되도록 켈러를 패고 있을 때였다.
창신 밴이 왔다.
“폐하, 무슨 일이십니까?”
켈러는 그 순간 죽고 싶어졌다.
창신 밴은 자신이 가장 존경하며 아끼는 인물이었다.
또한 밴께서는 그런 자신을 매우 아껴주셨다.
민혁은 앞선 사정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 말을 들은 밴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더 맞아야겠군요. 어찌 폐하께 그런 말을 하며, 또 어찌 대련 중에 전우를 죽이려 한단 말입니까?”
그 말을 들은 켈러는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너무도 안일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토록 자신을 아껴주시던 밴 어르신도 자신을 외면하실 정도이지 않은가?
“내가 너를 즉결심판해도 할 말이 있는가?”
두들겨 맞는 켈러는 어떠한 말도 하지 못했다.
여기서 죽어도 자신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를 패는 것을 멈춘 민혁이 말했다.
“널 곧 죽일 것이다. 그전에 네가 나에게 증명하길 바랐던 것들을 다른 이들을 통해 보여주리라.”
그것은 이 자리의 이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들이 그토록 궁금해했던 것의 첫 번째.
무력은 어느 정도 증명했다.
켈러를 맨손으로 때려잡았으니.
두 번째는 정말 그의 요리가 에폴과 짜고 친 부분 없이 뛰어난가였다.
그에 민혁은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켈러의 것만을 제외하고 ‘레시피 창조’를 이용하여 요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요리들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그리고 그를 먹은 이들은.
“허억……! 조, 존경합니다. 폐하!”
[아바가와의 친밀도가 MAX가 됩니다.] [아바가는 당신이 최근에 영입한 인재입니다.] [그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것입니다!] [콜르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콜르다는 당신이 최근에 영입한 인재입니다.] [그는 당신을 위해서라면…….]끊임없이 들리는 알림들.
그 증명에 따라, 그들은 천외제국 황제인 민혁에 대해 부정하지 못하게 되었다.
또한, 그 버프요리가 하나같이 너무도 대단하여 자신들이 성장하고자 하는 범위까지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되었기에 민혁과의 친밀도가 하늘을 찔렀다.
“천외제국에 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폐하에게 무례를 범했던 것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폐하, 오늘날의 무례. 목숨으로 갚겠습니다!”
그 무례를 용서해 달라며 외치는 이들.
그들 틈에는 죽을 때를 기다리며 울고 있는 켈러가 있었다.
‘나는 너무도 자만했다.’
자신이 죽을죄를 지었다는 것을 켈러는 이 순간 인정하고 있었다.
어떠한 자가 감히 황제에게 그런 발언을 하는가!?
심지어 어떠한 자가 대련 중에 전우를 죽이려 한단 말인가?
그렇지만 평소의 켈러는 그리 나쁜 이는 아니었다.
단지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자신이 이 제국에 온 것이 맞는 건지.
창신 밴과 함께하게 됨이 기쁘나, 천외제국의 폐하께서 자신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지를.
그런데 폐하인 민혁은 그를 증명했고, 자신은 죄를 저질렀다.
‘아직 더 살고 싶다…….’
창신 밴과 같은 자가 되겠다던 다짐.
그를 이루어내고 싶었다.
그러나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어느덧 다른 이들은 민혁의 요리를 먹고 그에게 존경과 경외의 눈빛을 빛내고 있다.
그리고 민혁은 단지 요리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사형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황제 민혁이 뚜벅뚜벅 걸어왔다.
켈러는 눈을 감고 자신의 목이 쳐지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먹어라, 켈러.”
민혁이 그의 앞에 퐁듀를 놔줬다.
켈러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그러나 켈러는 망설였다.
민혁이 으르렁거렸다.
“지금 당장 먹지 않으면 죽이겠다.”
그에 켈러는 서둘러 수저를 집어 들어 퐁듀를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맛이 너무도 대단하여 감탄이 나올 뻔했다.
허겁지겁 먹는 켈러를 보며 민혁이 말한다.
[황제의 위로가 발동됩니다!]“켈러, 나는 그대를 죽여도 되지만 죽이지 않으려 한다.”
“…….”
그에 켈러가 먹던 것을 멈추고 민혁을 바라봤다.
“나의 백성을 내 손으로 죽이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또한, 나는 믿고 있기도 하다.”
“…….”
“네가 천외제국의 자랑스러운 기둥이 되어줄 것이라는 걸 말이다. 내가 너를 때린 것은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
“동료를 소중히 해야 할 것이고, 나에게 무례하지 말아야 할 것. 그렇게만 한다면 켈러 너를 나의 백성으로 여겨, 너를 안아줄 것이다.”
[황제의 위로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켈러는 감격하고 있었다.
대역죄인인 자신을 위로하는 황제.
그리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어깨 위에 손을 올리며 말하는 황제!
“그대가 창신 밴의 뒤를 잇기를 나는 믿고 있다. 그렇게 될 수 있겠는가?”
그 질문에, 켈러는 가슴 속 안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참으로 멋진 황제로다.
또한, 그는 자신의 목숨 한 번을 살려준 셈이나 다름없다.
그에 켈러가 땅에 머리를 처박으며 외쳤다.
“폐하, 저 켈러. 오로지 폐하를 지키기 위해서만 살아갈 것을 약속하나이다!”
민혁은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그와 함께, 주변의 다른 자들도 민혁이란 자비로운 황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즉, 민혁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