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11
밥만 먹고 레벨업 912화
넥은 단 세 명밖에 없는 알브라임의 대장장이 중 가장 뛰어났다.
그리고 앞으로도 초월자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대장장이로 남을 것이다.
그런 그가 호평을 받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그가 가진 특별한 힘에 있다.
“정말로 지옥불의 대장간을 소환하겠다는 거야?”
초월자들의 우려 어린 목소리에 넥은 무표정하게 고개를 주억였다.
“넥. 힘들지 않겠어?”
“할 수 있다. 나 또한 ‘초월’이란 이름을 가졌으니까.”
그것은 바로 넥이 지옥불의 대장간을 불러들일 수 있는 유일한 대장장이라는 사실이었다.
지옥불의 대장간은 그 주변의 온도가 90도를 넘어선다.
그리고 한 번씩 용암처럼 분출되는 화염의 뜨거운 고열을 견뎌야 한다.
넥은 지옥불의 대장간이 뿜어대는 지옥불을 이용해 철을 녹여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대신 제작자는 그만큼 힘들고 고되며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 결과물만큼은 최고였다.
망치를 쥔 넥을 바라보는 초월자들. 그들은 ‘어째서 그렇게까지’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는 ‘넥’이었으니까.
또 민혁은 우리를 위해 노력했으니까.
초월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벤더와 민혁이 함께 오두막에서 걸어 나왔다.
넥은 곧바로 민혁의 방어구를 받아 들어 작업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민혁이 자신이 입고 있는 것이 아닌, 다른 방어구들을 건넸다.
그것은 별을 위한 방어구 세트다.
갑옷과 부츠, 견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것을 해체한 뒤, 그 재료들을 이용해 제가 지금 입고 있는 방어구들을 더 뛰어나게 재탄생 시킬 수 있겠습니까?”
사실 넥은 고민이었다.
그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싶긴 한데, 이 요새에는 썩 좋은 재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장인은 재료탓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노멀 재료로 신등급 장비를 만들 순 없는 법이다.
대신에, 전설등급으로 신등급의 아티팩트는 제작할 수 있는 게 초월자 넥이기도 했다.
넥이 민혁이 건넨 것을 확인해 봤다.
(별을 위한 플레이트 아머)
등급: 신
제한: 레벨 700, 루피소의 인정을 받은 자.
내구도: ∞/∞
방어력: 2,004
특수능력:
⦁모든 스텟+26%
⦁마법 방어력 2배.
⦁스킬 공격력 1.2배.
⦁500g의 갑옷을 입은 듯 가볍다.
⦁패시브 스킬 범접할 수 없는 자.
⦁액티브 스킬 별의 발돋음.
설명: 신의 대장장이가 루브앙 제국의 별 중 하나인 루피소를 위해 제작해준 플레이트 아머로, 루브앙 제국에서 공수한 최고의 재료들로 만들어졌다.
별을 위한 방어구 세트 착용 시 세트 아티팩트 효과를 받는다.
“……!?”
별을 위한 플레이트 아머를 확인한 넥의 눈이 부릅떠졌다.
자신조차도 경악할 정도로 뛰어난 갑옷이었다.
‘재료들이 말도 안 될 수준이다.’
그 예를 들어보자면 이 갑옷에는 ‘바람의 깃털’이라는 재료가 들어 있다.
이 바람의 깃털은 아티팩트에 적용시키는 것이 무척 힘들다.
그러나 적용만 시킨다면 6㎏을 가뿐히 상회하는 풀 플레이트 아머의 무게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풀 플레이트 아머는 높은 방어력과 급소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대신 무거웠기에 매우 큰 페널티로 작용된다.
그런데 이 갑옷의 무게가 고작 500g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한 갑옷의 방어력은 이제까지 본 신등급 장비 중에서 손에 꼽힐 지경이다.
그리고 부츠와 투구까지 확인한 넥은 말을 잇지 못했다.
‘정말 대단한 재료들로 이루어진 갑옷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정도 재료들을 이용해 아티팩트를 만들어낸 ‘인간’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고 싶다.
하지만 딱 그 정도다.
‘인간이기에 이 재료를 이 정도밖에 활용시키지 못했다.’
그것이 넥의 결론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이 아티팩트를 모두 착용했을 시 얻는 세트 효과.
(별을 위한 방어구 세트 착용 시)
세트 착용 효과:
⦁카리스마 2,000 상승.
⦁방어력 700 상승.
⦁모든 스텟 10% 상승.
⦁액티브 스킬 별의 길을 걷는 자.
⦁모든 방어구의 무게가 100g로 느껴진다.
넥이 진심으로 감탄했다. 심지어 살인귀의 갑옷마저 확인한 넥은 머릿속에서 설계를 시작했다.
‘이 재료를 이용해 이 부분을 보완하고, 이 부분은 없어도 될 것 같군.’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다.
‘제한이 걸린다. 당장 이 살인귀의 갑옷과 별을 위한 방어구 세트를 재탄생시킨다 한들, 지금 착용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것이 가장 걸리는 것이다.
그러나 넥은 곧 피식 웃었다.
‘내 노력도, 그대의 노력처럼 결실을 맺겠지.’
넥이 민혁을 바라봤다.
“최선을 다해보겠네.”
“감사합니다.”
모든 것들을 받아든 넥. 그가 자신의 대장간 앞에 섰다.
바로 그 순간.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대장간에서 뜨거운 지옥불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놀라운 것은 그 안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넥에 의해 그 화염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옥불의 대장간을 발동하였습니다!] [지옥불의 대장간을 벗어나는 방법은 죽거나 혹은 만들고자 하는 아티팩트를 제작해 내는 것입니다!] [생명에 지장을 받진 않으나 몸을 태우는 듯한 강렬한 화염과 지독한 열기가 당신을 괴롭힐 것입니다!] [지옥불의 대장간에 들어온 당신이 모든 화염을 통제하여 아티팩트 제작을 시작합니다!] [이 안에서 제작되는 아티팩트는 10% 더 뛰어난 효과가 적용됩니다!]넥, 그는 자신의 망치를 들어 올렸다.
태애애애애앵-!
그리고 힘껏 내리치기 시작했다.
초월자 중 가장 뛰어났던 대장장이 넥.
그가 별을 위한 방어구 세트와 살인귀의 갑옷을 재창조하려 한다.
* * *
㈜즐거움 회의실이 시끄럽다.
강태훈 사장은 모니터 속 넥을 바라보고 있었다.
‘벌써 나흘째. 잠 한숨도 자지 않고 아티팩트 해체작업을 진행하는군.’
대단한 정신력이다.
그때, 드디어 아티팩트 해체가 완료됐다.
[별을 위한 방어구 세트를 해체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발동된 초월자의 집념과 정교한 솜씨에 따라 재료 손상률이 8%에 불과합니다!]대부분 대장장이 유저들은 해체시에 약 50% 이상의 손상률을 입힌다.
넥이 얼마나 대단한 대장장이인지 보여주는 격이다.
그에 따라 자신들의 의견을 토하던 임원들이 말했다.
“보십시오! 저 뛰어난 재료들을 넥이 손상률을 최소로 하여 해체에 성공시켰습니다!”
“재료들이 너무 뛰어납니다. 심지어 그를 다루는 이도 너무 뛰어나요. 저 방어구는 또 한 번의 밸런스 붕괴를 일으킬 것입니다.”
회의실이 시끄러운 이유.
바로 민혁의 밸런스 붕괴에 대한 염려다.
그들의 주축에 선 김대일 부장이 말했다.
“하루에만 민혁 유저의 밸런스 붕괴에 대한 글이 2천4백 개. 전화통화가 3천 통이 넘습니다. 저 아티팩트 제작을 당장 제한해야 합니다.”
민혁의 밸런스 붕괴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거론되어왔다.
특히나, 민혁이 뛰어난 아티팩트를 획득할수록, 어느 정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즐거움 측은 더 많은 신등급 아티팩트를 시중에 풀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사실 랭커들과 일반 유저들의 차이는 더 극명해져 버렸다.
원래 1년 후, 2년 후에 예상되던 것들이 앞당겨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테네는 유저들의 세상입니다. 저희가 개입해선 안 되죠.”
박민규 팀장의 말이다. 김대일 부장과 박민규 팀장의 의견이 계속된 충돌을 일으켰다.
김대일 부장을 비롯한 다른 이들의 의견 역시 강태훈은 이해한다.
‘확실히 예상했던 시나리오보다 최소 1년은 앞당겨지긴 했지.’
그때.
[쿠르르르르르르르륵-!]거대한 화면 속.
넥이 지옥불의 대장간에서 회오리치는 화염들을 손짓하여 아궁이에 넣고 풀무질을 시작했다.
[따아아아아아앙-!] [따아아아아아아아앙-!] [따아아아아아아앙-!] [초월자의 미친 듯한 집념이 발동됩니다.] [그의 집념이 더 뛰어난 아티팩트를 세상에 탄생시킬 것입니다!] [지금, 한 초월자가 자신의 한계를 초월하고 있습니다!]“…….”
“…….”
모든 이들이 말문을 잃었다.
이내, 다시 서로 의견을 내세우며 티격태격한다.
회의가 끝나고 일단은 모두 퇴근했다.
그리고 또 다음 날. 같은 일로 그들이 서로의 의견을 내세운다.
그때. 어제와 같은 알림이 모니터에서 들린다.
[초월자의 미친 듯한 집념이 발동됩니다.] [그의 집념이 더 뛰어난 아티팩트를 세상에 탄생시킬 것입니다!] [지금, 한 초월자가 자신의 한계를 두 번째로 초월하고 있습니다!]그에 김대일 부장이 말했다.
“보십시오. 이대로 가다가는 빼도 박도 못하는 엄청난 방어구 세트가 탄생합니다. 800레벨 착용 가능이라는 제한이라도 추가해야 합니다!”
김대일 부장의 말이었다.
김대일 부장은 아테네가 더 오랜 시간 유저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선 밸런스 조정이 시급하다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강태훈 사장이 모니터를 보며 넋이 나가 있다.
“며칠째던가. 넥이 저 지옥불의 대장간에 들어간 것이.”
“게임 시간으로 약 8일 정도입니다.”
“그래? 자네들이 보기에 넥이라는 대장장이는 어떤가?”
[따아아아아아아앙-!]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륵-!] [따아아아아아아아아앙-!] [화르르르르르르르륵-!지옥불의 대장간.
그 안에서는 넥의 HP가 화염에 의해 감소하거나 하진 않는다.
그러나 80도를 넘어서는 고열.
거기에 뿜어지는 화염들은 넥에게 화상을 입힐 듯한 통증을 계속해서 주고 있다.
덧붙여서는.
“8일 동안 잠도 자지 않고 저렇게 대장장이질만 하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초월자. 그 이름이 부족하지 않아 보입니다.”
“맞습니다. 세상에 어떤 미친 인간이 8일 동안 대장장이질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나마 넥에게 발동되는 초월자의 집념이 잠을 자지 않아도 정신을 맑게 해준다지만, 정말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일단, 의견 내세우기를 멈춘 그들이 넥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역시 그런가.”
강태훈은 싱긋 웃었다.
그들의 대립을 보며, 사실 그도 잠깐 갈등했다.
그런데, 이제 확신한다.
“아테네는 유저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일세.”
[따아아아아앙-!]넥이 두들겨대는 아티팩트들, 그 아티팩트들이 모습을 갖추어간다.
“때문에 저것에 대한 밸런스 조정은 없을 걸세. 최대한 존중하고 싶거든.”
[화르르르르르르르륵-!]그리고 그 아티팩트들이 뜨거운 화염 속에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주르르륵 흘러내리는 넥의 땀방울.
“넥이 대단하다고 했는가?”
그가 밸런스 조정을 언급하던 임원들과 눈을 맞췄다.
그들이 고개를 주억였다.
특별유저관리팀의 모니터 확인은 사장 강태훈이나 혹은 관리팀 출입증을 받지 못한 자는 확인할 수 없는바.
또 유저의 플레이는 사생활이었기에 임원들도 쉬이 확인할 수 없고, 승인된 자들만 가능한바.
“이 자리에서 넥처럼 할 수 있는 사람 있는가?”
“…….”
“…….”
“…….”
임원들은 성공한 자들이다.
아테네를 제작하기 위해 며칠 밤낮을 쪽잠만 자며 열중해 본 적 있다.
그러나 저 정도는 아니다.
[따아아아아앙-!] [따아아아아아아앙-!]가슴 뜨거워지는 망치질 소리가 회의실에 번진다.
모니터를 보는 강태훈 사장이 말한다.
“민혁 유저는 15일 동안 척박한 땅을 곡괭이로 내리찍었네.”
“……?”
“……?”
임원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민혁이 노력의 대가라는 사실은 안다.
그런데, 너무 허황된 사실이지 않은가?
“사장님,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김대일이 과장이 너무 심하다는 것처럼 말했다.
“박 팀장, 영상 가져오게. 모든 일은 내가 책임지네.”
곧 박민규 팀장이 USB를 한 화면과 연결했다.
거대한 두 개의 화면.
하나는 넥을 비춘다.
또 다른 하나는 최근의 민혁을 비춘다.
박민규 팀장이 128배속으로 동영상을 돌렸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오 일, 육 일, 십 일.
아주 간간이, 아기돼지나, 대정령 렌드에게 곡괭이를 맡기고 쪽잠 1시간 정도만 자고 다시 일어나 휘둘러댄다.
그의 온몸을 적신 땀방울에 임원들이 말문을 잃었고.
바짝 말라버린 입술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그 와중에도 생기를 잃지 않은 그의 눈이 그들을 사로잡는다.
“벨런스 붕괴라고 했는가?”
강태훈 사장의 말에 모두가 두 개의 커다란 화면을 바라봤다.
한쪽에서 비치는 넥의 모습.
그가 아티팩트의 완성을 코앞에 이르고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민혁 유저처럼 할 수 있는 사람 있는가?”
“…….”
“…….”
“아니면, 밸런스 붕괴라며 떠들어대는 시기, 질투하는 유저 중에 저리 할 수 있는 자가 있는가?”
모두가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노력이 만들어낸 밸런스 붕괴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뭔 줄 아는가?”
바로 그 순간.
넥을 비추는 화면.
그 화면 속의 아티팩트들이 뜨거운 화염을 폭주시키기 시작했다.
[쿠호오오오오오오오오-!]그 화염이 하늘을 향해 폭주해 솟아오른다.
하늘을 뚫고 솟아올랐던 그 화염이 넥의 손길에 따라, 다시 만들어진 아티팩트에 스며들어 가기 시작한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륵-!]거칠게 타오르는 화염이 서서히 걷히며, 별의 방어구 세트와 살인귀의 갑옷을 해체하여 재탄생된 그것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건 간단하네.”
회의실의 모니터에서 경고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리며 붉은 화면이 깜빡인다.
[초월자 넥이 자신의 역작을 뛰어넘어 새로운 역작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합니다!]“당신, 멋지다. 가질 자격 있다. 인정하는 것.”
강태훈 사장이 넥의 영상을 넋이 나간 모습으로 바라보는 임원들을 향해 피식 웃었다.
“그것이 우리가 민혁 유저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