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vity 10000% Catastrophic Player RAW novel - Chapter 67
* * *
9서클 수준의 대마법.
그 간판과도 같은 메테오 스트라이크는, 용족조차도 시전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가공할 위력을 품은 마법이다.
아무리 고위 악마가 진명의 개방 없이는 소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지는 않는다고 해도,
메테오 스트라이크쯤 되는 대(大)파괴마법 앞에서도 초연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육체가 재생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질 테고,
다시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하려면 수십 수백 년의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렇기에 용족과의 싸움이 벌어졌을 땐,
그들이 무영창으로 시전할 수 있는 8서클 이하의 마법은 몰라도.
9서클 이상의 초고위 마법의 캐스팅은 무조건 방해해야만 한다는 게, 고위 악마들 사이에선 상식과도 같은 명제였다.
캐스팅을 막느냐, 막지 못하느냐에 싸움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
그런데 그 가공할 대파괴마법으로 불러낸 거대한 운석이······.
모든 것을 쳐부술 기세로 내려오다가, 슬그머니 딴청을 피우듯 머리 위를 스쳐서 도로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미친.”
레라지에가 아는 한, 저 마법에 산화한 하급, 중급 악마의 수는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육체를 잃어버린 고위 악마도 한둘이던가?
그러니까 저건, 지옥의 권좌를 차지한 강자조차도 어쩌지 못하는 대재앙이다.
한데 그걸······ 손도 대지 않고?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냐고······.”
레라지에가 나지막이 중얼거림과 동시에, 이성우의 어깨가 뜨뜻해졌다.
“어, 이거 뭐야?”
레라지에가 움찔했다.
“아······ 미안하다. 나도 모르게 조금 지렸다.”
“······.”
언제는 고양이가 아니라 ‘고위 악마’시라고 바락바락 우기더니만.
고양이도 아무 데서나 실례를 하진 않을 텐데.
“어어, 그렇게 쳐다보지 마라······. 전부 지려버릴 것 같으니까.”
······협박인지, 부탁인지 모르겠구만.
“알았으니 진정해라.”
슬슬 돌아가야 할 때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이성우의 손짓을 따라, 냉룡의 사체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비늘부터 뼈까지 버릴 게 하나 없는 귀한 재료 덩어리. 그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그가 손을 움직이자 용의 목구멍에 있던 대룡거검이 서서히 더욱 깊숙이 박혀 들어가더니.
우드득― 콰득······
푸확―!
이내 가슴팍을 뚫고 나왔다.
꿀럭꿀럭······ 후두둑―
이성우가 그 상처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하자, 시뻘건 용의 심장이 뽑혀 나왔다.
‘태생적으로 초월적인 마력 통제력을 지닌 용의 심장. 이건 마법사나 나 같은 통제 계열 특성 보유자에게는 영약과도 같지.’
흐뭇한 눈으로 머리통만 한 드래곤 하트를 보고 있으니, 레라지에가 황당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것도 먹을 셈이냐······?”
“이게 몸에 얼마나 좋은데. 잡숴봐.”
“······사양하지.”
그럴 만은 하다. 사람 머리만 한 날 심장이라니.
이성우도 그걸 그냥 먹기는 부담스러워,
최대한도로 [압축]을 시전했다.
중력의 20배에 달하는 힘이 드래곤 하트를 전방위에서 짓눌렀고.
이내, 고작 탁구공만 한 크기로 우그러들었다.
꿀꺽―
그걸 망설임 없이 삼키자.
이성우의 심장으로부터 눈부신 광휘가 터져 나왔다.
『[드래곤 하트]가 당신의 심장에 동화됩니다!』
『용의 선천적인 마력 통제력을 계승합니다.』
『특성 관련 능력치가 2배로 적용됩니다.』
―제어 한도 총합 : 1,170%->2,340%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미쳤군.’
마법사 계열의 경우, 마력량과 속성 친화력을.
통제 계열의 경우, 제어 관련 능력치를 2배로 증폭시켜주는 사기적인 물건.
‘이전 회차엔 염제 이시우가 2차 웨이브에서 냉룡을 처치하고 복용했었지. 정작 어디서 뭘 하는지, 염제는 통 모습을 드러내질 않는군.’
여태 인지하지 못했지만, 염제의 행보 역시 이성우의 활동으로 인해 크게 달라진 전개 가운데 하나였다.
한국 내에 몇 안 되는 S급 플레이어 중 하나인 염제, 이번 회차에선 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건지.
잠깐 다른 생각에 빠져있었던 사이,
예상치 못한 메시지가 추가로 떠오르는 걸 보고.
이성우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초인적인 ‘통제력’을 확보하여, 스킬 [중력 사슬]을 습득했습니다.』
이름 : 중력 사슬
계열 : 응용
효과 : 대상에 잠재 상태의 중력 사슬을 설치한다. 중력 사슬이 설치된 대상은 언제든지, 얼마나 떨어져 있든지 원할 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돌아가자.”
뜻밖에 마침 필요한 스킬을 얻게 됐다.
* * *
제2차 냉룡 웨이브의 현장은, 이성우의 귀환을 기다리며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사실 이곳에 S급 게이트 발생해서 그렇지,
웨이브의 현장이라고 표현하는 데엔 어폐가 있었다.
이성우가 냉룡을 게이트 안으로 끌고 들어가 버렸으니······.
그 덕에 재건에 박차를 가하던 김포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을 수 있었다.
고작 아파트 몇 동의 외벽이 좀 부서지고, 핏물이 좀 튀었을 뿐.
하나 그렇다고 해도 만일 냉룡과 사투를 벌이고 있을 이성우가 무사하지 못하다면······ 그 피해는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울 터였다.
그렇기에 천하 태평한 정소현 외 태성 길드의 소수를 제하곤, 다들 손에 땀을 쥐며 이성우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고 있었다.
끼이익―!
그 정적을 깬 건, 미친 듯이 엑셀을 밟으며 현장으로 달려 들어온 한 대의 관용차였다.
차에서 내린 건, 관리국의 귀신 차장으로 유명한 감시과 차무혁.
정찬석 국장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차무혁의 표정을 보고,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짐작했다.
그들 사이에선 ‘오버로드(Overload)’라 부르는 측정 불가급 플레이어.
이성우의 등장 이후로는 맹한 모습을 자주 보였지만,
그 외의 사안에 관해선 어지간하면 호들갑을 떨지 않는 게 차무혁이란 남자니까.
그렇기에 정찬석도 빠른 걸음으로 차무혁 쪽으로 다가섰다.
“국장님, 꼭 보셔야 할 소식이 있습니다.”
정찬석은 쓸데없이 말로 묻는 대신, 차무혁이 내미는 태블릿을 받아들었다.
“우선, 특별연구소 홍선희 소장의 보고입니다. 약 25분 이전 시점에 정남(正南) 쪽에서 마기가 포착됐답니다.”
마기라.
또 어딘가에 악마가 손을 뻗쳤다는 건가?
“남쪽이면······ 수원? 아니면 세종인가?”
“계측된 마기의 양은 미미하나, 밀도가 높았답니다. 훨씬 남쪽······ 전라남도 보성이나 고흥 부근으로 추측됩니다.”
멀다.
게다가 대도시가 아니라, 민간 길드도 관리인력도 신성 계열 플레이어도 부족하다.
초동 대응이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서둘러야 한다······.
빠르게 판단을 내린 정찬석이 명령을 하달했다.
“신성기사단에 출동 요청 넣게. 관련 자료, 상황 공유는 가는 길에 하도록 하지.”
그리곤 차무혁이 가져온 관용차에 몸을 실으러 발을 옮기려는데, 차무혁이 그를 붙잡았다.
“끝이 아닙니다.”
“허어, 그 사람 평소답지 않군.”
괜한 불안감에 툴툴대면서도, 정찬석은 태블릿의 나머지 자료를 확인했다.
여러 개의 CCTV 영상이 줄줄이 이어졌다.
그건, 인세의 지옥을 보는 듯한 광경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고, 잡아먹힌 사람이 곧바로 발작을 일으키며 다른 사람을 잡아먹는······.
“염병할······ 이건 구울 아닌가.”
구울, 좀비와 비슷하지만 보다 강력한 흑마술의 힘으로 되살아난 걸신들린 시체.
좀비에게는 물려 봐야 시독이나 세균 감염 정도로 고생할 뿐이지만.
구울에게 물린 자는······ 곧바로 격렬한 허기를 느끼며 구울로 변모한다.
안 그래도 출몰 빈도가 드문, 언데드 유형의 게이트 중에서도 마력 등급 A급 이상은 되어야 볼 수 있는 중상위급 언데드가······.
어째서 난데없이 공항을 습격하고 있단 말인가?
“게이트 폭발인가? 이거 대체 어디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가?”
차무혁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무안······.”
“무안? 마침 보성, 고흥과 가까우니―”
“공항, 광주공항, 여수공항, 사천공항. 그리고 김해공항입니다.”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모든 공항 아닌가.
게이트 폭발이······ 그렇게 공항만 노려서 일어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정찬석의 표정을 읽은 차무혁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테러입니다. 국장님. 그것도 아주 대대적이고 계획적인······.”
정찬석이 떨리는 손으로 마른세수를 했다.
“하아······ 하필이면 구울을 이용하다니. 졸지에 게이트가 아니라 아웃브레이크를 막아야 할 처지에 빠졌군.”
* * *
남부 지방의 5개 공항 가운데, 규모도 통행량도 가장 많은 김해 공항.
그나마 관리 인원과 인프라가 좋은 축이었던 이곳에선, 이능대응군과 민간 길드 플레이어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
공항 부지로부터 타 지역으로 통하는 다리를 모조리 끊어놓고 있었다.
김해국제공항은 낙동강 본류와 하구에서 갈라진 서낙동강의 지류로 둘러싸인 지형.
즉, 낙동강을 건너는 통로만 끊으면 섬처럼 완전히 고립되는 형태.
해당 지구 내의 시민 구출에 앞서, 최악의 아웃브레이크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선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폭약 이쪽으로! 빨리, 빨리!”
“여기에 차단선 세우고, 접근하는 인원은 무조건 쏴!”
“소, 소대장님? 진짜로 터뜨립니까? 공항에 있는 사람들은 어쩌고요?”
어느 신병이 묻는 소리에 소대장이 다가가 군홧발로 정강이를 차주려는 순간.
휘이이이잉―!
그들의 머리 위로, 난데없이 항공기 한 대가 스치듯 낮게 스쳐 지나갔다.
“뭐, 뭐야?”
“아까 이륙한 기체인데, 갑자기 균형을 잃고······!”
누군가 증언하던 찰나에 항공기는 낙동강을 넘어 사상의 공업단지를 쓸어 엎으면서 미끄러지듯 동체로 착륙했다.
그걸 보자마자 소대장은 욕설을 터뜨렸다.
차라리 거대한 폭발이 일었더라면······ 그래서 혹시 모를 모든 위협이 사라졌다면. 오히려 그것이 다행이었을 터다.
“에이, 썅! 전부 차에 타! 교량 폭파는 저쪽으로 건너가서 한다!”
“예? 그럼 공항은 어쩌고요?”
소대장이 결국 신병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야, 이 새끼야! 저 항공기가 왜 저렇게 됐겠어!”
“······!”
“씹······. 격리 실패라고!”
공황을 일으킬 듯한 거북한 침묵이, 어린 병사들을 삽시간에 집어삼켰다.
그리고 그건,
김해뿐만 아니라 무안과 광주, 여수 그리고 사천공항에서도 각각 다르면서도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는 비극이었다.
왜애애앵······
―게이트 경보 발령, 게이트 경보 발령. 해당 지역은 가까운 지하 및 군 시설로 신속히 대피.
크워어어억!
“끼야아아!”
“도, 도망쳐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포에 열린 S급 게이트, 제2차 냉룡 웨이브의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던 대한민국의 남부 지역은······.
사이렌과 경보 방송, 인간의 비명과 구울의 포효로 얼룩지며 인세의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 * *
“그게 다가 아닙니다.”
정찬석의 낯빛이 사색이 됐다.
이젠 새파랗다 못해, 거무죽죽하게 보일 지경.
하나 차무혁의 안색은 이미 이곳에 등장할 때부터 그 상태였다.
하나하나가 침공 이벤트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사안들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이곳까지 오는 동안,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차무혁은 무던 애를 써야 했다.
“해남, 청능, 남해, 거제 등 각지의 묘지에서 시체들이 일어나는 모습이 보고됐습니다. 대부분 해골들이지만, 그 수가······. 거제에서 발견된 것만 민간 길드 추산 5만이 넘습니다.”
거제에서만 5만. 그렇다면 도대체 총 규모는 얼마나 된단 말인가. 20······ 아니, 30만? 그마저도 사상자가 늘어날수록 불어나, 100만에 이르는 것도 시간 문제일 터.
어마어마한 수의 구울, 해골들.
자연히 정찬석도 얼마 전 남산을 습격했던 언데드 무리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성우가 ‘악령술사’라 명명한 악마숭배자.
놈이 곧 움직일 거라던 경고가 어김없이 맞아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빠르게 움직일 줄은 몰랐군.’
비록 관방부의 원승호 장관과 협의해, ‘악령술사’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었으나.
아직은 아무것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는 단계.
“대응은?”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길드들이 요격에 나섰지만······ 전부 연락 두절입니다.”
둘 중 하나다.
죽어서 언데드 군대의 일원이 되었거나, 대응을 포기하고 도주를 택했거나.
아무리 신단수의 버프 덕에 전국의 플레이어가 신성력을 무기에 두를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적의 수가······ 많아도 너무나 많았다.
그야말로 죽음의 물결.
‘미치겠군. 허를 찔렸다.’
“차 차장, 장관님께 유선 연결할 수 있겠나?”
시계를 확인한 차무혁이 고개를 저었다.
“장관님은 지금쯤 대통령께서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 들어가셨을 겁니다.”
후우우······.
정찬석의 입에서 땅이 꺼질 듯 깊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원승호 장관도, 이성우도 없는 상황.
‘생각을 해라, 정찬석. 언제부터 네가 남에게 의지하기만 하는 머저리였지?’
남부의 다섯 개 공항이 제어 불가 상태에 빠졌다.
구울은 증식해서 주변 지역까지 퍼져나갈 것이고······ 각지에서 언데드가 일어나 집결하고 있다.
‘구울의 격리는 실패. 대피령은 이미 내렸고. 그 다음은······.’
언데드 군대의 북진을 저지하는 것.
“차 차장, 지금 당장 울산과 군산 그리고 대구 공항을 비우라 하게. 그리고 김포 공항에 대기 중인 항공기들 수배하도록.”
“알겠습니다.”
차무혁은 바로 정찬석의 심중을 읽어냈다.
그는 최소 북위 36도선에서 사자(死者)의 군대를 막아낼 셈인 것이다.
그러려면, 가능한 최대한 빨리 가용한 플레이어를 남하 배치할 필요가 있었다.
그때,
지지직―
그들 앞에 놓인 거대 게이트에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하얀 비늘로 뒤덮인 거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내, 냉룡이다!”
누군가 놀라서 외쳤으나, 이전과는 달리.
놈에게선 아무런 공포도 생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쿵―!
피칠갑이 되어 바닥에 허물어진 냉룡의 뒤로,
모두가 기다리던 이성우가 나타났다.
“이성우······다.”
“정말로 냉룡을 혼자······.”
“버, 벌써?”
순간적으로 게이트에서 일어난 마력 파장 탓에, 이성우의 머리 뒤에 광륜(Halo)이 맺힌 듯한 착시가 빚어졌다.
누구도 그걸 착시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허나, 쏟아지는 시선 속에서 이성우는 멀리.
아주 멀리 남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집어삼킨 드래곤 하트에서 스카디마이어의 마력이 채 가시지 않았기 때문인가?’
남쪽으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어렴풋이 풍겨오는 흑룡 말락서스의 기운이 선명히 느껴졌다.
“국장님······ 아무래도 전국의 가용한 길드는 전부 소집해야겠습니다.”
아직 아무런 상황 설명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상황을 알아채다니.
그것만으로도 남부 곳곳에서 밀려드는 충격적인 소식에 짓눌려 가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안 그래도 소집령 내리고, 비행기와 공항을 정리 중이야. 자세한 내용은 함께 전용기로 가면서 이야기하겠나?”
하지만 이성우는 고개를 저었다.
“따로 가시죠. 전 따로 챙길게 있어서, 비행 스킬로 금방 따라가겠습니다.”
정찬석은 가타부타 따지지 않았다.
이성우가 하는 일에는, 분명 합당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
“알겠네. 그럼 먼저 움직이도록 하지.”
이성우는 관리국 요원들과 함께 철수하는 정찬석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남산의 신단수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럼, 서울의 성소들부터 [중력 사슬]로 묶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