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working billing engineer RAW novel - Chapter 222
열일하는 과금 기사 221화
* * *
“아니, 장로님! 대체 왜 그냥 보내신 겁니까? 분명히 손봐 줄 거라고 하셨잖아요!”
체르네인의 외침에도 시녀장은 대답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사실, 그녀도 좀 혼란에 빠져 있다.
“그러게. 왜 그냥 보냈을까.”
“네!?”
시녀장은 차를 마시며 가만히 재연과 만났을 때의 상황을 되짚어 보았다.
당연히, 그냥 보내 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우주에서도 드높은 크로매틱 드래곤의 이름에 감히 먹칠을 한 버러지였다. 그녀는 [황제]의 보좌로서 그를 처리해야 할 충분한 동기가 있었다.
최상급 신. 게임 마스터의 사도이니 죽일 수는 없지만……. 승낙하면 승낙하는 대로, 거절하면 거절하는 대로 감히 용족을 우습게 볼 수 없도록 혼쭐내 줄 생각이었는데.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
‘왜지?’
그를 보는 순간 이유 없는 호의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생겨났다. 용들이 좋아 죽는다는 드래곤 러버와는 달랐다.
그녀는 드래곤 러버를 만나 긴 시간 동거까지 해 본 경험이 있었기에 절대 헷갈릴 리 없다.
‘그렇게 노력했어도 200년을 못 살고 죽어 버렸지만.’
잠시 과거의 연인을 회상하던 그녀는 다시 재연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분명 드래곤 러버가 아니었다.
그를 보고 느낀 감정은 오히려……
“……후후. 나도 참 미친 생각을.”
“장로님? 장로님!”
“첸, 정신 사납게 하지 말고 가라.”
“하지만…….”
“내 말 못 들었나?”
시녀장의 눈이 번뜩인다. 체르네인이 움찔하며 물러난다.
“네, 네. 장로님.”
“쯧쯧. 5천 살도 넘는 놈이.”
시녀장은 체르네인을 돌려보낸 후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내가 폐경(閉經)을 한 지가 언제인데.’
일반적으로 드래곤은 1만 년 남짓한 삶을 살고 죽게 된다. 그 이상의 삶을 산다면 그것은 개인적인 능력이나 기연, 혹은 외부적인 시술이 있었다는 뜻.
그녀는 탁월한 재능과 깨달음으로 2만 년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지만…… 결국 중급 초월의 벽을 넘지 못해 삶의 막바지를 맞이하고 있다.
자식을 낳을 수 있는 몸 상태였던 건 3천 년도 전.
“비범하긴 비범한 놈이었어. 그래서 호의가 생긴 거겠지. 우리가 그런 스타일의 하위종에게 끌리는 건 통계적인 사실이기도 하고.”
그녀는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왜냐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낱 인간 따위를.
남성(男性)으로 보고 호의를 품었다는 것은.
* * *
★☆4000다이아 상자☆★를 10개 구매하셨습니다!
★☆4000다이아 상자☆★를 10개 구매하셨습니다!
★☆4000다이아 상자☆★를 10개 구매하셨습니다!
“아, 몇 개를 사야 하는 거야. 10억 다이아 상자 만들어 달라고 할 때 100만 다이아 상자도 추가할 걸…….”
투덜거리며 다이아를 구매한다. 일간 패키지, 주간 패키지, 월간 패키지, 이벤트 패키지는 물론 장비 패키지, 스킬 패키지, 캐릭터, 펫, 수호령 패키지까지 이미 모두 구매한 상태기에 살 수 있는 건 다이아 패키지뿐이다.
아무리 그래도 골드 패키지를 살 수는 없는 일이니까.
“어디 보자. 9천 800만…… 좋아. 1억이다.”
그리고 그렇게 과금량이 1억을 넘기면.
-황실에 충성하고 제국의 방패로서 목숨을 바쳐라!-
[임페리얼 나이트(영웅)]“와, 꽝이네.”
1억을 들여 영웅급 카드를 하나 뽑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미쳐 날뛸 만한 구도.
그러나 나는 그러지 않았다. 뽑기가 한두 번도 아니고 꽝 따위 이미 무수히 많이 뽑아 왔다.
“다시 1억…….”
천장을 쌓는다. 리벤지의 다이아를 아르데니아로 가져가면 과금력이 소모되지만, 아직도 아르데니아에서 다이아를 쓸 일이 너무 많다.
수천억이면 나 한 명 과금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못해 넘쳐 나는 수준이지만.
인류제국 전체를 위해 과금하자면 그리 많지도 않은 돈이다.
[모두 칭송하십시오. 9번째 신화가 그 격을 새로이 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킬리언스.] [지금 이 시간부로 24시간 동안 모든 사냥터에 경험치 100퍼센트 버프가 주어집니다.] [다시 한번 안내 드립니다. 9번째 신화가 그 격을 새로이 했습니다.]리벤지에 패치가 있었다. 한 계정에서 신화를 계속 뽑으면 그걸 추가적인 신화의 탄생으로 인식하지 않고 신화의 [격]이 올라간다는 문구로 변경한 것이다.
‘하긴 패치할 수밖에 없겠지.’
신화가 자꾸자꾸 탄생해 무슨 31번째 신화 33번째 신화 이러고 있으니 어찌 그걸 그냥 둘 수 없다. 신화가 흔해 빠져 보이기 때문이며, 공지만 봐서는 신화급 유저가 몇 명인지 가늠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하기야 그들이라고 리벤지를 만들면서 이런 상황을 예상했겠는가?
화점 소유자건 뭐건 단 1개만 가져야 하는 신화 클래스를 몽땅 돈으로 뽑아 버리는 미친놈이 나올 거라고는……
⤷일세대붉은곰 : 아니 대체 왜…… 대체 왜 계속 뽑는 거야. 중복이잖아…….
⤷군필마도사 : 차크라 수련이래.
⤷쌔끈한암말 : 무슨 차크라 수련을 이렇게 돈지랄로 하냐…… 이렇게 쓸 거면 나 1억만 주지.
⤷후히히힝푸릉 : 한재연 님 요새 용병한다더니 많이 벌긴 하나 봐요. 그 와중에 TV에도 꼬박꼬박 나오고. 영화도 촬영한다던데.
⤷간식먹어개포동 : 그리고 그렇게 많이 번 돈을 과금으로…… 윽! 머리가…….
유저들도 이제 이런 내 과금에 익숙해졌다.
처음에야 다들 경악했지만 아무리 놀랍고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라도 반복되면 일상이니까.
‘내가 폭풍 과금으로 일반 유저들을 쓸어 버리면 이야기가 또 다르겠지만.’
그러나 그렇지 않다. 나는 리벤지 과금액 1등이라는 미친 타이틀을 달고 있는 주제에 화점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얌전한 플레이어였다.
[모두 칭송하십시오. 9번째 신화가 그 격을 새로이 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킬리언스.] [지금 이 시간부로 24시간 동안 모든 사냥터에 경험치 200퍼센트 버프가 주어집니다.] [다시 한번 안내 드립니다. 9번째 신화가 그 격을 새로이 했습니다.]뽑는다. 계속 뽑는다.
……
[지금 이 시간부로 24시간 동안 모든 사냥터에 경험치 800퍼센트 버프가 주어집니다.] [지금 이 시간부로 24시간 동안 모든 사냥터에 경험치 900퍼센트 버프가 주어집니다.]⤷일세대붉은곰 : 요즘 이 경험치 버프 없으면 사냥 할 맛이 안 나……
⤷군필마도사 : 현실 감각 어디 가나……
사람들이 떠들거나 말거나 뽑기를 마친다.
신화 카드는 다 천장을 이용해 뽑는다. 금액적으로도 과금력적으로도 이게 가장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아…… 심지어 확률이 꽤 좋네.”
1억 천장의 신화 확률은 1%인데 거의 7% 확률로 나오고 있으며, 그 결과…… 신화급 플레이어 15명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이제 이걸 누굴 줘야 하나.”
사실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단지, 어쩔 수 없었을 따름이다.
“어디 보자…… 슬슬 됐나?”
나는 체다를 두들겨 통화를 연결했다.
[……네. 국세청 상급 사제 청아입니다.]“안녕하세요. 죄송하지만 제 세금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을까요?”
[모두…… 완료…… 되었습니다.]“감사합니다.”
통화를 끝내고 고개를 끄덕인다.
“올해 세금도 해결!”
심지어 이번에는 세금을 내고도 돈이 꽤 남았다. 용병업을 혼자 뛰기 시작하자 수익이 크게 늘기도 했고, 그로테스크 프린스에게 받은 부수입도 크다.
그뿐이 아니다.
“영상도 꽤 짭짤하게 팔렸고…….”
나태석 PD에게 판매하려고 했던 탈출 영상은, 뜻밖에도 영화감독인 앨런이 사 갔다.
그는 내가 초월자들과 싸우며 행성을 탈출, 테라급 함선 크로매틱을 확인하고는 반색했다.
문득 그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초월급 몬스터들의 방해를 뚫고 탈출해서 테라급 전함과 마주하다니! 구도가 아주 좋은데? 스토리텔링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추가할 수 있겠어!”
“저기…… 실제 영상을 영화 장면으로 쓰는데 너무 재미가 들리신 거 아닙니까?”
“영상만 잘 뽑히면 그만이지.”
“게다가 저 공룡이랑 나머지 녀석은 초상권이…….”
“상관없어! 없는 걸 만드는 건 불가능해도 있는 걸 지우는 건 편집으로 가능하다네. 거기에 따로 연기한 배우들 영상을 CG로 입히면 돼.”
“크로매틱은 어떻게 쓰려고요? 사람은 아니니 초상권은 없겠지만…… 드래고니안의 재산인데 영화에 나오게 해도 돼요?”
“CG를 입히면 돼! 크……! 영상으로도 영압(靈壓)이 전해지는군. 여기에 새빨간 원톤에 보라색 포인트를 넣으면 기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완전히 다른 전함처럼 보이게 할 수 있지.”
“……나도 모르겠다. 돈 받았으면 된 거지.”
어차피 내가 프린스와 협상하는 장면은 차원의 틈에 들어오지 못해서, 함선 안에서의 일은 크로매틱 내부에 걸린 보안 주문으로 촬영하지 못했으니 문제 될 영상은 없을 것이다.
혹여 드래고니안에서 고소하면 앨런 감독이 알아서 하겠지.
“주식이나 사자.”
나는 주식 앱을 켰다.
네메시스 – 14,888,120원(+122,310원)↑
“아…….”
절로 한탄이 나온다.
“왜 이렇게 올랐어…….”
몬스터 사태로 전체적인 하락세를 취하고 있는 주식판에서 네메시스 소프트의 주가만이 미친 듯 상승하고 있다.
그것이 원래 가치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기에 가능한 일이라 사실을 알고 있지만…… 주식을 사야 하는 입장에서는 가슴이 찢어진다.
물론 일방적인 손해는 아니다.
[스파이크 증권 계좌 총 자산]701,224,766,080(+42.8%).
“돈이…… 복사가 되는군.”
증권 계좌에 든 돈이 7천억이 되었다. 수백억의 손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오히려 수천억이 더해진 것! 심지어 세금을 다 냈음에도(그저 과금을 했을 뿐이지만 어쨌든) 그렇다.
‘하기야. 네메시스 주식을 0.2퍼나 들고 있는데 이렇게 폭등을 했으니…….”
0.2%.
언뜻 하찮아 보이는 수치다.
클래스 카드를 깠을 때 희귀 카드가 나올 확률보다도 현저히 낮은 숫자.
그러나 이것이 한 기업의 총 주식의 0.2%라고 한다면, 그것은 절대 하찮은 수치가 아니다.
지금의 나를 개미라 친다면, 그야말로 슈퍼 개미라 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돈 벌려고 주식을 사는 게 아니지.’
그래. 나는 돈 벌려고 주식을 하는 게 아니다. 내 목표는 주식으로 볼 이득이 아닌 주식 그 자체!
당연하지만 가장 큰 목표는…… 언젠가 리벤지에 추가 될 황제 클래스다.
‘그뿐이 아니지.’
황제급 펫, 황제급 수호령도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그걸 내게 [업데이트]시키기 위해 흥행력이 과연 얼마나 필요할까?
‘짐작도 안 가지만…… 주식 0.2%로는 절대 안 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물론 황제 클래스를 얻는다고 내가 중급 초월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신화급 직업을 얻었다고 내가 초월자는 아니었지 않은가?
다만 분명한 것은.
황제 클래스건 펫이건 수호령이던…… 하나라도 얻는 순간 내 전력은 미친 듯이 상승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자유 저축 예탁금(G-뱅크 1173-5511)
7,274,200원.
은행 잔고가 바닥이 날 때 까지 주식을 샀다. 주식 하나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주식을 사고 남은 잔액이 7백만 원이 넘는 상황.
혀를 차며 일정을 진행한다.
리벤지 자동 사냥을 돌리고 웹소설 필사, 예능 출현, 영화 촬영, 운동, CF 촬영.
그렇게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후 오룡이들과 모여 식사를 했다.
그리고.
“뭐!? 돈을 주면서 헤어지라고 했다고!?”
바로 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