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09)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09화
“어서 오세요~!”
월요일 출근이라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 주는 커피를 먹기 위해 카페 안으로 들어온 손님은 싱그러운 목소리에 번뜩 정신을 차린 듯보였다.
“어··· 어어······?”
이윽고 그 남자 손님은 카운터에서 밝게 싱글벙글 웃고 있는 윤아를 보고 뒤로 넘어질 것처럼 반응을 보였다.
“저 호, 혹시 그 맞죠?”
“맞아요! 저 정윤아 맞아요!”
“아니. 이거 무슨 방송국 촬영인 건가요?”
“아! 방송국 촬영은 아니고요. 음~ 저랑 저희 오빠의 채널에 올라가는 브이로그 영상 같은 거예요. 얼굴은 절대 나오지 않게 해 드릴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자 남자 손님은 손을 저었다.
“아뇨. 제가 평소 정윤아 씨 엄청 팬인데, 같이 영상에 나오면 가문의 영광이죠. 그리고 저 사실 일일 남매 채널 구독자입니다.”
“우와. 정말요? 신기하다. 우리 구독자님을 다 뵙고. 그럼 주문부터 하시겠어요?”
“헉. 윤아 씨······ 아니. 윤아 님이 만들어 주시는 건가요?”
“네? 아······ 제가 커피 만드는 걸 배운지 얼마 안 돼서요. 괜찮으시겠어요? 맛이 없을 수도 있는데.”
“어휴. 윤아 님이 주시는 거라면 흙탕물이라도 먹을 수 있습니다.”
“에이. 그 정도는 아니에용.”
윤아는 손님의 주문을 받고 여기 카페 주인에게 배운 대로 열심히 머신을 조작해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윤아가 하는 걸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다 손을 들었다.
“잠깐. 거기서 그걸 넣는 게 맞아?”
“응? 아니야?”
“휴. 어제 열심히 공부하는 거 같더라니. 여기 레시피를 잘 봐. 거기서는 이걸 넣는 게 아니라······ 그래. 이거. 이 바닐라 시럽을 넣어야지.”
“헉. 큰일날 뻔했어.”
“괜찮아. 저 손님은 네가 뭘 가져다줘도 좋아할 거 같으니까.”
벌써 헤벌쭉 웃고 있는 저 손님은 분명 가게에 들어올 때만 하더라도 다 죽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 그 마음 나도 안다.
월요병이 엄청나게 무섭긴 하지.
물론, 난 매니저라서 평일, 주말 이런 게 따로 나눠 있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저 직장인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고도 남는다.
그런데 윤아를 만나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는 힘이 펄펄 솟는 듯보였다.
거기에 윤아가 주는 음료를 마시면 오늘 하루는 아마 끄떡 없을 것이다.
“손님~! 여기 음료 나왔어용~!”
“앗! 넵!!”
헐레벌떡 달려온 손님은 감동 어린 눈빛으로 경외롭게 윤아가 건네는 잔을 받아 들였다.
“저, 정말 감사합니다. 저기 근데······ 제가 그······.”
우물쭈물 거리는 손님을 대신해 윤아가 말했다.
“사진 찍고 싶으신 거죠? 당연히 돼요. 핸드폰 주세요.”
윤아가 친절히 셀카까지 함께 찍어주니, 아마 저 남자는 하루가 아니라 최소 한 달 동안은 행복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안녕히 가세요~!”
“네! 정윤아 화이팅!!”
······아무래도 저 남자 눈에는 내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오빠. 나 때문에 괜히 일찍 일어나서 힘들지?”
“뭐, 오빠는 원래 일찍 일어나. 네가 힘들겠지.”
“그건 맞아. 으으. 지금도 졸려.”
윤아는 길게 하품을 해댔다.
그때 여기 카페 주인이 조심스레 다가와 물었다.
“다들 어때요? 할만 하신가요?”
우리 소속사 프로듀서인 박 PD의 동생, 박주하.
윤아가 뜬금 없이 카페 알바 브이로그를 찍고 싶다는 얘기를 하는 바람에 박 PD가 얼른 자기 동생을 소개 시켜 주었다.
박주하 씨도 가게 홍보에 아주 좋을 것 같다며 흔쾌히 제안을 받아 들였고, 그렇게 우리 세 사람이 오늘 카페에서 같이 일을 하게 됐다.
“네. 이제 막 오픈을 해서 아직은 괜찮아요.”
“하하. 그런데 윤성 씨는 이런 일을 많이 해보셨어요? 아까 오픈 준비할 때 보니까 굉장히 능숙하시던데.”
아우라는 둘째 치고 그냥 몸에 남은 버릇 같은 거라고 해야 할까.
매니저 일을 하기 전에도, 하는 동안에도 간간히 여러 곳에서 알바를 하며 지냈던 경험이 있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마음에 투잡을 뛴 것인데, 카페, 햄버거, PC방, 주유소 등등.
참 다양한 일을 하며 지냈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그냥 박주하 씨를 도와 준 것뿐이다.
“우리 오빠는 뭐든 잘해서요. 어? 오빠. 이번에는 오빠가 카운터 봐야겠다.”
“으응?”
윤아는 내 등을 떠밀어 카운터 앞에 세웠다.
그와 동시에 카페 문이 열리면서 이번에는 여성 손님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휴. 오늘은 뭐 마시지?”
“평소랑 똑같이 아아지.”
“어휴. 기지배야. 그러다 얼어 뒤져.”
“내일부터 감사 기간인데 차라리 얼어 뒤지는 게 나을 수도.”
저것이 직장인들의 대화인가.
맵다.
“어서오세요.”
한숨을 푹푹 쉬며 카운터로 다가온 손님들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메리카노 아이스 3잔이요.”
“네.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슬쩍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꺄악!”
갑자기 비명을 질러대서 나도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왜, 왜 그러세요?”
“저, 정윤성 씨 아니에요?”
“어머머! 뭐야. 진짜잖아?”
“아니. 그냥 닮은 사람······ 이 아니라 진짜 맞네!”
방금 전까지 확 내려 앉아 있던 톤이 갑자기 천장을 뚫을 것처럼 높아졌다.
“여긴 대체 어쩐 일이세요?”
“혹시 가게 차렸어요?”
“아······ 그게······.”
“혹시 방송국 촬영 같은 건가? 카페 알바 체험 뭐 그런 거?”
“오. 서민 체험 그런 건가 봐.”
“······.”
나는 멋쩍게 웃으며 그냥 대충 호응만 해줬다.
이상하게 나는 아우라 도움이 없으면 이런 상황에서 대처하는 게 쉽지 않았다.
“어떡해. 진짜 잘생겼어.”
“얼굴이 어떻게 그렇게 조각이에요?”
“성형한 건 아니죠?”
“야. 성형 해도 저런 얼굴이 나오겠어? 그럼 그 사람이 신의 손이지.”
늘 성형을 받은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얼굴이긴 했다.
나는 열심히 주문 받은 커피를 만들었다.
그런 과정을 손님들이 열심히 촬영하고 있었다.
“아! 혹시 찍으면 안 되는 건가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 이미 촬영 버튼을 누르는 중이었다.
“괜찮아요. 편하게 찍으세요.”
나는 웃으며 커피를 가져다 주었다.
“와아-. 미친. 내가 연예인이 타 주는 커피를 다 마시네.”
“아.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마셔?”
“으으. 이럴 줄 알았으면 아아 말고 딴 거 시켜 볼걸.”
“근데 여기서 무슨 촬영하고 있는 거죠?”
그때 윤아가 폴짝 내 뒤에서 나타났다.
“오늘 저희 채널 브이로그를 하고 있어요.”
“어머! 정윤아도 있었잖아!?”
“야. 저분이 니 친구야?”
“아아. 죄, 죄송해요. 너무 놀라서.”
“헤헤. 괜찮아요.”
윤아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자 손님들의 입가도 절로 호선을 그렸다.
“어떡해. 너무 귀여워.”
“윽. 진짜 그러니까.”
“영상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더 귀여우시다. 사진 한번만 찍으면 안 될까요?”
“그럼요!”
“아! 윤아 씨 트레이트 마크 보여주세요!”
“제 트레이드 마크요?”
“그 있잖아요. 모찌처럼 볼 길게 잡아 당기는 거.”
윤아가 평소 자주 하는 포즈가 있는데, 바로 볼을 찹쌀떡처럼 쫀득쫀득 하게 잡아 당기는 것이었다.
그것이 어느새 팬들에게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모양이다.
윤아는 팬들이 원하는 대로 볼을 길게 잡으며 사진을 찍어 주었다.
“너무 고마워요. 우리 이따 점심 시간에 또 올게요! 그때까지 있으신 거죠?”
“네~. 오늘 저녁 7시까지 있을 거예요.”
“아싸!”
“윽. 더 있고 싶은데 더 있으면 지각이다.”
“헉. 늦지 않게 얼른 가세요. 점심 시간에 또 와주시고요.”
손님들은 카페 밖을 나가고 나서도 윤아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역시 팬들을 대하는 건 나보다 윤아가 훨씬 더 잘한다고 해야 할까.
정말 사람들한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 주는 것 같았다.
저건 꼭 배워야 할 덕목이었다.
“손님이 그렇게 많지는 않네요.”
“하하. 저도 오픈한지 얼마 안 돼서요. 여기 주변에 다른 카페들도 있고요.”
“그래도 커피 맛은 진짜 좋던데요? 저였으면 여기 단골 했을 거 같아요.”
“네. 그래서 저도 어떻게든 맛으로 승부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뭐, 다행이라고 해야 되나.
이런 일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갑자기 손님이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 숨이 턱 막히면서 패닉이 오게 된다. 그래서 실수를 하는 것이고.
오늘은 이대로 평화롭게 지나가기를······.
“어?”
근데 어디선가 불길한 소리가 들렸다.
핸드폰을 보고 있던 박주하가 난색을 표하며 우리에게 말했다.
“이, 이거 어떡하죠?”
“왜요?”
“방금 커뮤니티를 슬쩍 봤는데, 인기글에 윤성 씨랑 윤아 씨 이야기가 있는데요? 오늘 두 분이 카페에 있는 걸 봤다면서······.”
글을 확인해 보니 정말이었다.
거기다 주소까지 아주 상세하게 나와 있었다.
-미친. 나 지금 바로 택시 탄다.
-아. 여기서 2시간 거리네. 그래도 간다.
-헐 뭐야. 정윤아가 주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이건 꼭 간다.
-난 정윤성이랑 사진 찍는 게 소원이었다고!! 바로 가!!
댓글들을 보아 하니, 얼마 안 있으면 다들 몰려올 기세였다.
과연 10분도 지나지 않고서 여기 저기 사람들이 몰려왔다.
“우와! 진짜잖아!”
“나 낚시인 줄 알고 별로 기대 안 했는데.”
“여기 카페 모카 10잔 주세요!!”
“······.”
오늘 하루만큼은 이곳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카페가 될 것 같았다.
* * *
쇼팽의 고향, 폴란드 바르샤바.
이곳에서는 5년마다 큰 축제가 벌어진다.
바로 쇼팽 콩쿨이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유일한 날이며, 온 세계가 이곳에 관심을 집중하는 날이기도 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입상을 꿈꾼다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적인 쇼팽 콩쿠르이기에 주최측은 모든 것을 꼼꼼이 살피며 전 세계 망신이 되지 않는 대회가 되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후-. 오늘 심사도 쉽지 않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지원을 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요.”
예선 모집을 위해 심사를 보던 심사위원들은 잠시 머리를 식혔다.
전 세계에서 날아오는 지원서를 받아 그것을 추려내는 것이 이들의 임무.
그것도 수백 수천 명의 지원서가 아니라, 수만 명이 넘는 지원서였다.
거기다 지원서에는 연주 영상이 함께 첨부되어 있기 때문에 일일이 그것을 확인해 상대방의 피아노 실력을 점검해야 했다.
그리고 이중에서 딱 160명만 뽑아 예선전을 시작하는 것이 대회의 규칙이었다.
“이렇게 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각자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시죠.”
“그럽시다.”
심사위원들은 헤드셋을 끼고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심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오늘도 밤을 새가며 심사를 하던 중-.
“······허.”
심사위원 하나가 짧게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는지 그는 곧바로 헤드셋을 벗어 버렸다.
그런 그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동료가 물었다.
“왜 그래?”
“아니. 내가 방금 엄청난 걸 보게 된 거 같아서 말이야.”
“엄청난 거?”
“응. 이건 나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 다른 사람들도 꼭 한번 봤으면 하는데.”
“대체 뭐길래 그래?”
“한번 보면 이해가 될 거야.”
그런 그의 말에 동료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영상을 한번 봐보았다.
그리고 그도 얼마 안 있어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게 무슨······.”
“어때? 내 말이 맞지?”
“잠깐만. 이건 진짜 네 말대로 혼자 보기 너무 아까운데? 다들 지원 번호 2646번 걸 한번 봐보는 게 어때?”
“응?”
“뭔데 그래요?”
그렇지 않아도 슬슬 졸음이 몰려 오고 있던 심사위원들은 갑작스러운 소란에 감기던 눈을 뜨며 번호를 확인해 보았다.
“흠-. 국적이 대한민국?”
“이름이······ 정윤성?”
심사위원들은 호기심에 전부 정윤성이 연주하는 영상을 틀어 보았다.
11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