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6)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6화
아우라를 보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흡수해 쓰는 능력.
대체 왜 이런 초능력이 생겼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원래 정윤성이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내가 회귀를 하면서 발생한 부작용 같은 것인지.
무엇이 되었든,
‘쓸모가 있으면 됐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능력이니 지금이라도 최대한 많이 사용해 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그 시작은 수업 시간 때부터였다.
‘음. 다음 과목은 수학이니까······.’
수학할 때 제일 아우라가 크게 퍼지던 친구가 누구였지?
빠르게 스캔을 끝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쉬는 시간인데도 열심히 혼자 꿋꿋하게 공부를 하고 있는 여학생.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저기, 지연아.”
“어? 어어? 유, 윤성아. 왜?”
“아니. 다른 게 아니고 나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
“응? 어, 어떤 거?”
나는 지연이 앞에 쭈그려 앉아 수학책을 펼쳤다.
“네가 수학 제일 잘하는 거 같더라고. 그래서 모르는 문제 도움 좀 받게. 괜찮을까?”
“아, 그럼.”
“와. 고마워. 그럼 여기 문제 좀 알려 줄래? 여기 계산식이 너무 헷갈려.”
“그래? 이건 그렇게 어렵지 않아. 여기서 어떻게 하는 게 좋냐면······.”
지연이는 열심히 노트를 해가며 내게 계산식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나는 그런 지연이를 가만히 살펴보았다.
아우라가 다 좋은데, 한 가지 큰 단점이 있단 말이지.
그건 바로 상대방과 접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 그렇구나.”
나는 알아듣는 척을 하며 지연이의 팔과 살짝 부딪혀 보았다.
그러자,
“!?”
지연이는 화들짝 놀라며 아예 몸을 뒤로 내뺐다.
“미안. 놀랐어?”
“아니. 내, 내가 미안해. 놀라서 그만.”
그냥 살짝 부딪힌 정도인데, 그렇게 놀랄 정도인가.
하긴. 내가 학교 다닐 때도 여자애들이 나랑 어깨만 스쳐도 깜짝 놀라며 심하면 울기까지 했었지.
그때의 트라우마가 새록새록 피어 나는 것 같았다.
“미안해. 내가 조심할게.”
“아니야. 그, 그냥 내가 너무 긴장 돼서.”
“응? 긴장할게 뭐 있어.”
“그야 네가 그렇게 앞에서 똑바로 쳐다보고 있으면 기, 긴장된단 말이야······.”
내가 너무 노골적으로 쳐다보고 있었나.
소심한 애인 거 같은데,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알겠어.”
그래도 다행인 건 지연이의 아우라가 조금이지만 내게 넘어왔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갑자기 지연이가 하는 수학적 용어가 다 이해가 되고 내가 모르던 문제도 어느 정도 알 거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이걸 대입을 해야 한다는 거지?”
“오! 맞아. 윤성이, 너 이해력이 빠르구나?”
“뭐, 좋은 선생님이 가르쳐줬기 때문이지.”
나는 수학책을 집어 들고 일어났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다음에 또 알려줄 거지?”
“응. 언제든 말해. 도와 줄게.”
“고마워, 지연아.”
그리고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으응?”
“그냥 고맙다는 의미로 악수하는 거지. 아. 혹시 싫으면 내가······.”
“아, 아니야! 좋아!”
지연이는 덥석 내 손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러자 그녀에게 있던 붉은 아우라가 팔을 타고 내게 넘어왔다.
왠지 악수를 하니까 아우라가 폭발하듯 출렁이던데, 그건 기분 탓이려나?
‘이게 지연이의 아우라구나.’
이제 어떤 수학 문제도 거뜬히 풀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붙었다.
띵동댕~
수업종이 울리고 이윽고 선생님이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도 온갖 세상 불만이 많아 보이는 남자 선생님은 아직도 떠들어 대고 있는 아이들에게 핀잔을 주었다.
“수업종 울린 거 못 들었어? 입 다물고 책이나 펴.”
저 양반은 볼 때마다 저 얼굴이다.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
아이들을 가르치기 싫다는 표정.
탁탁탁-!
“이거 나와서 풀어 볼 사람? 아니지. 그냥 내가 고르는 게 낫겠다.”
그리고 특히,
“야. 거기 너. 정윤성이. 나와서 풀어.”
저 새끼는 꼭 나한테 지랄이다.
“너 또 못 풀기만 해.”
이럴 줄 알고 내가 만반의 준비를 했지, 이 양반아.
나는 칠판 앞에 서서 자신 있게 분필을 들었다.
* * *
고학주 선생은 오늘도 귀찮은 발걸음으로 터덜터덜 교실을 향해 걸었다.
하. 주말은 언제 오냐.
막상 주말이 와도 할 건 없지만, 이놈의 학교를 나오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웠다.
“에혀. 내 팔자야.”
그는 교실문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수업 시작하자. 책 펴.”
그리고 힘없는 목소리로 수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업 시간이 마냥 재미 없지만은 않았다.
나름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달까.
그건 바로,
“야. 거기 너. 정윤성이. 나와서 풀어.”
각 반마다 학생 한 명을 찍어서 문제로 괴롭히는 것이다.
교실에서 가장 잘생기고 잘나 보이는 놈.
자신의 학창 시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놈.
자연스레 인간의 질투심을 유발하는 놈.
그냥 보기만 해도 짜증이 솟는, 그런 놈.
그중 단연 최고는 바로 정윤성이었다.
잘난 외모에 부모도 잘만나서 집도 잘 산다. 거기에 여자애들한테 인기도 많다.
뭐, 남자애들이 왕따를 시킨다는 소문이 있던데 최근에는 그것도 뒤집힌 모양.
이상하게 고학주 선생은 저런 놈을 보면 이가 갈렸다.
“너 또 못 풀기만 해봐.”
어차피 저 새끼 머리로는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
쉬운 문제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 절대 쉬운 문제들이 아니다.
난이도가 높은 수학 문제라는 것이다.
저놈이 칠판 앞에서 멍하니 서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것을 볼 때면 알 수 없는 희열마저 들었다.
원래는 한 5~10분 정도 갈궜는데, 오늘은 10분이 아니라 30분 동안 개지랄을 할 생각이었다.
그래. 수업 끝나고 교무실로 따로 불러서 아예 멘탈을 바사삭 박살 내버려야 하나?
라는 즐거운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다 풀었습니다.”
“······뭐?”
“들어갈게요.”
그런데 이 건방진 놈이 그 짧은 시간에 문제를 다 풀고 자리로 돌아갔다.
이 새끼가 미쳤나?
반항을 하겠다는 거야, 뭐야.
분명 대충 아무거나 휘갈기고 자리로 돌아······.
“어?”
고학주 선생은 칠판에 적힌 문제와 답을 몇 번이나 번갈아 쳐다보았다.
정답이 맞았다.
뭐야. 저놈이 이걸 풀었다고?
대체 어떻게?
‘컨닝을 한 건가?’
잠깐 자기가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 누군가 도와 준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놈이 그 빡대가리를 가지고 이 문제를 풀었을 리 없지.
‘이 새끼가 이제 하다하다 컨닝까지 해?’
아주 괘씸한 놈이었다.
감히 컨닝까지 해서 날 물 먹여?
탁탁탁-!
그럼 이번 건 어떻게 푸는지 한번 보자.
방금 거보다 훨씬 더 어려운 문제다.
“야. 누가 들어가라고 했어? 다시 나와서 풀어.”
“또 제가 풀어요?”
“그래. 얼른 나와.”
“너무 저한테 집착하시네요, 선생님.”
“뭐야?”
“아이고. 아닙니다. 풀어야죠.”
“이놈이······.”
됐다.
여기서 말하면 뭐하겠나.
저놈이 문제를 못 풀면 그때 단단히 혼쭐을 내면 된다.
그리고 이번에는 절대 컨닝도 못할 거다.
내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있······.
타타탁-!
“······?”
“다 풀었어요. 정답 이거 맞죠?”
고학주 선생은 칠판에 적힌 답을 보고 눈을 껌뻑였다.
컨닝을 하면 바로 잡아내려고 감시까지 하고 있었는데, 그럴 새도 없이 놈은 빠르게 문제를 풀어 버렸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너무나도 간단하게 풀어 버려서 할 말도 없었다.
“들어가도 돼죠?”
“······.”
“들어 갑니다.”
“자, 잠깐.”
고학주는 당돌하게 다시 자리로 돌아가려는 정윤성을 붙잡았다.
“너, 이거 어떻게 푼 거야?”
“네?”
“저번에는 쉬운 문제도 못 풀어서 얼 타던 놈이, 어떻게 고등학교 수학을 아는 거야?”
“그 말씀은 지금 수업 진도랑 상관 없는 문제를 일부러 풀게 만드셨다는 건가요?”
“뭐?”
“지금 그러셨잖아요. 고등학교 수학인데 어떻게 풀었냐고. 혹시 저 일부러 혼내시려고 그런 건 아니겠죠?”
“······.”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이런 그림을 원한 게 아닌데.
“그냥 선생님이 하도 혼을 내시니까 열심히 공부를 좀 했을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익히게 된 거고요.”
그 짧은 시간에 혼자 그 많은 진도를 나갔다고?
그게 가능한 일인가?
“아무튼, 저 진짜 들어가요?”
“그, 그래. 들어가라.”
하는 수 없이 놔줄 수밖에 없었다.
칠판에 적은 풀이도 완벽했고, 정답도 맞췄기 때문이다.
거기다 놀라운 건 보통은 고민할 법도 한데, 저놈은 막힘 없이 문제를 풀어 버렸다는 것이다.
‘저거 설마 천재 아니야?’
어쩌면 자기가 잠자고 있던 괴물을 깨워 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 * *
아. 따갑다.
사방에서 칼과 창으로 나를 찌르는 것만 같은 이 느낌.
부담되면서 딱히 싫진 않다.
“흐흥~ 흐흥~”
정윤아와 나는 지금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서로 이어폰을 하나씩 끼고 노래를 듣고 있었다. 콧노래를 조금씩 흥얼거리며 리듬을 타고 있는 정윤아와 그 옆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내게 모든 시선이 꽂혔다.
남자들의 부러움과 질투 섞인 눈동자가 처음에는 많이 부담됐지만,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 있었다.
사람은 역시 적응의 동물인가 보다.
“오빠. 이거 노래 좋지 않아?”
“아, 응. 좋네.”
“난 이 그룹 노래가 제일 좋더라.”
오늘 정윤아의 음악 취향도 알게 됐다.
그녀는 JJ 그룹의 노래를 유독 좋아한다.
JJ는 수많은 히트곡을 낸 전설적인 남매 그룹이다.
나도 그 그룹의 노래를 많이 듣곤 했다.
“음. 근데 빠뜨린 건 없겠지? 아빠 옷은 다 챙긴 거 같고······.”
우리가 지하철을 타고 가는 곳은 바로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회사였다.
매니저일을 하면서 얼핏 듣기는 했지만, 정윤아의 아버지는 기획사를 운영하는 분이셨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 기획사를 운영하시다 그 이후에 다른 친척들에게 회사가 넘어갔다고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사고지.’
그 애통한 사고가 언제 일어나는지,
정윤아의 인생이 뒤바뀐 시점이 언제인지,
나는 알고 있다.
“아! 도착했다. 나가자, 오빠.”
“응? 아직 한 정거장 더 남았는데.”
“에? 아. 진짜? 정류장을 잘못 봤나보네.”
나는 쯧쯧 짧게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요 며칠 같이 살아 보면서 알게 됐다.
정윤아가 얼마나 덜렁 거리는지.
이러니 불안해서 어딜 혼자 보낼 수 있겠나.
“여기야.”
“응!”
정윤아는 아주 자연스럽게 내게 팔짱을 꼈다.
나는 잠깐 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꼈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걸었다.
아직 이런 돌발적인 접촉은 적응되지가 않았다.
“왠일이냐. 내가 팔만 걸면 주먹질을 하려던 사람이.”
“널 여기서 잃어버리면 곤란하잖아. 집이 어딘지 제대로 찾아오지도 못 하는 게.”
“우쒸. 아니거든!”
“오~ 그럼 이따 집에 올 때 혼자 와봐.”
“윽.”
우린 그렇게 지하에서 나와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를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JY 엔터테이먼트 사옥에 도착할 수 있었다.
JY 엔터테이먼트.
내 옛 직장이자, 정윤아를 처음 만난 곳이었다.
운명의 장난인지, 공교롭게도 이곳 사장님이 이제 내 아버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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