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st member of Top Idol RAW novel - Chapter (115)
115화. 초동
나 지금 짹짹에 올라온 영상 보고 냅다 기절함 ㅋㅋㅋㅋ
왜 나는 저 팬싸에 못 갔을까… 후회하고… 절망하고… 고통받고… 슬퍼하고… 질투하고….
누나요.
누나요.
누나요.
시발….
서한아 나한테도 한 번만 누나라고 불러줘
-누나요…드르륵탁…누나요…드르륵탁…누나요…드르륵…탁… 드르륵…탁….
-하 근데 내 나이가 누나로 불려도 되는 걸까….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나도
└양심이 좀 찔린다 ^^
└할미도 누나라고 불러줄래…?
-진심 팬싸 영상 보다가 전원 꺼졌는데 내 광대가 너무 올라가 있어서 현타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격한 정색
└나… 연하남 좋아했네 응응….
-앙큼 폭스 도햄찌 유죄….
└이거 좀 놔봐요 아 쟤가 먼저 꼬셨다니까?
└판사님 저는 죄가 없어요 저 햄스터가 절 먼저 꼬셨어요
팬싸인회 다음 날.
팬 커뮤니티에는 줄줄이 팬싸 후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중에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글이 하나 있었다.
[170704 스타더스트 팬싸 후기]나 1집 팬싸 광탈했거든 ㅋㅋㅋ
이번에는 기필코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영혼을 바쳐서 통장을 탈탈 털었어
결과는 당첨.
아. 인생 착하게 살게요
비록 무교지만 이 세상 존재하는 모든 신께 감사하고 회개하면서 팬싸인회장에 입장함.
팬싸장 들어가면서 내 목표는 딱 하나였음
그동안 더스티들 사이에서 논쟁이었던 1집 타이틀 유영의 영어 해석이 You young이 맞는지 진지하게 물어보러 감
나는 you old니까
아무튼 그럼
일곱 명 다 물어보진 못했는데 애들마다 반응 다른 게 너무 귀여워서 ㅠㅠ
공익을 위해 공유한다
내 첫 희생양은 준서였어
우리 준서… 드립도 모르고… 밈도 모르고….
이걸 알까? 싶었는데 역시나 알 리가 없음
나: 준서야 너네 1집 타이틀 있잖아
준서: 네!
나: 유영이 you young인 거 알고 있었어?
준서: (이해 못 함)
나: 유영이 영어로 you young인 거 알아?
준서: (깊은 고민에 빠짐, 여전히 이해 못 함) 네 알아요
뭘 알겠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알겠다고 함.
나: 누나는 you old거든
준서: ……(되게 안타까워하는 표정)
나: …응 그렇다고
네 망했습니다
졸지에 사연 있는 여자됨
하준서 무슨 말로 위로를 해줘야 할지 몰라서 허둥대다가 갑자기 진지하게 인생 철학 늘어놓기 시작함
준서: 우리 인생에서 늦은 때는 없는 것 같아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늦은… 아.
나: (아련한 눈빛)
준서: (당황)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준서가 나를 두 번 죽였어
두 번째로 서하임한테 시도해봄
우리 초코하임은… 응… 그냥 해맑아
나: 하임아 너 유영이 you young인지 알고 있었어?
서하임: (제자리에서 튀어오름) 진짜요??? 와 대박, 저 처음 알았는데?
나: (진짜겠냐고)
서하임: 유영이 spacewalk 잖아요 you young도 되는 거예요 그럼??
나: 응 그렇대
서하임: 유영이 중의적인 뜻이 있었구나 저 그거 이따 팬싸 끝나고 회사에 물어볼게요 대박, 알려줘서 고마워용 와 대박 신기해 미쳤다 신기해!!!
신기해신기해신기해만 한 스무 번 외치다가
TO FAN에도 ‘you young 알려줘서 고마워용’라고 적어놨더라….
우리 순수한 초코하임 이 험난한 세상 어떻게 살아갈까….
마지막으로 우리 세현이는요
진세현: you young이요? 설마… you old 드립하려고?
나: (들켰다)
진세현: (씨익 웃으면서) 다 알아요~ 다 안다구~
야 너네 짹친 중에 분명 있다
조심해라;;;
-진세현 개무서워
└선생님 저 너무 무서워요
└아니 그렇게 흥한 밈도 아니었잖아 세현아 너 대체 어떻게 아는 거야
└모두 보기 때문이겠지
└아ㅏ아아아 여름인데 벌써 추워요 ㄷㄷㄷㄷㄷㄷ
└과연 진세현이 짹짹만 할까? 이 글도… 이미 보고 있을지도?
└한파주의보예요? 오늘 왜 이리 춥지???
└진세현 서칭 멈춰
.
.
.
.
스타더스트 숙소 안.
팬싸 후기 밑에 달린 댓글들을 빠르게 내리며 훝고 있었는데, 벌컥 문이 열렸다.
진세현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야, 서한아.”
“응?”
“소년의 꿈 1회 방영된 거 봤어?”
평화롭게 팬싸 후기나 보고 있었건만, 갑자기 튀어나온 타 프로의 이름에 동그랗게 뜬 눈이 되었다.
당장 형이 막내 피디로 들어간 그 프로그램.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건 알고 있는데.
“나와서 봐봐.”
진세현이 심각한 얼굴로 말을 더했다.
“난리 났어, 지금.”
아무래도 뭔가 터진 모양이었다.
* * *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편집적인 부분에 있어서, 제가 억울한 점도 많았고….
-사실 보여지는 것들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화면 속 이준혁은 슬프게 웃으며 고개를 떨구었다.
마치 그간의 여론에 꽤나 지친 것처럼, 힘없이 말하는 모습은 표면적으로 봤을 땐 완벽한 악편의 피해자였다.
이준혁은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레 입을 떼었다.
-그래도 다시 한번, 용기를 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기필코 데뷔하겠다는 의지와, 자신을 악편으로 몰아넣은 스타프와 TBN를 향한 도전장.
1화는 이준혁의, 이준혁에 의한, 이준혁을 위한 서사의 편집이었다.
작년에 방영했던 스타프의 악편을 정면에서 저격하고, 1화부터 분량을 사실상 한 사람에게 몰아줬다.
비록 스타프 1차 탈락자였지만 탈락 당시 임팩트가 워낙에 컸기 때문에, 당시 스타프를 봤던 시청자라면 이준혁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같은 팀 멤버들에게 꼽을 주곤 했던 모습과, 연습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았던 불성실한 태도.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은 같은 팀 멤버 도서한의 뒷조사 사건까지.
터진 게 한두 가지여야 말이지.
이제 와서 그게 모두 왜곡된 편집이라니, 자연히 대중들은 무엇이 진실이었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이준혁 악편이라는데?]일단 본인은 그렇게 주장하는데 ㅋㅋㅋㅋ 잘 모르겠다
애초에 녹취록 터지면서 그 난리 난 거 아니야??
이게 악편일 수가 있나?
[소꿈 아예 대놓고 마라맛으로 끌고 가네]소꿈 1화 보는데 진짜 미친 듯이 매운맛이라서 깜짝 놀람
연습생들 춤출 때마다 들어가는 코멘트 봐봐
-여기는 나름 대형이잖아. 저딴… 저런 식으로 해도 되는 거야?
-한 번 데뷔한 사람인데 글쎄.
-저 사람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간절함이 안 보여요
심지어 1화부터 스타프 관련 언급 있음
-사실 보여지는 것들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그 프로그램… 별들의 전쟁이었지.
-살벌했죠.
나 ㅋㅋㅋ 공중파에서 저렇게 타 방송국 대놓고 돌려까기 하는 거 처음 보는데?
SBC가 그냥 TBN 뒤통수를 후려버리네?
이거 맞아?
-근데 화제성 미쳤어 ㅋㅋㅋㅋ 다 안 본다면서 보고 있더라
└일단 여기서 이슈된 것만 봐도 ㅋㅋ 노이즈 마케팅 확실히 성공한 듯?
└처음부터 이걸 노렸나
└매워도 너무 매워요….
-소꿈도 연생 풀 나쁘진 않더라 스타프 애들이 확실히 대형이라 더 비주얼, 실력은 탄탄하긴 했는데 여기도 생각보다 괜찮음
└아마 2화부터 본방 챙겨볼 수도
└나 서바 그만 봐야 하는데 ㅋㅋㅋ
└결국 또 감겼네 레이야 꼭 데뷔해라
-이준혁은 진짜 뭘까….
└피디픽이요
└피디픽인가? 지랄픽 아니고?
└ㅋㅋㅋㅋ뭐래 진짜 대놓고 피디픽이지 누가 1화부터 서사를 저렇게 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1000000% 피디픽
└이준혁 팬인가보네 ㅋㅋ 이걸 쉴드를 쳐?
└얘는 악편이 아니라 그 지랄난 게 본인 인성이라니까? 팬들은 아직도 그걸 모르고 눈막귀막하네
그렇게 1화가 방영되고 소년의 꿈 숙소는, 그야말로 얼음장이었다.
누군가 찬물을 끼얹은 것 마냥 숙소 안은 조용했다.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시간이기에,
참고 있던 한 연습생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화제성 죽여준다.”
“공중파가 아니라 케이블 방송 보는 줄 알았잖아.”
“레전드, 걍 레전드….”
다들 이준혁을 힐끗 돌아보곤 인상을 찌푸렸다.
“분량 많아서 좋겠다.”
“그래서 진짜 악편이었대?”
“아닐걸. 그때 말 많았잖아.”
“눈빛부터 쎄한데 무슨….”
누군가는 제대로 피디픽을 받았다면서 비아냥거렸지만, 레이의 생각은 아니었다.
‘1화부터 저런 편집을….’
이걸 피디픽이라고 할 수 있나?
너무 노골적이라서 반감이 들 수준이었다.
실제로 이준혁은 현재 화제성의 중심에 서서 프로그램의 욕받이가 되고 있었다.
그게 본인이 바랐던 거라면 할 수 없지만.
‘애초에 여지를 주긴 했지.’
레이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준혁 쪽을 힐끗 돌아보았다.
이준혁은 아까부터 차갑게 식은 얼굴로 말없이 앉아있었다.
그때, 한 사람이 레이의 옆에 스윽 다가와 앉았다.
이도경이었다.
“1화 어떻게 생각해요?”
“빡세더라. 이게 서바이벌이구나 싶고.”
레이는 헛웃음을 흘리며 이도경을 돌아보았다.
당장 남 일이 아니었다.
레이는 1화에 처참한 실력이라고 심사위원들에게 탈탈 털리는 장면이 방영되었다.
피디들이 대체 어떤 성장 서사를 그리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1화만 놓고 봤을 때는 오히려 호평을 받은 연습생들이 더 적은 수준이었다.
애초에 소속사 자체 서바이벌보다 매운맛일 거라는 건 알았으니, 납득해야겠지.
하지만, 이 판이 처음인 어린 연습생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러면 무서워서 2화부터는 뭘 못 하지 않나.”
“야, 까닥 잘못 말하면 제물행이야. 저어기 피디픽이랑 엮이면 더더욱.”
“다 들린다. 목소리 낮춰.”
“들으라 해.”
이준혁을 향한 도발과 피디를 향한 분노.
그 어디쯤에서 끓어오르던 대화들이 이준혁의 심기를 건드릴 거라고 생각했다.
이도경은 피식 웃으며 목소리를 낮췄다.
“터지겠네.”
“응?”
“이준혁 성격 진짜 지랄맞거든요.”
최소한 이준혁을 경험한 이도경은 그렇게 확신했다.
아무리 성격을 죽였어도 저걸 참을 리가 없다고.
아니나 다를까.
이준혁의 인내심은 딱 거기까지였다.
“야.”
이준혁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라고 수군대던 내 알 바 아닌데, 나는 이딴 편집 원한 적 없어.”
“……!”
“내 욕하지 말고 피디 찾아가라고, 새끼들아.”
이준혁은 욕설을 내뱉으며 가장 먼저 제 욕을 시작한 한 연습생을 서슬 퍼렇게 노려보았다.
아까까지 조잘대던 연습생들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
이도경은 혀를 끌끌 차며 레이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잘못 건드렸네. 다음엔 한 대 치겠다….”
스타프 때 하도 데여서인지, 카메라가 없다고 주먹을 휘두르진 않았다.
대신, 이준혁은 싸늘한 표정으로 말을 쏟아내었다.
“야, 멍청한 새끼들아.”
“…….”
“너네 진짜 모르냐? 여기 지난주부터 소문 돌았었잖아. 막내 피디가 완전 미친놈이라고. 촬영할 때도 그 새끼가 그림 뽑아가겠다고 눈 돌아서 자극적인 컷만 골라 찍어댔잖아.”
이준혁은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삿대질을 하며 말을 뱉었다.
“남 일 같아? 우리 싹 다 언제 골로 갈지 모른다고.”
연습생들이 침을 삼키며 이준혁의 눈치를 살폈다.
이준혁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 새끼 완전 돌았다니까? 그러니 나한테 지랄하지 말고 가서 따지라고!”
“…….”
“니들이 돌은 피디 새끼 찾아가서 직접….”
바로 그때.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니 벌컥 열어젖히고 들어왔다.
동시에, 아까까지만 해도 볼멘소리를 내던 연습생들이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
저벅저벅.
차가운 얼굴로 걸어들어온 건 소년의 꿈 막내 피디 도서준이었다.
이준혁이 당황한 듯 쭈뼛거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레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눈치를 살폈다.
설마.
방음이 잘되던데 듣진 못했겠….
“안녕하세요, 조금 돌은 피디인데요.”
들었구나.
도서준은 이준혁의 앞에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저한테 하실 말씀이라도?”
“그….”
“많아 보이길래. 직접 대화를 위해 들어와 봤거든요.”
이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였다.
그런 이준혁을 향해 도서준은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애초에 네가 깝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안 일어났잖아.’
-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도서준 피디는 싱긋 웃으며 이준혁의 어깨를 툭툭 쳤다.
“선배님이 너무 좋아하시더라고. 스타프랑 경쟁 구도를 박고 들어가야 노이즈마케팅이 확실히 되거든.”
실제로 모두가 망할 거라고 비웃었던 공중파의 아이돌 서바이벌이 역대급 화제성을 불러왔다.
그러면 됐지. 욕은 피디가 먹을지언정, 방송국 입장에선 호재였다.
어차피 뭔 짓을 해도 욕먹는 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피디라더라.
도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1편은 되게 호의적으로 편집이 들어간 것 같던데.”
“…….”
“악편을 싫어한다고 해서 준비해 봤어요. 왜, 이건 마음에 안 들어요?”
도서준 피디의 말에 이준혁은 복잡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줘야 하지, 내가. 아예 보내버릴 수도 없고….”
그 살벌한 한마디에 연습생들이 두 눈만 또르르 굴렸다.
레이 바로 옆, 이도경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 이내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순간, 불편한 기시감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잠깐만.
‘뭐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 생각했는데.
이제야 기억해 냈다.
‘미친.’
파이널 때 봤잖아.
가족들의 영상편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이도경은 파리하게 질린 얼굴로 도서준을 올려다보았다.
자신이 아는 사람보다 골격이 조금 더 선명하긴 하지만, 싱긋 올라간 입꼬리에 탈일반인 수준의 잘생긴 얼굴.
거기에 나직한 톤의 목소리까지.
‘여자친구, 많으시죠?’
‘여자친구, 많으시죠?’
‘여자친구, 많으시죠?’
아, 갑자기 PTSD 오네.
누군가에게 들었던 협박이 오버랩되었다.
“기회를 줄게요.”
도서준은 이준혁을 돌아보며 싱긋 웃어 보였다.
“지금이라도 말해요. 퇴소하고 싶으면.”
와, 진짜 누구 생각난다.
“도서한 형…?”
이도경은 헛웃음을 흘리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 * *
같은 시각.
띠링-
띠링-
더스티들의 휴대전화에서 프라이빗 메시지의 알람이 계속 울려 퍼졌다.
항상 기쁜 일이 생기면 쪼르르 달려와 더스티들에게 자랑하곤 하는 멤버들.
오늘의 첫 타자는 서하임이었다.
초코하임: 더스티들
초코하임: 더스티들!!!!
초코하임: 초동 뜬 거 봤어요???
스타더스트 2집 미니 앨범 초동 집계가 마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