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131
– 브라이트 걸스 (이나 or 솔라)
– 걸스온탑 (유미)
이 같은 4명의 후보군은 [학식 누나]의 ‘실용무용과 재즈댄스 전공’ 캐릭터 설정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었다.
춤을 잘 추는 배우 ‘정지예’,
댄스에 강점이 있는 아이돌 중 연습생 때부터 연기 준비도 같이해온 ‘이나’와 ‘솔라’,
그리고 걸스온탑의 ‘유미’까지 총 4명이었다.
정지예는 예전에 에서 래원과 작업 경험이 있는 배우였다.
김곤의 가스라이팅으로 하차 위기에 처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끝까지 잘 마무리했더랬다.
‘소철않’으로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최근에는 ‘슬기로운 카이스트 생활’에 조연으로 출연했었다.
이나와 솔라는 브라이트 걸스 멤버 중에서도 춤에 강점이 있는 아이들이었다.
특히 솔라는 배우상이라 마스크가 돋보였고,
이나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래원은 알았다.
마지막으로 걸스온탑의 유미.
‘걸스온탑’은 ‘브라이트 걸스’와 함께 걸그룹 쌍벽을 이루는 아이돌이었다.
한마디로 브잇걸의 초강력 라이벌.
브잇걸보다는 반년 정도 일찍 데뷔했더랬다.
그중 유미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유명한 멤버였다.
캐스팅 디렉터의 이어지는 메시지.
[캐스팅디렉터] 이 4명은 소속사에 스케줄 확인했습니다. 기획안도 전달한 상태라, 결정하시는 대로 바로 캐스팅 가능합니다.단톡방이 잠시 침묵으로 멈춰 섰다.
[주기훈] 아무래도 배우가 낫지 않나? 정지예로 하지?주기훈이 정적을 깨고 의견을 냈지만,
특별히 동조하는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정지예의 인지도와 스타성으로는 드라마 홍보에 한계가 있을테니까.
다들 래원의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캐스팅디렉터] 결정 힘드시면 최종 후보 2명 정도 추려서 지명 오디션 보셔도 될 것 같아요. [차여름] 당장 다음 주가 주연 배우 미팅이랑 대본 리딩인데, 오디션은 시간 촉박하지 않나요? [박은정] 일단 제일 마음에 드는 친구랑 단독 미팅해보고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캐스팅디렉터] 맞아요. 그랬다가 별로면 나머지 중에 또 미팅해보면 되니까요.잠자코 있던 지혜영이 메시지를 남겼다
[지혜영] 무엇보다 래원 감독님의 느낌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단톡방에 다시금 침묵이 흐르던 찰나,
[래원] 결정했습니다. 학식 누나. 이번주 중에 약속 잡아주세요. 오디션은 필요 없으니 바로 ‘미팅’ 자리로 다 같이 만나보죠.래원은 [학식 누나] 캐스팅을 망설이지 않았다.
그럴만한 근거와 확신이 있었으니까.
모두가 래원의 다음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23화 – 리디북스
* * *
드라마 의 주연 그리고 주조연은 모두 5명이었다.
연애 유튜버 [고필우]
경제 유튜버 [서울 주민]
리뷰와 브이로그 유튜버 남매 [학식 누나] & [급식 동생]
그리고 먹방과 메이크업 유튜버 [심덕분]
래원과 지혜영을 비롯한 연출부 및 2명의 작가는 이 5명의 배우 개개인과 미팅을 했다.
‘예능 드라마’의 컨셉 특성상 배우 각자의 성향을 파악해서 대본에 반영하기 위함이었다.
미팅 이후 작가진은 캐릭터 위주로 1, 2부 대본을 수정 및 보완했고,
주요 스텝 및 5명의 메인 배우들만 모인 상견례와 대본 리딩을 진행하기 위해 바로 오늘 다시 모였다.
이 드라마의 공동 제작사 원더빅 엔터테인먼트의 대회의실.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제작사 대표 박현만과 도래원이었다.
그리고 지혜영과 조연출, 차여름 작가와 박은정 작가가 이어 들어왔고,
스텝 중에서는 배태람 촬영 감독이 가장 마지막에 자리했다.
배태람은 래원의 3번째 드라마이자, 2번째 미니시리즈 로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었다.
연출부 출신의 촬영감독이라 연출 의도도 잘 간파하는 데다가, 무엇보다 연출을 전적으로 존중해주는 스타일.
그래서 래원은 ‘예능 드라마’라는 새로운 컨셉을 함께 시도해보고 모험해 볼 동반자로 배태람이 적격이라 판단했더랬다.
“잘 지내셨어요, 래원 감독님?”
“배 감독님, 이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소철않’ 종방연 이후로 얼굴을 마주하는 건 처음이었기에,
둘은 악수 대신 사나이끼리 진한 포옹을 나누었다.
배우 중에서는 [고필우] 역의 ‘원준혁’과 [심덕분] 역의 ‘윤혜심’이 먼저 얼굴을 비추었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면서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며 들어섰다.
“선생님, 이렇게 다시 봬서 너무 좋네요.”
“준혁이 너는 나이를 안 먹냐?”
“에이. 선생님만 하겠어요, 제가.”
“입에 발린 농담은 됐고. 비법이 뭐냐? 어째 이렇게 20대 때랑 변한 거 없이 그대로야?”
둘은 과거 십몇 년 전에 배미란이 연출하고, 황태수가 조연출 했던 드라마에 함께 캐스팅됐던 인연이었다.
원준혁은 윤혜심에게 아들처럼 살갑게 대하며 그녀를 깍듯이 모셨다.
바로 뒤이어 [급식 동생]의 ‘이재윤’이 대회의실에 등장했다.
드라마는 처음이라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는 모습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이재윤입니다.”
먼저 와 있던 모든 스텝과 배우들에게 한명 한명 다가가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배우였다.
시간이 다 되기 5분 전쯤.
[서울 주민] 역의 ‘전미호’가 들어섰다.화장기 없는 얼굴로 청바지에 셔츠 그리고 에코백을 멘 그녀가, 먼저 도래원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그녀에게서 처음 만난 날 맡았던 그 알싸하면서도 달콤한 스모키향이 물씬 풍겼다.
극중 [서울 주민]을 실제로 만난다면 그녀에게서 풍길 법한 향이었다.
“지금 [학식 누나]만 아직 안 온 거죠? 그 배역 결국 누가 하기로 했어요?”
궁금한 건 못 참는 원준혁이 물었고,
전미호가 대답하며 자리에 앉았다.
“아, 저랑 같이 왔어요. 화장실 들렀다가 올 거예요.”
그녀의 자리는 원준혁의 바로 옆자리였다.
“안녕하세요. 전미호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원준혁 입니다. 유튜브 보고 왔어요. 대학로 여신이시라고요?”
“아이, 아뇨. 그 정도는 아니에요.”
“지금 하시는 연극 보러 갈게요. 초대해주세요.”
“어유, 그럼요. 언제든 시간 되실 때 연락 주세요.”
원준혁과 전미호는 반가움과 어색함이 뒤섞인 대화를 나누며 번호를 주고받았다.
이윽고, 전미호의 말처럼 금방 들어선 [학식 누나] 역할의 배우.
그녀는 바로 브라이트 걸스의 ‘이나’였다.
이나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회의실로 들어왔고,
래원이 그녀를 사람들에게 소개해주었다.
“가장 늦게 결정된 배역이라 오늘 처음 아신 분들이 대부분이실 텐데, [학식 누나]로 같이 합류한 ‘이나’예요. 다들 아시죠? 작년에 가장 핫했던 걸그룹.”
“우와! 브잇걸!”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이재윤이었다.
20대 초반답게 미처 감추지 못한 감탄사를 저절로 내뱉고 말았다.
이나가 배시시 웃으며 꾸벅 허리 숙여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나 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금발좌! 금발좌! 금발좌!”
원준혁의 성격대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며 소리쳤고,
상석의 래원이 시계를 흘깃 보고는 오늘 자리를 이끌기 시작했다.
“그럼 인사들 나누시고 숨 돌렸다가 5분 후에 대본 리딩 시작하겠습니다.”
예능 드라마. 그리고, 유튜버들의 이야기.
배우들의 케미가 중요한 작품이다.
때문에 배우들끼리 벌써 친해지려는 움직임이 보였다.
그래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으니까.
래원은 상석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특히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이 결정된 이나에게 자꾸 눈길이 갔다.
21살로 이 팀의 막내기도 했고,
래원에게 이나는 래미처럼 친동생 같은 아이였으니까.
한국인 아버지와 스위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인.
금발이 섞인 밝은 갈색 머리와 연한 눈동자의 소유자였다.
이국적인 외모와 다르게 한국어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서울 토박이 ‘이나’.
오히려 아나운서를 해도 될 정도로 발성과 발음이 또렷했다.
지난주 이나와의 개인 미팅 후,
그녀를 너무나 마음에 들어 한 차여름과 박은정이 이나를 위해 [학식 누나] 캐릭터를 수정하느라 뒤늦게 캐스팅이 픽스됐고, 그 덕에 오늘 합류할 수 있었다.
지금 이나와 전미호는 사제 간에 같이 드라마 데뷔를 하게 된 것에 몹시 들떠 있었다.
래원은 이나가 다른 배우들과 잘 섞여 대화 나누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면서,
당시 작가들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
.
“도 감독님, [학식 누나]의 인물 설정이나 성격은 이나와 이미 찰떡 궁합이어서 수정이 필요 없는데, 문제는 이나의 이국적인 외모예요.”
“그러니까요. 머리야 염색한다고 쳐도, 눈동자 색이나 이국적인 마스크는 커버가 안 되니···.”
“작가님들, [학식 누나]랑 [급식 동생]을 ‘배다른 남매’ 설정으로 비트는 건 어때요? 이재윤 배우도 이나처럼 쌍꺼풀이 진하거든요. 그래서 그렇게만 바꿔도 설득력이 생길 것 같은데요?”
결국, [학식 누나]의 서양인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한국인과 재혼하면서 남동생 [급식 동생]이 생긴 것으로 인물 전사를 추가했더랬다.
5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자, 그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자리해주신 헤드 스텝분들과 메인 배우분들, 돌아가면서 인사 한마디씩 해주시고요. 바로 대본 리딩 이어 진행하겠습니다.”
래원이 자리에서 일어서 먼저 한 마디 건넸다.
“안녕하세요. 연출을 맡은 PD 도래원입니다. 우리 은 ‘예능 드라마’를 표방합니다. 새로운 형식의 스토리, 배우분들에게 맞춤옷처럼 맞춘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려합니다.”
원더빅 대회의실에 박수가 울려 퍼졌다.
“오늘 함께해주신 5명의 인물에게는 각자 성공 서사와 로맨스 서사가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한마디로 ‘성장 서사’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우리 드라마는 성공담도 로맨스물도 아닙니다. ‘5명의 성장통’에 초점을 맞춰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이어서 차여름 작가와, 박은정 작가 그리고 B팀 지혜영, 박현만 대표
그리고 원준혁, 전미호, 이나, 이재윤, 윤혜심 배우들까지 각자의 소개 타임을 보낸 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 2부 대본 리딩을 마칠 수 있었다.
원더빅 박현만 대표가 저녁 회식 자리를 마련하면서,
을 향해 다 함께 의기투합하고 의지를 다지며 오늘의 첫 만남은 기분 좋게 끝이 났다.
* * *
며칠 뒤.
차여름과 차가을 작업실.
신년회 겸 과 대본 회의를 위한 자리.
래원은 래미를 데리고 이곳에 왔다.
래미는 결국 오랜 고민 끝에 올해의 개인 활동을 유찬과 차가을의 에 출연하는 것으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유찬도 일찍 와있었다.
“오늘은 와인 안 돼요.”
어느새 자기 집처럼 편하게 냉장고를 열어 살피고 있는 유찬에게,
차가을 작가가 핀잔 주듯이 말했다.
유찬이 아쉬운 얼굴로 대신 맥주캔을 꺼내 들며 물었다.
“그럼 맥주는요?”
“맥주도 안 됩니다! 일해야죠, 일!”
차가을이 다가와 유찬에 손에 들린 맥주를 낚아채 도로 냉장고에 넣었다.
유찬은 입맛을 쩝쩝 다시며 테이블로 돌아왔다.
“오늘은 건전하게! 맨정신으로! 회의만 하는 거예요.”
차가을이 똑 부러지게 한 마디 더하자 유찬은 토를 달지 못한 채로 기획안과 대본을 꺼냈다.
먼저, 유찬과 차가을의 의 대본 회의가 진행됐고
래원과 차여름은 자기 작품인 것처럼 옆에서 브레인스토밍에 동참하며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래미는 이들의 대화를 방해하지 않으며,
조용히 대본을 들고 회의를 따라가고 있었다.
간만에 하는 연기였다.
이것은 래미 나름대로 자신의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오늘 래원을 따라 이곳에 온 것이었으니까.
이내,
회의는
자연스럽게 회의로 바뀌었다.
며칠 전에 메인 스텝과 배우들끼리 만났던 자리의 이야기, 그날의 대본 리딩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이나의 캐스팅 소식을 알고 있는 래미가 한마디 거들었다.
“이나 언니는 연기를 배운 기간 자체는 저보다 짧은데 감각이 타고났어요. 우리 멤버 중에 연기 제일 잘해요. 아, 물론 저 다음으로요! 헤헤.”
래미의 말에 차여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잘해야지. 우리가 이나 캐스팅하려고 캐릭터 설정까지 바꿨는데! 래미보다 더 잘해야 해!”
“그건 안 되거든. 래미가 더 잘할 거거든.”
옆에서 차가을이 농담을 받아쳤다.
그렇게 수다를 떠는 것인지 회의를 하는 것인지 헷갈리는 분위기 속에서 오늘의 대본 회의가 마무리되어갈 쯤.
“래미야, 졸업 축하해!”
작가들과 유찬이 래미에게 고등학교 졸업 선물을 건넸다.
래미가 좋아하는 배우가 쓴다는 산타마리노벨라 향수와, 새 모양의 팬던트에 크리스탈이 박힌 목걸이였다.
“이제 훨훨 날아, 래미야.”
“너의 비상의 시작이 우리 드라마가 될 수 있게 열심히 해보자.”
유찬과 차가을의 말에 래미는 감동한 눈치였다.
래원은 자신이 선물을 받은 양, 이 순간이 뿌듯하고 행복했다.
* * *
1월부터 3월 초까지.
미니시리즈 의 프리 프러덕션은
주요 배역의 캐스팅 과정만 우여곡절을 겪었을 뿐, 그 뒤의 과정은 속전속결로 물 흐르듯 진행됐다.
그 사이 래미는 예화예술고를 졸업했더랬다.
래미가 유닛 활동과 드라마를 준비하는 사이,
래원의 시간도 바쁘게 흘러갔다.
캐스팅 디렉터는 래원의 취향을 금세 파악하고는, 래원과 손과 발을 맞추어 조연과 단역을 일사천리로 섭외했고
배태람 감독이 ‘예능 드라마’라는 모험을 함께할 실력 좋고 호흡 맞는 촬영 스텝들, 그리고 조명 팀, 그립 팀 정예군을 모았다.
천하 일보의 거액 투자금은 물론,
원더빅 역시 투자금을 아끼지 않은 덕에
래원은 마음에 드는 스텝들로 미술팀, 의상 및 분장 팀, 소품 팀, 편집팀 그리고 음악팀까지 손색없이 꾸렸다.
게다가 ‘다이아샌드’를 주요 촬영 장소로 쓰기로 한 덕분에 세트 제작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대신 이는 극 중 인물들이 유튜버로서 색다른 로케이션을 갈 때 힘을 주어 활용할 계획이었다.
어느덧 3월 중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