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 Demon Return to Home RAW novel - Chapter (133)
사흘 후. 소림사 취의청.
백무명 주재로 작전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놈들의 동태는 어떠하오?”
백무명의 물음에 백여희가 답했다.
“정탐 결과 현재 낙양 무림맹 총단을 칠마종 중 검마종, 광마종, 독마종 이렇게 세 곳의 무사들이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놈들의 병력은 어느 정도요?”
“대략 삼십만으로 추정됩니다.”
“그럼 각각 십만씩이란 말이오?”
“네. 원래 광마종 놈들의 수가 가장 많았으나 우리에게 패해 병력이 줄어드는 바람에 세 곳의 균형이 맞춰졌지요.”
“으음, 원래 칠마종 각각의 병력이 오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동안 그 수가 늘어난 것은 아무래도 사마세력이나 흑도 세력을 휘하로 들였기 때문이오?”
“네. 점령지를 넓힐 때마다 휘하 세력을 받아들여 무공을 전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마세력은 보통 문파별로 그 지휘를 받게 되기 때문에 주로 흑도 놈들이 칠마종에 직접 투신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으음, 삼십만이라. 일만도 안되는 우리 병력으로는 중과부적이 아니라 할 수 없구려. 그나마 놈들이 이곳으로 쳐들어오지 않고 있어 다행이긴 하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오?”
“바로 맹주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광마종 별동대들이 제대로 힘도 못 쓰고 전멸당하는 것을 본 검마종과 독마종에서 병력을 파견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광마종이 또다시 병력을 보내는 것도 주저할 게 분명하니 아마도 지원을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지원이라면 혹시 반선들을 뜻하는 것이오?”
“네. 이제 놈들도 맹주님을 상대할 수 있는 고수들이 반선들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반선들의 움직임에 대한 첩보는 있소?”
“전혀 없습니다. 소림사 봉쇄진법이 파훼될 때 잠시 나타나 칠마종에게 도움을 준 이후로 다시 종적을 감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전처럼 일시 신선계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반선들이 오기 전에 무림맹 총단을 탈환해야 할 것 같소. 좋은 의견 있으신 분은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일단 그전에 말씀드릴 것이 있는데 현재 소림사를 둘러싼 새로운 진법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설치한 진법으로 단순한 봉쇄진법이 아니라 더욱 출입이 자유로운 보호진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봉쇄진법과 보호진법의 차이가 뭔가요?”
이번에 새롭게 영웅맹 호법이 된 백여옥이 물었다.
그녀의 호법 임명은 언니인 백여희의 추천에 의한 것이었다.
물론 그녀의 무공이 다른 호법들보다 뒤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최근 남몰래 열심히 무공 연마를 해 그 실력이 일취월장한 바 있었다.
백무명이 미소를 지었다.
“적의 침입을 막아내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은 둘 다 같소. 하지만 봉쇄진법은 평상시에도 생문을 닫아 진 안쪽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게 매우 복잡하고 번잡하오. 하지만 보호진법은 우리 측 무사들의 출입이 훨씬 더 자유로운 이점이 있소.”
“그 말씀은 방어력 면에서는 봉쇄진법이 더 뛰어나다는 뜻인가요?”
“일반적으로는 그렇소. 하지만 내가 설치한 보호진법은 그러한 단점을 보완했소. 따라서 이전에 설치한 달마봉쇄진(達磨封鎖陣)과 비교해 그 방어력 면에서 크게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오.”
백무명의 말에 지휘부 고수 백여 명이 술렁였다.
백무명이 겸양을 했지만 달마봉쇄진과 그 위력 면에서 대등하다는 점을 밝혔기 때문이었다.
사실 다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언제라도 칠마종의 총공세가 있을 수 있어 조금씩은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무엇보다 방어력에서 최고로 평가받던 소림사가 뚫린 것을 직접 보지 않았던가.
더 큰 문제는 달마봉쇄진은 한 번 파훼되면 최소 일 년간은 복구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달마봉쇄진을 설치할 고승들이 대거 죽거나 사천성으로 피신 중이었다.
“역시 맹주님이십니다. 당금 무림에서 맹주님과 같은 영웅이 안 계셨다면 그야말로 절망적이었을 겁니다.”
백운목의 칭찬이었다.
“아닙니다. 백 장로님 같은 분이 계셔서 이렇게 마지막까지 저항하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아직 강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은거기인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림맹 총단을 탈환해 그런 분들을 한곳에 모으는 겁니다.”
“하지만 삼십만 병력을 무슨 수로 상대하겠습니까? 일단 이곳에서 좀 더 상황을 두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영웅무관주 성장백의 말이었다.
“성 장로님의 의견도 일리가 있습니다. 확실히 일만도 안되는 우리 병력으로 낙양 무림을 수복하는 것은 어렵지요. 백 군사의 생각은 어떻소?”
“저도 성 장로님과 같은 생각이에요. 하지만 반선들이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해요. 차라리 별동대를 낙양성에 침투시켜 놈들의 허실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정탐 도중 가능하다면 놈들의 지휘부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것도 좋겠지요.”
“별동대라. 어느 정도 규모로 생각하고 있소?”
“한 백 명 정도면 되지 않을까 해요. 하지만 그만한 고수들이 잘 보이지 않네요.”
백여희의 말에 지휘부 고수들이 안색을 굳혔다.
하지만 반박하는 사람은 없었다.
단순히 정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적의 지휘부 고수를 암살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백무명이 말했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마시오. 나 혼자 다녀올 테니까. 그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인 것 같소. 내가 없는 동안 백 군사가 무사들을 잘 통솔하고 있기 바라오. 보호진법의 운용방법을 미리 가르쳐주기를 잘했군.”
“아! 정말 맹주님 혼자서 다녀오실 생각인가요?”
“그렇소. 소림사와 낙양은 하루 거리밖에 되지 않으니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복귀하도록 하겠소.”
“그럼 호법들이라도 데려가세요.”
“아니오. 혼자 가는 것이 놈들의 눈에 띄지도 않고 편하오. 이미 결정했으니 그렇게 알고 제 뜻을 따라주시길 바랍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데 아직 악 호법에게서는 아무 소식도 없소?”
“네. 다만 사천성으로 향하던 무림맹 총단 병력이 개별로 흩어져 놈들의 추격을 피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어요. 악 호법은 부친인 매화검선을 찾느라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아요.”
“좋소. 무림맹 무사들이 사천성에 무사히 도착하면 본맹과 협력해 양동작전도 펼칠 수 있을 것이오. 물론 서장무맹의 침공부터 막아야 할 테지만 말이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마교와 힘을 합치는 것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십니까? 원래 나중에 이야기를 꺼내려 했는데 이번에 제가 낙양에 가면 며칠 정도 걸릴 것 같아서 미리 물어보는 겁니다.”
백무명의 말에 다시 좌중이 술렁였다.
비록 지난번 작전 회의 때 백여희가 한번 언급하긴 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질문을 던질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하기야 마교와의 협력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 자체로 금기이긴 했다.
하지만 이곳은 무림맹이 아니라 영웅맹이었다.
그것도 맹주가 직접 꺼낸 것이기 때문에 감히 반박하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백여희가 말했다.
“마침 잘 말씀해주셨군요. 사실 이 문제는 제가 맹주님과 여러 번 상의한 내용이었어요. 무림 역사를 보더라도 외적의 침공이 있을 때는 중원인이라면 정사마를 가리지 않고 힘을 합쳐 물리쳤었지요. 그 외적 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서장무맹이에요. 특히 놈들과 인접해 있는 사천성이 가장 위험한 지역이지요.”
백여희가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말했다.
“그래서 맹주님께서는 마교와 협력하여 서장무맹을 공략할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이지요. 이 점에 대해 반대하시는 분이 계신가요?”
“반대는 아니지만, 과연 천마가 우리 제의를 수락할까요?”
대륙객의 말이었다.
“그건 알 수 없지요. 하지만 마교와 우리 영웅맹은 지금 칠마종이라는 공동의 적을 가지고 있어요. 천마로서도 우리 제의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지요. 게다가 서장무맹은 사천성 지배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마교가 지배하고 있는 광동성과 광서성 일대를 공략할 가능성이 커요. 그 지역은 아직 칠마종이 장악하지 못한 곳이니까요.”
“으음, 어쩌면 마교 쪽에서 우리 제의를 기다릴 수도 있겠군요.”
대륙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성장백이 말했다.
“하지만 최근 십만대샨에 있는 천마가 가짜라는 소문이 있던데 그게 사실이라면 동맹 체결이 쉽겠소?”
“그 소문의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흔히 소문은 과장되기 마련이고 오히려 천마가 내부 배반자 색출을 위해 일부러 퍼뜨린 헛소문일 수도 있어요. 아무튼 마교에 접근해 천마의 마음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맹주님도 같은 생각이시지요?”
“물론이오. 하지만 십만대산에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는 게 아쉽소. 특사를 보낼 수도 없고 말이오. 혹시 낙양에 마교 세력이 있소?”
“네. 마교 낙양 분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만 일전에 금마옥에 갇혔던 마교 분타 무사들이 탈옥하다가 몰살당했던 경우가 있었지요.”
“으음, 그게 사실이라면 무림맹과 관련 깊은 본맹에 대해서도 좋은 인상을 느끼고 있지 않을 것 같구려.”
“그럴 거예요. 하지만 본맹과 무림맹의 차이는 그들도 알고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지금 마교 낙양 분타 역시 안전을 확신하지 못할 거예요.”
“그 이유는? 혹시 칠마종 때문이오?”
“네. 칠마종이 낙양 무림맹 총단을 함락시켰으니 이제야말로 마교를 공격할 때가 되었다고 할 수 있지요. 현재 마교는 가짜 천마 문제로 어수선한 데다가 어차피 칠마종의 최후 목표는 십만대산에 있는 마교 총단이기 때문이니까요. 자꾸 미루다가는 서장무맹이 먼저 마교를 장악할 수 있으므로 이번에 마교 낙양 분타를 공격해 그 시발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매우 커요.”
“으음, 위기에 처했을 때 내가 도움을 준다면 의외로 이야기가 잘 풀릴 수도 있겠구려.”
“네. 이번에 낙양에 가시면 마교 낙양 분타에 들러 동태를 잘 살펴보세요.”
“그들의 분타가 있는 곳을 알고 있소?”
“그건 저도 몰라요. 하지만 칠마종 쪽에서는 알고 있을 가능성이 커요.”
“알겠소. 정탐하면서 내가 한번 알아보겠소.”
“죄송해요. 맹주님께 너무 많은 짐을 지우게 하는 것 같아서.”
“아니오. 그보다 내가 없는 동안 무사들의 무공 연마에 더 매진해주시오. 다른 분들께도 부탁드리겠습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 군사. 그 외에 내가 유의해야 할 것이 있소?”
“낙양에 들어가셨을 때 말씀입니까?”
“그렇소. 이왕 가는 김에 한꺼번에 처리하고 싶소. 낙양만 탈환한다고 해서 이 전쟁이 끝나는 게 아니니까 말이오.”
“호호. 설마 사천성에도 다녀오실 생각인 것은 아니겠지요?”
“하하하. 어떻게 알았소? 이곳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대로 내 친히 사천성으로 가서 서장무맹 놈들을 퇴치할 것이오. 물론 아직 침공을 해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시간문제로 보이니 최소한 놈들의 지휘부라도 제거할 것이오.”
“서장무맹주를 겸하고 있는 포달랍궁주를 제거하실 생각인가요?”
“그렇소. 그자만 제거하면 쉽게 침공을 하지 못할 것이오.”
“그렇긴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서장무맹 침공 걱정을 할 때는 아닌 것 같고, 한가지 유의할 사항은 있어요.”
“그게 뭐요?”
“아마도 지금쯤 칠마종 놈들이 낙양성 내부에서 피의 숙청을 진행하고 있을 거예요. 비단 무림맹 소속이 아니라고 해도 자신들에게 협조하지 않는 곳은 철저히 제거할 거라는 뜻이지요.”
“으음, 나보고 저항세력을 만나보라는 것이오?”
“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낙양 성내 중도세력만 십만이 넘어요. 그들을 우리 영웅맹으로 끌어올 수만 있다면 큰 힘이 될 거예요.”
“알겠소. 그러면 지금 바로 나는 낙양으로 갈 테니 다들 경계를 철저히 하고 백 군사의 명을 따르도록 하시오.”
“명을 따르겠습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