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es, Demons & Villains RAW - chapter (77)
76영웅의 심정
루반 공국을 이루는 7개의 영지, 그중 테메르 영지와 코비나 영지의 경계쯤 되는 지역에서 그는 산으로 우리를 인도했다.
“며칠 동안은 여기서 머문다.”
안가인가?
‘데스 쉐도우’에서 암살자로서 훈련을 받은 만큼 산에 숨겨진 건물을 보고도 나는 놀라지 않았다. 안가란 원래 암살자가 임무를 수행할 때, 암살 준비나 추적 방지 등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곳곳에 마련해 두는 은신처다.
‘데스 쉐도우’의 교관을 지냈던 그라면, 이런 안가 한두 개쯤은 있는 게 당연했다. 다만, 대장간만은 나로서도 의외였다.
안가란 어디까지나 본인이 사용하기 위한 장소로, 그런 이곳에 대장간이 있다는 것은 그가 스스로 이용하기 위해 준비한 것일 테니까.
짐을 풀고, 대장간을 살펴보길 잠시, 그는 우리에게 차가운 시선을 향했다.
“세레나. ‘바위나무의 장작’이 필요하다.”
“알겠습니다.”
바위나무…?
의문은 있었지만 의심은 없었다. 모두가 무용하다 말하는 바위나무 장작이라도 그가 필요하다고 하면 필요한 것이니까.
“아리스. 뒤뜰에 가서 ‘검은 벌레 풀’과 ‘눈물 흘리는 꽃잎’을 찾아와라.”
“알았어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집 뒤쪽으로 걸어가는 아리스의 뒷모습을 나는 차갑게 지켜보았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묻어나는 고민의 무게가 그리고, 은은하게 느껴지는 절망과 불행의 모습이, 나에게 절로 미소를 머금게 했다.
그렇게 안가를 나선 나는 잠시 산속을 돌아다닌 끝에 바위나무를 찾을 수 있었다. 비록 무용지물의 나무라 불리기는 하지만, 바위처럼 단단할 뿐만 아니라,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자라날 수 있기에 찾고자 하면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데다가, 내게 무척이나 익숙한 것이었으니까.
“10년 만인가?”
바위처럼 딱딱한 나무의 껍질을 매만지며 나는 조용히 과거를 회상했다.
세상의 그 어떠한 검술보다 파괴적 검술, ‘홍염의 불꽃’은 검사를 파탄으로 몰고 간다. 쾌, 강, 환의 세 요소를 극한까지 끌어내, 그것도 하나로 융합하여 펼친다는 것은 그만큼 엄청난 부담감을 신체에 주기 때문에 그는 내게 검을 가르쳐 줄 때, 검술 수련보다는 신체 단련을 우선시했다.
고문조차 넘어선 지독한 훈련 때문에 몸이 망가질 뻔한 위기도 수없이 많았지만, 그가 준비해 준 비약과 절묘한 교련 덕분에, 나는 결국 ‘홍염의 불꽃’을 견뎌 낼 수 있는 신체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 바위나무는 신체 단련과 검술 수련을 모두 충족해 주는 훌륭한 훈련 도구였다.
스르릉―
나는 부러진 검을 뽑아 들고 호흡을 골랐다. 체중의 이동, 근육의 수축과 이완, 관절의 미세한 움직임, 예민한 신경의 조절. 철저한 반복 단련을 통해 신체에 각인된 그 모든 과정을 단 한 걸음 사이에 일으킨다.
그리하여 발을 내딛는 순간,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의 모든 힘을 검에 실어 휘두른다.
퍼엉―!
사나운 폭음이 귀를 울리며, 손이 부르르 떨려 온다. 거대한 맹수에게 물어뜯기기라도 한 듯 밑둥치의 약 삼분의 이가량이 뻥 뚫린 바위나무의 파편이 사방으로 휘날린다.
이건?
넋을 잃고 나무둥치를 바라보길 잠시, 바위나무가 내 머리 위로 쓰러지기 직전에야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나는, 그것을 피해 냈다.
쿠웅―!
흙먼지를 일으키며 쓰러진 바위나무를 앞두고, 나는 입술을 깨물며 반쪽짜리 검을 보았다.
나무를 베지 못했다. 원래대로라면 수평으로 깨끗하게 베어져 제자리에서 쓰러지지도 않아야만 할 나무가 이렇게 우악스럽게 부러졌다는 것은 내가 단지 힘만을 사용했을 뿐, 검술을 사용하지 못했다는 증거였다. 부러진 검 때문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실제로 10년 전 수련 시에는 대검에서 시작해 장검을 거쳐, 결국에는 단검으로 바위나무를 베어 냈으니까. 나무를 부러트릴 수 있는 힘과 나무를 가를 수 있는 검과 나무를 벨 수 있는 기술. 그 모든 것을 가지고도 행하지 못했다면, 문제는 단 하나.
바로… 나의 정신뿐.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워진다.
충격 때문일까? 아니면 수치심 때문일까?
무엇으로도 해명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감정이, 가슴을 가득 채워 들며 숨을 막히게 한다.
일당백의 무력을 증명해 검자의 칭호를 얻고, 검의 극의인 사대검경을 깨우친 자가 검을 쥐고도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다니….
그가 이런 내 모습을 보았다면 뭐라 했을까?
검사로서의 자격도 갖추지 못한 것을 질책했을까?
나 같은 후계자에게 실망했을까?
내게 검을 전수한 것을 후회했을까?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그를 만났기에, 나는 검사라는 괴물에서 여인이라는 인간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의 제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고 곁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여인’이 아닌 ‘검사’였기 때문이다.
후계자인 검사로서가 아닌 일개 여인으로서의 나는 그에게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다.
여인으로서 그에게 다가가려 할 때마다, 오히려 더욱 멀어지게 되었던 이유를 깨닫고, 나는 비탄에 잠겼다. 이 잔인하고도 냉혹한 모순이라니.
왜? 어째서 신은 이리도 가혹한 것인가?
부우웅―!
우득 움켜쥔 검이 거칠게 휘둘러진다.
-대체 왜 십 년 동안이나 그를 찾아 헤맸는데. 나무를 쪼개고, 바위를 부수고, 땅을 가른다.
-무엇 때문에 아리스를 그에게서 떨쳐 냈는데. 모든 것을 도륙하고, 참살하고, 분쇄한다.
-오직 그것만이 나의 하나뿐인 소원이었는데!!
“하아. 하아. 하아….”
검을 쥐고 있던 손이 멈췄을 때, 내 주변에 남은 것은 신화시대에 사라진 용이나 봉인된 악마가 날뛴 듯한 처참한 폐허뿐이었다.
…바보 같은 짓을….
화풀이로 검을 휘두른 결과 베였다기보다는 짓뭉개진 듯한 그 흔적이 나를 더욱 비참하게 한다.
고작 이런 게 나의 검이라니. 겨우 화풀이 따위로 휘두르는 마음이라니.
자각하면서도 절제하지 못하는 정신이라니.
그리고 나는 보고야 말았다.
손에 들려진 반쪽짜리 검신을 가르는 금과 이가 나가다 못해 뭉개지다시피 한 칼날을.
마음 한쪽에서부터 울컥 치솟는 분노와 좌절, 절망과 후회, 한탄과 비애 속에서 나는 완전 망가져 버린 반쪽의 검을 부둥켜안았다.
어째서 잊고 있었을까?
이 검이야말로 그가 내게 목숨을 준 증거이자, 내가 그를 위해 죽기로 했던 맹세의 증표, 그와 나의 현재와 과거를 잇는 매개임를.
나는, 순간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런 내게 정말 그를 사랑할 자격이 있을까? 그의 사랑을 원할 자격이 있을까?
어떤 이유로든 그 소녀를 밀어내고, 그의 곁에 남아도 되는 걸까?
아리스.
뼛속부터 추악한 욕망으로 물든 나와는 달리, 더없는 순수함을 지닌 소녀.
마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운명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한 명의 인간.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고, 누구나 사랑할 자격을 갖추고 있는 여성.
그래, 나는….
10년 동안이나 그를 찾아 헤매지 않고도, 배덕감과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고도, 다가올 파국 따위는 알지 못한 채 순수히 그를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할 수 있는, 아리스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가슴이 저릿하게 아려 온다.
그 소녀야말로, 나 같은 것보다 백 배, 천 배 이상 그의 곁에 머물 자격이 있다는 진실이, 그의 곁에 머물려는 나의 추잡한 욕심이, 오히려 그를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나의 심장을 찢어져라 조여 온다.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소녀에게 마음을 고백했을 때일까? 검이 부러졌을 때일까?
아니, 그와 재회했을 때보다 훨씬 전. 그와 작별했을 때….
어쩌면 그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는 잘못된 길을 걷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제 와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으니까.
묵직한 마음을 끌어안은 채 나는 조각난 바위나무의 파편을 적당히 챙겨 들고 안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바위나무의 장작을 가져왔습니다.”
우울한 심정을 애써 숨긴 채 대장간으로 들어선 나는 일순 숨을 멈췄다.
숯과 장작을 삼키며 열기를 토해 내는 화로, 그 앞에서 웃통을 벗은 채 불꽃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나를 홀리듯 빠져들게 한다.
그 나이를 보여 주듯 열기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은 반백에 가깝고, 근육에서는 점차 쇠약해 가는 흔적이 느껴진다. 하나 그 넓은 등을 빼곡하게 덮고 있는 흉터와 흔들림 없이 불꽃을 담고 있는 깊은 눈동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시간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두근.
심장의 고요한 울림, 마치 모든 생각을 집어삼키고 모든 감정을 지배할 듯한 그 울림 속에서 나는 무심코 생각한다. 남자란 생물은 정말 비겁하다고,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데, 나이가 들수록 더욱 멋있어질 수가 있다니.
가슴을 이렇게 뛰게 하는 매력은 반칙이라고.
“이곳에 내려놔라.”
“…예.”
갑자기 흘러나온 그 무뚝뚝한 음성에 흠칫 상념에서 빠져나온 나는 그의 옆에 바위나무 장작을 내려놓았다.
쿵―!
동요를 완전히 가라앉히지 못했기 때문일까? 바위나무 장작은 육중한 울림을 만들어 냈지만, 그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단지 두 개의 장작을 화로에 밀어 넣었을 뿐.
그로부터 한참 동안, 화로만을 주시하며 풀무질에 집중하는 그의 모습을 나는 잠자코 지켜보았다.
바위나무는 그야말로 바위 같은 나무. 장작으로 쓰면 불만 꺼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결국 쓸데없는 시간 낭비일 뿐임을 알면서도, 나는 굳이 그것을 지적하지 않았다.
그가 비상식을 행한다면, 그것은 상식이 잘못된 것이지 결코 그가 잘못하는 것이 아닐 테니까.
화르륵―!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바위나무 장작이 갑자기 타오르기 시작하며 화로의 불길이 순식간에 청색으로 변하는 것을 본 나는 숨을 삼켰다.
순청색, 불꽃?
검가에는 검에 대한 많은 지식이 전해지며, 그 전승 중에는 검을 만드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이야기 중에서도 전설로만 여겨지는 기법 중 하나가 바로 순청의 불꽃, 세상에 녹이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뜨겁고, 불꽃 자체에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기에 신화시대 당시에도, 용의 무구를 만들 때나 사용되었다는 잊힌 전설.
그 ‘짙푸른 용의 불꽃(Dragon Fire of The Deep Blue)’이 지금 내 눈앞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신화에나 나오는 전설의 재래를 보고 멍하니 넋을 잃고 있던 나를 향해. 그는 무뚝뚝하게 한 손을 내밀었다.
“검을 꺼내라.”
순청염화와는 또 다른 충격이 내 머리를 강타한다.
“제 검을… 말씀입니까?”
“…….”
손을 내민 채 침묵을 지키는 그를 앞두고, 나는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
원래는 그의 것이었던 검, 원한다면 그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패배를 겪고 부러진 것으로도 모자라 순간의 화풀이로 뭉개진 검을 보여 줘야 하다니….
그라면 검만 보고도 내가 어떻게 검을 다뤘는지,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 결과가 질책이나 실망 따위로 끝날까? 검을 검으로 다루지 못하는 후계자 따위와는 아예 절연을 해 버리려 하지는 않을까?
차라리 도망치고만 싶은 두려움이 치솟는다. 그러나 도망칠 길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떨리는 손으로 부러진 검과 파편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
검과 파편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살펴보던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진 순간.
나는 반사적으로 침을 삼켰다. 그리고 당연히 토해져 나올 질책을 기다리다가 이어진 그의 행동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화르륵―!
“……!”
검신과 파편을 삼킨 화로가 불꽃을 토해 낸다.
결코 수리 따위가 아닌 그야말로 파편 한 점도 남기지 않고, 무자비하게 녹아 사라져 가는 검이 마치 그와 나 사이의 인연처럼 보여 나는 화로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검이 사라지는 것이 두려운가?”
두렵습니다. 당신과의 인연이 끊기는 것이, 당신에게 잊히는 것이.
하나 조금의 미동도, 일말의 동요도 없이 무심한 눈으로 화로를 주시하고 있는 그에게 나는 그렇게 답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바위처럼 흔들림 없는 그 모습에서 애원 따위는 통하지 않으리란 사실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한낱 신외지물입니다.”
그래. 검이란 단지 신외지물일 뿐이다. 나는 이미 예전에 그에게 그것을 배웠다.
그런데도 녹아 가는 검에서 눈을 못 떼는 이유는 그 검은 단순한 검이 아니라, 오직 이 세상에 하나뿐인 보물이었기 때문에.
“틀렸다.”
“어째서…입니까??”
설마 그도 그 검을 인연의 증표로 생각한 걸까?
그리고 지금 검을 불태우는 것은 나와의 인연을 끊어 버리겠다는 의미인 것일까?
걱정과 공포심으로 바짝 긴장해있는 내게 그는 무뚝뚝하게 질문을 건네 왔다.
“무위지경에 대해 아나?”
“검을 형을 버림으로써, 검의 뜻을 얻는 경지라 알고 있습니다.”
난데없는 질문에 나는 가까스로 답할 수 있었다. 왜 무위지경에 대한 묻는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기에도 급급한 나로서는, 그런 의문을 품을 여유 따위가 없었다.
그런 내게, 그는 연이어 물음을 던졌다.
“검의 형이란 무엇인가?”
“검이라는 형태에 대한 집착이며, 형식에 대한 관념입니다.”
검의 형태를 버림으로써 무기를 가리지 않고, 검의 형식을 버림으로써 검술의 껍질을 버리니. 이는 곧 무한히 자유로운 검과 이어진다.
“검의 뜻이란 무엇인가?”
“검을 쥐는 의미이고, 검을 다루는 의지입니다.”
의미를 얻음으로써 최선의 일검을 쫓을 수 있고, 의지를 얻음으로써 원하는 일검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예전 얻은 무위지경의 깨달음으로, 차례대로 그의 질문에 답했다. 무려 10년을 찾아 헤맸으나, 결국 그의 도움 덕분에 얻게 되었던 해답을.
그 순간, 한 줄기 뜻밖의 음성이 터져 나왔다.
“어리석은 놈!”
“……!”
더없이 차갑고도 거센 노호성에 나는 순간 경직돼 버렸다.
10년 전부터, 지금까지를 통틀어 그가 소리 높여 고함 따위를 내지르는 것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물며 이런 노호성이라니.
언제나 냉정하던 그가 화를 내는 모습이 나를 어린아이처럼 떨리게 했다.
“우둔하고도 미숙한 주제에 오만하기까지 하다니! 전장의 불꽃이 과분하구나.”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역시… 그는 한눈에 알아보았던 것이다. 내가 그의 검을 어떻게 다뤘는지를… 때문에 나의 미숙함에 화를 내는 것일 터.
당장 사승 관계를 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숨조차 쉬지 못하던 나는, 잠시 후에야 가까스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털썩.
“…가르침을 주십시오.”
그래, 단순히 인연을 끊기 위해서라면 무위지경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터.
분명 가르침을 주기 위해 나를 질책했을 것이다. 아니, 반드시 그래야만 했다.
만일 지금 떠나게 된다면…. 내게는 앞으로 다시 그를 만날 인연도, 기회도, 시간도 남지 않게 되니까. 오로지 지금 이 순간.
앞으로의 1년 만이 내게 남은 인생의 전부이고 유일한 희망이며 삶의 목적이니까.
만약 그가 정말 인연을 끊어 버린다면 과연 내가 그에 순순히 응할지.
그리고, 과연 무슨 짓을 저지를지는…
나 자신조차 알지 못하기에, 이 질책은 반드시 가르침을 위한 것이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