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in the back of the head and hit in the back of the head, life is a big hit RAW novel - Chapter 133
133화 이 여자는 또 무슨 일이지?
“이것들이 다 뭐라고 떠드는 거야!”
“아무래도 의심하는 것 같습니다.”
“좋다. 할아버지의 정체라도 밝혀!”
“어… 어디까지 밝힐까요?”
일이 생각보다 커지자 비서가 당황한 듯 물었다.
고작 몇 마디 도발로 이렇게까지 흥분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륙 에너지까지 밝혀도 돼. 그러면 지가 안 믿고 배기겠어?”
비서는 그저 시키는 대로밖에 할 수 없었다.
[대륙 최강의 남자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하셨습니다.] [내 할아버지는 장홍청 님이다. 그분은 대륙 에너지의 대주주시지. 10조 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위탁하겠다.]* * *
‘오호. 이렇게까지 한다고?’
동방수는 이제 100만 명이 가까이 모인 방송에서 이렇게까지 도발에 응하자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띠었다.
[오오! 대륙 에너지.] [알아?] [아니, 모르는데?] [근데 왜 알은척하고 지X이야!] [알은척하면 안 돼?] [헷갈리잖아, 이 X끼야!] [형. 갑자기 무섭게 왜 그래. 오늘 여친이랑 헤어졌어?] [X발, 어떻게 알았냐?] [미안. 화내도 이해할게.]채팅은 산으로 가고 있었지만, 동방수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설마 이런 자리에서 장홍청이 제 정체까지 밝힐 거란 생각은 못 했지만, 분위기상 명분은 괜찮았다.
“흐음. 이길 자신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작 한 판 도박으로 10조는 크긴 크네요. 그렇다고 그냥 안 받을 수도 없고. 그럼 이렇게 합시다.”
[어떻게?] [어떻게 할 건데?] [아오! 말 좀 빨리 해라!]“알았어요. 알았어. 일단 장천휘 씨가 간절히 원하니 중국엔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
[대륙 최강의 남자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하셨습니다.] [잘 생각했다. 너에게도 하늘 밖의 하늘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다.]“하늘 밖의 하늘은 모르겠고, 전 무조건 이길 거니 더 큰 걸 걸죠.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야 움직일 겁니다.”
[대륙 최강의 남자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하셨습니다.] [제안을 듣도록 하겠다.]어차피 바로 얘기할 상황이었는데 성격이 더럽게 급한 장천휘였다.
“트렌센드와 관련된 기술을 전부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제가 졌을 경우에만요. 대신 대륙 에너지 지분은 관심 없어요. 어차피 트렌센드 때문에 망할 기업이니까요. 대신 저에게 졌을 때 10조에 해당하는 미국 국채를 받겠습니다. 그 정도면 받으실래요?”
[미… 미친. 트렌센드 기술이란다.] [그게 뭔데?] [지금 네가 쓰고 있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트렌센드다. 다른 배터리와는 비교 불가의 성능이지.] [그 기술이 대단한 거야?] [동방수 자산의 근본이다. 이놈아. 모르면 공부를 하든 닥치든 둘 중 하나만 해라.] [비싼 거냐?] [아오! 빡쳐! 최소 100조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는다고!] [오늘 화난 얘들 많네.] [동방수 진짜 상남자네. 자신의 근간을 걸다니.] [이걸로 1년에 1조 이상 번다던데.] [그럼 10조에 팔기엔 너무 싼데.] [그만큼 자신이 있는 거겠지.] [진짜 동방수한테 관심 없었는데, 하는 걸 보니 팬이 될 수밖에 없다.]고작 격투기 대회 한 번에 수십, 수백조에 달하는 가치가 걸리자 채팅창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올라갔다.
“오케이. 접수 완료. 그럼 시합 날짜와 자세한 사항은 블랙을 통해 잡도록 하죠. 다른 궁금한 것도 많으시겠지만, 그런 것들은 차근차근 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죠.”
동방수는 할 말이 다 끝났다는 듯 깔끔하게 라이브를 종료했다.
그 후 동방수의 라이브와 관련된 내용은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 * *
쾅!
작은 체구의 노인이 책상을 치며 소리를 질렀다.
“이놈!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한 줄 아느냐?”
그 노인의 앞엔 노인의 세 배는 됨직한 사내가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었다.
“할아버지, 우선 제 말을…….”
“시끄럽다! 내가 네놈 때문에 주석에게 끌려가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아느냐?”
노인은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는지 얼굴이 붉어졌다.
“하… 할아버지. 제발 화를 가라앉히세요. 그러다 쓰러지기라도 하시면.”
“후우.”
그 말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노인이 말을 멈추고 심호흡했다.
노인은 장천휘의 조부인 장홍청이었다.
손자를 믿고 동방수와의 대전을 추진하긴 했으나 그 일을 이렇게 키울 줄은 몰랐다.
고작 가오리빵즈에게 손자가 당하리란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혹여라도 당하게 된다면 20조 원에 이르는 미국 채권을 넘겨줘야 할 판이었다.
이건 장홍청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현재 중국이 지닌 미국 국채는 1조 달러 수준이었다.
즉, 원화로는 1천조. 이 중 20조 원이면 무려 2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이런 큰 금액을 고작 격투 시합 한 판에 걸다니, 정신이 나간 일이었다.
결국 시천평 주석에게까지 들어간 이 소식 때문에 온갖 욕을 들어먹고서야 간신히 허락을 구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대가로 장천휘가 패배할 경우 대륙 에너지를 통째로 넘겨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잠시 후, 마음을 가라앉힌 장홍청이 입을 뗐다.
“천휘야.”
“네. 할아버지.”
“넌 우리 가문의 희망이다. 알고 있지?”
“물론입니다.”
왜소한 체격에 콤플렉스가 있는 장홍청은 본인의 대부터 골격이 좋은 부인을 얻었고, 아들에게도 그렇게 할 것을 권했다.
다른 이들의 눈엔 곱게 보이지 않았다.
남편보다 20~30센티미터씩 더 크고 거대한 체격의 부인이라니.
하지만 그 노력 덕분인지 손자는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손자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단 말인가.
철저한 영재 교육 덕분인지 중국 최고의 명문대를 졸업한 손자가 아니던가.
문무를 겸비한 손자는 그 덩치에 걸맞은 일들을 문제없이 해내 왔고, 지금은 대국의 미래를 걸머질 만한 큰일을 맡고 있다.
잠시 화내긴 했지만, 생각할수록 그 작은 가오리빵즈쯤은 충분히 털고, 큰일을 해내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번 기회에 꼭 그 기술을 얻어 오도록 하자. 그렇게만 된다면 네 대에 이르러서는 주석이 되는 것도 꿈은 아니다.”
손자의 앞이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꼭! 할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의 작은 노인의 방에서 벌어진 대화였다.
* * *
[최소 20조 원이 걸린 세기의 대결!] [기술 유출, 이대로 괜찮은가?] [동방수 대 장천휘의 가상 대결.] [전문가들이 본 승률.]너튜브 라이브 방송이 끝난 후 온갖 기사와 관심이 쏠렸다.
그런 와중에도 동방수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어차피 시합하는 곳이 중국이었기에 진씨 형제를 데려갈 생각도 없었다.
또한 시합과 관련된 일정은 블랙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기에 신경 쓸 것이 없었다.
블랙이 WFC의 수장이라지만 동방수에게는 그저 매니저 정도의 사람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 이제 시합까지 3주 정도 남은 건가요?”
– 후우. 수. 정말 괜찮겠어? 내가 자네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상대가 워낙 인간 같지 않아서 말일세.
“또, 세상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계시네요.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 그런데 혹시라도 지면 정말 그 기술을 넘길 텐가?
“당연하죠. 그게 뭐 대단하다고 꽁꽁 감추고 있겠어요? 물론 제가 질 일은 절대 없겠지만요.”
– 뭔가 좀 아쉽군, 우리 미국에서도 관심이 많은 기술이니까.
“그래요? 그럼 20조 들고 덤비라고 하세요. 누구든지 상대해 드릴 테니까.”
– 하하하. 수, 난 정치인이 아니라네. 그런데 혹시 특별한 전략이라도 있나?
“시합이 시작된다. 달려가서 흠씬 두들겨 패 준다. 끝이에요. 아, 이번엔 특별히 많이 팰 생각이에요. 워낙 입을 털었으니까요.”
– 쩝, 자네가 알아서 잘하겠지. 한편으론 이번에 자네가 져서 앞으로 격투기에 집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
워낙 돈이 많고, 강한 동방수였기에 항상 블랙이 끌려다니는 꼴이었다.
그런 꼴을 몇 차례 당하고 나니 가끔은 동방수가 낭패를 당해 격투기에 올인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곤 했다.
답답한 마음에 통화 중 저도 모르게 진심을 털어놓은 것이었다.
“하하하. 블랙. 지금까지 들었던 농담 중에 제일 재미있네요. 괜한 걱정은 마시고, 다음으로 칼과의 대결이나 잘 추진해 보세요. 칼은 참교육 좀 당해야 할 테니까.”
– 알았네. 알았어. 준비나 잘 해 주게. 어차피 알아서 한다고 하겠지만.
뚝!
적당히 블랙과의 대화를 마친 동방수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응? 이 여자는 또 무슨 일이지?”
잠시 예상치 못한 통화를 한 동방수가 사무실로 자리를 이동했다.
* * *
제니퍼는 한국의 삶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친절했으며, 하고 있는 투자 사업도 예상 이상으로 잘 풀리고 있었다.
덕분에 아버지인 존에게도 자주 칭찬을 듣는 중이었다.
이러한 모든 긍정적인 일의 배경에는 동방수란 사내가 있었다.
“근데, 왜 이리 만나 보기가 힘들지?”
불만이 하나 있다면 동방수를 만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는 최근 들어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무려 3개월간 두문불출하며, 무언가를 하고 있는지 어떤 연락도 없었고 어디 있는지조차 파악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위로가 되어 주는 것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너튜브의 영상이었다.
도대체 언제 시간을 내서 촬영하는지 알 순 없었지만, 마치 방송을 보는 듯한 고퀄리티의 영상이 하루도 빠짐없이 업로드되고 있었다.
“진짜 희한한 남자라니까.”
그동안 그에 대한 조사를 끊임없이 하고 있었지만, 세상에 밝혀진 것 외에 특별히 알아낸 것은 없었다.
심지어 아버지인 존의 정보력으로도 파헤치기 힘든 신비함.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마력의 남자였다.
하지만 그러면 뭘 하겠는가, 그림의 떡인 것을.
제니퍼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못 본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한숨은 깊어져만 갔다.
띠링!
그때 제니퍼의 스마트폰이 알림을 보내 왔다.
유일한 알림.
동방수 너튜브의 알림이었다.
자연스럽게 너튜브에 접속한 제니퍼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라… 라이브? 어떻게 된 거지?”
이 남자는 라이브 방송 따위는 하지 않는 남자였다.
심지어 댓글에 대한 답글도 안 다는 사람이 갑자기 라이브 스트리밍을 켜자 놀랄 수밖에.
곧 익숙한 듯 그리운 남자가 등장해 썰을 풀었다.
순식간에 수십만 명의 사람이 몰리고, 1만 달러를 쾌척하는 큰손이 등장했다.
“뭐지? 정신병자인가?”
제니퍼도 돈이라면 충분히 많았지만, 존으로부터 돈은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이라고 누누이 배워 왔다.
절대로 손해를 보지 않고, 혹여 손해를 본다면 그 이후에 몇 배로 벌어들이라는 아버지의 가르침.
이번 기회로 존에게 배운 지식을 아낌없이 쏟아 내고 있었다.
그런데 저 사람은 무슨 돈이 많아 저렇게 허공에 돈을 뿌린단 말인가?
말투부터 하는 짓까지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20조와 동방수의 기술을 건 시합을 예고하며 끝났다.
“말도 안 돼! 수 씨는 왜 저런 짓을 하는 거지?”
방송을 보던 제니퍼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자신이 알고 있는 동방수는 이런 식으로 끌려다니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런 상황까지 오자 당장이라도 만나 봐야 할 듯싶었다.
제니퍼는 곧 전화를 들었고, 동방수를 만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