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Disaster-Class Necromancer Retires RAW novel - Chapter (17)
17화
“곧 지원 팀 온다니까 최대한 시간 끌어!”
순식간에 달려서 도착한 불안정 게이트.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맞네?”
설마설마했는데 진짜 유격단 소속 백인대다.
나는 다급히 스켈레톤의 수를 확인했다.
“대략 100개니까 딱 한 개 백인대.”
스켈레톤을 모두 토해 냈는지 서서히 어두운 빛을 내며 사그라져 가는 게이트.
즉, 저기서 각성자와 싸우고 있는 스켈레톤들이 전부라는 뜻이었다.
“후. 그래도 시간 안에 도착했으니 망정이지.”
혹시라도 백인대가 게릴라 모드로 전환해 사방으로 흩어져 사고 칠까 걱정돼 달려왔지만, 다행히 시간 안에 도착했다.
그렇게 한시름 덜고 나자 내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어쩌다 저기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됐네.”
저 백인대를 회수하면 내가 잃어버린 전투 매크로를 복구할 수 있다는 말.
비록 병종마다 그리고 특성마다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 베이스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
“그나저나, 빼돌리는 게 문젠데.”
각성자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고 기자들도 사방에 깔렸는데, 조용히 백인대만 빼돌리기에는 힘들겠지?
투명화 마법이 있긴 하지만 이름만 거창하게 투명화지, 사실은 빛의 굴절을 이용해 가하는 눈속임의 일종이라, 밤이라면 모를까 이런 낮에 각성자의 감각을 피할 정도는 못 된다.
나는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일단 회수부터 하자.”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해도 되니까.
그렇게 손을 들어 올려 백인대를 향해 마력을 흘려보낸 나.
하지만.
“···어?”
백인대에 대한 통제권을 가져와 새로운 명령을 주입하기 위해 마력을 투여했는데 백인대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다.
“뭐야?”
마력의 양이 부족한가 싶어 더욱더 많은 양을 쏟아부었지만 아무런 변화도 없는 백인대.
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반응이 없어?”
스켈레톤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바로 각인이다.
핸드폰으로 치면 일종의 지문 인식이라 해야 할까.
고유의 마력 흐름을 이용해 스켈레톤이 오직 창조자인 네크로맨서의 마력에만 반응하도록 만드는 거지.
그런데 그 각인이 전혀 작동하질 않는다.
“그러고 보니 마법진도 안 보이는데?”
내가 주입한 마력 명령어이고 수정하기 용이하도록 기본적으로 내 눈에는 보이도록 만들어 두는데, 그 마력 명령어의 마법진도 보이질 않는다.
마치 나와의 연결 고리가 완전히 끊어진 느낌?
처음 겪어 보는 상황에 머리 속이 새하얘진다.
그때 백인대 중앙에 있는 백인대 대장 스켈레톤이 보인다.
“어?”
저 스켈레톤 기억난다.
인간이지만 마왕군에게 협력하는 배신자 중 하나였지.
무력은 그냥 그렇지만 머리가 좋아 제법 날 곤란하게 만들었던 놈인 데다 한쪽 팔이 없는 외팔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내가 친히 죽인 다음 몬스터 팔을 가져다 붙여 완성했던 스켈레톤.
“내가 만든 것 맞잖아!”
회수가 안 돼서 설마 누군가 내 스켈레톤을 모방해 만든 게 아닌가 잠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저놈을 스켈레톤으로 만들고 나 덕분에 팔 생겨서 행복할 거라 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나니까.
즉, 저 백인대는 내가 직접 내 손으로 만든 그 언데드 군단이 맞다는 소리였다.
“뭔데, 도대체!?”
인과율의 변화로 뭔가가 틀어졌나?
그때 갑자기 진형을 변경하기 시작한 백인대.
나는 창백한 표정으로 말했다.
“게릴라 모드!”
내가 주입한 매크로대로 정확히 움직이는 백인대.
거기에 더해 누가 봐도 다른 종의 팔이 붙어 있는 백인장까지.
이걸로 더욱 확실해졌다.
저놈들은 내가 만든 내 언데드 군단이 맞다고.
“맞는데 왜 안 먹혀!”
그때 백인대의 변화를 눈치챈 각성자들이 당황해하며 말했다.
“뭐, 뭐야 이놈들! 갑자기 밀어붙이는데?!”
“가, 강해졌어!”
강해진 게 아니다.
그저 탐색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게릴라전을 하기 위해 일단 한번 밀어붙인 다음 사방으로 흩어지기 위한 전조일 뿐.
“이런 젠장!”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힌다.
그렇게 내가 당황해하는 사이 순식간에 각성자들을 밀어붙인 백인대.
시간이 없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일단 하나라도 확보하자.”
보는 눈이 많으니 아공간을 아주 잠깐 열어서 백인대 중 하나라도 확보하는 거다.
그래야 연구를 하든 뭘 하든 해서 뭐가 문제인지 파악을 하지.
그렇게 백인대장을 향해 손을 뻗어 백인대장 발아래에 몰래 아공간을 오픈한 나.
그런데.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공간도 안 먹혀?!”
원래라면 아공간에 흡수되듯 사라졌어야 할 백인대장이 아공간을 무시한 채 꼿꼿이 서 있는 게 아닌가.
“와··· 어이가 없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그때 게릴라 모드로 전환 직전인 백인대의 공격에 각성자들이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한다.
“···젠장.”
솔직히 각성자들이 죽든 말든 별 관심 없지만, 그 각성자를 죽인 게 내 언데드 군단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않나.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진짜!”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인 건데 왜 이렇게 훼방이 많아!
나는 손을 뻗어 아공간을 연 뒤 그 안에 가득 담겨 있던 뼈를 꺼냈다.
“이렇게 공개할 줄은 몰랐는데.”
귀찮아질까 봐 마법을 공개하지 않았던 건데, 이건 어쩔 수 없다.
사람들을 구하는 것도 구하는 거지만 뼈라도 회수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연구를 해 봐야 되는데, 아공간도 안 통하니 내가 직접 박살 내고 내가 박살 낸 거니 내 소유라는 식으로 가는 수밖에.
내가 손을 들어 올리자 허공에 비산하기 시작한 뼈들.
“미안하다, 아가들아. 잘 가라.”
*
“컥!”
갑자기 돌변한 공격 패턴에 공격을 허용하여 부상 입은 각성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뭔데, 도대체!”
방어만 하던 스켈레톤들이 갑자기 진형을 변형하더니 거세게 공격을 해 온다.
그것도 마치 이성이라도 있는 것처럼 스켈레톤들이 서로가 서로를 보조하듯 완벽에 가까운 협공을 선보이면서 말이다.
당황한 각성자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주변 동료들의 처지도 모두 비슷했다.
“이, 이게 뭐야!”
“이놈들 정말 언데드 맞아?!”
정확하게 자신들의 실력을 파악한 것처럼 그들의 실력에 딱 맞는 수준으로 팀을 나누어 시간을 끌던 동료들을 각개격파 해 나가는 스켈레톤들.
“무슨 군대야?!”
마치 수십 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합을 맞춰 온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보조하며 완벽에 가깝게 공격해 오는 스켈레톤은, 언데드라기보단 오히려 잘 훈련된 군대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 우리만으론 안 돼······.”
현재 여기 파견 온 긴급 대응 팀은 팀장과 부팀장만 D급이고 나머진 E급.
처음엔 그들만으로도 그럭저럭 대응이 가능해 비슷한 수준의 지원 팀을 요구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각성자가 다급히 팀장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
“팀장님! 더 높은 급의 지원이······.”
하지만 고개를 돌린 각성자는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으으으으······.”
D급이자 자신의 팀에서 가장 강한 팀장이 다른 스켈레톤보다 화려한 투구를 쓴 스켈레톤에 의해 관통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거다.
각성자는 절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안 돼······.”
분명 스켈레톤 하나하나는 자신들보다 약하다.
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협공과 물량 공세는 도저히 자신들 수준에서 감당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었다.
“아······.”
그때 검을 들고 서서히 포위해 오는 스켈레톤들.
이미 부상을 입었고 동료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각성자는 직감했다.
여기가 자신의 무덤이라고.
각성자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렇게 죽는다고? 안 돼, 이렇게 죽을 수는······.”
그런데 그때.
하늘에서 뼈가 우수수 떨어지더니 각성자 주위를 마치 벽처럼 감싸 버린다.
“뭐, 뭐야?”
스켈레톤들이 검을 들어 뼈로 된 벽을 두들기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유일하게 시야가 뚫린 하늘을 바라본 각성자.
“아······!”
그리고 각성자는 보았다.
허공에 수놓인 수많은 뼈들 그리고 그 뼈들 사이에 홀로 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을.
각성자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고, 고위급 각성자다!”
운 좋게 마침 지나가던 고위 각성자가 개입했다 판단한 각성자는 외쳤다.
“도, 도와주세요! 이놈들 보통 놈들이 아닙니다!”
그러자 하늘에 떠 있던 남자가 말했다.
“압니다, 그래서 온 거고. 이놈들이 내 회사 박살 내면 곤란하잖아요? 이 나쁜 스켈레톤들!”
“···회사?”
“너희 때문에 내 사업에 지장이 오면 곤란하잖아! 그러니 내가 직접 박살 내 주마!”
마치 책이라도 읽는 것처럼 어색하게 말하는 남자.
“잠깐만, 어디서 본 얼굴··· 어!?”
기억을 더듬던 남자가 외쳤다.
“세론!? 한지혁 대표!?”
천 단위 소환수를 자랑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한지혁.
전대미문의 물량을 선보이며 모두를 당황하게 만든 한지혁이었지만, 그에게 수식어처럼 늘 따라붙는 말이 있었다.
바로 무력은 없다는 것.
하지만 지금 한지혁이 보이는 모습은 그런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본 스피어.”
한지혁의 말에 뼈들이 수직으로 서더니 마치 융단폭격 하듯 하늘에서 스켈레톤들을 향해 무차별로 내리꽂힌다.
쿠왕! 쾅!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날아온 뼈가 땅에 찍히는 순간 마치 폭탄이라도 터지듯 엄청난 굉음을 내며 자신들을 몰아붙이던 스켈레톤들을 박살 낸다.
“다, 다중 능력자?”
일반적으로 한 가지의 능력만을 지니고 있는 각성자들과 다르게 복수의 능력을 지닌 다중 능력자들.
소환 계열이라고만 알려진 한지혁이 바로 그 다중 능력자였던 거다.
“하, 한지혁 대표한테 이런 능력이 있었다고?”
긴급 대응 팀 하나를 전멸 직전까지 몰아붙이던 스켈레톤들이 고작 한지혁 한 명에 의해 순식간에 정리되어 간다.
각성자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말했다.
“최소가 A급.”
파괴력과 연속성 그리고 범위 등등.
그 어떤 걸 봐도 저 공격 능력은 최소 A급 이상이 분명했다.
멍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각성자가 말했다.
“어째서 전투용 스켈레톤을 안 만드는지 늘 의문이었는데······.”
사람을 대신할 만한 힘을 발휘할 수 있고 마개조까지 가능한 한지혁의 스켈레톤들.
당연히 스켈레톤을 대량으로 모아 거대하게 만들면 충분히 전투용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며 많은 사람들이 추측하고는 했다.
어쩌면 지금 충분히 돈을 잘 버니 굳이 전투용을 안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었고.
하지만 그 추측은 모두 틀렸다.
각성자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안 만든 게 아니라 만들 필요가 없었던 거야.”
한지혁은 소환수가 아니어도 이미 강했으니까.
*
게릴라 모드로 흩어지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게 뻔하니 화력을 쏟아부어 순식간에 정리한 나.
덕분에 전멸한 백인대의 박살 난 뼈들이 사방에 널브러졌다.
나는 실눈을 뜨고 그 뼈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정도면 됐겠지?”
유격단 스켈레톤들은 무려 강자를 만났을 때 박살 난 척하는 위장 파괴 기능까지 들어 있어서 단순히 박살 내는 것을 넘어 확인 사살까지 하기 위해 일부러 좀 과하게 화력을 쏟아부었다.
그렇게 잠시 박살 난 뼈들을 살펴보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된 것 같네.”
이 정도 박살 났으면 아무리 위장 파괴 기능이 있어도 복구가 안 될 거다.
“뼈부터 챙기자.”
그래야 무슨 일인지 실마리라도 잡지.
그렇게 땅으로 내려간 나는 손으로 뼈를 주섬주섬 챙기며 말했다.
“그나마 유격단 스켈레톤인 게 다행이네. 만약 데스 나이트 기사단이나 특수 개체들이었다면 이렇게 쉽게 끝내지 못했을··· 어?”
뼈를 챙기던 그때 갑자기 불길한 상상이 떠오른 나는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유격단이 나왔다는 건··· 다른 언데드 군단이 또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잖아.”
상대가 마왕군인 만큼 가장 약한 스켈레톤조차 일반 병사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만들어진 게 내 언데드 군단이다.
그렇기에 악마라고까지 불리며 공포로 군림한 거고.
그런데 만약 다른 언데드 군단.
그것도 기사단 같은 어나더 레벨의 부대가 나오고 이번과 마찬가지로 통제가 안 되면 어떡하지?
그때 또 한 가지 최악의 가정이 내 머릿속을 스쳐 간다.
“미트 골렘.”
대마왕용으로 만든 다섯의 결전 병기들.
인류 연합군에게서 마정석과 각종 최고급 금속 등 기둥이 뽑혀 나갈 정도의 지원을 받고 인류, 마족, 몬스터 등 종을 불문하고 강자들의 사체를 총동원해 내가 만들어 낸 최강의 언데드들이었다.
그야말로 세론 대륙 인간 연합군과 내가 가진 모든 걸 집대성하여 완성한 결정체.
당연히 아군일 땐 그 무엇보다 든든했지만······.
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놈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 마법 실력이 뛰어나긴 하지만, 전투력만 놓고 봤을 때 마왕은 고사하고 나를 소환한 대마법사인 테로스보다도 약한 게 사실이다.
나는 직접 전투가 아닌 제작 특화니까.
그건 다시 말해 다섯 결전 병기 중 가장 약한 미트 골렘이 튀어나와도 나 혼자서는 상대가 안 된다는 말이다.
미트 골렘은 마왕군을 헤집고 나보다 강한 마왕을 단신으로 때려잡은 괴물이니까.
그런데 심지어 그런 미트 골렘보다 강한 개체가 4개나 더 있다고?
나는 창백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좆됐다.”
미트 골렘 하나만 튀어나와도 아마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거다.
은퇴하기 위해 지구로 돌아왔는데 내 언데드 군단으로 인해 지구가 위험해질지도 모르는 상황.
막아야 한다.
비록 아직은 가정에 불과하지만, 유격단이 나온 이상 또 다른 언데드 군단이 나올 수도 있고 통제도 안 될지 모른다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
다른 것도 아니고 내 언데드 군단이 내 은퇴 예정지를 박살 낼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나.
그런데 어떻게?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 말했다.
“군단을 재건해야 돼. 그 방법밖에 없어.”
세론에서 만든 언데드 군단을 막기 위해 지구에서 새로운 언데드 군단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
그렇다면 언데드 군단을 만들기 위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단은 사체.”
언데드의 기본인 강력한 개체의 사체.
사람의 사체를 쓸 수는 없으니 결국 선택지는 게이트 속 강력한 몬스터들뿐이다.
그런데 그 많은 사체를 언제 다 모으지?
게다가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마력도 문젠데.”
세론에선 부족한 마력을 보완하기 위해 인류 연합군이 지원해 준 마정석을 에너지 드링크 마시듯 흡수하며 언데드들을 만들었다.
그렇게 30년간 지원 받은 마정석은 그야말로 인류 연합군 소속 국가들 모두를 재정난에 휘청거리게 만들었을 정도.
하지만 지구엔 마정석이 없······.
“아!”
그때 한 가지 대안이 떠오른다.
“정수!”
게이트의 몬스터에게서 가끔씩 나오는 보석 모양의 몬스터 정수.
상당한 힘을 내포하고 있어 그걸 이용해 장비를 만드는 등 많은 방면에서 쓰이는 비싼 물품이었다.
저번에 한번 지나가다 보니 마정석과 상당히 유사하던데, 그거라면 마정석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한번 정수로 시도해 보자. 그다음 또 뭐가 필요하지? 일단 고급 언데드에는 금으로 마법진도 빼곡히 박아야 하니 금도 필요하고, 그다음 약점 보강용으로 금속들을··· 어?”
사체도 모아야 하고 정수도 필요하다.
거기에 금은 물론 각종 금속들을 비롯한 부자재들까지.
분명 모아야 할 건 많다.
그런데 이 모든 걸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떠올랐다.
“돈.”
바로 돈이었다.
자본주의의 세상에서 돈으로 사지 못하는 건 없으니까.
사체가 많이 필요해?
돈 주고 사면 된다.
수많은 각성자들이 매일 사냥해서 사체를 내다 팔고 있으니까.
정수 역시 마찬가지.
“돈만 있으면··· 재건할 수 있어. 근데 도대체 돈이 얼마나 필요한 거지?”
세론에서야 인류 연합군 소속 나라들 등골 쪽쪽 빨아 가며 만들었지만 지구는 아니지 않나.
그렇다 해서 내 언데드 군단이 언제 또 나타날지도 모르고, 얼마나 강력한지를 내 입으로 설명하고 다닐 수도 없고.
결국 내가 그 많은 돈을 직접 감당해야 한다는 말.
“돈, 돈이 필요해.”
그것도 내 은퇴 자금 따위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한 금액이.
그리고 돈을 가장 많이 그리고 빠르게 모으는 방법은 단 하나다.
바로 스켈레톤을 이용한 사업을 지금보다 훨씬 더 빨리 그리고 미친 듯이 키우는 방법뿐.
“젠장.”
게으름 피우던 것도 전부 끝이구나.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 언제 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