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terminally ill genius survives RAW novel - Chapter 449
◈ 복마전 (2)
청수진인이 맹인을 향해 천천히 다가섰다.
“너야말로 광인이 따로 없구나. 풍문 그대로다.”
어느새 그의 손아귀에는 청성 장문인을 상징하는 보검이 환상처럼 쥐어져 있었다.
우윳빛 검광을 뿌리는 칼날. 곧이어 청수진인이 걸음을 디딜 때마다 흙먼지가 구름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스스스―
그 속에서 언뜻언뜻 푸른빛이 번뜩였다. 흐릿한 분진에 검기가 스민 것이다. 초월적인 광경. 청성 비전의 청운검법(靑雲劍法)이었다.
“사마외도 십삼천에 억울하게 이름을 올렸다는 자가, 태모산성주의 호법을 서 주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그자가 사이한 술법을 완성시킬 때까지 시간을 벌어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걸음을 망설이지 않았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도, 상대는 청성파가 지나갈 길목을 율하낭랑보다 빠르게 막아선 채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 일전을 무릅쓰지 않으면 애꿎은 민초들의 목숨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사마외도 십삼천은 그런 종자들이었다.
승산은 얼마나 되는가.
청수진인도 모른다. 애초에 먼저 논할 일이 아니다.
“아, 사숙! 사숙은 안 궁금하냐고요!”
“닥치거라.”
재담꾼에게 질문을 던졌던 진무 도장은 다시금 사숙에게 이끌려 수풀 사이로 종적을 감췄다.
동시에 주저주저하며 뒷걸음질 치던 주변의 민초들도 등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강호인명록을 든 재담꾼도 그 무리에 포함되어 있었다.
“밀지 마! 밀지 말라고!”
“청성의 신선께서 검귀를 징치하실 텐데 왜… 흡!”
“이 물정 모르는 사람 같으니! 어여 가요! 빨리!”
흙바닥을 다급하게 짓누르는 발소리들. 어느샌가 청성의 진무와 청은이 슬그머니 그들 틈에 섞여 넘어진 이들을 일으키고 달음박질을 도왔다. 그렇게 멀어졌다.
스윽.
다행히 삿갓을 푹 눌러 쓴 맹인 사내는 그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검 손잡이를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광인이라. 글쎄… 그대는 어찌 그리 확신할 수 있소?”
“뭐?”
“나는 미치광이가 아니오. 오히려 그대를 비롯한 온 천하가 미쳐서 천하목 따위를 숭배하고 있지 않소? 나라면 차라리 가부좌를 튼 천마의 불상에 절을 하고 말 거요. 음? 한데 그런 것이 있었던가? 천마의 불상?”
홀로 고개를 갸웃한 맹인이 느릿하게 말을 맺었다.
“뭐… 신강에선 부처와 천마가 썩 다르지 않겠지.”
“검치(劍癡) 놈아. 네놈은 아무것도 모른다.”
“아, 방금 천하목에 내뱉은 욕지거리는 진심이오. 나는 날붙이에 절을 올리는 사내니까.”
“언행이 더럽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천하의 지력을 다 빨아가는 요괴보다는 오묘한 이치를 품은 검 한 자루가 낫지 않소? 그리고 나는 몹시 깨끗한 칼잡이요.”
“미친놈.”
청수진인은 코웃음조차 치지 않았다.
맹인의 말 중에 진실은 없었다.
신검단주와 무룡회주, 그리고 패검종주를 인정하는 것처럼 내뱉었던 이야기도 거짓이다.
저 맹인 사내는 말 그대로 눈에 보이는 것이 없고, 검(劍)에 한하여 누구를 인정하는 자도 아니었다.
깨끗한 칼잡이란 말도 마찬가지다.
그는 십삼천 천극문의 검수들이 어떤 방식으로 길러지는지 안다.
유괴, 가르침, 상잔, 험지에서의 생존.
문하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천중오검객(天中五劍客)만 해도 그렇다.
그들의 기질과 싸움법은 마공을 익힌 자들 못지않기로 정평이 나 있다. 몹시 날카로운 검기를 마기처럼 부린다는 풍문마저 돈다.
“자리를 옮기자.”
“음?”
“행인들이 많다. 네놈도 황군의 추격을 원치는 않을 터.”
“아, 행인들이 많다? 선문답이 일품이구려. 그래… 온통 백색인 세상에서 나만 홀로 흑색을 보고 있으니 내가 미친 것일지도 모른다는… 하! 과연 구파 장문인의 통찰력은 명불허전이오. 맛깔나는 가르침이외다.”
스아앙―!
맹인은 양팔을 좌우로 활짝 펼치며 발검했다. 말 그대로 흑도의 칼잡이 같은 품행. 칼집에서 거칠게 뽑힌 날붙이가 종소리 같은 음향을 퍼뜨렸다.
천천히.
삿갓 아래의 입매가 검날처럼 가느다란 호선을 그렸다.
“칼질은 어떨지 궁금하구려.”
청수진인은 타고난 육감으로 그 말의 진위를 판단했다.
“놈…….”
별달리 궁금하지 않다는 의미였다.
* * *
정연신의 단전은 공력으로 채워졌다가 비워지길 반복했다.
심장에선 두 겹으로 이루어진 빛의 고리가 끊임없이 돌아갔고, 그중에서 본래 희미했던 한 겹의 고리는 금방이라도 흩어질 것처럼 희끗거렸다.
어검비행 탓이었다.
정연신은 준마를 타지 않았다.
잠을 청하지도 않았다.
그저 신검 여뢰를 딛고 허공을 쇄도하다가, 능법광륜기가 완전히 소진되기 직전에 착지하여 운기조식으로 진기를 채웠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련의 행위를 반복했다.
운기 경로에 해당되는 온몸의 경혈이 불타는 것마냥 뜨거웠다.
하지만 그는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입황성을 벗어나 혼자가 되자마자 반쯤 넋을 놓아버린 까닭이다.
외조부도, 단주도 먼 길을 떠났다.
본성의 지원도 없다. 그들은 제 한 몸을 지키기 급급하고, 또 마땅히 그래야 했다. 상비 전력으로 양양에 남은 흑색 선배들도 결코 본성을 떠나선 안 되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그는 날아서 질주하는 데만 신경을 쏟았고, 그렇게 칠주야가 지나기도 전에 절강성을 반쯤 가로지를 수 있었다.
마침내 항주였다.
“거 좀 비키쇼.”
“별 더러운 거렁뱅이가 다…….”
“거렁뱅이? 네놈, 네놈은 대천문에 쟁기나 파는 상인 놈이 아니더냐? 내가 항주 전장에서 뽑은 돈이 얼마나 되는 줄 알고!”
“그래봤자 전부 도박에 탕진하지 않았소? 어디 이 도시에 당신 같은 자가 한둘인 줄 아시오? 어어, 여기서 주먹을 쥐었다간 크게 경을 치는 수가 있소.”
“좀 지나갑시다. 옳지, 실례하겠소.”
관도를 어수선하게 오고 가는 거지들, 끼긱대는 바퀴의 마찰음을 익숙하게 무시하며 수레를 끌고 다니는 상인들, 거기에 한 아름 쌓인 찻잎과 곡물 따위를 바쁘게 힐끗거리는 낭인 몇 명…….
성벽 위에서 뒷짐을 진 채 그 모든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무림고수도 존재했다.
중후한 인상에 턱수염을 가슴팍까지 기른 노년의 무인. 얼핏 보기에도 관병들을 돕는 모양새였다.
향락의 땅.
머나먼 어느 곳에서 울린 환호성과 절규가 말발굽 소리에 섞여 다그닥다그닥 뭉개지는 가운데.
“큭……?”
“허억!”
정연신은 지풍을 날려 길가의 낭인 몇몇을 쓰러뜨렸다. 일부 상인들의 뒤를 조심스레 쫓아가던 자들이었다.
품삯 몇 푼에 검술을 판다는 이들은 이제 강도와 구별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연신은 무심한 눈매로 항주 초입의 실태를 확인했다.
“무슨… 귀신이 곡할 노릇이로군!”
길을 걷던 이들이 크게 놀라 멈추는 와중에.
저벅.
한 걸음에 검문소를 건너뛰고 성내에 들어선 정연신은 고개를 위로 꺾었다.
몇 층인지 헤아리기도 힘든 전각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별세계에 들어온 듯했다. 저마다 검, 비단, 필묵, 봇짐 따위를 자유롭게 걸치고 다니는 사람들 너머로, 십여 층을 넘어서는 가옥마저 심심찮게 보였다.
그 높이 또한 입황성 본성의 망루나 첨탑에 비견될 정도로 엄청났다.
철족 장인들이 그 화려한 솜씨를 가감 없이 뽐낸 장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군사적 요충지인 북경이나 양양과는 달리, 고층 전각을 세우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는 도시다웠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
그는 생각했다.
이미 기감으로 항주를 훑은 뒤였다.
감각이 닿는 데까지 샅샅이 뒤졌는데도 백미려는커녕 소천무적의 기척조차 찾을 수 없었다.
몹시 당연한 일이었다.
절세고수들은 전부 반박귀진의 귀재라 해도 무방하다. 눈앞에서 마주한 상태가 아니면 종적을 찾기 힘든 것이다.
소천무적에게 점혈당해 있을 백미려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스윽.
정연신은 손에 든 쪽지를 힐끗했다.
보고서였다. 처음으로 운기조식에 임할 때 띄워 보낸 백연에게 전달받은 서신. 좁은 서면이 빼곡한 글귀로 가득했다.
[천극문주 출현.항주로 이어지는 관도 중 개관로(開觀路). 민초 이백여 명의 목이 일거에 잘린 흔적을 발견.
정 공께 보고드립니다.
지난 보름날 오시에 청성파 장문인이 일전을 벌였습니다.
상대는 천극문주입니다.
개관로 도처에 덩어리진 청운검기(靑雲劍氣)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사람이 지나다니기 힘들 만큼 깊은 웅덩이들이 생겼는데, 숫제 분화구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그중 하나의 규모로 미루어 추측건대, 절세고수들의 구명절초라는 공월무도 시전된 듯합니다. 마찬가지로 청수진인의 수법입니다.
하지만 천극문주의 검흔은 없습니다. 외도제일검에 대한 믿기 힘든 풍문을 고려하면 특기해야 할 사항인 것으로 사료됩니다.
개방 분타에 침투시켜 둔 본성 백색무사의 첩보에 따르면, 성화검신 율하낭랑과 화산검절 천주진인이 해당 생사결의 말미에 난입하여 청수진인을 구해 간 듯합니다.
송구스럽게도 이 이상 구체적인 정보를 습득하지 못했습니다.
정 공께 용서를 구합니다. 부디 보중하시길 바랍니다.
공경을 담아.
입황성 항주지부장, 청색무사 정태궁(鄭台穹).]
“…….”
정연신은 고개를 내렸다. 그의 두 눈을 가리고 있는 안대의 뒷자락이 목덜미를 살짝 덮었다. 흰색 천이었다.
언젠가 무림맹회에서 다른 사람 행세를 하고 있던 칠사도를 흉내 냈는데, 주변 행인들은 눈을 가린 채 서찰을 읽은 그를 이상하다는 듯이 훑어보며 지나갔다.
정연신은 안법을 발동한 채 걸음을 옮겼다.
소천무적의 이형공허에 간섭했을 때 봤던 문파를 향해.
‘대천문.’
기이한 곳이라 했다.
무(武)가 아니라 기세를 연마하는 무맥이란 말이 있었다.
정연신은 그 이야기에 의구심을 갖지 않았다. 그가 내심 정해둔 당대 신검부대주와 전대 신검부대주에게 들은 정보였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소천무적과 관계있는 문파일까.’
정연신은 상념에 잠긴 채 목적지를 찾아 걸었다. 다행히 항주 사람들은 낯선 맹인을 배척하지 않았다.
이방인에 익숙한 까닭일까. 그는 어검비행으로 내려다볼 것도 없이 대천문에 당도할 수 있었다.
천극문주, 태모산성주, 명교주.
전부 이 땅에 있다.
섣불리 소란을 피워선 안 되는 도시였다. 정연신은 대가 없는 친절에 고마워하는 한편 품속을 뒤졌다.
“길벗을 자처해 주셨으니, 답례로 소금이라도.”
곧장 그를 향해 손사래 치는 여인.
“아니에요. 그보다 어차피 초행길이면 여독을 푸셔야 할 텐데, 굳이 답례하신다면 제게 소흥주라도 한 잔 따라주는 건…….”
“술은 마시지 않습니다.”
단호하게 대답한 정연신은 여인의 손에 소금 주머니를 억지로 쥐여 줬다. 어지간한 동전보다도 값진 재화였다.
“감사합니다.”
여인을 뒤로한 그는 대천문의 현판을 힐끗 올려다봤다.
大阡門.
몹시 용사비등한 게 한 획 한 획이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마연적이나 용희명의 필체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때였다.
“오!”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자그마한 담장으로 둘러싸인 대천문의 정문 쪽.
별안간 탄성을 터뜨린 황삼 사내가 정연신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수문 무사로 보이는데도 거침없는 발걸음. 얼굴에는 거드름마저 맺혀 있는 게, 항주제일문파라 불리는 대천문의 위세를 방증하는 듯했다.
“행색만 봐도 알겠구려! 웬 고인께서 그대와 같은 행색을 지닌 자가 오면 이걸 건네주라고 하셨거든!”
정연신에게 길쭉한 헝겊 뭉치를 건넨 그는 주변을 불안하게 두리번거렸다. 자신이 말한 고인이란 자에게 겁을 집어먹은 듯했다.
“…….”
문파의 기강이 엉망이다. 보통은 범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면 사문의 웃어른에게 고하는 것이 먼저니까.
하지만 정연신은 건네받은 물건에만 눈길을 줬다.
‘소천무적.’
명교주의 기감은 그가 지닌 감각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앞서 정연신이 대천문을 봤다는 걸 알아챘을 것이다.
그를 힐끔거리던 수문 무사가 말을 덧붙였다.
“그… 뭐라더라? 사문의 개파조사께서 쓰시던 단검 칼집이라던데. 전언이 있으니까 한번 만져 보려거든 단단히 각오하라고…….”
초대 천마.
높은 확률로 법보다. 무슨 꿍꿍이일까.
스윽.
정연신은 묵묵히 헝겊 안에 있던 검집을 꺼냈다.
이 이상 소천무적의 속내를 짐작해 보면서 끌려다닐 용의는 없지만, 죽여야 할 목표가 남기는 단서를 역으로 이용할 필요는 있다.
‘천마의 물건…….’
검집에 별다른 문양은 없었다. 그저 오래된 나무 냄새만 훅 끼쳤다. 불현듯 들불처럼 일어나 정연신의 손아귀로 파고든 마기(魔氣)와 함께.
화아아아악―!
무형의 기운이 손끝을 격하게 간질인다.
그 기세가 정말로 염화 같았다. 내가공부에 자신이 있는 고수의 경맥조차 너덜너덜하게 바스러뜨리겠다 싶을 정도였다. 정말로 천마의 진기 조각이 깃든 법보인 듯했다.
정연신은 무심한 얼굴로 입김을 훅 불었다.
순간 유리잔 깨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곧이어 반투명하게 이글거리던 기세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묘하게 탐욕스러운 눈으로 정연신을 살피고 있던 수문 무사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방금, 무슨……?”
하지만 정연신은 그를 보고 있지 않았다.
검집의 마기가 꺼지자마자 불현듯 솟아오른 사람의 형상.
마치 귀신처럼 반투명한데, 인근을 지나다니는 행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했다. 술법무공이었다. 달리 강호 무림의 불가사의라고 해도 될 터였다.
정연신의 눈매에 날이 섰다.
귀신의 외양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로 되는군…?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공력인지.]영롱하게 울리는 음성.
굉장히 화려한 백색 피풍의로 온몸을 감싼 여인이 그녀의 양손을 번갈아 본다.
선녀의 옷자락마냥 새까맣게 너울지는 머리칼. 정연신만큼 뚜렷하고 몽환적인 이목구비를 지녔는데, 그 조화에서 묻어나는 느낌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마성(魔性)에 가까웠다.
묘하게 비뚜름한 미소가 돋보인다.
눈에 익은 웃음. 틀림없다. 명교주 소천무적이다.
“…….”
모든 것이 대척점에 있는 두 사람의 시선이 느릿하게 맞닿았다.
[뭐… 혼령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겠지. 아무래도 네 앞에 본신으로 나서자니 여러모로 번거로워서.]공력으로 변조된 목소리가 아니었다. 몹시 매끄러운 의념에서 비롯된 말소리였다.
곧이어 정연신이 검지와 중지를 이어붙여 검결지를 만들 때.
“그나저나 광야일멸 정연신을 참으로 훌륭하게 흉내 냈구려. 그 안대를 쓴 채로도 십 점… 아니, 만 점이오. 미리 말하건대 일개 수문 무사의 안목이 아니외다. 나는 외당의 당주거든.”
대천문의 사내가 마치 약장수처럼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어느새 굉장히 짙은 무채색의 안광을 번뜩이고 있었다.
“요모조모 뜯어봐도 그대 같은 변용변복(變容變服)의 고수라면 장차 항주 안팎으로 크게 쓰일 터. 역시 본파의 빈객이 되고자 걸음한 게 아닌가 싶소만. 아무래도 그 칼집을 건넨 고인께서 본파와 그대를 이어 주신 듯한데, 이래 봬도 태모산성이 본파와…….”
온갖 군상이 살아가는 복마전.
항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