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12)
12화. 첫 번째 생일 (7) + 오늘부터 나는 천재다 (1)
“카니아 님이 훈련장에 가실 필요가 없으니까 그렇죠.”
“우우…… 레오닐도 가는데……
정말로 불만인 모양이다.
아무래도 카니아 누나보다 조금 나이가 위윈 레오닐 형이 이제 슬슬 검을 잡길 시작한 게 어지간히 부러 운가 보다.
“나도 검 배우고 싶은걸.”
“카니아 님이 검을 쥘 이유는 없습니다.”
당연한 말인가.
카일 형님도 레오닐 형도 왕자……
즉 남자아이다.
귀한 집안의 남자아이의 기본 소양에는 당연히 무예가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검술 수업을 받게 되겠지.
그러나 카니아 누나는 공주님이다.
꽃을 구경하고 교양에 힘쓰고.
사교회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게 당연한…… 그런 입장이다.
뭐. 본인은 그게 어지간히 불만인 모양이다.
“나도 검이 좋은데. 그치 아렐?”
“. 으응 ”
어쩌다 보니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말하긴 뭣하지만 카니아 누나에겐 검을 휘두르는 재능이 있다.
본래 걸출한 무예를 자랑하는 가문이라고 했지?
지금은 재능 있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서 옛날의 명성은 많이 잃어버렸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그 잃어버린 재능은 장차카니아 누나에게서 폭발할 예정인가 보다.
방금 전 카일 형님의 동작을 기억하고 흉내 낼 때…… 아직 어린아이 인지라 동작을 어설프나, 발을 디디는 위치 그리고 팔의 각도…… 대부 분이 어느 정도 그럴듯하게 맞아떨어 졌다.
그걸 눈치챈 건 나뿐인가?
아닐 것이다.
보통 애가 이렇게 조르면 목검이라도 한 번 쥐여 줄 법한데 시녀들은 단호하게 그것을 거부한다.
“절대 안 됩니다.”
“히잉??????
“우는 척하셔도 안 됩니다.”
아마 어른들도 카니아 누나의 재능을 눈치챈 것이리라.
보통 이런 아이에게 한 번 검을 쥐어 주면 그 뒤에는 물 만난 스펀지처럼 마구 흡수하게 된다.
그러나 공주님에게 검은 필요 없다.
짐작컨대 검을 휘두르는 귀족 여자 아이를 그렇게 바람직하게 바라보는 사회도 아닌 것 같았다.
그러니 저리도 반대하는 거겠지.
“치이! 그럼 아렐하고만 연습할 거야.”
……그리고 불똥은 늘 내게 튄다.
쪼르르.
나무 아래로 달려가더니 그 아래에서 나뭇가지를 주어 와서 그중 하나를 내게 내민다.
이걸 어쩌라고요?
“ 누냐?”
“아렐도 나랑 연습하는 거야!”
……샌드백이 되어 달란 걸 잘못 말한 게 아니고?
“……아렐 님은 아직 어립니다. 위험하니까 안 돼요.”
다행히 상식 있는 시녀님 덕분에 내가 나뭇가지로 마구 찔리는 참상은 면했다.
그리고 나뭇가지를 뺏으려는 시녀와 뺏기지 않기 위해 도망치는 카니 아 누나.
두 사람의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저렇게까지 검 배우고 싶어 하면 그냥 몰래 가르쳐 주면 안 되나.
나는 카니아 누나가 억지로 떠넘긴 나뭇가지를 들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시선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걸 의식하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언제 넘어질지 불안한 유아틱한 걸음걸이가 아니라, 제법 다리에 힘을 넣고 똑 바른 자세로 몸을 지탱했다.
나뭇가지를 검을 잡듯이 고쳐 쥐고 1?
“ 흐음?”
가볍게 옆으로 휘둘렀다.
공기를 가르는 수평 베기.
내 팔에서 뻗어 나와 나뭇가지에 얽힌 마나가 산들 바람처럼 가느다란 호를 그리며 퍼져 나간다.
무언가를 들고 휘둘러 보는 건 이번 생애에선 처음인가?
이것 참 부드러운 검기로군요.
뭐…… 내가 마음만 먹으면 이런 시시한 바람이 아니라, 저쪽에 곧게 뻗은 나무마저 베어 넘길 검기 정도야 얼마든지 뿜어 낼 자신이 있다.
이미 그 정도로 충분히 내공이 모이긴 했고.
다만 지금은 아무도 그것을 본 이는 없다.
보여 줄 생각도 없고.
“거?…”
이라??????
검이라…… 나는 메롱거리며 뛰어다니는 누나를 바라보며 고민했다.
저렇게 검에 관심이 있다면야 기회를 봐서 내가 조금 가르쳐 줘도 되려나?
그래 봐야 지금 당장 할 일은 아니다.
그리 멀지 않은 언젠가의 일이겠지.
나는 다시 나뭇가지를 놓고는 털썩주저앉았다.
오늘부터 나는 천재다 (1) 그동안 내가 백 번 가까이 인생을 반복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진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나서면 귀찮다는 것이다.
자고로 말년 병장이 왜 생활관에 짱 박혀 있겠는가?
그게 바로 괜히 앞으로 나서면 귀찮은 일만 생긴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지.
나도 전생을 반복하면서 온갖 험한 꼴을 다 겪어 봤다.
조금 단련했다 싶었더니 앗! 하고 전쟁에 휘말린 적도 있고, 심지어는 온갖 동식물로 태어나서 고생해 본적도 있다.
그런 느낌으로 나만큼이나 온갖 인생 역정을 겪어 본 놈도 또 없을 거다.
자그마치 백 번을 넘긴 인생이다.
적지 않은 그 인생 동안 조용히 지낸 적은 거의 없었다.
전생을 반복하면서 쌓은 힘과 지식을 덕에 나는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었고, 자연스레 늘 온갖 사건의 중심에 휘말려야 했다.
어느샌가 휘말리는가 싶더니. 결국엔 성질 뻗칠 대로 뻗힌 내가 죄다 박살 내는 패턴이었지만.
그런고로 백한 번째 인생인 지금만큼은 과거의 경험을 반성하면서 가급적이면 번거로운 상황에 휘말리는 것은 사양하고 싶었다.
……그런 것치고는 태어나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벌써 몇 건인가 저지른 것 같지만.
다이아몬드라든가 생일파티 때라든가…… 어휴…….
내 놀고먹는 삶, 어디 갔지?
내가 바라는 건 내키는 대로 즐거운 일을 찾고 먹고 싶은 것 먹고, 졸리면 자고.
그런 욕망뿐인 삶인데.
성가신 일 따윈 내 손으로 우그러트려 감히 다가오지도 못하게 하는 그런 인생이다.
하여간 세상이 날 가만 놔두지 않아요.
과거는 어쩔 수 없다 치자.
앞으로 잘하면 되니까.
아직 늦지 않았다.
내 꿀 빠는 인생은 아직 놓치지 않았다.
힘내자 아렐!
장차 꿀 빨기 위해 분발하는 거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어!
* * *
다섯 살이 되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렸다.
“그, 그럴 수가……
다리가 후들거린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주먹을 쥐려고 했지만 저려 와서 저절로 힘이 풀렸다.
“크윽??????
간신히 서 있는 게 고작이다.
그 자리에서 주저앉지 않은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길!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이걸 생각지 못하다니…….
입술을 깨물고 후회해 봐야 이미 늦었다.
이미 사태는 내 손을 떠나갔다.
조금만 더 빨리 눈치를 챘다면 무슨 수라도 썼을 텐데…….
그래, 진정하자.
진정하는 거야.
전생 전문가인 내가 당황하면 어쩌자는 거냐.
심호흡을 하며 몸과 마음을 진정시킨다.
그리고 나는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내 유고, 체나를 올려다봤다.
“체나…… 그 말이 진짜야?”
내 귀가 잘못되진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다시 한번 묻는 것은 어디까지나 내 각오를 다시 다지기 위해서다.
방금 전 추태를 잊고, 다시 현실을 이 귀로 똑똑히 받아들이면서 대책을 강구하자는 것이지.
“아렐 님……
체나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과거 예산 문제 때문에 고민하던 시절 이후로 그녀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이던가.
그만큼 이 사태가 그리도 심각하단 건가.
내 표정도 덩달아 어두워졌다.
체나는 여러 감정이 담긴 얼굴로 나를 바라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게 공부하는 게 싫으세요?”
“응. 싫어.”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게 무슨 소리냐고?
그러니까 즉…….
“이제 아렐 님도 다섯 살이세요.”
맞아, 나 다섯 살이지.
한창 귀여울 때지.
막 예쁜 짓도 하고 웬만큼 사고를 쳐도 사람들이 웃으면서 훈훈하게 받아들여 줄 나이야.
요즘 돈 걱정도 없고 해서 나는 지금까지 내내 느긋하게 지냈다.
가끔 카니아 누나가 올 때를 제외하고는 따듯한 햇볕이나 쬐면서 꾸벅꾸벅 조는 그런 행복한 나날이 이어 졌다.
오죽 하면 나를 바라보면서 체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렐 님이 꼭 인생 다 산 노인 같아서 걱정되네요. 제가 뭔가 잘못 가르쳤을까요.”
고민하는 것 같지만, 그건 우리 유모의 쓸데없는 걱정이다.
나는 정상이에요.
그저 조금 게으를 뿐입니다.
이게 바로 내가 바라던 일상이다.
인간이 가장 빛날 때가 언제인 줄 아는가?
그건 바로 일하지 않을 때다!
일을 하면 사람은 시들어가지.
나도 그랬다.
지난 전생 동안 수도 없이 고생하고 또 고생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동안 백 번이나 고생해 왔는데 한 번 정도는 내 마음대로 살아도 되잖아!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싸고 싶은 대로 싸고!
거슬리는 놈 있으면 걷어차 버리고!
나는 양심보다 내 욕망을 우선시하리.
인간이란 자고로 욕망으로 살아가는 법이다.
그리고 내 욕망은 바로 일하지 않는 거고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녀석들을 집안에서 뒹굴거리며 창문 너머로 흐뭇하게 바라보는 게 얼마나 꿀맛인지 모르는 놈들은 평생 모를 거다.
그런데…… 흑…….
“아렐 님. 왕가의 법도로는 다섯살이 되면 슬슬 공부를 해야 하는 나이예요.”
오늘따라 체나가 진지하게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평소라면 내가 싫다고 떼를 쓰면 적당히 타이르는 척하다가 못 이기는 척 포기하는 때와 달리 오늘만큼은 그녀의 얼굴에 단호함이 엿보인다.
무슨 소리냐면.
귀족가의 아이들은 보통 진짜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은 다섯 살쯤 되면 슬슬 교육을 시작한다.
정말이지 예사로운 교육열이 아니다.
다섯 살이면 놀아야지 뭘 배우냐고!
난 적어도 80살까진 놀고 싶다고.
뭐, 교육 이래 봐야 글자라든가 간단한 예절 같은 아이라도 알기 쉬운 것을 배우는 거지만.
그리고 왕가의 자손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왕가의 아이인 이상 누구보다 더 열심히 배우고 실천해야 하지.
따라서 나도 배워야 한다.
착한 아이라면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고?
그렇다면 나는 문제 있는 아이가 될래!
“그거 누가 정했는데? 그런 법 없어!”
요즘 내 혓바닥이 각성한 바람에 이제 누굴 상대로도 꼬박꼬박 말대 답이 나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체나가 고생이 많다.
“……누구라는 것보다…… 관례가……
나를 어떻게든 타이르고 싶은지 이마를 찌푸리면서도 가능한 좋게 좋게 말하려고 고민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러나 난 봐줄 생각 없거든?
나도 절실하다고.
“나 안 배워도 돼.”
“그런 말 마세요.”
체나라도 이것만은 그냥을 흘려듣지 못하겠는지 눈썹이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서민 아이들은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해요.”
나도 알아.
교육이란 건 어디까지나 귀족가의 특권이다.
그 아래 서민들은 상인이 아닌 이상은 자기 이름조차도 읽고 쓰지 못하는 게 보통이다.
배울 시간에 밭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갈아야 겨울을 먹고 날 수 있으니까.
……나도 그건 잘 안다.
질리도록 잘 알지.
그렇지만 귀찮은걸?
으아? 전에 카니아 누나가 예절교육 싫어! 검술 배울래! 라고 땡강부릴 때가 생각났다.
그래, 누나는 옳았어.
“싫어! 싫어!”
그러니 나도 누나를 본받아 땡깡을 부리겠다.
아렐, 지금부터 파업 모드에 들어 갑니다.
……이후 결말만 말하자면.
결국 내 파업은 엄마가 직접 와서 손수 제압하시는 걸로 끝을 맞이했다.
진지하게 엄마한테 혼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