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186)
186화. 왜 마법사들은 탑을 좋아하는 걸까? (2)
“그리고 배에 적용이 끝나면……
다음부턴 이게 본론이군. 그 전에 한 가지 맹세해라. 너, 이거 비밀 지켜야 한다.”
“물론입니다. 제 지팡이를 걸고 맹세하죠.”
“지팡이? 저기 구석에 굴러다니는데?”
나는 낡은 고서 더미에 올려져 있는 그의 지팡이를 가리켰다.
“하하하하?????? 요즘 좀 정신이 없어서 말이죠. 그렇다 해도 맹세는 진짜입니다.”
“뭐, 그렇다 치자.”
마법사가 장난으로 자기 지팡이를 걸지는 않는다는 건 나도 잘 아니까.
나는 설계도를 가리키며 이것의 진짜 목적을 그에게 가르쳐 주었다.
“왕국의 주요 도시 간에 이동 수단을 만들 거다.”
“이동 수단 말입니까?”
“대략적으로는 대량의 화물과 인원을 옳길 수 있는 대형 운송 수단이라고 하면 되겠군.”
“마차가 아닙니까?”
“말 대신 엔진으로 끄는 거지.”
내가 말한 개념은 까놓고 말해서 ‘화물차’로 간략하게 설명할 수 있지만, 아직 운송 수단을 말과 마법에 의존하는 이들에게는 이런 식으로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대형…… 그리고 대량의 운송이 가능한 차량이군요. 한데 텔레포트를 사용하면 되지 않습니까?”
“네 말대로 속도와 안전 명목에서는 텔레포트를 이기는 건 불가능해.”
그건 인정한다.
텔레포트, 네가 넘버원이다.
“다만 보급화는 어렵잖아?”
텔레포트를 그 정도로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의 수는 적다.
거기에 마법 도구로 대체하기에도 코스트가 높고 관리하기도 어렵지.
“그러나 내가 제안하는 방식이면 속도에선 뒤처질지 몰라도 훨씬 안정적이지.”
정비 수단이야 얼마든지 교육을 하면 양성할 수 있다.
그것이 기술의 장점이니까.
물론 이후 마법이 발달에 발달을 거듭하면 얼마든지 능가할 방법은 나오겠지만.
그것까지 이미 고려를 하고 낸 결론이 이것이다.
이게 최선이다.
“. 과연. 아니… 편리한 수단 정도를 넘었군요. 그걸로만 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헬민은 내가 제안한 운송 수단에 대해 몇 번 생각해 보더니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비록 마법사지만 마법의 우위보다보다 넓은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고를 갖고 있는 거겠지.
“……왕국의 판도가 바뀔 것입니다.”
“그렇겠지.”
단순히 운송 수단의 개편이 아니다.
안정적이고 보다 빠른 수단이 도입이 되면 그에 따라 부가적으로 달라지는 게 잇따라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버님께서도 적지 않게 당혹스러워하셨을 정도니까. 그 정도면 말다한 거지.”
“……고작 마법사로서의 소견일지 모르나……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감수했어.”
어차피 언젠가는 개발될 것을 100년 단위로 끌어당긴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정도면 충분히 안전 범위다.
나는 신중하게 고려하고 결정했다.
그리고…… 사실 내가 편하고 잘사는 게 중요하지, 다른 건 알게 뭐냐.
까놓고 말해서 내가 배부른 대가로 옆에서 참혹한 재앙이 펼쳐지는 것 정도만 아니면 이 정도는 문제없지 않은가.
“……지금 것은 듣지 못한 걸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내 앞의 이 마법사는 현명하다.
자기 손에서 감당 못할 일이 벌어질 거라 생각하니 재빨리 선을 긋는다.
“대신 일은 확실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래도 이득은 탐날 테니 마냥 거절할 수는 없겠지.
좋은 태도다.
“그래서 어느 정도 걸리지?”
숨길 것도 없이 까놓고 물었다.
너희 능력이면 얼마나 걸리겠냐?
“정확히는 한 번 더 봐야겠지만 이것대로라면…… 3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정도면 훌륭한데!”
참고로 우리 영지 내 인력만 돌린다면 1년 반이 더 걸린다는 게 내 계산이다.
역시 제아무리 개인의 능력을 올린다 해도 머릿수는 당해 내지 못하는 거군.
그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 하나???”
?
그런데 내 기대와 달리 헬민의 목소리에서는 조금 곤혹스러워하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의 마탑 내 인력을 돌렸을 경우에만 3개월입니다.”
“지금은 평소 같지 않다고 들리는데?”
“예.”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은 원로들이 대다수의 마법사들을 거느리고 출타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 때문이라며?”
“예. 몹시도 중대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살짝 표정을 굳혔다.
“중요한 일인 거야?”
“혹마법사의 잔당들을 쓸어 내고 있습니다.”
흑마법사면, 그 친구들을 말하는 건가?
지난번 언데드 가지고 놀던 해맑던 친구의 친구들 말이지.
그 친구들이 왜?
“지난번 잡아들인 이들을 심문하여 대략적인 나머지 잔당의 위치를 잡아내었습니다.”
“아, 지난번 그 녀석들 말이군.”
예전 도시 건축 기념 연회에 숨어들었던 세 얼간이를 말하는 건가.
대체 어떤 심문을 했을지는 굳이 들을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그 셋 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은 아닐 테니까.
그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니 대충 그것만은 알겠다.
“잘만 하면 어쩌면 잔당 정도가 아니라……
“……그 위의 놈도 잡아낼 수 있다?”
헬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위의 놈이라…….
하긴 지난번 그 언데드 가지고 놀던 놈도 그렇고, 어쩐지 잡병 냄새가 상당히 나긴 했다.
일단은 조직인 이상 틀림없이 관리자는 있다.
그리고 더 위에는 꼭대기에 앉아 있는 자가 있겠지.
그러나 지금까지 잔당조차도 찾아 내기가 어려웠다.
그런 와중 단서를 잡았으니 그가 저리도 들뜨는 건 충분히 이해가 갈만한 일이다.
“그래서 죄다 잔당 토벌에 나갔다‘?”
“전부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만큼 인력은 줄어들었죠.”
“그럼 지금이라면 얼마나 걸리는데?”
“최소 6개월은 되어야 처음 개선안이 나올 것입니다.”
“……뭐, 그 정도야 허용 범위 안이네.”
1년 반이 걸리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
“거기에 계속 토벌만 할 건 아니잖아. 흑마법사 구제는 그전에 끝나겠지?”
“그럴 생각입니다.”
그것만은 헬민은 단호하게 의지를 밝혔다.
“이 기회에 흑마법사의 존재는 적어도 에르네시아 왕국 내에서는 완전히 근절할 것입니다.”
“그건 응원하지.”
내 입장에서도 그런 바보들이 없어지면 충분히 바람직한 일이니까.
……애초에 내가 귀찮아서 나서지 않은 일이다.
이곳의 사람들이 알아서 해 주는 게 가장 올바른 일이기도 하고.
“그건 뭐, 나는 관여할 생각은 없으니까.”
“당연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희 마법사들의 사명이니까요.”
“사명이라……
“예. 올바르지 못한 이들을 근절하는 건 단연 바른 길을 추구하는 이에겐 당연한 게 아니겠습니까?”
“흐음?…”
나는 대충 고개만 끄덕였다.
지금 저놈은 자신이 무슨 소릴 하는지 자각이나 하고 있는 걸까?
……아니, 모르진 않겠지.
그래도 나는 굳이 그것에 잔소리하고 싶지 않다.
“어쨌든 그럼 받아들이는 걸로 알지.”
중요한 건 내 일이니까.
이후 자세한 안은 따로 연락하기로 적당히 논의했다.
“결코 아렐 님을 실망시켜 드릴 일은 없을 겁니다.”
“기대하지.”
나머지는 이후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논의를 하면 될 테고.
할 이야기는 그밖에도 많아질 테니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영광이군요.”
“일단은 최고의 마법 지식을 자랑하는 마탑이잖아?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거든.”
“하하하하. 과찬입니다. 아직 저는 미숙합니다.”
“그 말을 다른 마법사들이 들으면 배 아파 뒹굴다가 세상 하직하겠군.”
최연소 8클래스 마스터가 뭔 소리래.
그 말대로 내 등 뒤에서 지금 디아는 뭔가 복잡한 듯이 느껴졌다.
얼굴에선 드러나지 않지만 묘하게 심정이 복잡해 보인단 말이지.
하긴.
그녀도 나이에 비해 높은 경지에 이른 천재다.
이미 6클래스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했고, 머지않아 7클래스의 벽도 뚫을 것이다.
경지를 뚫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는 이들은 그 사실을 들으면 입에 거품을 물고 기절하겠지.
예를 들어 마탑 측 소속 마법사의 경우.
6클래스가 넘는 자는 평균 연령 40대 이상.
그리고 7클래스를 넘은 이는 페이 안처럼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대부 분일 정도다.
평생을 쏟아부어도 될까 말까 하는 경지.
그것을 불과 20대 초반의 나이에 이루어 낸 것이 바로 그녀다.
그러나 그런 그녀보다 더한 사람이 눈앞에 있다.
보다 더한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뭔가 기분이 복잡해지는 법이다.
원래 자기보다 잘난 사람이 지나치게 겸손해하면 짜증 나는 법이잖아.
“음…… 디아 레키 양이었나?”
그리고 그런 기분을 눈치챈 건 나만은 아닌 모양이다.
헬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디아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소문은 들었네. 아직 젊은 나이에 상당한 실력을 이루셨다고 하더군.”
“마탑주께서 기억해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디아는 그저 담담하게 그의 칭찬을 흘려 넘겼다.
딱히 기뻐하는 기색도 없다.
“겸손하군. 다른 마법사들도 본받았으면 좋겠어.”
“……그 정도는 아닙니다만.”
음…… 내가 봤을 땐, 쟨 그냥 그 정도 시시한 평판은 관심이 없는 걸거야.
“진심이네. 충분히 디아 양은 우수한 마법사네. 내가 보증하지.”
“꼭 그 말은 다른 마법사들은 우수하지 않다는 뜻으로 들리는군.”
내가 약간 놀리듯 말하자 그는 난처한듯 웃었다.
웬일로 부정을 못하네?
“실언이었습니다. 저희 마탑에 재적하고 있는 이들도 충분히 우수합니다. 다만……
“ 다만?”
“가끔은 아쉬울지도 모르겠군요.”
그는 천천히 차를 머금고 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예전의 마탑은 아쉬움밖에 없는 곳이었습니다.”
“흐음? 예전이라……
“제가 아직 보다 미숙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마탑 내의 분위기는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그는 아련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빤히 바라보고 있다는 걸 뒤 늦게 다시 눈치채고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아렐 님 앞에서 쓸데없는 말을 했군요.”
“괜찮아. 예전의 마탑이 어땠는지는 나도 조금 흥미가 돋는군. 어차피 일 이야기는 대충 끝을 내두었으니까 말해 봐.”
내가 말해도 좋다 허가를 하자, 헬민은 다시 한 번 짧게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 예전의 마탑인지 뭔지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예전의 마탑은 지식을 추구하기보단 그저 높은 층에 가기 위한 암투와 그것을 위한 궁리에만 다들 열의를 보였죠.”
후배가 선배에게 전력을 다해 아부를 떨고.
마탑 내부에서도 차기 고위 마법사를 선출하는 기준은 실력보다는 인맥과 그리고 찔러 주는 뒷돈이 우선시 된다.
‘그야 그렇겠지……
그의 푸념을 들으며 나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라고 생각했다.
폐쇄적이란 환경은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을지 몰라도, 반대로 내부에서 썩어 들어가기도 쉽다는 것이다.
물이란 게 흐르지 않으면 고여 썩어 버리며, 그 안에 온갖 지저분한 것이 생겨나기 마련이니까.
대충 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왜냐면 이미 폐쇄적인 환경 내에서 조직이 얼마나 문드러질 수 있는지는 대표적으로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는 예를, 나는 이미 이전의 생애에서 몇 번이나 체감했지.
“그래도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손을 보는 데 상당한 고생을 했습니다.”
그는 진저리가 난다는 듯 약간 고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탑주의 자리에 오른 후 나름마탑을 바꿔 보려고는 했죠. 덕분에 원망도 많이 사고 절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 그 이상한 정책들 말이군.”
마법사들끼리 맞선을 주선한다든가…
그게 왜 그런가 싶었더니 나름 분위기를 바꿔 보려 노력해 본 결과물인가?
“의도는 알겠는데 계속 폐쇄적이라면 근본적으로 바꾸긴 어려울 텐데.
차라리 좀 더 적극적으로 마탑을 개방해 본다든가? 그런 방법도 있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