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272)
272화. 성녀의 최후 (1)
성녀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 그사이 디아의 시야에 돌멩이가 하나 날아들었다.
성녀가 발길질을 하자 마찬가지로 벽돌이 뜯겨져 나가며 큼지막한 돌덩어리가 날아온 것이다.
단순한 돌덩어리라 하더라도 머리에 맞는다면 크게 다친다.
투석도 또한 훌륭한 무기.
디아는 그것을 일부러 배리어로 비껴 내어 비스듬히 튕겨 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날아간 돌멩이는 석벽에 박혔다.
마치 철덩어리와도 같다.
디아는 그 이유를 금세 파악했다.
“돌멩이에 오러를 주입? 설마 이런 무예에도 소양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어머? 그런 것치고는 냉정하게 대처하는데요. 마치 제가 이렇게 나올 줄 알고 있던 것처럼 말이죠. 실은 알고 있던 것이 아닌지?”
“가능성은 있다고 감안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디아는 그저 조용히 중얼거리며 다음 마법을 영창했다.
‘아렐 님의 예상대로입니다.’
디아가 성녀를 직접 방해하러 나설 때 아렐은 그녀에게 전투를 대비한 몇 가지 조언을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성녀가 특이한 무예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할 것, 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렐의 예측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흡!”
한 번 실력의 편린을 드러낸 이상 더는 숨길 마음도 없는지 넬베니아는 짧게 숨을 들이쉬며 몸을 앞으로 날렸다.
단숨에 거리를 둔 넬베니아는 디아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디아에게 있어서 방어 마법을 펼치는 건 사람이 눈을 깜박이는 것 보다 빠르다.
그걸 모르지 않을 터인데.
그녀는 방어 마법을 전개하며 한편으로는 만일에 대비해 힘껏 옆으로 뛰었다.
마법으로 움직이기에는 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사들에 비하면 어설픈 움직임이나 마법사치고는 날래다고 해도 될 것이다.
이래 보여도 평소에 몰래 몸을 움직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디아의 옆구리로 아슬아슬하게 충격이 찢고 들어간다.
그리고 뻗어 나간 충격은 그녀 뒤편의 성벽의 일부를 무너트렸다.
“방어를 뚫은 것입니까?”
처음으로 놀란 기색을 보였다.
인간의 맨주먹이 마법사의 방어, 견고한 마나 배리어를 뚫은 것이다.
“단순히 오러가 깃든 주먹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달리 방어 마법을 파훼한 흔적은 없다.
그저 성녀의 주먹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날카롭게 뻗어 나가 방어를 뚫고 간 것이다.
순수하게 주먹의 위력이 그녀의 방어를 돌파했다는 뜻이 된다.
심상치 않은 예감을 느끼고 디아는 급히 비행 마법으로 몸을 뒤로 날렸다.
연속적으로 내지른 주먹에서 방출되는 그 날카로운 것이 디아를 쫓는다.
날아오는 주먹은 창과도 같고, 다리를 휘두르면 검처럼 성벽의 일부가 깎여 나갔다.
“그 움직임…… 성기사의 것도 아닙니다만. 대체 어디서?”
“그렇죠. 뭐,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무슨 동양의 무예인지인가? 뭔가 하는 것이었을 거예요. 익히니 몸이 건강해지고 강해지더 라고요.”
어쩐지 말하는 게 수상쩍긴 하나 지금 디아는 그런 사소한 것에 물고 늘어질 틈은 없다.
“정말이지 배우는 데 고생했답니다. 이걸 익히지 못했다면 그 방패를 만들 이론도 정립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래도 배워 두니 유용하죠. 덕분에 암살에 몸을 떨어야 할 걱정은 없었으니까요! 하앗!”
기합을 내며 성녀가 디아를 추격한다.
단번에 공세가 역전된 것이다.
집요하게 디아에게 달라붙으며 정체 모를 격투술을 펼치는 성녀의 모습은 마치 짐승과도 흡사하다.
할퀴는 대로 사방이 뜯겨져 나가고 내지른 주먹질은 온갖 것을 뚫어 버린다.
“흐음? 의외네요. 보통 마법사는 이렇게 대처하면 어쩔 줄 몰라 했을 텐데 말이죠.”
다행히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는 유능한 기사들이 많아서 그녀들의 움직임 덕에 웬만한 공격은 눈에 익었다, 라는 말을 해 줄 이유는 없다.
디아는 침묵한 채 간신히 성녀의 추격을 피하며 그녀의 공격을 눈으로 쫓는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디아는 피해내며 반격을 노렸다.
우선은 가볍게 전격을 쏘아 내보았다.
만천역행환.”
그러나 성녀가 미소 지으며 손짓함과 동시에 공격 마법은 도로 튕겨 나왔다.
그럼 그렇지.
격한 움직임 속에서도 발동이 가능한가?
디아는 미리 방어 마법을 전개하고 있었기에 튕겨 나와도 별 해는 입지 않았다.
“당신의 마나는 점차 떨어져 가겠죠. 반면 저는 큰 소모는 없답니다.
이대로만 시간을 끌어도 제가 유리해지는 건 당연하죠.”
“그렇다면 지금 결판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디아는 새로운 마법을 시전했다.
다시 한 번 다중으로 공격 마법을 전개, 그대로 전부 쏘아 보냈다.
“그러니까 부질없는 것을.”
발악이다 생각해 비웃으며 성녀는 모든 마법을 튕겨 냈다.
전격도, 얼음도, 불도, 무엇도 그녀에게 영향을 줄 수는 없다.
무엇도 자신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다.
그렇게 자신만만해하는 순간.
갑자기 자신의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무언가 차갑고 끈적한 게 얼굴에 달라붙은 것이다.
“아아아악?! 뭣?! 뭐, 뭐죠!!”
놀란 성녀는 급히 얼굴을 옷자락으로 닦아 냈다.
눈에도 들어갔다.
급히 성수로 씻어 내며 보니 새빨간 염료 같은 것이다.
“이건??????
“컬러 잉크입니다. 현재 아르닐 상회의 주력 상품이죠.”
담담히 상품을 소개하며 디아는 마법을 전개했다.
마법을 시전하는 척하며 잉크가 든 병의 내용물을 뿌린 것이다.
이것도 아렐과 의논하여 생각한 방법이다.
만약 정말로 모든 걸 튕겨 낸다면 성녀의 옷은? 그녀가 서 있는 장소는?
사소한 충격도 튕겨 내기에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하겠지. 그러니 발동에는 조건이 있을 것이다.
그 답이 여기 있다.
아렐은 그것을 공격성의 유무라고 말했다.
해가 없는 것…… 단순한 물이나 바람 같은 공격성이 없는 것은 튕겨 내지 않도록 조율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 추측한 것이다.
예상대로 그저 잉크를 끼얹는 건 공격으로 간주하지 않는 모양이다.
“독성도 없으니 피부에 닿거나 입안에 들어가도 해는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성녀가 당황하는 사이 디아는 주문을 완성했다.
“그래비티 필드.”
성녀의 발치에 중력장을 전개, 뒤늦게 눈치챈 그녀가 뛰는 것보다 더 빨리 술식을 펼쳐서 범위 내의 중력을 최대한 조작한다.
“……그러니까 공격력이 있는 마법은 소용이 없다고 했을 텐데요? 어리석긴.”
넬베니아는 디아를 비웃었다.
눈을 가린 건 좋으나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지금 시전한 것도 엄연히 공격 마법에 속한다.
그녀의 기예가 효력을 발휘하면 중력장을 역으로 튕겨 내는 것도 가능하다.
“걸렸군요.”
그러나 디아는 그저 무표정하게 성녀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는 반대로 그녀를 한심하게 여기는 감정이 느껴졌다.
“대체 무엇을…… 윽?!”
성녀가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몸이 무거워지며 전신을 심상치 않은 압박감이 누른다.
“역시! 방패와 똑같은 약점이 있었습니다.”
디아는 싸늘하게 중얼거렸다.
“약점이라니…… 그건 기사들이 쓰는…… 방법일 텐데요?”
“마법이라도 다를 건 없습니다. 중력장은 기본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힘의 방향이 흐릅니다.”
다른 마법과 달리 가하는 힘의 방향을 알기 쉽다.
“그러니 같은 방식을 적용하면 깰수 있습니다. 다만 당신이 워낙 빨라서 잡기 힘들었을 뿐입니다만.”
처음에는 일부러 약한 출력의 중력 마법을 전개하고 성녀가 그것을 반사하는 순간 동일한 방향의 최대급 중력 마법을 시전한다.
중력장의 이중 시전.
원리로는 기사들이 수호의 방패를 깰 때와 동일한 수법이다.
다만 웬만한 마법사는 흉내도 못낼 만큼이나 어려운 기술이다.
중력장의 방향이며 필요한 마나 그리고 영창 속도까지, 따르는 조건이 많다.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것도 극한의 수련을 통해 통달해야만 가능한 것.
그것을 디아는 자신의 마법으로 가능하게 해 보였다.
“크윽..
“당신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든 지금 그걸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이제 끝났습니다.”
“예?”
디아가 한 말의 의미.
성녀는 간신히 고개를 돌려 성벽 바깥을 보았다.
화이트 드래곤이 푸른색의 거대한 오러의 검에 꿰뚫려 추락하고 있었다.
“오늘 저녁은 드래곤 고기다, 아렐님은 이리 말씀하셨습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아니면 혹시 암호인지 모를 말을 들으며 성녀는 망연자실하게 중얼거렸다.
“그럴 리가…… 드래곤이…… 말도안 돼……
“저것이 현실입니다.”
“말도 안 돼요……
넬베니아는 거듭 몸을 일으키기 위해 발버둥 친다.
추하게 바닥을 기며 일어나려 한다.
그러나 한 번 발동한 마법의 효과를 벗어날 수는 없다.
거기에 드래곤이 쓰러진 사실은 성국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성국의 병사들이 망연자실해 있는 사이 에르네시아 왕국군 병사들이 성벽을 타고 올라와 그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케일런 요새 역시 함락되어 가고 있다.
디아는 잠시 가만히 그녀를 내려다 보다가 결국 고개를 저었다.
추하게 발버둥 치는 여자의 숨통을 끊는 건 간단하다.
이 상태 그대로 짓눌러 버려도 될테고.
아렐은 그래도 된다고 미리 당부해 놓았다.
그러나 디아는 그러지 않았다.
“제 역할은 이걸로 끝……입니다.”
디아는 망연자실해하는 성녀를 내려다보았다.
죽여도 상관은 없다.
아렐도 그리 말했다.
그러나 디아는 그녀를 제압하여 넘기로 마음먹었다.
저 여자에게는 보다 합당한 최후의 장소가 있다.
“당신은…… 제대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공개적으로 재판을 받게 할 것입니다.”
아렐은 성녀가 저지른 죗값을 제대로 치르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디아는 그가 약속대로 성녀를 제대로 처단할 것이라 믿기에 이후 처분은 그에게 맡기기로 했다.
물론 디아 역시 제대로 지켜볼 것이다.
그녀뿐만이 아니라 그날 마을을 잃은 이들을 불러 모아 지켜볼 것이다.
“제대로 이 전쟁의 대가를 치르시길. 당신이 성녀로 있을 시기는 이제 끝났습니다.”
이 전쟁도, 그리고 성녀의 비원도 끝날 것이다.
디아는 조용히 선언했다.
“무엇을 꾸미는지 몰라도 포기하시길.”
“웃기지 마아아아아아아아!!”
성녀가 광분했다.
드래곤마저 쓰러진 현실에 끝내 여유를 잃고는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무엇 때문에 내가! 내가 이곳에 있는지 알기나 하나요!! 그 시절!
그 바람을 간신히 이룰 기회를 잡았는데! 수십 년을 기다렸거늘! 감히 이이이이이!”
팔이 부러지도록 발버둥을 친다.
그녀의 집착에 디아마저도 질려 버리고 말았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미쳐버린 것입니까?”
디아는 그저 그녀가 미친 것이라 단정 지었다.
더 이상의 어떤 동정심도 들지 않는다.
저게 어디가 자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성녀란 말인가?
그저 자신의 위치에 자아 도취된 끝에 붕괴된 마녀에 불과하다.
더 이상은 듣기 또한 싫다.
“시끄럽습니다.”
디아는 적당히 수면 마법이라도 걸어서 재우기로 했다.
조금 전의 의기양양하게 싸웠던 그녀라면 정신 마법이 통하지 않겠지만 눈앞의 그녀는 완전히 흐트러졌기에 무방비하다.
지금의 중력장을 유지하며 성녀를 무력화시킬 마법을 영창하려는 때.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
넬베니아가 온몸의 뼈가 뒤틀리는 소리를 내며 일어난다.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개의치 않는 괴력에 디아가 당혹스러워했다.
“에르네시아아아아아아아!”
반쯤 광기에 잠긴 성녀가 디아를 향해 손을 뻗는다.
“……마지막까지 반성을 모르는 자입니다.”
디아는 그저 조용히 읊조렸다.
인간적인 동정심마저 사라져 간다.
아무래도 이 자리에서 완전히 제압해 버리는 게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법을 시전하려 했다.
그녀의 반사 능력에 효과가 미치지 않는 마법이야 지금이라면 얼마든지걸 수 있다.
그때 였다.
성녀는 느닷없이 들어 올린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찍었다.
“대체 무엇을…… 아……
의중을 눈치챈 디아가 망연자실하게 중얼거렸다.
성녀의 주먹에서 뻗어 나온 정체불명의 기운이 케일런 요새의 성벽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