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273)
273화. 성녀의 최후 (2)
쿠우웅!
바닥부터 깊숙이 무언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디아는 황급히 비행 마법을 시전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들이 서 있던 자리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쓸데 없는 짓을 하는군요.”
요새를 무너트려 그대로 도망칠 셈인가?
디아는 성녀를 포박하기 위해 마법을 준비했다.
그러나 무너지는 성벽의 잔해에 휩쓸려 추락하는 병사들이 보였다.
아군도 아닌 성국의 병사들이다.
미처 피하지 못한 모양이다.
저대로면 휘말린 병사들이 추락사하고 말 것이다.
디아는 지팡이를 그들에게 향하며 시전한 마법을 다른 것으로 바꾸었다.
그 행동에 망설임은 없었다.
추락하던 병사들에게 바람이 휘감기더니 속도가 늦춰지며 그대로 안전하게 지상까지 도달했다.
그들을 구하고 난 뒤 디아가 눈을 흘겼을 때는 이미 성녀의 모습을 온 데간데 없다.
탐지 마법을 펼치긴 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죄송합니다. 성녀를 놓쳤습니다.”
디아는 시무룩해하며 사과했다.
“괜찮아. 넌 잘해 줬어.”
그녀가 달고 있는 통신구에서 아렐이 평소보다 상냥한 어조로 디아를 위로하듯 말을 걸어왔다.
“아렐 님.”
“정말로 잘해 줬어. 그러니 신경쓰지 마라. 나머지는……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 목소리는 무책임하게 들릴지 몰라도 어딘가 모르게 안도감이 들었다.
마치 정말로 어떻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
u 허억 ?????? 허 ?????? 젠장?????? 망할
것들 같으니.”
넬베니아는 평소에는 입에 담지도 않는 욕설을 내뱉으며 숲 속을 헤매고 있었다.
이곳은 케일런 요새 부근에 자리 잡은 숲이다.
평소에는 산세가 험하고 야생 동물이나 몬스터도 이따금씩 나와서 병사들도 들어가기 꺼려하는 곳이다.
성벽을 무너트리고…… 디아 레키라는 그 여마법사에게서 도주하기 위해 넬베니아는 이곳을 도주로로 택했다.
이곳이라면 에르네시아 왕국군도 쉽게 추격하지 못할 것이다.
대신 오래 머물면 자신도 위험하겠지만.
억지로 움직인 반동으로 인해 그녀의 몸이 이곳저곳이 망가졌는지 끔찍한 통증이 의식을 헤집는다.
일단은 급한 대로 조치는 취했는데 과연 그게 얼마나 갈지도 의심스럽다.
그녀는 만신창이가 된 몸을 억지로 이끌고 숲 속을 걸었다.
‘우선 성도…… 성도로 돌아가서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다른 방법이라 해 봐야 뭘 해야 하는지는 모른다.
드래곤마저 쓰러트린 군대에 무슨 수로 맞설까?
거기에 성녀 개인의 힘으로도 그 아렐의 측근 하나도 당해 내지 못했다.
특기 분야인 전염병조차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비참할 정도로 몰려 있었다.
그럼에도 넬베니아는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이러기 위해 다시 태어난 게 그녀는 이를 악물며 분통을 터트렸다.
넬베니아 웨인스텔.
그녀가 성국의 성녀로 뽑힌 건 불과 일곱 살의 나이였다.
그 어린 나이에 온갖 재능과 자질을 밝힌 소녀를 교단에선 성녀라 칭하며 거두고는 떠받들었지.
그리고 넬베니아 역시 성녀로서 합당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자신의 성국민들을 위해 노력해 왔다.
자신을 얕보는 고위 사제들을 누르고.
성국의 정치를…… 교단의 온정을 오로지 성국민들에게 돌아가도록 애썼다.
어린 나이에도 그런 모습을 보이는 넬베니아를 두고 많은 성국민들이 칭송했다.
사제들 역시 감격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넬베니아는 그들이 어떤 칭송을 하든 상관없이 그저 묵묵히 성국을 위해서만 일했다.
넬베니아에겐 당연한 일이다.
그것이 그녀의 바람이었으니까.
“어째서 그분이 주신 힘을 쓰는 데도 이런 결과가……
그녀는 이를 갈며 머나먼 기억을 떠올렸다.
젤니안 성국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정확히는 성녀로 추앙받은 이들의 비밀이지만.
성녀로 뽑혀 처음으로 기도를 올리는 순간, 그녀들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 목소리는 자신을 ‘성국을 지켜보는 자’라 칭하며 성녀들에게 여러가지 가르침을 내린다.
지식일 때도 있고.
능력일 때도 있고.
또한 다른 것일 때도 있다.
그리고 뽑힌 성녀들에게 그녀들의 역할을, 성녀의 진짜 의미를 가르쳐주었다.
그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자.
그 사실을 알게 된 성녀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었다.
어떤 성녀는 신의 계시라 감격해했고.
어떤 성녀는 악마의 속삭임이라 두려 워 했다.
그리고 어느 해.
이번대의 성녀로서 새로 선택받은 소녀.
라밀라 퍼렐리아는 첫 기도를 드리러 기도실에 들어오자마자 성국에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비밀을 알게 되었다.
처음 그 목소리를 듣고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말은 이것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성국민들은 고통받는 것이죠?”
라밀라는 성국 변두리의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많은 이들이 굶주림에 고통받는 것을 보고 자랐기에 누구보다 큰 의문을 갖고 있었다.
어째서 성국민들은 가난한가?
어째서 성국민들은 그저 신앙에만 매달리며 굶주림에 허덕이는가?
그리고 성녀로 뽑히고 성도에서 머물 지 열흘 만에 그녀는 이유를 깨달았다.
성국에 탐욕스러운 자들이 너무 많다.
고위 사제들은 믿음을 미끼로 신도 들을 갈취하고 자기 욕망을 채우는데 급급했다.
성황이라는 자 역시 그저 광적인 신앙에만 매달려 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기도만으로 사람의 배가 부를 수는 없는 것을.
“가르침이라고 하셨나요? 그런데도 왜 성국은 이 모양인 거죠?”
그분은 그녀에게 의문에 대한 해답을 가르쳐 주었다.
자신은 그저 지식을 가르칠 뿐.
힘을 쌓는 요령을 가르칠 뿐.
그것을 어찌 실천하는지는 간섭하지 않겠다고.
그리고 역대 성녀들은 그것을 그저 교단만을 위해서만 사용했다, 그리 말했다.
그저 값비싼 성수만을 만들고 고위사제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정도.
라밀라는 물었다.
그렇다면 자신도 그 성녀들과 다를 바 없는 인생을 보내야 하느냐‘?
그저 배운 은혜를 추악한 이들을 위해서만 헌신해야 하는가?
그분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 사실에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그 지식, 제 마음대로 제가 바라는 대로 쓰겠어요.”
그분의 가르침에 따라 능력을 깨우치고 힘과 지식을 쌓은 라밀라는 성국에 대대적인 개혁을 감행했다.
부당하게 쌓은 재산을 환수하고 그것을 성국민들에게 빠짐없이 돌려주었다.
당시 성황은 고위 사제들의 말만 믿고 자신에게 대립하였으나 그녀는 그것을 그저 힘으로 억눌렀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성녀의 이름아래 구원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한 가지 고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비록 성국민들의 생활이 나아졌다 해도 일시적이다,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라밀라는 지도를 펼쳤다.
자애만으로 인간은 구원받을 수 없다.
지금 이 순간도 타국은 서로를 죽고 죽이는 전쟁을 계속한다.
성국에는 전쟁을 피해 계속 난민이 흘러들어 오고 있다.
이런 비참한 전쟁을 왜 하는 것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그저 부를 위해, 번영을 위해서일뿌 그러나 성국은 어떤가?
이종족에 시달리면서도 그저 쓰잘데기 없는 자애만을 내걸어 굶어 죽어 가고 있다.
마침내 결심했다.
자애를 버리기로.
자신이 구할 수 있는 건 그저 성국이라는 이 울타리만으로 한정 짓기로.
그렇게 자신의 한계와 현실에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 후 라밀라는 대대적으로 타국과의 거래를 시작했다.
겉으로는 성수를 팔고 약을 파는 시늉을 하며 타국에게 성국이 유리한 거래를 맺도록 했다.
그리고 성국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이단으로 몰아 성전을 선포해 짓밟아 두었다.
전염병을 이용하는 기술을 확립한 것도 그때쯤이었다.
본래라면 악마의 짓이다, 라며 두려워해야 할 힘을 그녀는 스스로 원하여 가르침을 받았다.
그러나 부족한 것은 시간이었다.
세월이 지나고 몸도 마음도 노쇠해지자 이전 같은 결단력을 낼 수는 없게 되었다.
고위 사제들 역시 그녀의 감시가 소홀해지자 다시 탐욕에 몰두했다.
후계자를 키우려 해도 그녀의 사상에 찬동하는 이도 없었다.
설상가상 에르네시아 왕국과의 성전도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 사실에 절망했다.
인간의 인생은 짧고 세상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하다못해 한 번의 인생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시간이 있다면 그때야말로 성국을 어느 국가도 넘볼 수 없는 힘을 쌓을 수 있도록 다져 놓을 수 있을 텐데.
그때.
수십 년이나 들려오지 않았던 그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회를 원하는 건가……? 마침 좋군. 지금까지 성녀들은 내 말을 그저 주어진 대로만 들었지. 적극적으로 원한 건 그대가 처음이다. 충분히 흥미롭군.]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이쪽에 관심을 가져 준다면야 지금은 바랄 것도 없다.
라밀라는 그 목소리에 진심으로 의존했다.
무슨 일이든 하겠다, 고 간절히 외쳤다.
그리하여 그분에 의해 다시 한 번 기회를 붙잡았다.
참으로 신비한 경험이었다.
그렇게 라밀라는 그 새로운 기회를 붙잡고 한 많은 첫 번째 인생을 끝냈다.
죽음을 경험하고 그녀의 의식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헤맸다.
이것이 죽음인가? 하는 생각조차도 들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떠다녔을까 새로운 빛이 느껴진다.
눈을 뜨자 낯선 천장이 보이는 것은 참으로 기묘한 기분이었다.
정말로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체험이다.
놀랍게도 그녀는 새로 태어나 있었다.
이전의 기억과 의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다시 태어난 것이다!
원리는 모른다.
그저 그분은 새로운 인생을 이어가는 비술이라고만 가르쳐 주었다.
전생이라고 하였다.
그분은 분명 그리 말했다.
성국 변두리에 있는 고향 마을에 다시 태어난 그녀는 이번 생애에는 넬베니아라는 이름을 받았다.
이전 생의 경험, 지식 등을 고스란히 안고 다시 태어나는 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그녀는 성장하며 깨닫게 되었다.
불과 일곱 살에 주변 어른들로부터 새로운 성녀다, 라고 추앙받게 되면서 넬베니아는 예정보다 더 빨리 성도로 불려 가게 되었다.
돌아온 그녀는 가장 먼저 기도실로 돌아왔다.
[돌아왔군.]들려온 그분의 목소리도 변함이 없다.
“네, 돌아왔어요.”
다시 성녀로 취임한 넬베니아는 먼저 이전 생과 마찬가지로 개혁을 단행했다.
유감스럽게도 이전 생의 자신 뒤에 뽑힌 성녀는 무능한 년이었다.
그사이 성국은 다시 개판이 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넬베니아는 성황을 제거했다.
병사(病死)로 꾸미는 건 간단했다.
지난 생에 무수히 많은 병을 연구한 그녀에게 있어서 징조도 없이 조용히 목숨을 빼앗는 건 너무나 간단한 일이었다.
그 뒤에는 신의 계시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새로운 성황의 취임을 막았다.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새로운 아티팩트를 개발하고.
성기사대를 새로 개편, 전쟁에 대비하였다.
더러운 이종족도 일부 몰아내어 성국의 영토 또한 넓혔다.
이미 한 번 해 본 일이 아닌가?
두 번째는 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졌다.
에르네시아 왕국의 존재다.
그 왕국의 경제 사정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3대 강국을 비롯해 타국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메르만 제국은 에르네시아왕국의 건국 이후 말이 제국이지 그 위상은 떨어져 있었다.
심지어 넬베니아가 두 번째 인생을 받은 직후에는 더더욱 상태가 안 좋아졌지.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눈에 띄는 발전이 없었다.
그러나 에르네시아 왕국이 문제였다.
갑자기 새로운 상품이니, 종이니 하는 것들을 들여오더니 막대한 부를 쌓기 시작한 것이다.
10년? 5년? 당장 내일만 돼도 차이가 벌어질 정도의 성장이었다.
그것에 넬베니아는 진심으로 식겁하며 그 원인을 찾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