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407)
407화. 교주와의 결착 (2) 지금까지 휘둘렀던 검기와는 다르게 찬란하게 금빛으로 빛나는 검이 뻗어 나갔다.
나는 평소에 딱히 검을 들고 다니진 않는다.
들고 다니기 귀찮기도 하고, 나 정도에 다다르면 굳이 물질적인 날붙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지.
흔히 말하는 무형검(無形劍)에 이른 경지.
그리고 이것은 그것을 한 발자국 더 구체화시킨 것이다.
내 내력을 이용해 언제든 휘두를 수 있는 최강의 검이자 창.
기 자체를 물질화하는 요령의 극의.
무형천검 (無形天劍).
“조금 전 날 식겁하게 해 준 답례다. 이번엔 네가 도망쳐 봐라.”
상대를 괴롭히는 데 이골이 난 게 누군지 똑똑히 가르쳐 주마.
금색의 검을 한번 휘두르자 똑같이 내 기로 물질화된 수백 개의 검과 창날이 그 궤적을 통해 쏟아진다.
교주가 마기로 된 사슬을 펼쳐 막아 내려 했지만 쏟아지는 검과 창날은 그것을 가볍게 찢어발긴다.
“소용없어. 소모한 네 힘으로는 더 이상 못 막는다.”
이번에는 내 공세를 막아 내기 위해 교주가 필사적으로 몸부림쳐야하는 차례다.
그래, 지금부턴 계속 내 턴이다.
이젠 지탱하는 것만으로도 아슬아슬할 정도의 충격에 흔들리는 암흑교단의 공중 요새.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방어하는 교주를 아렐이 철저하게 몰아붙이는 가운데.
완전히 다 무너져 가는 시설들 사이에서 굴러다니는 『영원의 서』의 조각들.
이젠 더 이상 의미도, 쓸모도 없을 그 조각들을 움켜쥐는 손이 나타났다.
“……아직, 이다. 아직……
그 손이 뻗어 나온 근원.
그곳은 기분이 나쁠 정도로 꾸불텅치는 어둠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무저갱과도 같은 그 어둠 속에서 팔 하나만이 빠져나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팔은 마침내 마지막 종잇조각에까지 닿았다.
“아렐 에르네시아…… 루이레이나…… 이걸로 끝낼 거라 생각지 마라. 크크크크크큭하하하하하하핫! !”
그 무저갱 속에서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낮게 울렸다.
아주 냉정하게 평가를 해 보자면 이미 내가 루이레이나의 맹공에서 빠져나왔을 시점에서부터 그녀에게 승산은 없었다.
이미 상당량의 힘을 쏟아부은 시점에서 더는 역전할 구실이 없다.
‘그래도 나름 잘 버티는 편이지만……
마음속으로만 솔직히 칭찬하면서 나는 금빛으로 빛나는 검을 휘둘렀다.
내가 검술을 펼치자.
검의 궤적을 따라 검과 창이 잔상처럼 계속 늘어난다.
수백! 수천! 그 숫자는 계속 늘어 난다!
“성궤유성우(星 m 流星雨)!”
유성처럼 퍼부어지는 폭격은 루이 레이나는 물론이고 그녀의 도주로까지 전부 한 번에 퍼부어 쓸어버렸다.
그녀 나름 방어 마법을 펼쳐 피하려 하지만 하나하나가 웬만한 달인의 절초에 맞먹는 위력.
흡사 이 요새 전체가 무너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교주와 그녀의 주변을 철저하게 파괴했다.
그 위력에 흔적도 없이 날아갔던 그녀는 가까스로 재생했지만.
틈을 내가 놓칠 리가 없지 않은가.
추가로 더욱 강력한 한 발을 꽂아주기로 했다.
“뇌제의 창.”
시뻘건 벼락을 검을 들지 않은 손바닥 위에 불러내었다. 벼락은 이내 급성장하며 수십 미터의 거대한 창의 형상이 되었다.
벼락의 창으로 그녀의 몸통을 꿰뚫어 바닥에 꽂아 버렸다.
“크윽! 이딴 것!”
창에 꿰뚫린 교주는 끊임없이 전신을 파괴당하며 발버둥 친다. 그러나 버둥거리는 것과 달리 쉽게 탈출하진 못하고 있다.
“……재생 속도가 조금 느려졌군.”
루이레이나에게 입힌 상처는 지금도 계속 재생한다.
그러나 처음보다 재생 속도가 1? 2초 정도 늦어지는 걸 숨길 수는 없다.
힘의 소모가 슬슬 한계에 달하는 것이다.
대충 살펴보아도 그녀의 마기의 총 량은 절반 가까이 떨어져 있다.
다른 의미로 말하자면 이렇게 싸우고도 아직 힘이 반이나 남았다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지.
그러나 승패는 이미 기울어져 있다.
“결국 완전한 불사 따위는 없다는 거지.”
“잘도 지껄이는군요.”
“사실이잖아?”
분한 듯이 노려보는 그녀의 시선을 흘려 넘기며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봐야 이젠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다.
굳이 검을 전개할 필요도 없겠군.
내 힘만 아깝다.
나는 검을 집어넣었다.
그녀가 분한 듯 창에 꽂힌 채로 몇 번이고 공격 마법을 퍼붓지만 날아드는 불꽃도, 검은 수정도, 번개도 전부 내 손등에 가볍게 튕겨 나갔다.
그야말로 가엾은 발악이나 다름없다.
이젠 동정마저 느껴진다.
“아깝구나, 아까워. 불사니 구원이니 뭐니, 굳이 그런 이상한 사상에 집착하지 않았다면 더욱 대성할지도 몰랐을 텐데……
“그거야말로 모르는 말이어요.”
그녀는 만신창이인데도 코웃음을 쳤다.
“모른다?”
“전 약 천 년 전……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제아무리 고결하더라도…… 노력하더라도 절대적인 존재앞에서는 허무하게 스러져 갈 뿐.”
그녀는 주먹을 쥐고 진심으로 분한 듯 떨었다.
“제자들도, 친우도 전부 죽고 난 뒤에야. 이해했어요. 죽음. 이것을 초월하지 못하면 인간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 앞을 나아갈 수 없다고 말이죠.”
“그래?”
“저는 이 방식으로 세상을 구원하겠어요.”
그녀의 주장을 들은 나는 잠시 입을 다물고는 혀를 차고 나서 머리를 긁적였다.
“……하아, 답이 없군.”
정말로 못 들어주겠구나.
탄식이라도 해 주고 싶은 기분이다.
“죽음을 초월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 얻는다라……
“……그렇잖아요? 당신 또한 많은 걸 잃었을 테니까요. 당신의 존재가 그것을 부정하진 못할 거예요.”
“그럴지도 모르지……
일리는 있다.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라고.
“교주. 그럼 하나만 묻자.”
남의 사상에 일일이 참견해 주는 취미는 없다.
그러나 저 여자의 꼬락서니를 보니 차마 짚어 주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만큼이나 지금의 그녀는 추하기 짝이 없다.
단순히 전투의 여파로 너덜너덜해진 모습 때문이 아니다.
그녀가 집착하는 것을 보고 추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오히려 측은해질 지경이다.
“그래서 넌 많이 얻었나?”
“?????? 예?”
루이레이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그래서? 그깟 비원인지, 뭔지 이루기 위해서 천 년 전부터 아등바등 집착해 온 너나. 네 은혜를 받은 흑마법사들이나. 저게 많은 걸 얻은 걸로 보이냐고?”
바깥에서는 불사에 취해 있던 흑마법사들이 그것이 무용지물이 되자 광기 어린 비명을 흘리며 스러져 간그리고 내 앞에서 맞서고 있는 그들의 교주 역시 마찬가지고.
이게 구원이냐, 교주야?
“……당신들이 막아서기 때문이잖아요?”
“그럼 약 500년 전은? 레이첸 에르네시아의 일은? 그도 마찬가지로 반대했지. 하물며 그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내가 묻자 그녀의 얼굴 표정이 잠시뿐이지만 굳어 버렸다.
역시 모르는 게 아니다.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는 거다.
나는 크게 한숨을 쉰 뒤 이어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널 신뢰했었다. 네가 집착하지 않고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손을 잡았다면. 지금 이 자리는 나와 네가 싸우는 게 아니라 어쩌면 손을 잡는 자리가 되었을지도 모르지.”
몽상 따위에 사로잡혔기에 파멸하는 거다.
나는 강하게 그녀를 비난했다.
분명히, 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과거 레이첸 에르네시아는 그녀를 인정하고 흑마법사를 하나의 기술로 받아들이려 했었다.
“몽상 따위에 집착해서 그 가능성을 걷어찬 건 네년이다. 그런 네가 구원이니, 발전이니 운운하니 기가 차는군. 위선도 적당히 해!”
“대체 무슨 근거로……?”
“믿건, 말건 그건 네 자유다만.”
내가 이렇게 장담하는 근거는 따로 있다.
“적어도 레이첸 에르네시아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했겠지.”
교주가 할 말을 잃은 듯 순간 머뭇거렸다.
“……그런 주장을 믿으란 건가요?”
“내가 그래서 말했잖아? 믿건, 말건 그건 네 자유라고.”
굳이 내가 증명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장담하지. 적어도 네가 흑마법사들을 제대로 관리해서 이끌고 정착시켰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았을 거야.”
마법이 가능하고 흑마법은 불가능한 것.
반대로.
흑마법은 가능하고 마법은 불가능한 것.
그 두 가지를 잘 조율했다면 어땠을까?
나는 그것을 진심으로 아까워했다.
“그걸 포기한 건 너야. 천 년 전에 너흴 괴롭힌 게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네가 그놈과 다를 바 없게 된 건 아나?”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요!”
루이레이나는 끝까지 인정하기 싫은 것인지 스스로 부정하면서 마기를 난폭하게 폭주시켰다.
물리적으로 내 기의 창을 부수기가 어려우니 일부러 힘을 폭주시켜서 떨쳐 내려는 건가?
그것도 모자란지 검은 마도서를……
「영원의 서』 상권을 꺼내 들고는 그것의 힘까지 끌어모은다.
정말로 수단, 방법 안 가리겠다는 거군.
‘……칫, 역시 말로는 안 통하나?’ 그녀의 능력을 아깝게 여겨 가능한 몇 대 패고 나서 말로 넘겨볼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조상님 봐서 한 번은 시도해 보려고 했고.
그러나 역시 현실이란 대화로 풀리지 않는 법이지.
특히나 한 번 강하게 잘못 생각을 먹은 상대가…… 그것도 좌절에 의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긴 설득으로 풀리려면 이미 옛날에 풀렸겠지.’
단순히 내 말을 듣고 납득하며 포기하기에는 그녀는 너무 많이 엇나간 거겠지.
그 점에는 진심으로 안타까움을 표하며 나는 손을 들어 올렸다.
나는 우리 조상님과 다르게 그녀에겐 달리 집착할 이유가 없다.
그저 다소 유능해 보이는 인재 후보 정도?
그 외에 가치는 없지.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미련 없이 박살 내버리는 게 편하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크레셀, 그 해골 역시 그 편을 권했다.
안 될 거 같으면 미련 없이 쳐 버리라고.
‘슬슬 끝내 버리는 게 낫겠군.’
이 이상 몰아붙였다간 궁지에 몰린 그녀가 무엇을 할지 모르니까.
내가 냉정하게 마음먹은 순간.
“. 어?”
조금 전까지 대화를 했기 때문도 있다.
전투로 인해 서로 막대한 힘을 썼기 때문에 마나와 마기가 얽혀서 이 안에서 기감이 뒤엉킨 것도 있고.
그래서 나도, 루이레이나도 기척으로 판별하지 못했다.
그녀의 등 뒤에서 추한 광소를 짓는 혹마법사.
소교주이자 전생자, 레텔네아스.
그가 교주의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어째서 그가?”
“저놈, 뒈진 거 아니었어?!”
저놈이 여기서 왜 나와?
나와 루이레이나 둘 다 놀랐다.
무엇보다 그를 직접 해치운 교주가 경악하는 걸 보면 그녀도 저자가 살아 돌아올 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설마 자력으로 허무 차원에서 여기까지 기어 온 건가…… 무슨 집착이냐.
문제는 저놈이 살아 돌아온 것 따위가 아니다.
설사 저놈이 교주에게 가세한다 해도 위협 거리는 아니었다.
문제는 저놈이 더 이상 교주에게 가세할 이유가 없다는 것.
그것은 즉.
“크하하하하하하핫! 됐다!! 됐어!!
드디어 강탈했다!!”
미친 듯이 광소하는 그가 한 짓은 루이레이나가 들고 있는 「영원의 서」상권을 빼앗는 것이었다.
본래라면 빼앗길 일은 없지만 나 때문에 옴짝달싹도 못한 그녀는 반항할 수 없었다.
되찾으려 했지만 이미 그놈은 다시 그림자 속으로 뛰어 들어갔고.
“……세상에 기껏 돌아와서 하는 짓이 스틸이라니.”
황당해서 제대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