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Gaiden (74)
– 외전 74화
외전 74화
도시를 습격한 켄타우로스와 미노타우로스들의 항복을 드워프들은 우선 받아들였다.
그러나 항복한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놈들의 처우를 결정해야 하지.
“그런데 쟤들 다 죽이는 거야?”
[아마 그러진 않을 거다.]항복한 이를 죽이냐 죽이지 않느냐. 딱히 정해진 해답은 없다.
상식을 논하자면 죽이는 쪽이 다소 번거롭다.
[확실히 전부 처형해 버리면 간단하긴 한데 뒷일이 번거롭지.]얻은 것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큰 원한을 얻고 투쟁만 길어질 뿐이다.
[몸값을 받아 내거나 적당히 인질이라도 잡아서 상대를 억제하는 편이 낫겠지.]“.. 으 귀찮아.”
[뭐, 너도 좀 머리가 커지면 자연스레 알게 될 거다. ……그보다 문제는 너군.]“ 나?”
헤티아가 끼어들어서 자리를 정리한 것까지는 좋았다. 뭐, 오히려 잘한 일이겠지.
그러나 뒷일은 이제 어찌해야 할까.
막은 것은 좋으나 당연히 헤티아를 그대로 얌전히 물러나게 해 줄리는 없다.
그다음에 헤티아를 에워싼 것은 역시 드워프들이었다.
적의는 없다. 오히려 그들은 헤티아에게 감사의 말을 하며 할 이야기가 있으니 제발 따라와 줬으면 한다는 느낌으로 양해를 구했다.
적어도 드워프의 성향을 생각하면 참으로 공손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기에 헤티아는 순순히 드워프들의 안내를 받아 따라왔고 지금은 도시의 중앙에 위치한 저택에 방 하나를 차지한 채 느긋하게 쉬고 있다.
우선은 손님으로 대접해 준다는 거겠지.
[하지만 놈들이 우호적으로 나온다는 법은 없다. 그래도 괜찮나?]“괜찮아. 그럼 도망치면 돼.”
[호오…….]의외로 헤티아는 제대로 이해하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정도 은혜도 모르는 놈들과는 상종할 필요도 없으리라.
[그래, 그? 럼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자꾸나.]그리고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곧 몇 명의 발소리가 들리더니 그중 몇 놈은 바깥에 남고 대신 한 명만이 들어왔다.
다른 드워프보다 다소 체격이 큰 사내.
“자네가…… 그렇군. 흠……
헤티아를 보자마자 뭔가 납득했다는 듯 몇 번 정도 끄덕이더니 기꺼이 헤티아의 앞에 앉았다.
“소개가 늦었군. 드워프의 통솔을 맡은 베핀딜이라고 하네. 자네는?”
“헤티아.”
“그렇군…… 흠, 역시 처음 듣는 이름이야.”
하지만 깊게 묻지 않는다.
의외로 꽉 막히지 않았다. 크레셀은 말없이 그 드워프를 그리 평가했다.
“보아하니 이 근방에 머물던 손님으로는 보이지 않는군. ……어디 출신이지?”
“근처 산. ……그리고 더 먼 곳?”
“잘은 모르겠지만 이 근방이라는 건가?”
좀 더 엄하게 추궁하지 않은 것은 그것이 도리어 손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헤티아를 적으로 돌렸을 때 과연 얼마만큼의 손실이 일어날 것인가. 아마 베핀딜은 나름눈치만으로도 그 정도는 파악할 정도의 도량이 있으리라.
그렇다고 해도 이것만은 묻지 않으면 안 되겠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나?”
“으음~ 살 곳 찾으러.”
헤티아는 그대로 대답했다.
딱히 둘러댈 말도 재주도 없거니와 사전에 크레셀 역시 그냥 적당히 대답해도 된다고 말했다.
“흠…… 그런가?”
아마 베핀딜 역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테니까.
“그럼…… 조금 전 자네가 쓰러트린 그 애송이들 말이네만……
베핀딜은 우선 그 이야기를 꺼냈다.
항복한 켄타우로스와 미노타우로 스의 처우.
당연히 쓰러트린 헤티아에게도 들을 권리는 있다.
“혹시 죽였어?”
“……그럴 리가 없지 않나. 우린 그따위 야만적인 방식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후 그들의 처우는 그들의 종족과의 협상에 쓸 예정이다.
거기까지는 크레셀의 예측과 다를 바가 없다.
“문제는 놈들이 왜 그런 짓을 했느냐겠지만……
“무슨 말이야?”
“별 것 아니네. 그래서 말이네만 아직 놈들을 추궁하지 않았으니 만약 궁금하다면 그 이후에 다시 말해 주겠네.”
상관없다고 말하려던 헤티아였으나 이내 크레셀이 작게 무어라고 지시하자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어? ……그럼 나도 같이 가서 들을래. 그래도 되지?”
“음?”
“상관없지?”
굳이 그들을 추궁하는 현장에 따라가겠다고 말한 것이다.
“나도 볼게.”
의도를 몰라 의아해하는 베핀딜에게 헤티아는 다시 한 번 고집스레 말했고.
어쨌든 은인의 말을 거절할 수는 없으리라.
무엇보다 제압한 본인이 같이 따라가면 의외로 녀석들의 입이 가벼워질지 모르지.
기본적으로 이종족들의 논리는 야생에 가깝다. 상대가 강자라면 본능적으로 순순해지리라.
“상관없네만???… 정말로 괜찮겠나.”
“응, 상관없어.”
그렇게 헤티아는 그 자리에 동석하기로 했다.
이유는 별것 아니었다.
크레셀은 아직 저 드워프의 말을 전부 신용하지 않는다. 사소한 정보라도 왜곡할 수 있으니, 가능한 사실대로 들어보길 원하는 것뿐.
바로 헤티아는 그 드워프의 수장베핀딜과 같이 습격자들을 심문하는 자리로 향했다.
지하 감옥으로 내려가자 안쪽에서 다수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구금된 습격자들이 전원 그곳에 있다.
“?????? 왔나?”
그들은 현재의 처우에는 불만이 없어 보였다.
그들도 자신들이 한 짓에 대한 자각은 있기에 불평 같은 어리석은 소리는 입에 담지 않는다.
“……의외로군. 그 꼬마까지 온건가.”
맨 처음 헤티아에게 당했던 그 켄타우로스 말로크가 조심스레 그녀에게로 시선을 보낸다.
질긴 생명력과 뛰어난 치유력 덕에 최소한 몸을 가눌 수 있을 정도까지는 회복한 모양이다.
죽으면 그것도 찝찝하다. 헤티아는 나름 안도했다.
“응. 무사한 모양이네. 다행이야.”
“……별난 소릴 하는군.”
“죽었으면 어쩌나 싶었거든.”
“그렇게까지 허약하진 않다.”
그것도 승자의 여유라 생각했는지 말로크는 별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 조금 진지한 목소리로 드워프의 수장 베핀딜을 향해 물었다.
“그래. 무엇이 듣고 싶은 거지?”
“알고 있다면 빠르겠군. 왜 이딴짓을 한 거냐?”
바로 추궁했다.
지금껏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공격해 온 적은 없었다.
“보아하니 탐내는 건 우리 쪽의 무기 같던데?”
그가 침묵한다는 것은 예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네놈들 그렇게까지 우리들의 무기가 간절했나?”
“언제부터 너희 종족이 단순한 도적으로 떨어졌지? 선대들이 들으면 한탄을 금치 못하겠군.”
“그, 그건……
그의 비난에 할 말이 없는지 차마 대꾸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은 도적질이다.
실패했으니 이렇게 말하는 거지 잘못되었다면 돌이킬 수도 없었겠지.
“적어도 네놈들은 그 정도까지 도리를 모르는 녀석들은 아니었을 것이다.”
개인이 타락하긴 쉽다. 하지만 머릿수가 늘어나면 그만큼의 부담이 커지지.
하물며 두 종족이 합심하여 이런 짓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리라.
“말해라. 무엇 때문이지? 우리에겐 그 이유를 들을 권리가 있을 터.”
“그 말은…… 일부러 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모르기에 묻는 것인가?”
“?????? 뭣이?”
거슬린다는 듯 눈가를 찌푸리는 베핀딜. 켄타우로스 말로크는 잠시 그를 응시하더니 이내 무언가를 판단하듯 고갯짓을 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알겠네…… 보아하니 드워프들은 그 괴물과 관련이 없는 듯싶으니.”
묘한 말과 함께 그는 모든 사정을 토해 내었다.
본래 켄타우로스와 미노타우로스종족들이 머물고 있는 군락은 이 산맥 아래에 펼쳐져 있는 초원과 어두운 숲이라 부르는 숲 일대다.
강인한 신체를 가진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곳보다 유리한 터전이 없다.
그러나 그들은 현재 그 낙원에서 쫓겨나 구석으로 밀려난 상태다.
“?????? 뭣?”
베핀딜이 믿기지 않는다는 눈초리를 보냈다.
“네놈들 설마 다른 종족에게 패배한 것이냐?”
“그랬으면 분할지언정 원통하지는 않겠지……
그리 중얼거린 것은 미노타우로 스들 중한 사내.
“우리를 몰아낸 것은 괴물이라네.”
“괴물…… 대체 무엇을 말하는 거지?”
“정체 따윈 모른다. 동족 중에서도 제법 오래 산 이에게 물어도 짐작 가는 바가 없다고 했으니.”
그렇게 갑자기 나타난 괴물은 미노타우로스와 켄타우로스의 군락을 동시에 습격했다.
처음에는 몬스터 따위라고 여겼는지 그들은 호기롭게 맞서 싸우려 했다.
그러나 패배했다.
“실력에 자신 있는 자들도 당해내지 못했지.”
두 종족은 급히 동맹을 체결했다.
그러나 결국 그 괴물을 당해내지 못했다.
“믿기지 않는다는 심정은 이해하네. 그러나 사실이오. 우리는 순식간에 내몰렸지.”
그 뒤에는 살아남은 녀석들은 그들의 본래 영역인 평원 변두리에 임시 움막을 짓고 분을 삭이고 있다.
“그보다 더한 굴욕도 없겠지……
그들이 진심으로 분하다는 듯 주먹을 쥐고 떠는 모습을 보자 베핀딜은 당혹스러워했다.
“자네들 두 종족이 합심을 해도 밀렸다는 건가……
베핀딜은 그들이 말한 괴물의 정체를 추론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혹시 그 성국 놈들이 부린게 아닌가?”
“그 지긋지긋한 광신자들이 과연 그 정도만으로 끝낼 것이라 생각하나?”
“ 하긴??????
만약 성국에서 사주한 일이라면 고작 두 종족만 습격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내모는 것 자체도 용납하지 않겠지.
“살아남은 건 애초에 그 괴물 자체가 살육에는 그리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네.”
“그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군……
그러나 당사자인 그 녀석들은 오죽할까.
“터전을 빼앗길 수만은 없는 노릇. 그렇기에 우리는 반격을 꾀하려 했으나.”
“그렇군. 필요한 물자가 부족했다?”
베핀딜은 이제야 이들이 멍청한 짓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았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이미 터전이 박살났으니 추가로 무기나 물자를 구할 여력이 있을 리 없다.
급한 대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것을 구하려 했던 건가.
“어리석군.”
“……어쩔 수 없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절박했다는 뜻이리라.
그들의 주장.
누구도 믿을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강행 수단을 썼던 거라고 하는 말에 베핀딜은 입을 다물었다.
만약 비슷한 처지에 놓인다면 자신은 무슨 선택을 할 것인가.
순간 고민하고 말았다.
“……하지만 말이네.”
그가 그들에게 해야 할 충고 한 마디를 하기 전.
먼저 말을 가로챈 녀석이 있었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건데?”
헤티아.
가만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헤티아가 툭 그 말을 내뱉었다.
단순히 참견은 아니다.
“듣고 있으니까 이상하잖아.”
“……뭐가 이상하단 말인가.”
“몰라서 물어? 전부.”
그녀는 신랄하게 내뱉었다.
“괴물이 나타났는데 왜 엉뚱한 데를 공격하는데?”
“말했잖소……
“아냐. 달라. 너무나 달라.”
헤티아는 고개를 저었다.
상황을 중재하려던 드워프의 수장은 곧 그녀가 말하려던 것을 눈치채고는 말리려던 손을 내렸다.
“그냥 너희가 다른 종족을 못 믿는 거잖아?”
“……못 믿는다고?”
“우리가?”
그녀의 지적에 소와 말은 동시에 아연한 얼굴을 했다. 지적을 받아 분노하지조차 못한다.
알기 때문이다.
“도움을 청할 배짱도 없어. 겁쟁이니까. 못 믿는다고. 종족이 다르다고 핑계만 대는 거잖아? 그게 가장 간단하니까.”
알고 있다. 새삼스러운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다른 누구도 아닌 제삼자에게 지적받는다면 다르다.
쓰라릴 것이다.
“세상을 모르는 나도 알아. 너희는 한 번이라도 이야기 했어야 해.
하러 왔어야 해.”
적어도 자신은 그렇게 배웠다.
“……만약 아니라면 어쩔 셈이지?”
“무슨 소리야. 그건 그때 일이잖아.”
차갑게 일갈했다.
아니면 아닌 것이다. 그 가능성이 폭거를 저지를 핑계가 되지 않는다.
그녀의 말에 할 말을 잃은 자들이 고개를 숙였다. 적어도 양심에 찔릴 수치심은 아는 것이겠지.
“뭐, 규탄은 나중으로 미루세. 것보다는 네놈들이 말하는 그 괴물이 신경이 쓰이니……
베핀딜은 헛기침을 하며 적당히 끼어들었다.
규탄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중대한 문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
“네놈들을 그 지경까지 몰아넣은 괴물에 대해서네.”
전생의 프로가
꿀 빠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