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become No. 1 in the rankings without paying RAW novel - Chapter (34)
제34화
미국 맨해튼에 자리한 초고층 빌딩.
그 빌딩의 최상층부터 약 10여 층은 모두 한 회사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층 중 한 곳, 커다란 회의실에서는 현재 어떤 브리핑이 진행 중이었다.
“…이상이 아르카디아 온라인의 1분기 매출 현황이었습니다.”
브리핑을 마친 동양인 직원은 마른침을 한번 삼키며 테이블 주변에 앉아 있는 이들을 보았다.
노블레스사의 중요 임원은 지금까지 전해 받은 브리핑 내용을 두고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한 분기 매출이 3억 달러라니. 솔직히 놀랍군요.”
“첫 분기 이후 매출이 떨어지리라 봤는데, 오히려 그 이상 벌어들일 줄이야.”
출시 전만 하더라도 일개 게임이 과연 성공해 봤자 얼마나 대단하겠냐고 취급하던 임원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태도를 싹 바꿀 만큼 이 올린 성과는 실로 대단했다.
짝짝짝!
“브라보! 아주 훌륭하군요.”
박수갈채와 함께 큰 목소리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드는 금발 벽안의 사내.
그가 바로 다국적 IT 기업의 노블레스의 CEO인 알렉 그레이브였다.
“기대보다 훨씬 큰 이익을 그룹에 안겨 주었군요.”
“아, 예. 계속해서 새로운 이윤 창출 모델을 게임에 투입한 게 주요하게 먹힌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까?”
알렉은 한국 지부장의 말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분명 기업으로서는 수천만 달러 이상이 들어간 게임이, 들어간 돈의 몇 배나 벌어다 준 것은 크게 기꺼워할 일이었다.
하지만 알렉은 그런 눈앞의 이익보다 더 중요시하게 여기는 게 따로 있었다.
“제가 예전에 여러분 앞에서 말한 적이 있죠. 이 게임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
그 말에 누구도 반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폭풍을 일으키며 대흥행하고 있는 은 그저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완벽한 가상 현실 구현과 함께 독자적인 세계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인류가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과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알렉은 이 기술을 보다 다양하게 활용하기를 원했다.
실제로 무호의 여동생인 장지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도 그러한 알렉의 의도에 따라 진행된 사항이었다.
하지만 알렉의 부푼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이 기술을 다른 분야에도 적용하고 싶은데. 여전히 그곳의 슈퍼컴퓨터에 있는 블랙박스 분석은 아직인 겁니까?”
알렉이 지금 말을 건 것은 자신의 앞쪽에 비치된 모니터 너머였다.
거기에는 이 자리에 미처 참석하지 못한 의 제1 개발팀 팀장인 이기석이 비치고 있었다.
– 현재 최선을 다해 분석 중이고, 어느 정도 진척을 보이는 중입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신다면 블랙박스의 해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는 미스터 이를 믿습니다. 지금은 없는 그를 제외하면 이 분야의 최고 아닙니까?”
– …….
알렉이 ‘그’를 언급하자 화면으로 비치는 이기석의 얼굴에 슬쩍 그림자가 졌다.
슈퍼컴퓨터 ‘노바’의 블랙박스.
거기에는 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숨겨져 있었다.
따라서 그것만 분석해 낸다면 앞으로 과 같은 가상 현실 공간을 얼마든 만들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블랙박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노바’와 의 창조주인 남경수뿐이었다.
그의 부재로 말미암아 블랙박스에 접근할 방법을 잃고 만 노블레스사로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그냥 두고 봐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럼 그 해독 작업은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 아르카디아의 관리 운영도 지금처럼 잘해 주길 바랍니다. 그 세계는 나와 그가 창조한 최초의 세계이니 말입니다.”
– …알겠습니다.
그렇게 영상 통화가 끝나고,
와장창!
요란한 소리와 함께 책상 위의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큭! 죽어서도 여전히 내 발목을 붙잡는구나, 경수.”
증오감을 도저히 감출 수 없는 목소리를 낸 이기석은 이내 살짝 흘러내린 안경을 고쳐 쓰고는 언제 감정을 드러냈냐는 듯 태연하게 방을 나섰다.
* * *
숲속 깊은 곳.
그곳에는 작은 성채 규모의 벌집이 존재했다.
바로 포레스트 호넷의 둥지였다.
원래라면 둥지를 지키는 엘리트 등급의 ‘병정 포레스트 호넷’이 주변을 돌아다녀야 했다.
그러나 놈들의 모습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
왜냐면 지금 여기까지 테오가 홀로 이곳에 쳐들어와 모든 파수꾼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부웅!
둥지 안쪽에서 우렁찬 날갯짓 소리를 내며 일반 포레스트 호넷보다 더 커다란 톱니 같은 턱을 벌린 병정 포레스트 호넷이 밖으로 나오려 했다.
그러나 미처 다 빠져나오기도 전에 기습적으로 날아든 화살이 놈의 이마에 명중했다.
“더블 슬래쉬!”
병정 포레스트 호넷이 멈칫하는 틈을 파고든 테오의 일격이 놈의 숨통을 끊었다.
마지막 파수꾼이 쓰러지자 갑자기 둥지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보스 행차인 모양이네.’
테오는 둥지의 가장 큰 방에서 몇 배나 큰 포레스트 호넷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침을 삼켰다.
여왕 포레스트 호넷 (68레벨, BOSS)
‘긴장을 풀지 말자.’
지난번에도 보스전을 치르다가 죽을 뻔하지 않았던가.
불확실한 큐이의 스킬에 의존하지 않기로 한 이상, 이번 보스전 역시 매우 힘겨운 싸움이 될 터였다.
“날아오르기 전에!”
테오는 외치며 화살을 연거푸 날렸다.
이제 요령이 생긴 덕에 저 커다란 표적을 못 맞히는 화살은 없었다.
하지만 과연 보스 몬스터는 보스 몬스터. 그 정도는 겨우 가벼운 생채기에 불과했다.
부웅!
“큭!”
여왕 포레스트 호넷이 날갯짓하자 정면으로 받아 내기 힘들 정도의 강풍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 공격의 타이밍을 빼앗기고, 놈이 날아오르는 것을 용납할 수밖에 없었다.
“맞아라!”
테오는 위치를 바꾸고 하늘을 나는 여왕 포레스트 호넷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화살은 강풍에 의해 목표에 닿지 못하고 중간에 떨어져 버렸다.
‘역시 더 가까운 위치에서 쏘지 않는 한, 맞지 않는 건가.’
하지만 공중에 날고 있는 놈에게 무슨 수로 더 접근할 수 있겠는가.
답은 여왕 포레스트 호넷이 스스로 땅에 가까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밖에 없다.
‘어서 내려와라.’
테오는 계속 움직이면서도 여왕 포레스트 호넷의 다음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시선을 떼지 않았다.
한 바퀴를 크게 선회한 여왕 포레스트 호넷은 마침내 테오를 향해 하강하기 시작했다.
“꿀꺽!”
충분히 위압적으로 보이는 거대한 여왕 포레스트 호넷이 오는 것을 보고 긴장 안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리라.
테오는 두려움을 이겨 내면서 시위를 당기고는 최대한 가까워지기를 기다렸다가 화살을 날렸다.
쉬잉!
화살은 정확히 여왕 포레스트 호넷의 이마에 명중했다.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여기서 기대치도 않은 치명타까지 터져 확실하게 대미지를 입혔다.
하지만 여왕 포레스트 호넷은 보스 몬스터답게 그 정도론 추락하지 않고 앞에 선 테오를 그대로 덮쳤다.
“큿!”
테오는 커다란 턱이 자신을 물기 직전, 납작 땅에 엎드려 공격을 피했다.
아슬아슬하게 머리 위로 스쳐 지나가는 여왕 포레스트 호넷.
놈이 지나가면 돌풍이 일어났고 납작 엎드린 테오의 머리카락이 나부꼈다.
부우웅!
여왕 포레스트 호넷은 상승하더니 다시금 방향 전환을 위해 공중에서 선회했다.
‘젠장! 생각보다 터프하잖아. 어떻게 해야 놈을 지상으로 떨어뜨릴 수 있지?’
이때, 테오의 시선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날갯짓하는 투명한 날개를 향했다.
‘이번에는 저길 노려보자.’
테오는 다시금 화살을 꺼내며 자세를 잡고는 다시 여왕 포레스트 호넷이 재차 하강하는 때를 기다렸다.
부웅!
아까보다 더 빠르게 하강하며 공격을 시도하는 여왕 포레스트 호넷!
‘긴급 회피!’
이번 건 그냥 피할 수 없다. 판단과 동시에 아껴 둔 스킬을 망설이지 않고 썼다.
몸을 굴려 또 한 번 공격을 피한 테오가 재빨리 몸을 돌리며 활을 들었다.
‘가랏!’
한쪽 무릎을 땅에 댄 자세로 여왕 포레스트 호넷의 뒤를 향해 내내 놓지 않았던 시위의 화살을 떠나보냈다.
쉬이이잉!
그렇게 시위를 떠난 화살은 여왕 포레스트 호넷의 투명한 날개를 관통했다.
비록 생긴 것은 작은 구멍이었으나, 구멍을 통해 바람이 새어 들어가면서 기류가 급변했고 그로 인해 두 날개의 불균형이 생겼다.
결국 여왕 포레스트 호넷은 순간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빠르게 하강했다.
“좋았어!”
테오는 추락하는 여왕 포레스트 호넷을 보며 쾌재를 불렀다.
쿵.
요란한 소리와 함께 추락한 여왕 포레스트 호넷은 머리를 흔들며 일어나려고 했다.
“스니크 어택!”
하지만 그걸 그냥 두고만 볼 테오가 아니었다.
공격받은 여왕 포레스트 호넷은 괴로운 듯 몸부림치며 몸을 제자리에서 돌렸다.
따각!
이때, 테오를 향해 턱이 기습적으로 날아들었다.
반사적으로 물러나려고 했으나, 그보다 턱이 테오의 옆구리에 와서 세게 부딪치는 게 먼저였다.
이번에는 테오의 HP 게이지가 줄어들었다. 그것도 무려 절반 가까이나!
“크윽! 일점 공격!”
이 상황에서 테오도 마냥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수직으로 내리그은 일격은 여왕 포레스트 호넷의 머리통을 아래로 처박히게 했다.
“꿀꺽!”
그사이에 테오는 재빠르게 회복 포션을 마셔 잃은 HP를 회복했다.
실로 신속한 대응이 아닐 수 없었다.
거듭된 테오의 공세에 여왕 포레스트 호넷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뒷걸음질 쳤다.
그런데 놈의 날개가 좀 전부터 계속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다.
‘다시 날아오르려는 건가?’
방금이야 잠시 균형을 잃어 추락했을 뿐, 여왕 포레스트 호넷이 날개를 잃은 것은 아니니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 것이다.
테오는 놈의 비행을 어떻게든 막아야만 했다.
‘날개를 잘라 버리자!’
확률이 낮긴 하지만 ‘바위 절단기’ 효과만 터져 준다면 자를 수 있을 터!
테오는 뒤로 한발 물린 발로 땅을 차며 앞으로 돌격했다.
그런 그를 물어뜯고자 커다란 턱이 좌우로 크게 벌려 덮쳐 왔다.
몸을 최대한 낮춰 그 턱을 피하고는 측면으로 파고든 테오의 검이 날개를 향해 쇄도했다.
‘제발 터져라!’
테오가 속으로 바란 것은 다름 아닌 ‘바위 절단기’의 칭호 효과였다.
5퍼센트의 확률이 터져 주길 바란 간절한 마음 덕분일까. 아니면 보유한 행운 수치가 영향을 미친 것일까.
서컥!
검은 그대로 날개를 잘라 내는 데 이르렀다.
“끼에에엑!”
자신의 몸, 그것도 날개 하나를 잃은 여왕 포레스트 호넷이 괴성을 내질렀다.
그런 놈을 향해 테오는 ‘어인의 삼지창’으로 무장을 교체하고 더욱 뜨겁게 공격을 퍼부었다.
아무래도 여왕 포레스트 호넷의 공격을 좀 더 피하면서 공격을 넣기에는 리치가 긴 창이 유리할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끼이익!”
날개를 잃은 분노로 달려드는 여왕 포레스트 호넷을 피해 테오가 옆으로 몸을 피했다.
‘이대로 치고 빠지면서 대미지를 꾸준히 넣어 가자.’
이쪽의 스태미나라면 문제없다.
스킬을 습득하고 나서부터 움직임에 군더더기를 줄여 스태미나를 더욱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스태미나 관련 보너스가 두 개나 있으니 어지간해선 먼저 지쳐 나갈 일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테오의 일방적인 딜이 계속 들어가면서 여왕 포레스트 호넷의 HP 게이지는 30퍼센트대 아래로 떨어졌다.
슬슬 보스 몬스터 특유의 페이즈 전환이 오지 않을까. 이런 예상을 할 때쯤, 역시나 여왕 포레스트 호넷의 행동에 변화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