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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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광기.
“그래서 그 쪽에서 말하고자 하는건 뭐지?”
“위대하신 분들은 너희들이 헛된 저항을 하지 않고 항복하기를 바라시고 있다. 어차피 승패는 정해져있는것 헛된 저항을 하지 않고 순순히 패배를 인정한다면 너희들에게 그에 합당한 자비를 베풀어주실것이다.”
“이쪽이 항복하는것보다 그쪽이 항복하는게 훨씬 더 현실성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하는데.”
“킬킬킬! 역시 너희들도 하나도 다른게 없구나! 지금까지 상대해온 녀석들도 위대하신 분들의 제안을 거부하고 결국 최악의 꼴을 당하기는 했지. 명심해라. 그 분들의 자비는 몇번이나 반복되는게 아니니 이 일을 나중에 가서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거야.”
도발을 하려고 이러는걸까 아니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걸까?
“어쨌든 승부의 방법을 정하지. 이 쪽에서 제안하는건 대리전이다. 양측의 대표자들을 뽑아서 겨루어 보다 승수가 많은 쪽이 승리하는것이지.”
“응? 그건 무슨 소리냐? 왜 그렇게 번거롭게 하지?”
“번거롭다니?”
“승부라는것은 당연히 서로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부딪혀 싸우는것이 아닌가? 그렇게 째째한 방법으로 싸워서 어떻게 승부를 가를수 있겠나? 우리들은 전면전으로 싸울 생각이다. 전면전이 아니면 그 어떤것도 발아들이지 않겠다.”
“…호오.”
미리내의 입가가 호선을 그리며 들어올려졌다. 생각지도 못한 발언이었다.
확실히 전면전은 모든 사람들이 가장 쉽게 납득할수 있는 방법이었지만 그 방법을 쓰는 도시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았다. 앞으로 남은 싸움을 생각해서 최대한 전력을 온존하기 위해서였는데 설마 이런 단계에서 벌써부터 전면전을 걸어오는 도시가 있을줄이야.
한편 미리내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웃자 남자는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보여줬던 당황함이 그녀에게서는 일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리내는 전면전이든 대리전이든 상관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만큼 더 벨 대상이 많아지기에 전면전을 선호한다고 봐도 좋았다.
“그 쪽의 의견은 들었으니 나는 이만 가보지.”
미리내는 자신들의 조건을 말하는것과 저 쪽의 조건을 듣는것. 단 두 가지였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가는 미리내를 본 남자는 살짝 당황했지만 곧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의 뒤를 따라가면서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봐. 그러고보니 네 년. 조금 예쁘장한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마음을 다르게 먹는건 어때? 응? 너라면 특별히 내 네번째 노예로 삼아줄수 있는데. 클클클, 내 물건 맛을 한번 보면 아주 헤어나오질 못할거야.”
“…….”
고개만 살짝 돌려 남자를 바라본 미리내는 그 뒤로도 쭈욱 이어진 그의 도발을 참아내고 묵묵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쳇. 여자라 그런지 화도 안내나 보군. 두고 봐라 나중에서야 울면서 내 발을 잡고 빌어도 결코 받아들여주지 않을거니까.”
“그 말. 그대로 돌려주지. 그리고 충고를 하나 해주지. 다음부터 내 앞에 설때는 그 더러운 흉물은 가급적 보이지 않는게 좋을거야.”
“흉물?”
툭!
뭔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 남자는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피범벅이 된 자신의 고간 부근과 바닥에 떨어져있는 길쭉한 고깃덩어리를 본 순간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끄아아아아아아!”
대체 어떻게 벤건지 이해할수조차 없었다. 검을 뽑은것도 아니다. 아니, 검에는 손조차 가져다대지 않았다. 결국 남자는 눈물을 질질 흘리면서 기절했고 사람들이 다가와서 그를 데려갈수밖에 없었다.
“보았나?”
“보지 못했습니다.”
“마법을 사용한건 분명히 아니었어.”
“검을 들고 있던데 검을 사용한게 아닐까요?”
“내 눈으로 확실하게 봤다. 여자는 검에는 손도 대지 않았어.”
“예상 이상의 실력이로군.”
신시와 그곳을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이 한눈에 보이는 최후방. 천막안에 있는 여섯명의 사람들이 제각각 한 마디씩 내뱉기 시작했다. 각종 다른 언어를 사용하던 사람들과 다르게 이 천막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구성된 사람들은 거의 헐벗다시피 하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서 확실히 제대로 된 복장을 걸치고 있었다. 원탁으로 구성된 탁자를 사이에 둔 여섯명의 사람들 중 입을 연것은 가장 나이가 들어보이는 노인이었다.
“그래봤자 큰 상관은 없겠지. 한두명이 아무리 뛰어나봤자 집단의 힘 앞에서는 무력할뿐이야.”
“그건 그렇죠. 그런데 저 놈들은 어느 나라 사람일까요?”
“그게 중요한가?”
“아뇨, 그냥 조금 신경쓰여서요. 동양인으로 보였는데 일본이나 중국 사람일까요?”
“그레이. 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 어차피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될건데 굳이 그렇게 고민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
다섯명의 사제들중 머리를 담당해서 그런지 브라보는 잠시도 쉬지 못하고 모든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게 특징이었다. 물론 그 머리에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아오기도 했지만 가끔은 짜증날때가 있다.
“어쨌든 우리의 승리는 이미 확정된것이나 다름없는것. 나는 이만 돌아가서 약을 만들겠다. 레드.”
“부르셨습니까.”
“깃발의 관리를 철저히 하거라. 그것만 확실히 한다면 우리들의 승리는 변치 않을것이니.”
“말하지 않아도 이미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 블루. 너는 나를 따라오거라.”
“예.”
노인과 함께 블루라 불린 여성이 천막을 나섰다. 노인은 어디에서나 볼수있을법한 푸근한 인상을 가진 흑인이었고 여성은 드물게도 안경을 쓰고 있었다.
“붙잡은 녀석들은 어떻게 처리하고 있느냐?”
“현재 대사제님께서 만든 약으로 몸안에 깃든 죄를 정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상한것보다 훨씬 더 회복되는게 빠르더군요.”
“그래? 어느정도로?”
“특상급의 약을 마시고도 고작해야 반나절만에 제정신을 차렸습니다. 게다가 아직 정신이 제대로 박혀있는것 같더군요.”
“장비는 확실히 제대로 벗겼지?”
“예.”
노인은 가볍게 감탄성을 토해낼수밖에 없었다.
신시에서 정찰을 목적으로 파견한 사람들은 진작에 포획된지 오래였다. 사로잡힌 즉시 비전의 약을 먹이고 온갖 방법으로 구슬렸는데도 정보를 토해내지 않다니. 그 의지에 감탄할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미 결과는 정해져있지만 말이다.
“시험을 거치도록 하게.”
“벌써요? 아직 제대로 과정을 거치지도….”
“어차피 사로잡은 사람은 많지 않은가? 그들 중 몇명은 충분히 시험에 통과할수 있을걸세.”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시행하도록 하죠.”
“전면전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이걸 생각하고 했다면 대단한거고 생각하지 않다고 했다치더라도 이쪽은 허점을 찔린거나 다름없습니다.”
“전면전? 저것들 미친거 아니야?”
미리내가 가지고 온 사실을 들은 사람들은 전부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그 누구도 모든 병력을 일으켜 싸우는 전면전은 생각하지 못했다. 피해를 정도 이상으로 늘릴수 없다는 계산도 있기는 했지만 가장 중요한건 그렇게까지 피를 보고 싶지 않아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었다.
최고의 베스트는 이전에 프랑스를 제압한것과 같은 대리전이나 몇몇 대표집단을 내보내서 벌이는 중소규모의 전투가 이뤄지는것이다. 모든 전력을 동원해서 싸우는 전면전은 적어도 확실하게 ‘마지막’이라고 결정지어진 싸움이 아니면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일이 벌어지고 보니 이것만큼 골치 아픈 일이 없었다.
“그런 조건은 우리가 수락 못해! 거부해야지.”
“맞는 말일세. 최대한도로 양보해도 단체전 정도만 인정할수 있지. 그런 조건은 받아들일수 없어.”
“죄송합니다만 일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니?”
“양 도시는 서로간에 맺은 조건에 의해서 승부를 겨루게 됩니다. 그 승패의 여부에 따라 승리한 도시는 변화가 없고 패배한 도시는 전원 목숨을 1개씩 잃게 되지요. 여기까지는 별로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양측이 서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을경우죠.”
유백우의 말이 떨어지자 장내는 침묵에 휩싸였다. 그러고보니 승부에서 이기고 졌을때의 조건은 있어도 정작 승패를 가리지 못했을경우의 조건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것이 목숨이 달린 일인데 적어도 승패조건에 대한 합의에는 다다르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백우는 그 점을 놓치지 않고 신전에서 꼬치꼬치 캐물어서 도시간에 발생할수 있는 일에 대한 가정을 전부 세워놓았다.
“합의에 다다르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거지?”
“언급된 기간인 보름내에 양측이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을경우에는 보름이 경과한 시점에서 서로의 도시에 남아있는 인구수의 비율로 비교해서 승패를 나누게 됩니다. 소수의 별동대가 나와서 기습으로 치고 빠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차이를 내야합니다.”
“…정확히 어느정도?”
“30% 이상. 적의 숫자가 10만이라면 7만으로, 5만이라면 3만5천으로 줄여야합니다.”
단순히 적의 병력 3할가량을 없애는건 그렇게까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의 힘은 있었다. 문제는 양도시의 인구수 비율을 비교한다는것. 저쪽의 숫자를 7할로 끌어내려도 이쪽에서도 피해가 나면 3할을 없앤것으로는 승리할수 없다.
“잠깐, 나 머리가 안좋아서 이런거 이해를 잘못하겠거든? 한 마디로 쉽게 설명해주면 안될까?”
“쉽게 얘기하자면 저희쪽의 피해는 최소화한 채로 적의 피해를 극대화시켜야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15일이 지나도 승패가 결정되지 않으면….”
유백우가 잠시 말을 끊자 사람들도 무심코 숨을 멈췄다.
“…양측 모두 패배한것으로 간주됩니다. 생명을 하나씩 헌납하는거죠.”
치킨 게임(chicken game).
과거 미국 갱 집단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게임으로 겁쟁이를 닭(chicken)에 비유하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양쪽 참가자 모두 차를 타고 좁은 도로 양쪽 끝에서 서로를 향해 마주 달리는 것이 게임의 규칙이며,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차량에 겁을 먹고 먼저 운전대를 꺾는 사람은 겁쟁이로 취급된다. 자칫 잘못하면 양쪽 모두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게임인것이다.
여기서 계속해서 죽치고 있는다면 결국 양측 모두 사이좋게 생명을 한개씩 잃어버리는 셈이다. 그렇다고 나와서 승부를 보려고하면 이번에는 자신들이 불리하다. 적은 이미 도시를 포위한 상황이다. 만약 공격을 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이동하는것을 들키는 순간 수많은 마법과 화살세례가 떨어질것이다.
“과감한 전술입니다. 아마 이걸 노리고 이렇게 대군을 동원한거겠죠. 머리뿐만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지배력도 정상급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당장 저희 신시에서 이것과 비슷한 작전을 시행한다고 하면 반발 먼저 일어나겠죠.”
2,3만명정도는 동원할수 있을지 몰라도 그 정도 숫자로는 오히려 역공을 허용당해서 각개격파 당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시작부터 낭떠러지에 몰려버린 상황에 유백우의 굳은 얼굴은 펴질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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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필력이 떨어지는것을 느낍니다….
글을 쓸떄는 작품에 몰입을 하면서 써야하는데 새해에 맞춰서 새로운 작품을 써보겠다고 그 작품의 비축을 시작하다보니 이렇게 되는군요.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이 정도 고난은 이겨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