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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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누가 그래?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뭐지?”
“무슨 노래 같은데?”
날이 저물면 도시는 엘프병사들에 의한 완벽한 통제상태로 변한다. 유저들이 대규모로 유입됐어도 칼같은 통제때문에 별다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는데 오늘같은 날에 왠 미친놈이 난리를 피울줄은 몰랐다.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역시 인간이군.”
“모험가들 대부분은 임무를 수행하러 나갔다고 알고 있는데 대체 저 놈은 뭐하는 놈이야?”
“부상을 입어서 빠진 놈이거나 세계수 방어 임무를 받은 인간이겠지. 그건 그렇고….”
모험가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그만큼 양보하거나 배려해주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아넘길수 있는게 있고 없는게 있다. 특히 지금같은 행위는 더더욱 말이다. 다크 엘프의 본진을 기습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정예 병력과 세계수를 수호하기 위한 수호대까지 차출되어 가버렸다.
만약 현재 방어라인이 뚫린다면 이곳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유린당할수밖에 없는상황이다. 엘프들이 대수림에 정착한 이래로 세계수가 가장 무방비한 상황이라고 할수 있으리라. 물론 그럴 가능성이 일어날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았다. 뒤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그만큼 방어가 견고해졌으니 하루정도는 무슨수를 써도 뚫릴리가 없다.
‘하지만 방심할수는 없다. 이런때야말로 더욱 더 경계를 철저히 해야할때!’
“이봐 인간!”
“물만 먹고…. 응? 아, 안녕하십니까?”
어둠속에서 드러난 인간의 모습을 확인한 엘프는 순간적으로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이런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보기 드문 깔끔한 정장과 얼굴을 가리고 있는 기하학적 무늬의 가면과 올백으로 넘긴 머리. 어떻게 봐도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뭐, 이정도는 별로 대단한것도 아니지.’
차라리 암살자같은 복장을 걸쳤으면 모를까 이런식의 외견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모험가들사이에서는 그다지 크게 주목받을만한 편도 아니었다. 간신히 치부만 가린옷을 걸치고 있는 여인, 도저히 전투에는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갑옷을 입은 전사보다는 그나마 나은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지금은 이렇게 함부로 돌아다닐 상황이 아니라는걸 모르나? 괜히 소란을 일으키지 말고 돌아가도록.”
“흠, 아직 소란을 일으키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여기서 소리를 내는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안하나?”
“별로 안합니다만.”
뭐가 문제냐는듯 자신을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에 엘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가 뭐라고 말을 하려는순간 성훈이 먼저 품에서 단검을 꺼내들어 그의 목에 깊숙히 박아넣어버렸다.
“어차피 곧 있으면 더 심한 소리가 날텐데요.”
“…크르르륵.”
“이봐, 대체 무슨….”
푹!
“이런이런, 동료분이 하시는 말씀 못 들었습니까? 조용히 하라고 하지 않습니까?”
동료의 머리가 손잡이만 남긴채 단검이 깊숙히 박히는 모습을 바라본 엘프는 종을 울려서 경계상황을 전파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종을 향해 손을 가져다대기도전에 이미 그의 손목은 날아가있었다. 성훈이 검기를 쏘아보내 그의 손목을 날려버린것이다. 그리고 비명을 지를새도 없이 목 또한 바닥을 나뒹굴었다.
순식간에 3명의 엘프를 끝장내버린 성훈은 가볍게 점프해 망루 위로 올라가서 품에서 거울을 꺼내들고 잠시 바깥으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암흑에 물들어있던 숲속에서 마찬가지로 자그만한 빛이 반짝였다.
‘왔군.’
품에서 밧줄을 꺼내 아래로 늘여트려주자 얼마지나지않아 익숙한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껏 한껏 여유만만한척 행동하고 있었지만 적진 한 가운데라는 긴장감때문에 조금이나마 조바심을 내고 있었던 성훈은 그녀를 보는것만으로도 긴장이 풀리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미리내.”
“늦어서 죄송합니다.”
“또 존댓말. 안본지 얼마나 됐다고 또 그러네. 그리고 네가 미안할게 아니라 내가 미안한거지.”
망루에서 신호를 주기로 약속은 했지만 정확한 위치까지는 잡을수 없었던탓에 성훈은 꽤 오랜시간 벽을 따라 쭉 돌면서 모든 망루를 제압하며 하나하나 신호를 보낼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냥 제압했다가는 다음에 교대를 위해 올 엘프들이 이상함을 알아차릴수있기 때문에 병사들이 묵고있는 숙소까지 제압하고 경계병도 제압하고 순찰병도 제압하고…하여간 많이 죽이긴 많이 죽였다.
그 뒤를 이어서 올라온건 새침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다크 엘프 전사장 시엘이었다.
“정말로 성공해낼줄이야. 조금은 다시 봤다. 인간.”
“고작해야 이 정도 가지고 놀라기는요. 앞으로 더 놀랄 일이 많이 있을텐데요.”
“이것보다 더 놀랄 일이 또 있을까?”
시엘은 성훈을 바라보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크림슨의 명령을 받아 그저 미리내를 따라 움직이기만한 시엘은 자세한 상황은 알지 못했지만 지금 그가 한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는 쉽게 알수 있었다.
‘수백년이상을 이어져내려오던 엘프들의 최종 방어선을 이렇게 간단히 허물어트릴줄이야.’
지금껏 수많은 다크엘프들이 노력해봤지만 결코 방어선을 뚫을수 없었다. 엘프들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방어선을 절대적으로 사수했고 결국 그들은 번번히 패배를 겪으며 물러날수밖에 없었는데 이 인간은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정말로 다크 엘프들을 세계수 근처까지 침입시키는데 성공했던것이다.
“제가 잘생긴건 알지만 그렇게 뻔히 바라보면 조금 부끄럽군요. 혹시 저에게 마음이 있으시다면….”
“그런거 없으니까 좀 닥쳐!”
저 입만 조용히 다물고 있다면 좀 더 괜찮을거라는 생각을 한 시엘은 올라오는 부하들을 부축하기 시작했다. 한편 미리내는 망루 위에서 조용히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자신 없어?”
“아, 그, 그런건 아니고….”
“흐음. 아직도 그러네.”
“…미안.”
“아니, 미안할것 까지야.”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까지 미리내에게 항상 존댓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성훈도 약간 어색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자신도 어색해하면 다시 예전의 딱딱한 관계로 돌아갈수도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척 연기하는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뭘 그렇게 보고 있어?”
“과연 이 숫자로 정말로 작전이 성공할지 조금 걱정이 되서. 아무리 그래도 우리 숫자는 고작해야 스무명 가량이잖아.”
“보랑이와 언데드 하나를 합치면 스물둘이지.”
“물론 그렇기는 하지만 여긴 너무나 커서 이 숫자로는 솔직히 전부 커버하는게 조금 힘들다고 생각해.”
항상 자신만만하던 미리내가 보이는 때 아닌 약한 모습. 하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한 걱정이기도 했다. 성훈이 계획한것은 소수정예에 의한 본거지 타격. 아무리 소수 정예라고 하더라도 평소 엘프들의 방어상태를 생각하면 고려할 가치도 없는 작전이었지만 지금처럼 대다수의 병력이 빠져나간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리내. 네가 걱정하는게 뭔지는 잘 알고 있지만 걱정할거 없어. 우리들의 힘은 그만큼 강력하니까.”
끼리끼리 논다고 지금까지 상대해온것들은 다른 도시의 탑랭커 혹은 그에 비견되는 몬스터들이었다. 그래서 은연중에 자신의 능력을 축소시켜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성훈은 초인 미션을 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깨달을수 있게 뙜다.
인간이라는 종의 한계를 넘어간 유저들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앞서나가는 유성훈과 미리내. 같은 탑랭커가 아닌 평범한 전사들이 과연 둘을 막으려면 얼마만한 희생이 필요할까? 어느정도의 병력을 투입해야할까? 그 답은 곧 있으면 나올것이다.
“미리내. 준비됐어?”
“언제라도 갈수 있어.”
“시엘은?”
“몇일전부터 싸우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태였다. 더 이상 시간끌지 말도록.”
“보랑이, 그리고 데스.”
“이번에는 이상한일 시키려는거 아니지?”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미리내는 시작으로 공포 영화를 연상시키듯 어둠속에서 나타나는 보랑이와 갑자기 나타난 데스 나이트, 그리고 이제는 모두 올라와 질서정연하게 정렬하고 있는 다크 엘프들을 마지막으로 훑어본 성훈은 턱을 쓰다듬으면서 입을 열었다.
“모두들 의욕이 충만하니 나도 기쁘기 그지없군. 거창하고 장황한 말은 하지 않겠다. 우리들의 목적은 더 없이 간단하다. 앞을 가로막는 모든것들을 치워라. 그리고 저 쓰잘데기 없이 크기만 한 나무를 불태우도록. 아 물론 쉽게 불이 붙을것 같지는 않지만 저기에 불 붙이는건 내가 하고, 뭐 더 없지? 자 그럼 해산.”
“…뭐?”
“해산이라고 가서 일해. 여기서 백날 죽치고 앉아있을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저 먼저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뭔가 거창한 연설이라도 할줄알았는데 갑자기 김이 팍 새어버렸다. 자신뿐만 아니라 부하들도 마찬가지였지만 미리내나 보랑이, 우치다등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망루 아래로 가볍게 내려가더니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자 그럼 가자고.”
“잠깐 인간! 설마 진짜 이대로 아무 계획없이 돌진하는건 아니겠지? 이건 너무하잖아?”
“뭐가 너무한데?”
“아무리 주력이 빠져나갔다고 하더라도 세계수 근처에 있는 엘프들의 숫자만 하더라도 몇천은 기본으로 넘어간다. 그만한 숫자를 고작해야 이 한줌도 안되는 전력으로 상대하겠다고?”
시엘은 당연히 유령이 요인암살이나 요충지를 테러하는식으로 움직일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수로 가장 큰 효과를 볼수 있는 작전이 그런것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성훈은 그럴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내 작전은 정면돌파다. 뭐 걱정되면 니들은 따로 행동하면서 불을 지르던지 테러를 일으키던지 해. 물론 생존확률은 그 편이 더 낫겠지만.”
‘이 녀석 대체 무슨….’
이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온단 말인가? 마음같아서는 이딴놈은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다는듯이 놓아두고 볼일을 보러 가보고 싶었지만 동생인 피엘이 이 인간을 몰래 연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시엘은 결국 이를 갈면서 그의 뒤를 따라갈수밖에 없었다.
‘죽을것 같으면 어떻게 해서든 이 인간만이라도 살려서 도망쳐야겠군.’
시엘은 부디 유령이 죽지 않기만을 빌수밖에 없었다.
더 미션에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강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과거보다 강하다는건 알고 있어도 그 사실을 좀처럼 체감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같이 강해지고 상대하는 적들도 강해지며 사용하는 장비들도 강해지기 때문에 강해졌다는 체감을 하지 못하는것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본다면 이미 유저들은 이미 인간병기라고 불러도 될만큼 어마어마하게 강해졌다. ‘고작해야’ 모든 스탯이 100밖에 되지 않는 인간을 다시 지구로 돌려보내도 아마 그 인간은 총에 맞아도 몇일이면 회복되고 한계를 초월한 힘을 내며 세계기록들은 간단하게 갈아치울수 있을만한 초인으로 추앙받을수 있을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보다 훨씬 강한 자들, 그들중에서도 선택받은 강자라고 불리며 수만명의 사람들중에서 한손으로 셀수 있는 탑랭커들은 과연 얼마나 강한것일까?
콰아아아아아아앙!
바로 이것이 답이었다.
자신이 날려보낸 화탄 한 발에 대여섯명의 엘프가 살점을 흩날리며 허공으로 떠올랐다. 2차 각성자들이라면 스킬을 사용하든 맷집으로 버티든 어떻게든 단발 공격저옫야 버텼을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평범한 엘프들에게는 그러한 공격을 막을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끄아아아아아!”
“내, 내 다리가, 내 다리가!!!!”
“크으으, 모두 겁 먹지 마! 화살을 쏴라! 인간이 이 많은 화살을 맞고 버틸수 있을리가 없어!”
“쏴! 쏴!”
전투 능력이 없는 엘프, 갑옷을 걸치고 활을 든 엘프, 정령을 부른 엘프들이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성훈을 향해서 공격을 가했다. 화살, 정령, 마법, 하다못해 투석까지 수많은 공격이 날아왔지만 그 공격들은 어느것 하나도 성훈이 사용한 호신기를 뚫지 못하고 튕겨져나갈뿐이었다.
“제가 워낙에 마음이 여려서 말이죠. 받은게 있으면 돌려주는것도 있어야죠. 오고가는 선물속에 정이 싹트는법 아닙니까? 뭐 정확히 말하자면….”
“도, 도망…커헉!”
“…선물이 아니라 칼침입니다만.”
핏방울이 채 떨어지기도전에 번개처럼 쏘아져나간 성훈은 장난이라도 하는것처럼 리듬을 타면서 엘프들의 목숨을 거두었다. 그 움직임을 알아차릴수 있는 엘프는 이 중에서 극히 소수밖게 없었다. 물론 단순히 알아차린다뿐이지 그것에 반응하는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서걱.
한번 검이 휘둘러질때마다 하나의 생명이 사라지고 한번 마법이 터질때마다 또 하나의 생명이 사그라든다. 성훈을 막기 위해서는 어중이떠중이가 아무리 많이 몰려온들 불가능하다. 체력적인 열세? 체력도 체력 나름이다. 자신이 진짜 집중하고 전력을 다해 움직일만한 적들을 배치해야 체력이 소모되든 말든하지 이 정도 적들은 비유하자면 그냥 산책을 하는것이나 다름없다고 할수 있다.
“흠, 이런걸보고 양민학살이라고 하던가?”
쩌어어억!
“으, 으아아아아!”
아무렇지도 않게 엘프의 귀를 잡아뜯는 성훈을 바라보는 모든 엘프들의 시선이 공포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만큼 상대방은 압도적이었다. 게다가 그의 강함보다 더 무서운것은 바로 그의 태도였다.
마치 장난이라도 하는듯한 무게감없는 말투와 과장된 행동들은 자신들이 고작해야 놀잇감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도록 느끼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모두 긴장한것같은데 그렇게 겁먹지마. 난 그렇게 무서운 놈이 아니거든. 다만 지금은 그냥 너희들의 공주님을 원망하렴. 내가 그 여자 때문에 좀 화난게 있거든.”
크리스티나에게 받은 대접을 잊지 않고 있던 성훈은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녀를 본다면 지금까지 죽은 사람들은 오히려 행복한 편이었다고 느껴질정도로 온갖 일을 다 해줄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던 시엘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가렸다.
‘…우웁.’
광기와 잔혹함의 향연속에서 전사로서 뼈가 굵은 그녀마저도 자칫하면 눈을 돌릴뻔했다. 그 정도로 유령의 전투는 압도적이었다. 아니, 비단 그 하나뿐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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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 보고 왔습니당. 재밌더군요.
특히 19금으로 아예 밀고 나가서 그런지 더 재밌었던듯. 그래서 이 작품도 눈치 안보고 더 19금으로 밀고 나가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