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413
0413 / 0473 ———————————————-
49.오랜만이네요!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서류더미를 두고 마치 기계같은 동작으로 사인을 한다. 물론 내용도 안보고 서명만 해주는건 아니다. 빼곡히 쓰여있는 서류 전체를 읽고 그 내용을 파악하는데는 몇초면 충분했으니 말이다. 대부분의 서류에 사인을 하고 잘못된 서류는 한쪽으로 미뤄두기를 반복하는 작업은 문가에서 들려온 자그마한 노크 소리에 멈추고 말았다.
“무슨 일이지?”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도록.”
야식, 아니면 새로운 서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든 남자는 생각했던것과는 다른 장면에 눈살을 찌푸렸다. 자신의 처지가 처지다보니 사람의 얼굴을 반강제적으로 외울수밖에 없었다. 한명은 가끔씩 얼굴을 본일이 있었지만 다른 한명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못 보던 얼굴인데 새로 들어왔나?”
“그런셈이죠.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말이에요.”
“…그래? 그렇군.”
순식간이라는 표현도 부족하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언제든지 마법을 발동할수 있도록 자신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눈이 뚫어져라 남자를 감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말 그대로 공간을 뛰어넘은듯이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는 어느새 자리에서 사라져있었다.
주륵.
볼에서 흘러나온 피 한방울이 검을 타고 흐르자 엘리라 하더라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줄수는 없었다. 협상을 하고자 왔는데 까딱하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죽어나갈 상황이었다.
‘너, 너무 만만하게 봤나?’
“누가 보내서 왔지? 설마 또 잭이 조롱하려고 보낸거냐?”
“다른 사람이 보내서 온건 맞는데 잭이라는 사람이 보내서 온건 아니에요. 당신이 존 콜린스라는 사람 맞나요?”
“맞다.”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엘리라고 불러주시면 되요.”
“나는 콜린스라고….”
무심코 대화를 이어가려던 콜린스는 볼에 겨누고 있던 검을 비틀어서 그대로 목으로 가져다댔다. 강기까지 일렁이고 있어서 만약 살짝이라도 움직이면 그대로 엘리의 목이 잘려나갈게 분명했다.
“무슨 짓을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재밌군. 순간적으로 몇년지기 친구라도 되는것처럼 말할뻔했는데 일종의 정신계열 스킬인건가?”
“그렇다고 해두죠.”
비장의 한수로 사용했던 스킬이 순식간에 풀려버리자 엘리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나름 비장의 한수로 준비해놓은 스킬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풀려버릴줄은 생각조차 못했다.. 친밀감을 올려놓으려했으나 들키는 바람에 오히려 적개심만 더 키워준꼴이 되고 말았으나 콜린스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그대로 검을 거두며 입을 열었다.
“그 녀석이라면 이런식으로 사람을 보낼리가 없겠지. 다시 한번만 묻지. 넌 누가 보내서 온거냐?”
“신시에서 보낸 비밀 사절이에요.”
“신시? 아, 아아아! 그 신시?! 이거 미안하게 됐어. 뒤돌아도 되니까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해보자고. 단 방금전처럼 나한테 이상한 수작을 부리려고 한다면 지금처럼 좋은 분위기는 이어가지 못할거야.”
“…….”
“에쁜 얼굴이군. 그래서 날 찾아온 이유가 뭐지?”
엘리는 바보가 아니다.
정신마법으로 제압해서 얻어낸 대답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진짜로 잭 애프론과 이 남자가 적대하는 관계라는 증거는 되지 않는다. 아주 짧은시간 돌아보기는 했지만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에 대해서 아주 잘 알수 있었다. 사람에게 계급을 부여하고 계급에 따라서 철저하게 갈리는 상하관계와 상식을 저버린듯한 일들이 당연하게 벌어지고 있는곳.
더 무서운것은 사람들이 그런것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대규모 정신마법으로 세뇌라도 걸지 않았을까 의심이 들정도로말이다. 도시 전체에 있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뒤바꾸고 그 안에서도 권력을 누리는 자와 뺏기는 자가 극명하게 갈림에도 불구하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의장직에 선출된것이 바로 잭 애프론이라는 자다.
그런 자에게 적대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람이 모든 사람이 전부 알정도로 잘 알려져있고 자신에게 적대하는 자를 그 잭 애프론이 과연 부의장직에 앉혀둘까? 그러나 결국 엘리는 결론을 내릴수밖에 없었다.
‘이 사람이 미끼든 미끼가 아니든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정해져있어.’
“신시에서 당신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잭 애프론을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사람이 말이죠.”
잭이 내건 미끼라면 좀 더 큰 고기를 건져내기위해, 만약 진짜 적대하는 사람이라면 협력자를 늘리기위해서 여기서는 말을 맞춰줄수밖에 없을것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도시가 4개나 있는데 그 중 하필이면 로스앤젤레스를, 그것도 아직 제대로 알려진것도 없는 상황에서 딱 나를 찾아왔다. 그것도 하필이면 잭 애프론을 들먹이면서?”
“못 믿으시는게 당연하겠죠. 하지만….”
“아니아니, 뭔 소리 하는거야? 난 그쪽 말 전부 믿어. 그리고 대충 누가 보냈는지도 짐작이 가고.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유령이라는 녀석이 맞겠지?”
“…….”
언제나 환한 미소를 유지하던 엘리의 포커페이스가 깨지고 말았다. 그래도 다소 경계하는 기색이 남아있었던 콜린스는 그 반응을 보고 확실히 감을 잡았다는듯이 검손잡이에 올려놓았던 손을 때고 담배를 꺼내물었다.
“어떻게 안거죠?”
“때려맞춘거지.”
“때려…맞춰요?”
“잭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부터 모든것을 자기가 생각한대로 이끌고 처리했지. 그 위험하다는 강제미션조차 그 녀석이 주도해서 클리어해냈고 다른 도시와의 전투도 압도적으로 이길수 있었어. 분노조차도 계산해서 하는 녀석. 그것이 내가 아는 잭이야. 그런데 그 녀석이 딱 한번, 진짜로 빡친적이 있었어. 크흐흐흐흐.”
도저히 웃음을 참지 못하겠는지 입을 틀어막고 한참을 끽끽 거리던 콜린스는 엘리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것을 뒤늦게 깨닫고 헛기침을 한후 말을 이어갔다.
“강제 미션 도중 왠 광대놈한테 죽었다고 도시 전체가 아주 그냥 뒤집어졌지. 유령이라는 녀석 찾으면 사지를 찢어놓고 목에 개줄을 매달고 도시 안부터 바깥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아주 난리를 치던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
‘성훈 오빠. 걸리면 제 명에 못사실거 같네요.’
이 자리에 없는 성훈을 잠시 걱정해줬다. 아주 잠시말이다.
“신시에서 오고 잭 녀석을 싫어할만한 사람이면 그 유령이라는 녀석밖에 없어서 찍은거지. 틀려봤자 어차피 손해보는것도 없고.”
“정확히 맞추셨어요. 생각보다 이야기가 더 잘 통할것같군요.”
“이야기라. 일단 그 쪽의 용건을 먼저 말해봐.”
“저희측에서 원하는건 별다를게 없어요. 간단한 정보의 제공, 그리고 가끔 이쪽에서 부탁한 것들을 실현해줄것. 그게 전부에요.”
“잭 애프론을 적대하고 있다고는해도 난 엄연히 유토피아의 부의장이야. 그런데 그런 사람을 보고 배신하라는 이야기를 너무나 쉽게 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너를 포박한 다음 잭한테 바칠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해봤어?”
“그러면 어쩔수없죠. 대신 안 아프게 제압해줘요.”
지금 엘리는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는것이나 다름없다. 도와줄 사람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는, 적진 한가운데에서 수뇌급의 인물에게 접촉한다? 어지간한 담력으로는 시도도 하지 못할 일이다.
엘리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조금도 겁먹지 않고 마치 제 집 안방을 거니는것마냥 여유롭게 움직였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조금도 떨지 않았다.
“평범한 사절은 아닌듯 싶군. 능력과는 별개로 담력만큼은 내가 본 사람들중에서도 순위권에 들 정도야.”
“칭찬해줘서 고맙군요.”
“너희들에게 협력한다면 내가 얻을수 있는것은?”
“잭을 몰아낼수 있는 기회.”
“기회라.”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엘리는 알수 없었다. 그리고 담배 하나가 완벽하게 타들어갈때쯤 정적이 깨졌다.
“좋아. 그 제안 받아들이지.”
“…너무 간단하네요.”
“그럼 내가 뭘 어떻게 해주길바라는건데? 사람이라도 모아서 파티라도 열어줄까?”
“너무 쉽게 받아들여서 오히려 의심이 생길정돈데요?”
“…어쩔수없어. 나에겐, 아니 우리에겐 더 이상 시간이 없으니까.”
“시간?”
엘리가 아닌 허공을 바라보면서 콜린스는 어딘지 공허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조금 지루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래도 하는게 나을것같군. 어차피 이런 이야기라도 들어야 나를 믿을수 있을테니 말이야.”
“어머, 저는 콜린스님을 이미 철썩같이 믿고 있는데요?”
“그럼 그냥 넋두리라고 생각하고 들어라. 이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는 완벽하게 썩었어. 사람들이 사람을 부리고 인권따위는 이미 온데간데 사라진지 없이 오래, 쾌락을 위해서라면 뭐든지하고 노예들을 화살받이로 쓰는 도시. 그런데 그거 아나?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어. 처음에는 말이야.”
하루 아침에 낯선곳에 떨어져 살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워야했던 당시, 그 떄의 로스앤젤레스는 다른 도시들과 별다를것 없었다. 문제가 생긴것은 바로 첫번째 강제미션 당시 잭 애프론이 특수 직업인 ‘마왕’으로 전직하고 난 이후에 생겼다.
“마왕의 스킬중에는 권속화라는 스킬이 존재한다. 상대방이 완벽하게 동의할때만 발동 가능하고 일단 성립되면 상대방은 강제로 오크, 오우거같은 클래스로 바뀌고 완벽하게 노예가 되어버리지. 게다가 거느리고 있는 권속의 숫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본인의 능력치도 늘어나는 사기 스킬이야.”
“그 오크나 오우거라는 클래스가 강력한 클래스인가요?”
“그럴리가? 순수한 능력치만 따지면 평범한 노멀 클래스보다 약간 더 센정도, 아이템 제한같은것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약간 더 밀리는 정도야.”
“그럼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 누가 그런 스킬을 받아들인다고?”
“받아들일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지.”
“…아!”
“맞아. 다른 도시의 사람들이지.”
전쟁에서 패배한 다른 도시의 사람들을 단순한 회유부터 협박, 고문을 병행해 강제로 권속화 스킬을 맺게 만든다. 그 결과 잭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지고 노예들의 숫자는 늘어만갔다.
만약 잭이 그 노예들을 데리고 하나의 세력을 만들었더라면 아마 로스앤젤레스의 거대 길드 중 하나가 될수 있었을것이다. 그러나 잭은 그러지 않았다. 잭은 그 수많은 노예들을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 전체에 ‘기부’해버렸다.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수만명이나 되는 사람, 당연히 처음에는 반대가 심했지. 자기가 멋대로 노예라고 주장해도 사람들이 단체로 미친것도 아닌이상 받아들이지 않았지. 처우대선, 인권문제,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 등 여러가지 안건이 매일 오갔어.”
그 때의 로스앤젤레스는 정의롭다고 할수는 없어도 21세기 문명인이라면 지켜야할 일정한 선은 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갈수는 없었다.
“지금 상황을 보면 결국 받아들인것 같은데요?”
“…맞아. 심한 반발이 있었지만 투표끝에 거의 6:4정도로 노예제에 대해서 받아들였지.”
미션이라는것은 언제나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다.
강력한 몬스터, 답을 찾을수 없는 수수께기, 함정들이 즐비한 미로. 제 아무리 쉬운 미션이라도 언제나 목숨을 잃을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만약 명령에 절대복종하며 몬스터들과 최전선에서 맞서 싸우고 함정도 대신 맞아주며 언제든지 미끼로 쓰고 버릴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처음에는 어떻게 인간이 인간을 그렇게 대할수 있냐며 극렬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잭은 교묘하게, 서서히 사람들을 설득해나갔고 결국 일정한 시간을 두고 노예제를 인정하는쪽으로 합의를 봤다. 그리고 그 순간 로스앤젤레스의 사람들은 잭이 쳐놓은 그물에서 더 이상 벗어날수 없었다.
“노예제를 반대하던 사람들조차도 노예가 주는 편안함과 풍요를 겪으면서 점점 타락하기 시작했어. 누군들 안 그러겠어? 대신 싸워주고 일도 해주고 남녀 안 가리고 마음대로 성욕을 풀거나 학대를 해도 되고 심지어 그러면서도 돈도 안줘도 되니 말이야.”
“꿀에 취해버렸네요.”
“아주 지독한 꿀이지. 잘못된것을 알고 있어도 차마 떼어놓을수 없는….”
노예제에 반대하던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찬성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럴수록 점점 노예들에 대한 대우도 가혹해지기 시작했다. 노예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던 반대파의 숫자가 줄어들고 입지가 줄어드니 당연한 일이라고 할수 있었다.
그렇게 노예에 대한것들이 어느덧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하자 잭은 이제는 로스앤젤레스의 사람들에게도 계급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실력을 가지고 있거나 충성심이 높은자, 중직을 맡고 있는 자는 특급 시민.
상위 랭커나 히든 클래스, 자신에게 호의적인 사람들, 능력 있는 자들은 1급 시민.
평범한 사람들나 정치적으로 중립, 자신에게 적대하는 사람, 무능한 자들은 2급 시민.
그 밑에는 반란을 일으키거나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 3급 시민과 노예가 존재한다.
다른 나라, 다른 도시의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같은 나라, 로스앤젤레스의 사람들에게 계급을 부여한다고했을때 콜린스는 당연히 잭이 몰락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근시안적인 생각이었다. 놀랍게도 사소한, 정말로 사소한 반발 이후에 계급제는 처음부터 그랬다는듯이 빠르게 녹아들어가기 시작했다.
“높은 등급의 사람들은 반발할 이유가 없지. 권리가 늘어나니까. 낮은 등급의 사람들도 별불만은 없어. 2급 시민도 왠만한건 다 누릴수있거든. 문제가 되는건 3급 시민인데 그들의 숫자는 너무 적어서 뭘 할수 있는 수준이 아니니 실제로 이 체제에 대항할수 있는건 제일 밑에 있는 노예계급밖에 없어.”
“그리고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노예들은 스킬 때문에 절대복종할수밖에 없다…는 거로군요.”
“맞아. 최하층으로부터는 스킬로 충성을, 그 위의 사람들로부터는 노예를 제공해서 충성을 얻어내. 유토피아의 의회는 선거를 통한 민주적인 방법으로 의장을 뽑는데 언제나 압도적인 표차로 잭이 당선되고 절대권력을 누리지.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서 말이야.”
노예들이야 강제적이라고 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타의가 아닌 자의에 의해서 잭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도시가 썩었다는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다만 모두가 그런건 아니야. 이런 시궁창속에서도 지금 이 모든것들이 분명히 잘못됐고 잭이 망쳐놓은 모든것들을 바로 잡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
“그게 당신이라는건가요?”
“나와 일부세력들이지.”
“솔직히 믿기지 않네요. 그게 사실이라면 그 대단한 잭이라는 인물이 왜 당신을 그냥 놓아두고 있는거죠.”
엘리의 말에 콜린스는 다시 한번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연해. 그 녀석 입장에서는 그게 더 편하기 때문이야.”
“…예?”
“아무리 좋은것들을 쥐여줘도 그 중에는 분명히 반발하는 자들이 생길수밖에 없어. 다만 잭은 그런 자들을 처단하지 않아. 모두 탄압한다고 그런 자들이 사라지는것도 아니고 오히려 음지로 숨어들어서 귀찮게 굴수도 있으니까 그냥 놔두는거야. 크큭.”
“…….”
“유토피아는 정치적 자유가 있다구! 잭을 욕해도 되는 자유가! 대신 백날 그런다고 변하는건 없어. 오히려 우리들의 존재는 잭의 기반을 더 탄탄하게 다져주는 역할이지. 자신에게 반발하는 세력의 대표자한테 떡하니 부의장직까지 내려주는데 사람들이야 그릇이 크다고 감탄이나 하겠지.”
하고 싶은 말을 전부 토해낸 콜린스는 후련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끝마쳤다.
“이제 좀 믿을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