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Club RAW - chapter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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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연말연시(年末年始)
“침실로 갈까?”
벌써부터 목소리에 활기가 넘치는 것이 당장이라도 거사를 치를 기세다. 신소율은 불룩한 기운이 일기 시작한 그의 아랫도리를 곁눈질하며 앙큼하게 눈웃음을 쳤다.
“으응… 난 여기도 별 상관없는데. 어차피 올 사람도 없고. 유진이 언니는 어때요?”
“나, 나? 나는 그냥 침실에서 자고 싶다는 말이었는데…….”
화살이 자기에게 돌아가자 임유진은 급격히 당황해서는 말을 얼버무렸다. 목덜미가 발간 노을빛으로 물든 걸 보니 바로 여기서 하자고 할 줄은 미처 몰랐나보다.
처음 말을 꺼낸 임유진이 스리슬쩍 발을 뺄 기미를 보이자, 신소율의 눈매가 샐쭉하게 찢어졌다. 게다가, 분위기를 맞춰주지 않는 것은 임유진뿐만이 아니었다.
“…난 싫어. 난교 파티는 너희들끼리…….”
여느 때처럼 다크서클이 진득하게 달라붙어 있는 눈가 때문에 더더욱 피곤해 보이는 데모나까지 손사래를 치며 돌아섰다.
“에잇! 막상 하면 좋아할 거면서 다들 빼기만 하고! 그리고 데모나 언니! 선물도 주지 않고 가긴 어딜 가요?”
“…선물?”
입맛을 다시던 노구덕의 입에서 막 어리둥절한 한마디가 흘러나온 찰나, 흐릿한 잔영을 남기고 사라진 신소율의 신형이 매몰차게 돌아선 데모나의 배후를 점했다.
천하의 데모나라 할지라도 이 정도로 밀착한 거리에서의 기습은 속수무책. 불숙 내뻗어진 신소율의 팔이 데모나의 양 겨드랑이 사이로 불쑥 들어간 순간, 데모나가 걸치고 있던 헐렁한 홀복이 자연스럽게 벗겨지며 아래로 스르르 흘러내렸다.
“짜잔!”
“…억!”
순식간에 허물을 벗고 드러난 한 쌍의 아름다운 융기. 티 하나 없는 두 개의 찹쌀떡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노구덕은 갑자기 턱이 빠질 듯 입을 벌렸다.
신소율의 손아귀가 단단하게 틀어쥔 데모나의 젖가슴. 그 하얀 설원의 한복판에 매달린 짙은 자줏빛 젖꼭지에서, 샛노란 빛의 액체가 이슬처럼 맺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황금색 벌꿀보다 더 진해 보이는 점성 가득한 액체. 모유(母乳)였다. 이 경우에는 초유(初乳)라고 해야 할까.
크게 기함한 것은 노구덕만이 아니었다. 신소율이 또 무슨 장난을 치나 싶어 꾸중할 준비를 하던 임유진도 고운 눈꺼풀을 한껏 치뜨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며 호들갑을 떨었다.
“어머, 어머! 데, 데모나! 벌써 젖이 나오는 거야?”
“…….”
느닷없이 기습을 허용해, 다수의 구경꾼들 앞에서 젖짜기를 당한 데모나는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그저, 독살스럽게 치켜 올린 눈을 번뜩이며 빠득 이를 악물었을 뿐.
허나, 마녀의 타깃이 된 신소율은 무섭게 돌변한 기류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는지, 연신 히히덕거리며 데모나의 심기를 건드리는 중이었다.
“히히힛! 놀랐죠? 이 언니가 글쎄, 화장실에서 유축을 하고 있더라고요! 요건 누구 주려고 여기다 담아 놨는지 몰라~! 아직 애기가 태어나려면 한참 남았을 텐데에~ 아, 저번에 아저씨가 모유 마시고 싶다고 한 거 기억하고 있었던 거죠? 그쵸?”
저건 또 언제 꺼낸 것일까? 신소율이 딸랑딸랑 흔드는 작은 유리병 안에는 황금빛 초유가 가득 담긴 채 찰랑찰랑 흔들리고 있었다.
“…신소율.”
“자! 언니, 솔직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게… 에엑? 에에엣? 자, 잠깐만…!”
승리감에 취한 나머지 주변머리도 없이 떠들던 신소율은 등골 서늘한 축축한 기운이 데모나를 중심으로 모여 들자, 낯빛이 도화지처럼 창백해져서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우, 우리 말로 하는 게 어때요?”
“…너.”
“아니이! 너무하네! 장난 좀 친 거 가지고…! 유, 유진이 언니! 살려줘요!”
“…죗값을 치르렴.”
믿었던 임유진마저 슬쩍 고개를 돌리며 외면해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번만큼은 장난이 좀 과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비빌 언덕이 사라진 신소율은 캄캄해진 얼굴로 뒷걸음질을 치다가, 이내 막다른 벽에 몰렸다는 것을 깨닫고는 우거지상이 되었다.
“저, 정말 미안. 언니! 정말 미안해! 용서해줘!”
“흥. 지옥에나 떨어져.”
데모나의 손아귀에서 작게 소용돌이치는 어둠의 기류가 신소율을 향했다. 그녀가 정말로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신소율은 삐질삐질 진땀을 흘렸다. 저걸 정면으로 맞았다간 정말 죽도록 아플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여기서 기운을 끌어내서 막기라도 했다간 죽도록 아픈 정도로 끝나진 않을 터. 어쩌면 벽과 함께 통째로 날아갈 수도 있었다.
“어허.”
…하지만 무시무시한 어둠의 구체가 신소율을 응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뒤에서 다가온 노구덕이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데모나의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은 탓이다.
“임산부는 마음을 곱게 써야지.”
“이, 이거 놔.”
“대체 언제부터 젖이 나오게 된 거야? 시기가 너무 이른데…? 혹시 칠삭둥이나 팔삭둥이가 나오려는 건가?”
노구덕의 목소리에 깃든 진심어린 걱정을 읽은 것일까. 몸을 이리저리 뒤틀며 저항하던 데모나의 발버둥이 차츰 가라앉았다.
“아마… 그건 아닐 거야. 의사에게 진단을 받았으니까…. 아이는 정상이라고 그랬어.”
의사에게 진단을 받았다는 말을 들으니, 그녀 역시 같은 걱정을 했던 것 같았다.
“허, 그러면 젖만 빨리 돌았다고?”
“…그런 것 같아.”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데모나.
“드물지만 아주 없는 경우도 아니지 않을까요? 젖이 도는 시기도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고요.”
“음, 그건 그렇지만 초유가 이른 시기에 나오는 건 그리 좋은 게 아닌데.”
노구덕의 중얼거림을 들은 데모나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임산부 전문은 아니지만 그녀 또한 의사다. 초유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었다.
보통 갓 나오기 시작한 모유, 즉 초유는 진한 노란빛을 띤다. 이는 갓난아이의 부족한 면역력과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인데, 처음에 황금빛을 띠던 모유는 젖이 돌면 돌수록 색이 옅어지면서 나중에는 노란빛이 거의 빠지게 된다.
한마디로,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초유 성분이 빠진다는 건 그리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소리다. 데모나의 표정이 좋지 않게 변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음, 너무 걱정하진 마라. 초유야 나중에 다시 나올 수도 있는 거고… 정 모자라면 유진이에게 부탁하면 되지. 그렇지, 유진아?”
노구덕의 눈짓을 받은 임유진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데모나를 위로했다.
“아… 그, 그러면 되겠네요. 데모나, 초유가 모자라면 내가 좀 거들어 줄게. 나, 난 이래봬도 양이 좀 많은 편이거든. 가희 때도 젖이 모자란 적은 없었어.”
“뭐, 유진이 언니야… 당연히 그럴 만도 하겠다. …통이 크니 부족할 리가 없지.”
데모나의 관심이 돌려진 사이, 잽싸게 뒤로 돌아온 신소율은 위아래로 출렁출렁 움직이는 임유진의 풍만한 바스트를 보며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 왠지 모를 패배감이 엿보이는 것은, 단순히 기분 탓은 아닐 터.
신소율과 마찬가지로 경박스럽게 흔들리는 임유진의 가슴팍에 묘한 눈초리를 보내던 데모나는 곧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었다.
“내 아이는 내 힘으로 키울 거야. 젖동냥은 하지 않아. …하윽!”
데모나가 어머니로서 당찬 포부를 밝히는 와중, 별안간 야릇한 신음이 그녀의 목울대를 비집고 올라왔다. 빤히 그녀의 몸을 쳐다보던 노구덕이 살며시 그녀의 젖가슴을 그러당겨 손에 쥔 것이다.
“그나저나 괘씸한데. 이런 일이 있으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바로 나나 유진이를 찾았어야지. 대체 그 고집불통 성격은 언제 고칠래? 요 독불장군 같으니라고.”
“상관하지 말라고…!”
“이리 와.”
데모나의 소심한 반항은 노구덕의 우악스런 힘에 금방 무위로 돌아갔다. 신소율의 장난에 겉옷이 홀라당 벗겨진 데모나는 사타구니를 가린 얇은 천 쪼가리 한 장만 몸에 걸치고 있는 채였다.
소파에 앉아, 민망해하는 데모나를 억지로 끌어안은 노구덕은 활어처럼 꿈틀거리는 그녀의 육체를 꾹 붙잡아 둔 다음, 예쁘장하게 불거져 나온 그녀의 젖가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푸른 실핏줄이 비쳐 보이는 투명한 피부로 감싸인 젖무덤은 살짝 아래쪽에 무게가 실린 듯, 아래로 흐르는 물방울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 중심에 자리한 유륜도 평소보다 색감이 진하고 크기도 커진 상태다. 그리고 작은 포도알 같은 유실에 맺힌 노란 빛깔의 진액. 그녀가 어머니가 되었음을 말해주는 증거였다.
파르르 떨리는 포도알을 홀린 듯이 쳐다보던 노구덕은 느닷없이 날름 혀를 내밀어 그녀의 성난 젖꼭지를 살짝 핥아 올렸다.
“하읏…!”
질끈 눈을 감은 데모나는 무의식중에 가녀린 팔을 뻗어 노구덕의 목을 휘감았다. 그의 두툼한 입술이 진액이 맺힌 젖꼭지를 깊게 빨아들일 때마다, 머릿속에서 번쩍번쩍하는 섬광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
데모나의 가슴 한복판에 얼굴을 묻은 노구덕과, 움찔움찔 가련히도 몸을 떠는 데모나. 어느새 그녀의 가랑이 사이, 비부 근처로 미끄러져 내려간 다른 한손은 그녀의 흐드러진 허벅지 어림을 집요하게 더듬고 있었다.
“어머…….”
“우와아… 야하다.”
“유진이, 소율이. 너희들도 이쪽으로 와.”
얼굴 한 가득 홍조를 머금은 채, 두 사람의 치태를 구경하던 임유진과 신소율은, 항거할 수 없는 그의 부름에 이끌려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히으으윽…! 아, 아읏! 앗!”
소파 맞은편 테이블에 양 손을 짚고 엎드린 데모나의 고개가 뒤로 꺾일 듯 높이 쳐들렸다. 활대 모양으로 휘어진 등줄기 아래, 작은 동산처럼 부푼 배가 미려한 율동을 보인다. 개처럼 무릎을 꿇고 엎드린 그녀는 온몸으로 노구덕의 물건을 받아들였다.
데모나의 질은 오랜만에 맞이하는 폭군의 난입에도 당황하지 않고, 뜨끈뜨끈한 점액으로 그의 남근을 조여 왔다. 성난 남근이 쑤욱 뽑혀져 나올 때마다, 문어의 빨판처럼 엉겨 붙은 속살이 수줍게 딸려 나오는 것이 보였다.
“여보…! 하아앙…! 쭈웁… 쭙….”
촉촉하게 젖은 눈동자에 애절한 갈구를 담은 임유진은 요염하게 혀를 내밀어 노구덕의 입술을 핥았다. 데모나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온 배 때문에 상당히 불편한 자세였지만, 그녀는 결코 그에게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목을 감싼 팔을 풀지 않았다.
“치사하게 언니만… 아저씨, 나도, 나도오…….”
임유진에게 집중하는 동안 그 반대편의 팔을 잡고 매달린 암고양이가 애타게 보채는 소리가 들려왔다. 노구덕은 먹이를 찾는 아기 새의 부리처럼 뾰족하게 내밀어진 그 입술에 깊은 입맞춤을 했다. 아무래도, 근래 성욕에 굶주려 있던 것은 그만이 아니었던 모양.
노구덕은 색에 이골이 나 있는 사람처럼 능숙했다. 그는 오른팔로 임유진의 풍요로운 젖가슴을 주무르고, 왼팔로는 신소율의 탱탱한 엉덩이와 그 사이의 축축한 비부를 애무했으며, 아랫도리로는 옅은 신음을 발하는 데모나를 유린했다. 동시에 세 명을 상대하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위풍당당한 모습. 과연 칼립스 제일의 정력가다운 위용이었다.
“하아아아……. 조, 좋아요….”
“나… 너, 넣어주면 안 돼요? 으응…. 거기가 뜨거워….”
귓가를 간지럽히는 여인들의 애타는 비음과, 향긋한 여체의 감촉을 마음껏 만끽하던 노구덕은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행동을 멈추었다.
‘가만, 뭔가 잊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분명, 뭔가를 까맣게 잊고 있는 것처럼 거슬리는 느낌이 있는데, 그게 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잠깐 고민을 하던 노구덕은 이내 별 거 아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잡념을 떨쳐냈다.
그때였다.
딸깍.
“저… 오너, 보고 드릴 게……. 히이이익?”
별 생각 없이 금단의 문을 열어젖힌 안세희는 이내 방 안의 참상(?)을 목도하고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동시에, 한창 행위에 열중하던 네 남녀의 움직임이 석상처럼 굳어졌다.
“시, 시, 시, 실례했습니다!”
탕!
그대로 주저앉을 뻔한 것을 겨우 비틀거리며 균형을 잡은 안세희는 서둘러 문을 닫은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부리나케 달아나버렸다. 이후 문 너머에서 후다닥 멀어지는 인기척에 이어, ‘흐아아아앙~!’라는 망측한 비명 소리가 아련하게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안세희가 다녀간 방 안에는.
“…….”
얼음에서 풀려나는 법을 잊어버린 네 남녀만이 뻣뻣한 덩어리가 되어 덩그러니 남겨져 있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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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추천과 코멘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일 끝나고 너무 졸려서 조금 눈 붙인 담에 올리려고 했는데, 그만 잠을 너무 깊게 자버렸네요 ㅠㅠ
이것으로 축제 파트는 종료하고, 바로 다음 에피소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본격 성애씬을 좀 더 쓰고 싶었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소냐 장기자랑도 그렇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 탓에 분량을 좀 잡아먹어서요. 빠른 진행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