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77)
나는 귀족이다 1480화
[헬조선 편]
88장 착취와 야만의 시대(1)
박철원은 일주일 내내 레이드에 열 중했다.
물론 레이드 때마다 정부에서 관리 하는 강화장비를 반드시 지참했다.
강화장비는 딜링과 힐링 능력을 강
화시켜 준다.
처음에는 30%의 강화 수치가 뭐 큰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막상 전원이 착용하니까 전투의 질이 달 라졌다.
“가드 탱커들은 굳이 강화장비를 착용시킬 필요가 없겠어. 어차피 위 급한 상황이 되면 딜러를 데리고 도 망치는 게 임무니까.”
그리고 그 위급한 상황이란 공격대 전멸 위기를 말한다.
사실 가드 탱커는 레이드에서 하는 일이 전혀 없었다.
걸핏하면 전멸 위기에 당착했던 레
이드 초기에 비해,지금은 어느 정 도 레이드 운영이 안정되었기 때문 이다.
국제공격대연합의 장태준 사무총장 은 탁월한 지휘관 능력을 발휘해서 매일 새로운 괴수 공략법을 정리해 서 공개한다.
그는 특정 괴수의 특징과 공격 패 턴,그리고 공략법이 완성되면 더 이상 같은 괴수를 잡지 않는다.
자기 휘하의 공격대를 거느리고 곧 바로 공략되지 않은,미지의 괴수를 사냥한다.
즉 그는 인류의 최전선에서 괴수를
상대로 무에서부터 전술을 개척해나 가고 있는 사람이었다.
“초기면 몰라도,지금 가드탱커들 은 할 일 없이 구경만 하는 존재들 이야.”
물론 가드탱커들이 간혹 역할을 발 휘할 때가 있다.
초보 딜러들이 딜 조절을 잘못해서 어그로가 튈 경우,담당 딜러들을 데리고 흩어지는 역할이다.
하지만 메인 탱커들이 경험을 쌓으 며 능숙해지자,잠깐 어그로가 된 것은 금방 되돌릴 수 있게 되었다.
“가드 탱커를 없애거나 줄이는 게 어때?”
그날도 레이드를 마친 박철원은 부 하 직원에게 물었고,직원은 고개를 흔들었다.
“딜러들이 원하지 않을 겁니다. 아 무리 레이드가 안정되었다고 하지만 한 번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다들 잘 알고 있거든요.”
“아예 없애진 않더라도 줄이는 건 괜찮지 않을까? 딜러가 50명이라고 가드 탱커를 50명이나 운용할 필요 는 없을 거 같은데.”
“저도 25명 정도만 운영해도 충분
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탱커 혼자 서 딜러 두 명 정도는 가뿐히 안고 무리 없이 도주할 수 있으니까요.”
“충분하다고 생각만 한다는 말투처 럼 들리는데.”
“부회장님,딜러들은 가드 탱커를 자기 여벌의 목숨으로 생각합니다. 라이프 하나 더 쥐고 싸우는 거라고 요. 그런데 부회장님 말씀대로 하면 라이프가 하나가 아니라 0.5개가 돼 버립니다.”
“그렇군.”
“딜러 자원이 부족하니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그럼 가드 탱커 레이드 수당을 더 줄이는 수밖에 없겠어.”
“그게 가장 좋을 거 같습니다.”
담성공격대는 원칙적으로 가드 탱 커는 고정 수당,그리고 그 외의 클 래스는 분배 수당 정책을 취하고 있 다.
즉 가드 탱커는 정해진 소정의 금 액만 받는다. 나머지 일원들은 괴수 감정가에서 그런 일체의 비용을 제 외한 금액을 1/n로 나눠서 받는다.
담성공격대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 부분의 공격대는 이런 분배 정책을 취하고 있었다.
이 분배 정책 역시 국제공격대연합 에서 수립해서 운용하는 방식이다.
박철원은 가드 탱커를 제외한 클래 스 전원에 강화장비를 지급해서 꾸 준히 레이드에 도전했다.
“강화장비가 확실히 물건이야. 레 이드 시간 단축도 단축이지만,레이 드가 비약적으로 안정되었어.”
“이제 1,2급 옐로 몹들은 놀면서 도 잡을 정도입니다.”
국제공격대연합은 레이드 난이도에 따라서 괴수들을 몇 단계 등급으로 나눈다.
숫자가 낮을수록 난이도가 쉬운 괴
수다.
한 달 가까이 레이드 일정을 마친 박철원은 이형원을 찾아가서 보고했 다.
“회장님,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
“네,이제 레이드 상업화를 슬슬 시도해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3급 이하 괴수만 잡는다면 말입니다.”
“제니스컴퍼니는 문제없지?”
“네,군말 없이 제대로 감정을 해 서 괴수 사체를 매입해 주고 있습니
다. 특별히 우리 담성그룹이라고 해 서 차별을 하지는 않습니다.”
“차별을 할 거면 애초에 강화장비 를 공급해 주지도 않았겠지. 아니면 더 비싸게 받든가.”
아직 정식으로 레이드 민영화를 구 축한 나라는 없다.
선진국일수록 레이드는 군이 통제 하는,국가주요산업이다.
하지만 후진국으로 갈수록 정부의 간섭 없이 민간에서 자기들끼리 알 아서 괴수를 사냥한다.
한 마리만 사냥해도 수백만 달러를 나눠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명이 단 몇만 달러만 받아도, 그들 입장에서는 팔자를 펴는 것이 었으니까.
괴수 사체를 매입하는 것은 제니스 컴퍼니뿐만이 아니었다.
세계 여러 정부에서 앞을 다투어 괴수 사체를 확보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비록 사체 정제 능력은 없지만,괴 수를 연구해서 활용 기술을 획득하 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고 확보에 열을 올린다.
결정체 문명이 도래한 지금,괴수 분석 능력이 뒤쳐졌다가는 미래에서
낙오될 거라는 불안감이 부채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담성그룹은 괴수 분 석 기술에 관해서 아무것도 쌓아놓 은 게 없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나 아가야 합니다. 더 이상 제니스타운 에 경제권이 잠식당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이형원은 헛웃음을 흘렸다.
“눈치 보고 경영하는 게 참으로 못 할 짓이군.”
“시대가 이렇게 변했잖습니까.”
“가끔 부회장 자네가 참 부러워.
아무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살고 있지 않나.”
박철원은 조용히 웃기만 했다.
실제로 박철원은 담성그룹 임원들 중에서 가장 큰 부러움을 받는 사람 이었다.
담성그룹 공격대만 잘 관리하면, 그 외에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마 음껏 하면서 지내기 때문이다.
그때 굳어진 안색의 비서실장이 급 히 들어와서 말했다.
“회장님,제니스컴퍼니에서 류이한 회장의 중대 발표가 있었습니다.”
내용이 뭐지?”
“괴수 사체 정제설비를 전 세계에 보급하겠다고 합니다. 검증된 국가 나 업체에 한해 라이선스 생산도 허 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괴수 사체 정제기술은 니트로 교수 가 발명한 것이다.
여러 번의 개량을 거친 정제기술은 이제 초기의 폭발 반응 없이 안정적 으로 괴수 사체를 정제할 수 있게 되었다.
여러 나라들은 군침을 흘리며 정제 기술을 원했지만,감히 유지웅한테 기술을 달라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자칫 유지웅의 밥상에 숟가락을 들 이미는 것으로 오해받을까 봐 걱정 했기 때문이다.
“왜지? 그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나눠주려는 거지?”
이형원은 이해할 수 없었다.
특허보호가 지속되는 20년 동안 기술을 꽉 틀어쥔 채,괴수 사체 정 제를 독점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 을 텐데.
“앞으로 레이드 상업화 속도가 빨 라지면 정제해야 할 괴수 사체 개수 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테니,그것
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그러는 게 아닐까요?”
“도시 하나 짓는 데 수조 달러를 쏟아부은 사람이 그걸 감당 못 한다 고? 1,2조 달러 정도만 들이면 전 세계에 정제시설을 지을 수 있을 텐 데?”
틀린 말도 아닌지라 비서실장은 제 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박철원이 대신 말했다.
“어쩌면 결정체 산업을 하루빨리 일으키기 위해서일지도 모릅니다.”
“속도 문제다?”
“네,물론 제니스컴퍼니는 충분히 사체 정제산업을 독식할 수 있습니 다. 하지만 완전 독식하는 것보다는, 정제설비나 라이선스 기술을 파는 게 레이드 산업의 발전 속도를 더 빨리 앞당길 수 있습니다.”
“그건 그렇군.”
“레이드 산업 발전 속도가 빨라지 면 결국 제니스컴퍼니한테도 이익이 되겠지요.”
“작은 것을 버리는 대신 큰 것을 탐한다는 거로군.”
납득이 가는 결정이다.
무엇보다 류이한 회장이 전 세계를
상대로 선포한 것이니만큼,졸렬한 함정 같은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럼 우리도 움직여야겠어. 김 실 장,청와대와 국회에 로비를 넣어. 상업 목적의 공격대를 운용할 수 있 게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해.”
“예,회장님.”
그리고 얼마 후,국회에서는 상업 용 공격대를 민간에서 구성해서 수 익 목적의 레이드를 할 수 있게끔 하는 ‘레이드 민영화 법안’을 통과 시켰다.
즉,이제부터는 돈을 바라보고 레 이드를 해도 된다는 판을 깔아준 것
이다.
물론 아무나 자유로이 레이드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전에 미리 공격대 조직 및 구성 을 신고해서 허가를 받아야 했고, 레이드를 할 때마다 일일이 정부에 신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했다.
또한 모든 레이드는 정부가 파견한 관리관의 감독과 감사를 받아가며 진행해야 했고,사냥한 사체의 처분 도 정부가 정한 절차를 따라야 했 다.
깐깐한 제약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 지만,어쨌든 정부의 독점 영역이었
던 괴수 레이드가 드디어 민간의 영 역으로 넘어온 것이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날, 한국의 수많은 레이더들은 앞으로 펼쳐질 세상에 대한 기대감에 가슴 이 설랬다.
* * *
“담성그룹이 발 빠르게 움직였네 요.”
“네,덕분에 저희가 굳이 나설 필 요도 없었습니다.”
“우리 공격대 소속 레이더들 반응 은 어때요?”
“다들 술렁이고 있습니다.”
제니스컴퍼니도 상당한 규모의 공 격대를 거느리고 있었다.
일단 제니스타운에 거주하는 레이 더들은 전부 제니스 공격대 소속이 라고 봐도 된다.
대한민국 레이더 각성자 중 1/6은 제니스 공격대에 이름을 걸치고 있 는 셈이다.
“근데 공격대 운용 제약이 너무 심 하네요. 이거 아무것도 없는 일반인 들은 아예 레이드를 하지도 말라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레이드가 아직까지는 위 험하니까 제한을 거는 게 아니겠습 니까.”
“그래도 강화장비를 의무적으로 착 용하게 한다는 조항은 좀 너무 심했 네. 예외 조항을 좀 두면 좋을 텐 데,그런 거 없이 무조건 착용해야 한다니.”
“안전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강화장 비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지요.”
유지웅은 연합 직원의 말에 고개를 작게 흔들었다.
‘이 사람은 지금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네.’
공략이 완성된 괴수에 대한 레이드 숙련도가 정점을 찍는 것은 금방이 다.
레이드가 숙련되면 더 이상 그 괴 수를 잡을 때에는 강화장비가 필요 없게 된다.
그저 전투시간이 조금 더 길어질 뿐이다.
물론 보험을 든다 생각하고 강화장 비를 착용하는 게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딜러들은 굳이 강화장비를 들 필요가 없다.
‘어그로 관리 영역으로 넘어가면
오히려 강화장비는 없는 게 나을 수 도 있는데.’
딜이 세진다는 것은 단축 시간을 단축시켜 집중력을 유지한다는 장점 이 있지만,반대로 어그로가 튀는 위험성도 높아진다.
이번에는 제니스컴퍼니에서 나온 직원이 보고했다.
“미국을 포함한 15개국에서 정제 기술 라이선스 신청을 했습니다. 류 이한 회장님은 그 요청을 모두 승낙 했습니다.”
“강화장비 보급은 어떻게 되어갑니 까?”
“라이선스 신청을 한 나라들에 보 급하는 물량은 문제없이 맞출 수 있 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유지웅은 뭔가 기분이 새로웠다.
정효주와 함께 괴수가 전혀 없는 차원의 지구에 떨어진 게 잊그제처 럼 느껴진다.
‘매연을 내뿜으며 달리는 자동차를 봤을 땐 진짜 크게 놀랐었는데 말이 야.’
이곳은 원래 결정체와 무관한 문
명.
왼손의 균열에서 결정체를 꺼내 보 급할지 말지를 고민하던 게 얼마 되 지 않은 것 같은데,어느 순간 괴수 들이 나타나더니,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그나저나 균열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는 해야 할 텐데. 블리츠랭크도 모른다고 하는 걸 보니…… 뭐,휘 버 교수를 좀 더 갈아 넣으면 되겠 지. 이번에는 최윤,니트로,가렌 박 사까지 있으니 문제없을 거야.’
전 세계 5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민간의 레이드 허용 법안이 통과되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