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173)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173
40. 제7본탑(4)
원작 로판을 세 번이나 정독한 풀 레임은 아이테르 월드 내에서 벌어 지는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서는 꽤 나 빠삭하게 기억하고 있다.
제7본탑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도 당연히 파악하고는 있었지만, 공 략법까지는 디테일하게 준비하는 게
불가능했다.
아무래도 장르가 로맨스 판타지였 던 탓에 전투씬이 거의 스킵되거나 간단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였 고, 대부분은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 로 장면을 때우는 일이 많았기에 어 쩔 수 없었다.
만약 백유설이 있었다면 더욱 효과 적인 공략법을 제시했겠지만, 현재 그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으니 풀레 임은 자신이 기억하고 지식 선에서 최대한의 준비를 하였다.
저17본탑에 등장하는 괴이한 몬스 터들은 대부분이 암흑 속성이었어.’
풀레임의 광휘(光輝) 계열 마법으 로 아주 효과적인 타격을 할 수 있 겠으나, 진짜 천사들이나 신성교의 사제들이 사용하는 신성(神聖) 계열 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아직까지 마법의 수준이 낮아 신성 을 깨닫지 못한 그녀였기에 대웅책 으로 ‘세이크리드 심볼’과 성수를 챙겨온 건 꽤 훌륭한 판단이었으리 라.
-끼끼 끼끼!
-께께께께!
기괴한 소리를 내며 허공을 부유하 는 유령들과, 사방에서 스며드는 그
림자들.
뒤에서 제레미가 따라온다는 사실 조차 잊은 채 저것들을 피해기 위해 풀레임 일행은 전력으로 복도를 질 주하였다.
‘역시 심볼을 챙겨오길 잘했어.’
세이크리드 심볼은 교회로 따지면 십자가 목걸이고, 불교로 따지면 염 주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현실과는 달리 실제로 신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원작 로판에서는 제대로 언급되지 않은 물건이었으나 역시나 예상대로 제7본탑의 유령들을 막아내는 데에
아주 효과적이었다.
파앗!
써클 형태의 심볼이 빛을 번쩍일 때면, 접근해 오던 그림자 및 유령 들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다지 비싼 심볼이 아니었 기에 사용횟수에는 한계가 있다.
‘이렇게 난사했다간 얼마 가지 않 아서 떨어질 텐데…….’
사비를 털어서 최대한 많은 심볼과 성수를 챙겨오기는 했지만, 역부족 이었다.
“0으ド
주춤거리며 마법을 캐스팅하던 아 넬라가 뒤로 넘어ス]자, 풀레임은 서 둘러 그녀의 몸에 심볼을 날렸다.
파지 직!
그러자 새하얀 스파크가 터지며 그 녀에게 접근하던 유령들이 뒤로 물 러 났다.
“정신 차려! 뭐 하는 거야!”
“미, 미안……
아넬라는 창백해진 얼굴로 입술을 꾹 닫았다. 상대방의 마음속 트라우 마에 파고들어 현혹시키는 건 그녀 의 전문분야였지만 이런 직접적인 전투는 거의 경험해 보지 못해서 머
리가 새하얗게 변해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나는 40살도 더 먹었는 데……
아무리 전투경험이 부족하다지만, 고작해야 열일곱 먹은 아이들의 발 목이나 잡는 수준이라니.
짙은 자괴감이 파도처럼 몰려왔으 나 그것에 빠져 버릴 새는 없었다.
“옆에 실험실이 있어요! 일단 저쪽 으로 대피해요!”
“아넬라! 서둘러!”
“으응… 앗!”
풀레임은 우악스러운 손아귀로 아
넬라를 거의 들춰서 실험실에 내던 졌다. 그러고선 그녀의 가슴에 심볼 하나를 턱 내밀었다.
“너, 이거 하나 들고 있어. 잃어버 리면 죽여 버릴 거야.”
“……고마워.”
말은 험하게 해도 몇 개 남지도 않 은 귀한 심볼 하나를 통째로 넘겨줬 다는 사실에 아넬라는 고마움과 미 안함을 동시에 느꼈다. 짐덩이가 된 다는 건, 참으로 참혹한 기분이었다.
“밖은 어때?”
복도로 통하는 문을 성수로 그린 마법진으로 봉쇄한 채 견제하는 에
이젤에게 다가가 묻자, 그녀가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온통 귀신으로 가득해요. 스텔라 에 이렇게나 많은 귀신이 존재했을 줄은 전혀 몰랐어요.”
“큰일이네……. 다른 학생들도 지 금쯤 제7본탑에 끌려왔을 텐데.”
원작 로판에서도 이 정도였던가?
모르겠다.
그런 세세한 설명까지는 없었다.
그저 ‘에이젤이 제7본탑에 끌려갔 으며, 그곳의 유령들에게 온갖 괴롭 힘을 당했으나 해원량에게 구출되었 다’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으니까.
내부에서 에이젤이 뭘 어떻게 했는 지, 유령이 얼마나 출몰했는지는 전 혀 알 길이 없었다.
‘차라리 심볼을 더 여유롭게 챙겨 왔어야 했나……?,
아무리 그래도 10개나 챙겨왔으니 여유롭다 못해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3개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 홍비연이 납치된 장소는 제대 로 찾지 못했는데 말이다.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그녀는 손톱을 입술로 뜯으며 원작 로판을 떠올려보았다.
우선, 메이젠 티렌 교수가 어디에 있었는가.
정확한 위치는 표기되지 않았지만, 그곳이 탁 트인 장소였으며 사방에 창문이 있어서 하늘이 보였다는 묘 사는 똑똑히 기억한다.
하지만 그런 장소가 스텔라에 있던가?
’……아니지. 있긴 있어. 가장 꼭대 기 층에 존재하는 전망대.’
모든 본탑에는 꼭대기 층, 즉 옥상 이 존재했는데 평상시에는 잠겨 있 어 학생들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그런 이유 때문에 옥상에 올라가 본 적은 없으나, 최소한 그곳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럼 역시, 옥상으로 가야……
쿵! 쿠궁!
하지만 생각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유령들의 공세가 또다시 시작되었 다. 에이젤은 힘겨운 표정으로 문틈 의 결계에 마나를 부으며 말했다.
“읏……! 유령들이 공간을 잠식하 고 있어요!”
“뭐? 하지만 성수를 문에다가……「
말하다 말고, 풀레임은 아차 싶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스멀스멀 어두운 안개가 실험실 내
부로 기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제7본탑 그 자체가 하나의 괴담이 라는 것을.
즉, 어디에 숨든 간에 성수로 모든 공간을 봉쇄하지 않으면 결국 유령 들의 사정권 내부라는 말이었다.
“젠장! 일단 밖으로 도망쳐! 여기 에 있다간 아예 쌈 싸 먹히겠어!”
“네!”
에이젤은 서둘러 성수 결계진을 지 운 다음 문을 열어버리려고 했으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
“으, 밖에서 유령들이 문을 틀어막 고 있어요!”
“이런 썩을 새끼들이!”
그녀는 거칠게 말하며 문을 발로 힘껏 걷어찼지만, 당연히 이런 발길 질로 열릴 리는 없었다.
들썩, 덜그럭!
에이젤과 풀레임이 닫힌 문과 실랑 이를 하는 와중 조용히 쪼그려 앉아 있던 아넬라는 뒤에서 들려오는 소 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라?”
그리고, 무언가 이상한 것을 보고
말았다.
생물학 실험에 쓰였을 해골 모형과 인체 해부 실습에 쓰였을 모형이 움 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데룩
인체 해부 모형의 눈동자가 굴러가 더니, 아넬라와 눈을 마주쳤다.
“아.,,
3초간, 뇌정 ス].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저 같잖은 것을 바라보는 듯한 썩 은 동태눈깔이 어이가 없어서였다.
“이제는 모형까지 날 무시하네….
내가 그래도 마흔인데……
억울하고 원통하다.
원래도 비루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 왔다지만, 그렇다고 새파랗게 어린 것들한테 무시 받는 건 싫었다.
우드득!
그녀의 주먹에서 핏줄이 돋았다.
완전한 흑마화에 돌입하게 되면 흑 마인은 마법을 완전히 잃고 고유의 특성과 신체 능력이 대폭 상승한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고유의 특성을 모조리 잃어버렸고, 마법까지 사용 할 수 없으니… 전투를 위해서는 흑 마화를 통한 신체 능력 상승이 필수
적이었다.
‘어차피 보는 눈도 없잖아?’
풀레임은 이미 자신의 정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고, 에이젤이라는 소녀가 마음에 걸렸지만…… 여기서 힘을 숨기다가 개죽음당하는 것보다 야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심해라. 네 흑마력을 50% 이상 개방하게 되면, 다시 숨길 수 없다.’
파견나오기 직전, 흑마신교주의 각 인을 받으며 상관에게 들었던 충고.
그렇다면, 50%가 되지 않도록 유 지만 하면 된다는 말 아닌가?
아넬라는 가볍게 주먹을 말아쥐어 잽을 날렸다. 어디서 배운 적도 없 고 전문적으로 신체를 단련한 적도 없어서, 직접 육탄전을 시도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나.
퍼엉-!!
공기가 부서지며, 순식간에 전방의 모든 유령들이 산산조각 흩어졌다.
“뭐, 뭐야?!”
문을 부수고 탈출하기 위해 마법을 준비하던 풀레임과 에이젤은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주먹을 내뻗은 채 멈춰 있는 아넬 라와, 완전히 반파된 실험실의 벽.
“이게 무슨…….”
“방금 대체 무슨 마법인가요……r
소녀들이 경악했지만 아넬라는 대 답하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넬라도 경악한 ‘소녀들^ 포함되어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위력이야?’
흑마인으로 살면서도 워낙에 겁이 많아 제대로 주먹질을 해본 적이 없 었기에, 스스로도 몰랐던 위력.
아넬라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녀
들에게 말했다.
“저, 그…… 벽… 뚫렸는데…….”
“…응. 그쪽으로 가자.”
밖에서 유령들이 틀어막은 탓에 문 은 열지 못했으나, 더 편하고 쉬운 길을 뚫은 아넬라 덕분에 소녀들은 재빠르게 실험실에서 탈출하였다.
“옥상이야! 거기에 그 싸가지가 잡 혀 있을 거야!”
“네!”
복도로 다시 빠져나온 풀레임 일행 은 전력으로 계단을 향해 내달렸다.
귀신 가득한 이곳에서 엘리베이터
를 이용하는 건 자살행위.
수십 층이나 되는 계단을 돌파해야 만 했지만 아넬라가 전력에 큰 도움 이 된 덕분에 아까보다는 훨씬 전진 속도가 빨라졌다.
“으아악!”
기합이다.
“끄아아악!”
비명이 아니라 기합이다.
아넬라는 어설프지만 굉장한 주먹 질과 발길질을 대동하여 최전방에서 유령들을 몰아냈는데 덕분에 뒤에서 마법을 더 여유롭게 캐스팅하여 효 과적으로 방어에 집중할 수 있어서
전진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
앞으로 수십 층이나 되는 계단을 돌파해야만 했으므로 아넬라가 전력 에 큰 도움이 되어준 것은 분명히 희소식이었다.
‘이대로라면 갈 수 있겠어!’
그러나.
“어라..?”
왜 그건 생각 못 했을까.
제7본탑은 괴담 그 자체이다.
건물의 모든 공간을 마음대로 조작 할 수 있는데 하물며 계단이라고 영 향을 끼치지 못할까.
“이게 뭐야……
아넬라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전방 을 바라보았다.
스텔라의 본탑은 네 방향의 복도가 만나는 지점에 나선형의 계단이 뚫 려있는 구조였다.
이곳에 소형 워프 홀이 설치되거나 혹은 계단이 움직이며 학생들은 편 리하게 위층과 아래층을 왕복하고는 했는데…….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천장과 바닥에 거대한 구멍이 뻥 뚫려 있을 뿐 계단은 흔적조차 남지 않은 것이다.
애초부터 계단이라는 게 존재하지 도 않았다는 것처럼.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설마 건물의 구조까지 기형적으로 뒤틀려 있을 줄은.
‘어떻게 해야…….’
풀레임은 필사적으로 사고를 굴렸 다. 반드시 방법은 존재한다. 자신이 놓치고 있는, 그 어떤 방법이.
원작 로판에서의 에이젤과 해원량 은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했던가.
그에 대한 정확한 묘사는 없었다.
그저 에이젤이 해원량의 도움을 받 았다는 사실밖에는.
‘잠깐, 해원량의 도움이라면…?’
그러다 퍼뜩 드는 생각 하나.
훗날 해원량은 모든 속성을 완벽하 게 다루는 ‘엘리멘탈 마스터’로서 대성하게 된다.
현재는 비록 바람, 얼음, 불꽃밖에 다루지 못하지만 그 세 가지 속성들 을 거의 최고 수준으로 다루고 있으 니 그 명성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다.
즉, 해원량은 진작부터 바람 계열 의 상위마법 중 하나인 ‘풍류 부양 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워낙에 마나 소모가 극심하여 원작 에서 풍류 부양을 사용하는 모습은 전혀 보여준 적이 없었지만…… 이 런 위기 상황이라면 얼마든지 몸을 띄워서 올라갈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 자리에는 풍류계열 마법 의 사용자가 없다. 즉, 계단을 대체 할 수단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에이젤의 얼음과 자신의 식물계 마 법을 탑승하여 올라가는 방법을 떠 올려보았지만, 무리다.
기본적으로 내구도가 약한 빙계와 식물계는 괴담의 공세를 버티지 못 하고 금세 부서지고 말 것이다.
거대한 나무줄기를 소환한 뒤 거기 에 물질 조작을 걸어서 어느 정도 강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동시 에 두 가지 속성 마법을 사용하면서 저 높이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으으, 그림자가 공간을 전부 잠식 했어요!”
“히, 힘들어어!”
사념은 끝까지 지속되지 못했다.
에이젤과 아넬라가 그림자에 좀먹 히며 서서히 무릎을 꿇기 시작한 것 이다. 이제 남은 심볼은 단 하나.
‘그림자에 먹히면, 자아를 상실하 게 돼.’
그녀는 미련 가득한 눈으로 계단이 존재했던 위치를 바라보았다. 만약 여기서 모든 마나를 쏟아붓는다면 올라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에이젤과 아 넬라를 잃을지도 모르겠지.
,……내 잘못이야.’
섣부른 판단이었다.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했 어야만 했는데.
백유설조차 ‘위험하니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던 제7본탑의 흑마 침 식을…… 너무 우습게 본 것일까?
‘나는 머저리에 병신이야.’
입술을 너무 세게 깨문 나머ス】, 피 가 주륵 흘러나왔다. 그러나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풀레임은 에이젤과 아넬라에게 전력으로 질주하였다.
어쩔 수 없다.
여기서 모든 마나를 소모하더라도, 버텨내는 수밖에.
‘할 수 있어.’
에이젤은 주인공이다.
이 세상의 유일무이한 주인공.
내가 여기서 당하더라도, 그녀만큼 은 보호해야 한다.
눈을 질끈 감고서, 주문을 외웠다.
다른 마법과는 달리 광휘계 마법의 주문은 특정한 음을 가지고 있어, 그것은 마치 노래처럼 들렸다.
……사아아!
황금색의 빛무리가 풀레임을 중심 으로 퍼져 나왔다. 어둠은 빛에 좀 먹히고, 유령은 녹아내렸다.
그 강렬하고 신성스러운 빛무리에 아넬라와 에이젤은 주춤, 뒤로 물러 나 주저앉고 말았다.
“이게, 무슨…….”
생전 처음 보는 타입의 마법이었
다. 전혀 파괴적이지도 않고, 눈이 부시지도 않았으나…… 이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어둠을 깨끗하게 정 화하는 마법.
순식간에 흑색이 걷히고, 빛이 세 상을 칠한다. 아넬라는 저도 모르게 생각하고 말았다.
‘아름다워…….’
흑마인으로서 실격이다.
자신과 상반되는 마법을 보고서 아 름답다고 생각하다니. 하지만, 다른 그 어떤 흑마인이 보아도 똑같은 생 각을 할 것이다.
저것에 맞아 죽는다 하더라도, 끝 끝내 마지막에는 ‘아름답다’는 생각 을 하고야 말지 않을까.
그녀의 발밑에 피어오른 금색의 마 법진이 빙글빙글 회전하며, 하늘을 향해 별빛을 피워올렸다.
그렇다.
소녀의 마법은 마치 별빛을 닮은 듯하였다. 흑색의 마나를 가진 존재 들이 가장 싫어하는 광휘계열도, 신 성계열도 아닌.
별빛의 마법.
저 하늘의 은하수를 떼어다가 떨어 뜨린 듯한 별들의 찬송가를 들으며, 풀레임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래도, 내가 할 일은 다 했어.’
나는 버텨내는 게 고작이겠지만, 이후로 에이젤이 주인공답게 방법을 떠올려 난관을 돌파할 것이다.
그러면 된다. 지금 당장 내가 어찌 되든, 홍비연과 에이젤을 구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갑작스레 황금색의 빛무리를 황금색의 물결이 뒤덮었다.
그것은 또 다른 금색의 마법이었다.
“어라..丁
아넬라는 기겁하여 그 마법의 파도 를 보고서 눈을 질끈 감았다가, 무 언가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서 계단 이 있어야 했던 자리를 쳐다보았다.
그곳에, 계단이 있었다.
상황에 맞지 않게도 쓸데없이 화려 하게 장식된, 마치 ‘제왕을 위해 꾸 며진 듯한 황금색의 계단이…… 저 꼭대기까지 이어져 있는 것이다.
“이, 이건……广
“서둘러요!”
아넬라가 놀라서 무어라 말하려고
했지만, 에이젤은 그럴 틈도 없다는 듯 곧바로 행동했다.
그녀가 지쳐 쓰려져가는 풀레임을 서둘러 부축하여 계단을 오르기 시 작하자 아넬라도 서둘러 뒤따랐다.
그러다, 힐끔 뒤쪽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여전히 풀레임이 지워내지 못한 어 둠 속에서 어떤 금색의 소년이 보인 듯하였으나 금세 그림자 속으로 사 라지고 말았다.
마치, 착각이라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