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4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48
50. 고결한 영혼(1)
마법사들은 언젠가부터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되었다. 포괄적이고 상징 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말 말 그대 로 높은 장소를 좋아하는 것이다.
물론 그건 누구에게나 해당되었으 며 특히 인간이나 엘프는 신분이 높 을수록 건물의 상층을 사용하고는
했는데, 마법사들은 그런 그들보다 도 더욱더 높은 장소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했다.
예로부터 마탑에서 높은 층을 사용 하는 사람일수록 등급이 높은 게 당 연했는데, 고귀하신 대마법사님들은 그런 고층 따위로도 만족하지 못하 여 그 영역을 하늘로 뻗어 나가기에 이르렀다.
‘라셀론의 기둥’
연녹색의 마탑이라고도 불리는 위 의 기관은 굉장히 특이하게도, 소속 된 마법사가 단 일곱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일곱 명 전원이 여느 마탑에 서도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8클래 스의 마법사이며 마탑주는 심지어 9 클래스 마법사 중 한 명인 ‘토아 레 그론’이었기에 그 자그마한 규모에 비해 인지도가 굉장히 높았다.
최소 인원 미달, 매년 최소 연구 미달, 최소 마법 기여도 미달, 마법 계 법률 위반, 마법계 이탈 등 여러 이유로 공식 마탑에 등록되지는 못 하였으나…… 사실 저들에게 공식이 라는 단어에 의미는 없어 보였다.
“예전과는 달리, 심심한 곳이네.”
스텔라 아카데미의 교장이자 9클래
스의 공간계 마법人卜, 엘트먼 엘트윈 은 느긋하게 다리를 꼰 채로 연녹탑 의 전경을 감상하였다.
이 마탑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공 중에 떠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탑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현재로서는 부유 높이가 10m 도 채 되지 않았으나 그건 웃음 포 인트가 아니었다. 연녹탑의 마탑주 토아 레그론이 원하지 않아서 더 이 상 마탑이 높은 곳으로 부유하지 않 을 뿐, 원한다면 세계일주가 가능한 유일무이한 마탑이 었으니 까.
“그럴 수밖에. 나도 늙었으니까.”
“세월은 어쩔 수 없더라고.”
그리 말하는 토아 레그론과 엘트먼 엘트윈 둘 다 10대 소년의 외모를 하고 있어, 차를 따라주던 수행원은 식은땀을 살짝 흘렸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이분들이 세상 에서 10명도 채 되지 않는 가장 위 대한 대현자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딴지를 걸지 않을 수 있었다.
“거의 반년 만에 보는 건가.”
“반년은 무슨. 반세기 만이다.”
“벌써 그렇게 됐나?”
토아 레그론.
흑갈색의 머리칼에 사막을 닮은 노 란색의 눈동자를 가진 소년. 어렸을 적에 보았을 때는 20대의 외모를 하고 있었던가. 소년의 모습으로 서 로를 마주하는 건 처음이었기에 상 당히 어색하고…… 또, 불편했다.
엘트먼이 시선을 내리깐 채 찻잔을 흔들거리자 토아 레그론이 말했다.
“아르카니움에서 소란이 있더군.”
“그랬지.”
“마녀 한 마리가 도시 전체를 쑥대 밭으로 만들 뻔했다고 들었는데….”
토아 레그론은 눈을 가늘게 뜨고서 엘트먼에게 낮은 목소리로, 마치 위
협을 하듯 전했다.
“그동안, 너는 무얼 했지?”
엘트먼은 여전히 표정 변화 없이 찻잔을 흔들거리다가 입을 떼었다.
“바빴어.”
“거짓말. 방관했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아나? 너는 항상 그런 식이었 지.”
그의 말에 엘트먼은 웃었다.
“잘 알면서 물었어? 맞아. 나는 더 이상 속세의 일에 간섭하지 않아.”
“똑바로 말해.”
“까다롭긴. 그래, 속세가 아니
라……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 건. 모든 이야기에 간섭하지 않아.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고. 뭐, 나의 소중한 둥지에 벌레 새끼가 기어 들 어오는 건 참을 수 없지만 말이야.”
“그런가?”
토아 레그론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툭툭 치면서 흘리듯 말했다.
“그 성격에 썩어빠진 벌레 소굴에 서 용케도 버티고 있군.”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고 장난스 레 대답할까? 별로 의미는 없어 보 인다. 상대방이 장난을 싫어하는 성
격이었다면 얼마든지 농담으로 화답 해 주었을 텐데, 저 늙은이는 요망 하여 이런 수가 통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엘트윈이 대답하기도 전에, 토아 레그론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런 벌레소굴에도…… 가끔은 쓸 만한 장수풍뎅이 같은 녀 석이 있단 말이지.”
말뜻을 즉시 알아듣는 건 어렵지 않았다. 엘트먼의 표정이 서서히 가 라앉자 토아 레그론이 말헀다.
“엘트먼. 간만에 네가 쓸모 있는 일을 할 때다. 나의 스승이 마녀를 사냥한 그 아이를 원하신다.”
예상치 못한 인물이 언급되자, 엘 트먼은 살짝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그러나 당황하지 않고서 침 착하게 답했다.
“그 노망난 할망구, 아직도 살아 있어?”
“죽었다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 세상 누구보다 질긴 목숨줄을 부여잡고 있는데. 그리고 할망구라 고 하지 마. 인간과는 나이의 관점 이 다른 분이니까.”
미간에 주름을 잡은 엘트먼은 뾰족 한 말투로 말했다.
“……그 아이를 데려가는 건, 아무
리 할망구라고 해도 조금 곤란한걸.”
“네가 곤란한 건 나의 사정이 아니 다. 하지만, 너도 알겠지. 나의 스승 은…… 원하는 것을 반드시 이루어 낸다는 것을.”
“글쎄. 네 스승이라고 해도 이번에 는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은데.”
“네가 그렇게까지 그 아이를 아낄 줄은 몰랐군. 마음은 안타까우나, 어 쩔 수 없다. 이건 너의 잘못이기도 하다. 나른 무엇도 아니고, 무려 마 녀를 사냥했으니…… 눈에 띄지 않 는 게 더욱 이상하겠지.”
백유설이라는 이름은 마법계 전체
에 널리 퍼져 있으나, 사실 그 명성 에도 한계가 있다.
그는 고작해야 열일곱이고, 아무리 뛰어난 업적이라고 해봐야 고작 6리 스크에서 7리스크의 흑마인을 사냥 한 게 고작이다.
수백 년을 살아온 대마법사들의 입 장에서는…… 개구리가 두꺼비를 때 려죽였다는 정도의 흥밋거리, 그 이 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마녀는 다르다.
마녀는 대마법사의 입장에서도 굉 장히 위협적인 존재.
일반인 입장에서는 조금 더 대단한
흑마인 하나를 사냥했다고 생각할지 도 모르겠으나, 연륜 깊은 마법사일 수록 마녀사냥이라는 의미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하게 된다.
역사적으로도 마녀사냥에 성공한 마법사가 극히 드문 만큼 백유설이 라는 이름은 이제 은둔 현자들의 귀 에도 들려갔을 것이다.
그러니까 속세와는 완전히 연을 끊 고 사는 ‘그 망할 할망구’에게도 백 유설의 소식이 들려갔겠지.
‘이건…… 진심으로 짜증 나는데.’
엘트먼은 표정을 와락 구겼으나 그 여자는 욕심이 가득하여, 원하는 것
이 생긴 이상 반드시 손에 쥐려고 할 것이다.
‘농성을 한다?’
아니. 그건 위험하다.
사회성 떨어지는 그 할망구는 스텔 라 아카데미를 반파시켜 버릴 수도 있으니까.
현재 그의 마법이라면 그녀를 저지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고, 어쩌면 승리를 점지할 수도 있겠으나…… 그 과정에서 스텔라 아카데미가 박 살 나는 건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뿐.
‘백유설의 영혼에 맡기는 수밖에.’
* * *
아레인이 병실로 들어오자, 나는 병실 문을 닫고서 패드를 조작하여 면회 중’이라고 적어두었다.
곧 의사가 찾아오겠지만 아레인과 의 대화가 더 중요하다.
“앉으시죠.”
의자가 없었다.
“……침대에.”
폼이 좀 살지는 않았으나 어쩔 수 있겠나. 나는 침대에 풀썩, 엉덩이를
걸쳤으나 아레인은 착석하지 않고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대뜸, 말했다.
“수고 많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 다도 더욱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 주었더군.”
“……뭐, 할 만한 일이었으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마지막에 풀레임의 극적인 도움이 아니었으면 진작 큰 일 났겠지만, 남자는 때로 허세도 부릴 줄 알아야 하는 법. 내가 어깨 를 으쓱하고서 아무렇지도 않닸다는 듯 말하자 아레인은 고개를 끄덕였 다.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까지 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네게 걸 었던 내 기대가 아주 미약했더군.”
“어…… 그런가요.”
“그래서, 사과하도록 하지. 네게 붙 여주었던 스텔라 기사단의 일원들을 기억하나?”
“일단은요?”
그 무능하고 꽉 막혀 있던 쓸모없 는 놈들.
“특채로 뽑힌 놈들이다. 스텔라 계 약상의 이유로 귀족가의 기사를 받 을 수밖에 없었는데, 아무리 굴리고 또 굴려도 쓸모가 없어서 네게 붙여
보았지.”
그리 말하며 아레인은 내게 잡지 한 권을 건넸다.
[주간 마법 퍼레이드]
유명한 잡지다. 월간 모델로 뽑히 는 마법사가 이달의 대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도 꽤 컸고.
,,엥,,
아무래도 이번주의 주간 잡지가 벌 써 나왔던 것인ス], 표지부터 ‘마녀’ 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마녀사냥에 나선 스텔라 기사단!]
[그러나 막상 마녀를 잡은 건 스텔 라의 1학년 학생?] [그들은 대체 어디서 무얼 했을까?]뒷내용을 더 읽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스텔라 기사단은 현재…… 욕을 어마무지하게 먹고 있을 것이 다.
“어, 그 뭐냐. 죄송……
“미안할 필요는 없다. 차라리 잘 됐지. 지금쯤 꽤 충격을 받았을 테 니까. 창피해서 고개도 못 들고 다 니더군.”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오히려, 내가 너에게 그런 머저리 들을 붙여놓았음에도 너는 성공적으 로 임무를 완수한 데에도 모자 라…… 마녀까지 사냥했지.”
마녀라는 단어가 아레인의 입술에 서 나오는 순간 갑작스레 병실에 한 기가 서렸다. 그는 의도하지 않았겠 지만, 무의식적으로 마력이 발산되 기 시작한 것이다.
“……그 마녀는, 이름이 뭐였나?”
“멜리셔…였습니다.”
“그렇군.”
그는 내게 고개를 돌리더니, 잠깐 눈을 마주치고서는 언제나 항상 붕 대를 감고 다니던 손목을 풀어헤치 고서 내게 내밀었다.
그곳에는, 검은색으로 빛무리를 머 금은…… 꽃무늬의 문신 하나가 새 겨져 있었다.
직박구리 안경은 없었으나 보는 즉 시 알 수 있었다.
저건, 마녀의 저주다.
내가 놀란 표정을 짓자 아레인은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아주 예전에, 마녀를 상대했 다가 패배했고 크게 상처를 입었지. 마법사로서 마녀에게 대든 대가로는 싸게 먹힌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군요.”
“아마도 나는 오래 살지 못할 것이 다. 죽음이 목전에 다가왔음을 알아 버린 이후로는 당장 눈앞에 있는 것 들이 눈에 띄더군.”
죽음을 떠올린 그는 문득 그런 생 각을 했을 것이다.
자신의 곁에 남아 있는 건…… 스 텔라 기사단밖에 없다고.
그는 기사도 정신이 전혀 없다.
기사답지 않게 거칠게 행동하고 난 폭하게 임무를 수행하며 범법 행위 따위는 가차 없이 저지르는, 그야말 로 명예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하지만 기사도 정신이 없을 뿐, 그 가 스텔라 기사단에 진심이 아니라 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스텔라 기사단에 진심이었고, 죽기 전에 많은 것을 바꿔놓고 싶었 기에…… 무리해가며 수많은 시도를 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어쩌면 바로 나일 수 도 있겠다.
고작 열일곱의 소년에게 임시지만
기사의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자체가 전혀 아레인답지 않았으니까.
“나는…… 내가 죽더라도 스텔라 기사단이 지금과 같은, 혹은 지금보 다 더욱 명성을 떨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사단에 그렇게 깊은 애착을 가 졌을 줄은 몰랐네요.”
“깊은 애착이 아니다. 스텔라 기사 단은, 현재로서 내가 가진 모든 것 이기도 하다.”
자신이 가진 유일한 것.
그것에는 애착을 주지 않으려고 해 도 자연스레 애착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내 뒤를 이어서 기사단 을 지켜줄 적임자를 찾고 있다.”
그게 누군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이 타이밍이라면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 정도의 눈 치는 가지고 있으니까.
‘스텔라 기사단장이라…….’
나쁘지 않은, 오히려 엄청 좋은 직 업이다. 세계에서 가장 명성 높은 기사단장의 직위를 누가 거부할까.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으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안 죽어도 되는데.’
현재로서 ‘마녀의 저주’라는 건 불 치병이다. 마법사가 마녀를 이길 수 없다는 이유는 둘째 치고, 애초에 찾아낼 수도 없을뿐더러 설령 죽인 다고 하더라도 저주를 해제할 방법 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아이테르 월드 온라인을 플 레이하던 당시 ‘아레인이라는 등장 인물에 푹 빠져 버린 소수의 여성 게 이머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는데…….
그들은 천문학적인 자금력을 바탕 으로 무려 수십 대의 컴퓨터를 준비 하여 수많은 캐릭터를 양산하였고,
무한히 연금술과 마공학을 비롯하여 스토리라인을 설계한다는 미친 행위 를 벌이고 말았다.
한때 뉴스에도 대문짝만하게 나왔 을 정도의 이 미친 짓은 마침내 그 결실을 맺고 말았는데, 아레인의 저 주를 푸는 법을 찾아낸 것.
그리고 그 기록은 인터넷 커뮤니티 에 올라와 공유되어 내 직박구리 안 경에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기사단직이 탐나나?’
그래, 물론 탐난다.
저 위치 앉기만 해도 평생을 떵떵 거리며 살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아레인을 죽여서까지?’
그건 내 양심을 따지기도 이전에, 인간으로서 용납하지 못한다.
거기에 더해…… 아레인은 아군으 로 만들 수만 있다면 그 누구보다도 든든한 전력이 되어줄 수 있을 터.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최선 을 다해 살려내는 것이 옳다.
그리 생각하여.
“저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의 말을 정중하게 거절하였다.
지금으로서는 실망스럽겠지만 나는
그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그저, 이게 전부 다 당신을 위해서 라는 마음만큼은 알아줬으면 하는 심정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