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74)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74
52. 실전 훈련(3)
풀레임을 표현하는 단어는 아주 다 양하고 많았다.
성적우수, 용모수려.
품행단정, 체력발군.
그야말로 팔방미인.
그런 그녀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협력활동.
팀원과 역할 분담을 하여 각자 도 맡은 일을 처리하여 그것을 종합하 는 조별과제의 특성상, 상식적으로 제 역할을 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 히 1인분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풀 레임은 태생적으로 그게 불가능했 다.
이미 1학년은 물론 2, 3학년까지도 인맥을 넓혀 나가는 인맥왕 풀레임 이 새삼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을 리 는 없다.
그저…… 지구에 살던 시절 이미 한 번 대학 생활을 겪어보았기 때문 일까, 혼자서 모든 일을 다 처리하
려는 습성 때문이었다.
한때는 ‘팀원을 믿지 못한다’라는 소리도 듣기는 했지만, 지금에 와서 는 풀레임과 같은 조에 걸리면 해당 과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A+가 확정이 된다는 이유에서 그녀는 여 러모로 환영을 받고 있는 편이다.
“……풀레임 생도. 혼자서 몬스터 토벌에 도전하겠다고?”
”예. 안 됩니까? 안 되면 되게 해 주십쇼.”
“아니, 그게 무슨…….”
풀레임 정도의 에이스 학생은 A반 과 S반의 학생들이 임무를 신청하는
이 장소에서도 이미 특출났기에 몇 몇 A반 학생들이 와서 자신들의 그 룹에 들어오라며 요청하기도 했다.
어째서인지 그들 모두가 남학생인 지는 잘 모르겠다만, 풀레임은 요청 을 모조리 쳐내버린 뒤 결국 혼자서 임무 신청서를 들이밀었다.
이번에도 굳이 협력을 하고자 하면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지 않은 이 유는 간단하게도 점수 때문이었다.
이런 ‘실전 임무’ 같은 수업은 점 수에 높은 비율로 반영되기 때문에 어중간하게 협력활동을 할 바에, 혼 자서 높은 랭크의 몬스터를 처치하 는 것으로 점수를 따놓는 것이다.
“아니, 안 되는 건 아니다만…… 풀레임 생도가 4클래스에 도달했다 는 건 학교 측에서 파악하고 있거 든? 근데 아직 정식으로 4클래스 자격증이 부여되지 않았잖아.”
“그렇죠.”
“그래서 도전할 수 있는 몬스터의 수준이 상당히 낮아져.”
“으음, 수준이 낮으면 더 쉬운 거 아녜요? 대충 패고 올게요.”
“거 참…… 일단은 알겠어. 네가 원 하는 건 수준 높은 몬스터지? 혼자 도전할 수 있는 몬스터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어려운 쪽을 골라줄까?”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죠”
하지만 임무 지령서를 촤르륵 넘기 던 조교는 영 마음에 드는 임무가 없었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딱히 혼자서 도전할 만한 몬스터 는 없는데? 어렵다고 할 만한 몬스 터는 벌써 서너 명 정도 되는 그룹 이 죄다 채갔거든. 그마저도 고작 3 리스크밖에 되지 않고.”
“그럼 뭐 없어요?”
“있기야 하다만…….”
조교는 임무 지령서를 풀레임에게 보여주었다.
[2리스크 미니 멜레빗 소탕] [1 리스크 카이어부족 잔당 소탕] [2리스크 괴물곰 토벌] [2 리스크 강철 바퀴벌레 소탕]죄다 2리스크의 몬스터를 사냥하라 던가, 혹은 수준 낮은 몬스터 다수 를 토벌하라는 내용밖에는 없다.
저런 임무는 귀찮기만 하고 어렵지 도 않아서 큰 점수를 받기는 힘들 다.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3리스크 이
상의 몬스터를 협력으로 쓰러뜨리는 수밖에 없는데, 이건 혼자서 도전하 는 게 불가능.
“아이 씨, 짜증 나네……
풀레임이 인상을 찡그리고서 임무 지령서를 읽어 내리고 있는데, 옆에 서 불쑥 풍하랑이 끼어들어 임무 지 령서에 손가락을 짚었다.
“이거, 나랑 같이 할 생각 있나?”
“앙?”
그가 짚은 임무는 [2리스크 괴물곰 소탕]. 너무나도 간단한 임무였기에 애당초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것이 다.
“아니? 혼자 해도 재미없는 걸 너 랑 같이 왜 하냐. 같이 가서 재미있 는 놈이면 모를까, 넌 재미도 없잖 아.”
“……나는 재미있지는 않지만, 동 료로서 뒤를 맡길 수 있을 것이다.”
“에이. 내 뒷태는 별로라서 누구한 테 맡기고 싶지 않거든.”
“그럼 이건 어떤가?”
풍하랑은 눈동자만을 굴려서 조교 를 바라보았다. 그 모양새가 썩 째 려보는 것 같아서 조교는 저도 모르 게 살짝 움찔하고 말았다.
“임무 도중 어떠한 돌발상황이 발
생하면, 어떻게 되지요?”
“돌발상황이라니…… 어떤……r
“예를 들어, 몬스터가 표기된 것보 다 더 강하다면 어떻습니까.”
“보, 보통은 그럴 경우에 추가 점 수를 주겠지?”
표기된 것보다 임무가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마법 전사는 임무포기 의 권리를 가지게 되며, 혹은 임무 를 강행하여 수행할 경우 해당 리스 크에 맞는 추가적인 보상에 더불어 배상금까지 받게 된다.
즉, ’3리스크 임무’를 수행하는 것 보다 ‘2리스크로 표기된 3리스크’를
수행하는 것이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엥…… 너 설마?”
풀레임이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 자 풍하랑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 덕였다.
‘뭐야. 이거 진짜 3리스크 임무?’
혹시나 싶은 마음에 임무 상세 지 령서를 꼼꼼하게 읽어 보았다.
[위치: 남부 평야]
“아.”
그제야 깨달았다.
풍(風) 제국.
남부 평야 전체를 다스리는 풍가문 의 직계 혈통, 풍하랑.
풍하랑은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남 부 평야 임무의 상세 내용을 얼마든 지 수정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주어진 임무의 틀에서 벗어날 수는 없고, 뒤에서 조교의 감시가 따라붙겠지만…….
3리스크 수준의 돌연변이 괴물곰을 찾아내는 것쯤은 일도 아닐 것이다.
‘이거 구미가 좀 당기긴 한데……
그래도 풍하랑과 함께 임무를 나서 는 건 영 꺼림칙하다.
“어때. 이제 할 마음이 생겼나?”
“아니.”
그래서 그녀는 칼같은 답을 내놓았 다. 아무리 풀레임이 점수에 미친 여자라지만 속내가 뻔히 보이는 수 작질에 넘어가서야 쓰겠나.
원래는 이런 눈치가 전혀 없던 것 같은데, 최근 들어 자꾸만 연애 관 련으로 자구만 신경을 쓰다 보니 저 러한 남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상당 히 민감해졌다.
그래, 풍하랑이 무슨 마음으로 접
근했는지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칼같이 잘라내야만 한다.
여기서 수작질에 넘어가주는 척 얻 어먹을 것만 쏙 빼먹고, 막상 마음 은 걷어 차버리는 행위는 쓰레기보 다 더한 쓰레기였으니까.
마음이 없다면 애당초 호의를 정중 하게 거절하는 게 상대방에 대한 예 의이자 존중이다.
“……나와 단둘이 임무를 수행하는 게 부담스럽나?”
“뭐?”
그런데 도리어 풍하랑이 저렇게까 지 말하니, 풀레임으로서도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다. 네가 부 담스러워할 것은 진작에 생각했으니 까. 거절할 것도 알았지.”
“어…… 그러셔.”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돌발상황’ 의 수준을 4리스크까지 끌어올리는 것이지.”
“4리스크라고? 그게 돼?”
”그래. 거기에 더해, 네가 원하는 사람을 골라서 임무에 데려가는 것 이다. 네가 모든 짐을 짊어지지 않 아도 좋고, 충분히 협력하기에 마땅 한 인재로. 가령… 백유설이라든지.”
그러자 풀레임이 눈에 띄게 당황하 여 목소리의 톤이 살짝 높아졌다.
“갑자기 걔 이름이 왜 나와?”
“그냥…… 네가 함께 데려가고 싶 어 할 것 같아서 그랬다.”
“됐거든? 백유설은 절대 안 데려갈 거야.”
“자존심 세울 필요는…….”
“아니라니까.”
풍하랑의 손에서 임무 지령서를 낚 아챈 풀레임은 그것을 위아래로 슥 슥 훑어보기 시작하였다. 누가 봐도 당황한 표정을 숨기기 위함이었으나
그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아직 제대로 임무 신청 못 한 놈 들 몇몇 있네. 그럼 정말로 다른 애 들 데려온다?”
“그래. 누구라도 상관없다.”
그 ‘누구,가 백유설이 아니라면 더 더욱 좋겠지만.
그 속마음을 삼키며 풍하랑이 잠자 코 기다리려는데.
“야아!! 나랑 같이 점수 왕창 따러 갈 사람!!”
**.9!!”
대뜸 중앙 발판을 밟고 올라가서
풀레임이 종이를 양옆으로 흔들흔들 휘적이며 소리를 치는 바람에 하마 터면 억 소리를 낼 뻔했다.
“뭐야?”
“풀레임 인데?”
“점수 따러 가자고?”
“나 갈래.”
“야야, 가지 마. 저년 완전 또라이 야. 또 무슨 미친짓 할 줄 알고?”
“쟤가 왜 또라이야? 그냥 착한데.”
“네가 뭘 몰라서 그래. 저거 완전 가식이라니까?”
몇몇 A반 학생들이 눈치를 보면서
다가가려고 하면서도 그러지를 못한 다. 평민 주제에 S반이 된 풀레임을 여전히 견제하는 A반의 귀족 세력 이 상당했고, 평민들은 어쩔 수 없 이 그들에게 물려서 마음대로 행동 할 수 없는 것이다.
다른 S반의 학생들은 각자 원하는 임무를 골랐는지 움직이지 않는 바 람에 서로 눈치만 보는 와중.
가장 먼저 해원량이 풀레임의 앞으 로 나섰다.
“오, 너 하게?”
“어떤 임무지?”
“표기는 2리스크인데, ‘예상치 못
한 돌발상황’이 발생할 예정이거든. 임무가 아주아주 어려워질 수도 있 어. 그래도 할래?”
“임무가 어려워진다……
해원량은 풀레임의 속셈을 단번에 파악했다. 1등이 되기 위하여 언제 나 점수에 시달리는 그가 이런 매력 적인 일을 거부할 수 있을 리가 없 었다.
“흥미가 동하는군. 예상치 못한 돌 발상황은 네 계산에 모두 포함되어 있나?”
“에이〜 그럴 리가.”
“하겠다.”
“좋아쓰 그럼 다음! 더 할 사람!”
해원량이 나서자 그 뒤로 거머리처 럼 들러붙는 마유성이 곧바로 풀레 임에게 다가왔다.
“몬스터 토벌? 그거 재미있어?”
“글쎄? 그래도 네가 고른 임무보다 는 재미있을걸?”
**그럼 할래. 지금 고른 건 너무 지 루할 것 같거든.”
“오, 아주 마음에 들어. 그럼 또 다음? 더 할 사람?”
얼떨결에 마유성까지 참가하게 되 자 해원량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으
나, 어쩔 수 없었다.
사실 그가 참가하게 된 순간 이렇 게 되는 건 거의 확정이나 다름없었 으니까
“음, 없나? 그럼 이렇게 신청하자.”
다시 폴짝 뛰어내려 조교에게 달려 온 풀레임은 마유성, 해원량의 이름 까지 임무 신청서에 써넣었다.
“풍! 이 정도 멤버면 괜찮지?”
-……그래.”
풍하랑은 그녀의 뒤에서 멀뚱멀뚱 서서 기다리는 마유성과 해원량을 슬쩍 쳐다본 뒤 한숨을 내쉬었다.
단둘이서 임무를 나가는 건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에게 스스로를 돋보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만 있다면 참 으로 좋겠다고 생각했거늘.
하필이면 가장 꺼려졌던 최악의 라 이벌들이 참가하게 될 줄이야.
’……나는 나대로 노력하는 수밖 에.’
풀레임의 마음을 얻기 위한 여정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쯤은 이미 각오 했다.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선 에서 최대한 달려나갈 것이다.
그 끝에서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그는 덤덤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거 참, 멤버 한번 짱짱하네.”
조교는 혀를 내두르며 임무 신청서 에 도장을 쾅! 찍었다.
멤버 전원이 학년 10위 안에 드는 초엘리트로만 구성되어 있다니.
누군지는 몰라도, 상대하게 될 몬 스터가 오히려 걱정되는 수준이었 다.
“뭐…… 필요는 없어 보인다만 그 래도 일단 임무 오리엔테이션은 들 어야 하니까, 이쪽 강의실로 찾아가 보도록 해.”
“예이.”
풍하랑이 먼저 강의실로 출발하고 마유성과 해원량이 티격태격대며 뒤 따라가기 시작하자, 풀레임은 그들 의 눈치를 슬쩍 본 다음 조교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임무를 한번 신청하면 추 가적으로 더 데려갈 수는 없죠? 많 이는 아니고, 한 명 정도……
“음? 글쎄. 안 되는 건 아니야. 누 구 추가하게?”
조교의 말에 풀레임은 잠시 고민하 다가 A, S반 임무 신청 현황에 슬 며시 눈을 돌렸다.
[페르소나 게이트]
[S반 백유설, S반 홍비연]
풀레임의 분홍빛 입술이 살짝 깨물 려, 모양이 망가진다.
“아뇨. 생각해 보니 추가할 사람은 딱히 더 없는 것 같아요. 이만 갈게 요.”
“어, 그래라……
뭘까. 방금까지 신나서 명랑발랄하 게 떠들던 저 소녀의 기분이 한순간 에 다운될 만한 원인은.
조교는 풀레임이 바라보던 임무 신 청 현황을 꼼꼼하게 읽어 내렸지만 그 이유를 밝혀낼 수 없었다.
그저, 저 소녀의 성격은 참 알다가 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