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73)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73
52. 실전 훈련⑵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스텔라 스카이 발코니 카페에서 사 예란 오르칸은 자신이 모시는 공주, 홍시화 아돌레비트와의 티타임을 가 지게 되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
홍시화가 스텔라에 어느 정도 손길 을 뻗어두었다고는 했지만 외부에서 도 할 일이 많았기에 내부의 일은 모조리 사예란에게 맡기는 편이었으 니까
“어땠어?”
뜬금없는 질문.
서류에 시선을 박은 채 한 손으로 는 우아하게 차를 마시던 홍시화가 30분 만에 내던진 말이었다.
사예란은 잠시 고민하다가, 늘 하 던 대로 대답했다.
“공주님다우신 방법이었습니다.”
“후후, 그런 거 말고. 감상 말이야. 징그러웠어? 내가 싫어졌니?”
“……그렇지 않습니다.”
어찌 감히 자신이 모시는 주군에게 징그럽다는 표현을 쓸까. 그걸 알면 서도 저런 질문을 내던지는 홍시화 를 ‘짓궂다’는 깜찍한 단어로 표현 해도 괜찮은 것일까.
”그러면, 질문을 바꿔보자. 내 동생 은 어땠니? 응? 어떤 반응이었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호기심 가득 한 어린아이처럼, 양손으로 턱을 괴 인 채 물어보는 저 공주님은 대체 무슨 생각이신 걸까.
“그저…… 무덤덤했습니다. 홍비연 공주의 반응이 중요합니까?”
“응. 엄청 중요하지. 내 비밀을 일 부러 알려줬는걸?”
“확실히 조금 예민한 비밀이라고는 생각했습니…….”
“아냐. 너는 아무것도 몰라. 그런 비밀이 아니야.”
“……예?”
아이작 모르프의 육신을 제단에 봉 인해 놓은 것. 홍시화가 숨기던 비 밀은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인가?
“너는 모르겠지만, 그 애는 알아냈
을지도 몰라. 똘똘한 아이거든.”
“……그렇습니까.”
“응. 무시해서 기분 나빴어?”
“아닙니다.”
“걱정마. 네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렇게 되지도 못했을 거야. 네가 없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으니, 걱 정하지 않아도 좋아.”
아주 어린 시절.
사예란이 막 글자를 떼고, 예절이 라는 것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그녀의 부모는 처음으로 홍시화 공 주를 소개해 주었다.
그때, 공주님은 스텔라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말만 듣고서 사예란은 눈을 반짝이며 기 대했었다. 너무 어려서 잘은 모르지 만 스텔라 아카데미가 세계 최고의 엘리트 마법사들만 입학하는 곳이라 는 것 정도는 알았으니까.
그러나 막상 공주님을 만났을 때, 상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사예란 은 조금…… 오싹한 감정을 느꼈다.
영혼이 빠져나간 듯 텅 빈 눈동자.
죽어버린 눈빛.
이 세상이 아니라 다른 어딘가에 살아 있는 듯한 그 공허한 움직임
하나하나에 사예란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저렇게나 찬란하고 아름다우신데,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시다니.’
부모님에 의해 공주님을 모시게 되 었지만, 그때 사예란은 스스로 결심 했다.
이 공주님을 반드시 되돌려놓겠다 고.
……그때는 몰랐다.
자신이 결정했던 것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지 말이다.
“이만 돌아가 볼게. 비연이랑은 모 쪼록 친하게 지내고!”
그럴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 는 사람이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홍시화가 돌아간 뒤 사예란은 그녀 가 마시던 차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홍비연 공주…….’
이번 주말에 있었던 ‘정화의식’.
사예란으로서도 상당히 낯선 경험 이었고, 또 끔찍했던 그 날.
누구보다도 역겨움을 느꼈을 홍비
연은 그 어디에서 티내지 않은 채 태연자약하게 정화의식을 끝마치고 서 우아하게 걸음을 돌려 사라졌다.
덩달아 홍시화 파벌의 귀족들이 실 망한 것도 당연한 이치.
비밀을 밝히러 왔다가 상상도 못 한 진실에 기겁하는 어린 공주를 상 상했거늘,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 관 우아하게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고서 쿨하게 사라지는 그 모습 은 비록 정적이지만 대단하다는 생 각마저도 들었다.
그리고 하나, 의문도 있다.
‘금제.’
그때 홍비연은 금제의 부작용을 심 각하게 받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예란이 아는 홍비연의 성격이라면 반드시 금제를 거부했을 터.
그 콧대 높은 성격에 여왕과 홍시 화가 만든 금제를 순순히 받아들였 을까? 태리번은 홍비연이 자신의 눈 을 속일 수 없다고 생각하여 순순히 의심을 거둔 모양이지만, 오히려 마 법을 분간하는 능력이 부족했던 사 예란은 그녀가 더욱 의심스러웠다.
‘무슨 수작을 부린 건 틀림없어.’
말도 안 되는 상상이다.
여왕 홍세류가 만든 금제 마법을
고작 열일곱의 소녀가 감히 저항하 는 것은 불가능할 테니까.
사예란 오르칸은 세상을 현실적으 로 보고, 계산적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그 순간 홍비연의 눈빛에서 무언가가 느껴졌 던 것은…… 단순히 기분 탓이라고 해야만 하는 걸까.
그때, 사예란은 홍비연을 지적하려 고 했었다. 태리번에게 단 한 마디, 홍비연 공주에게 금제가 제대로 걸 렸는지 의심스럽다며 돌아가서 스캔 하자는 말을 했다면 제대로 밝혀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그럴 수 없었다.
홍비연 공주를 공격할 수가 없었다.
평생을 통틀어 망설인 적이 없었는 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 보니.
그녀와 사람 대 사람으로 눈을 마 주하고 대화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저 멀리서 서로가 서로를 공격했 을 뿐 개인적으로 마주한 적이 얼마 나 더 있던가.
달그락-!
그녀는 공주님이 마시던 찻잔을 어 루만지던 고요하게 눈을 감았다.
모르프란 숲의 비밀은 사예란의 냉 혹한 감성으로도 감히 이해하기 힘 들 정도로 끔찍했고, 또 역겨웠다.
그 모든 게 공주님이 벌였다는 진 실을 알고서도, 나는 과연 옛날처럼 진심으로 그녀를 모실 수 있을까.
진심이 더 이상 향하지 않았을 때, 나는 어찌해야만 좋은 걸까.
쨍그랑!
“……아.”
손에서 홍시화의 찻잔이 미끄러スキ,
테이블 아래에서 깨지고 말았다.
재빠르게 웨이터가 달려와 그 자리 를 말끔하게 치우기는 했으나…….
‘늦어버린 걸까.’
이미 깨져 버린 홍시화 공주님의 찻잔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 * *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아니랄까 봐, 당연히 이번 에피소드에서 선택 지는 있었다. 히로인(남자)을 고르는 건 아니고, 어디의 임무를 파견 나
갈지에 대해 결정할 권리였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몬스터 사냥 을 택하고는 했다. 쉬어가는 에피소 드에서 굳이 어려운 페르소나 게이 트를 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간혹 그런 경우가 있 다고는 들었다.
캐릭터와의 관계를 철저하게 쌓아 둬서, 등장인물에 의해 선택지를 강 요받아 휘말리게 되는 일 말이다.
나는 게임을 워낙 설렁설렁해서 그 런 일은 당연히 없었고 어지간한 고 인물들에게도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들었으나…….
“페르소나 게이트 임무를 받겠다고?”
어쩌다 내가 홍비연에게 휩쓸려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뭐…… 아돌레비트 왕궁에 직접 잠 입하기도 했고, 함께 얼어붙은 레비 앙 해안을 녹여내기도 했으니까 함 께 한 인연이 깊다면 깊겠다만 고작 그런 정도로 홍비연이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사람은 아니다.
‘흠. 나한테 관심 있나?’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상 상. 미인과 눈을 마주쳤다는 이유만 으로 ‘혹시 나한테?’라는 상상을 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99% 상상일 뿐이다.
100%라고 확정 짓지 않은 것은, 아주아주 가끔 그런 일이 있다고 이 야기(출처 인터넷)를 들어보았기 때 무
그 1%의 가능성을 확인해 보는 법 은 굉장히 간단했다.
“야.”
“……말해.”
임무 신청서를 작성하던 홍비연에 게 말을 걸자, 그녀가 곁눈질로 힐 끗 쳐다보고서 대충 대답했다.
저 꼬라지만 봐도 견적이 딱 보인다.
“너 나 좋아하냐?”
그러자 서류를 작성하던 홍비연의 손이 우뚝 멈추고서, 고개를 삐걱거 리며 억지로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 새빨간 눈동자가 살벌하게 불타 오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착각이 었을까, 아니면 진짜 마력 현상일까.
“……미쳤어?”
”크홈, 아니면 아닌 거지 눈빛으로 아주 사람 쏴 죽이겠다?”
홍비연이 작성한 서류를 빠르게 낚 아채고서 임무 신청서를 읽었다.
[페르소나 게이트 공략 신청세
[난이도: 3리스크]
3리스크의 페르소나 게이트는 통상 적으로 3클래스의 마법사 다섯 이상 이 모여야 안정적인 공략이 가능하 다. 하여, 마법사 협회에서는 4클래 스의 마법사 최소 1명 이상에 3클 래스 마법사 일곱을 최소 투입 인원 으로 규정을 만들어 놓았다.
사상자 없이 100% 확실하고 안전 하게 공략하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 이상으로 전력을 준비할 필요가 있 었으니까.
“너희는 2인조인가?”
,,예.,,
“그렇죠.”
접수를 받던 조교는 미심쩍은 눈으 로 우리 둘을 번갈아 보았다. 간혹 가다 남녀 단둘이서 신청서를 내놓 으면 ‘교내 연애는 금지다’라며 농 담을 던지고는 했는데, 평민과 왕족 의 조합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농 담조차 통용되지 않는 모양인지 아 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너희 둘은 다른 팀과 합류하게 될 거다. 흥비연 생도가 아직 학생인 탓에 4클래스로 정식 등록되지 않았
고, 자네는…… 아예 협회에 〇클래 스로 등록이 되어 있더군.”
“어음, 그렇죠?”
“그래서 자네를 전력 외로 열외하 여, 다른 조에서 인원을 충당할 것 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백유설은 공식적인 〇클래스 마법사 였기에 게임 내에서 움직이는 가방 이라든가 짐꾼이라든가 여러모로 욕 을 많이 먹었으니까.
게임 내에서의 취급마저 좋지 않았 던 배경이 ‘캐릭터 백유설’의 인기를 떨어뜨린 이유 중 하나기도 했던가.
“아무튼, 임무 고지서는 추후에 배 부할 예정이니까……
“잠깐.”
묵묵히 조교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데, 홍비연이 그의 말을 잘랐다.
“평민이…… 협회에 0클래스로 등 록되어 있다고?”
“어? 예… 아니, 응. 그래.”
홍비연의 기세에 눌린 조교는 저도 모르게 존댓말을 내뱉었다가, 헛기 침을 하고서 말을 정정하였다.
“왜?,,
“왜냐니…… 그야 당연히 마력 측정
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까 그렇지.” 마법사의 클래스를 나누는 가장 기 본적인 단위, 총마력선용적.
마나의 써클을 몇 개나 만들었느냐 가 바로 마법사의 수준을 가르는 명 확한 기준이라는 의미다.
2클래스의 마법사가 1클래스의 마 법사보다 무조건 뛰어난 것은 아니 다. 1클래스의 마력을 가지고서도 위대한 마법을 펼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고정관념이 그렇다.
평균적으로 더 짙은 마나와 더 많 은 마나써클을 가진 마법사가 더 뛰 어난 마법을 펼칠 수 있는 건 당연
한 상식이었다.
“이해할 수 없어……
“커흠, 나도 그렇게 생각하기는 흐1 최근의 행보만 봐도 백유설 생도가 평범하지 않다는 건 아니까. 하지만 현실이 그런 걸 어쩌겠어. 홍비연 생도도 잘 알잖아. 협회가 어지간히 도 깐깐한 거.”
늙은 마법사일수록 변화를 싫어하 고, 기존의 전통을 끝까지 고수하려 는 경향이 존재한다. 그 틀을 깨부 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자리에 머 무르며 고여 버리는 것이다.
마법사의 생리적 한계.
그들에게 있어서 ‘〇클래스 마법人ド 는 자신들이 세운 굳건한 틀을 침해 하려는 존재였고, 그 건방진 반항을 감히 용납할 수 없었던 늙은 마법사 들은 백유설을 〇클래스로 규정지어 버린 것이다.
“멍청해… 정말로 멍청하기 그지없 어. 만약 나였다면, 이따위 쓸모도 없 는 마력선 따위가 아니라 순수 전투 력으로 신분증을 발행했을 거야
“호, 홍비연 생도? 이건 나도 어쩔 수가 없어. 내가 한 게 아니니까.”
“후우……
나는 눈을 멀뚱멀뚱 뜨고서 당황하 는 조교와 화내는 홍비연을 바라보 았다. 갑자기 그녀가 왜 뿔이 났는 지는 모르겠지만, 화를 내기 시작하 면 겉잡을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잘 이해하고 있다.
“저기요, 공주님. 나는 0클래스든 뭐든 상관없으니까 그냥 가는 게…?”
그러자 홍비연이 살벌한 눈으로 나 를 휙 쏘아보더니 조교의 손에 들려 있던 임무 안내서를 낚아챘다.
“나는 상관있어.”
그러고선 페르소나 게이트 임무파 견 오리엔테이션을 듣기 위해 먼저
가버리는데, 바로 뒤이어 쫓아가기 가 뭔가 상당히 무서웠다.
‘이거…… 괜찮은 거 맞겠지?’
멀거니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조교가 내 어깨를 쿡쿡 찔 렀다.
“백유설 생도……? 이 안내서…….”
“아, 예.”
그는 우물쭈물 멀어지는 홍비연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어색하게 이를 드러내어 주먹을 쥐며 말했다.
“히, 힘내길 바란다.”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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