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89)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89
66. 뒤바뀐 이야기(1)
아류문 블류슌이 빙백산맥에 도착 했을 땐, 이미 대부분의 상황이 종 료되어가고 있을 때였다.
빙백산맥 초입부를 뒤덮고 있는 거 대한 돔형의 검은색 장막에 수백 명 의 마법 전사와 해결사들이 이러지 도 저러지도 못한 채 헤매는 와중,
도착한 아류문 블류슌.
그는 정장에 손을 넣은 채 짙은 다크서클을 썬글라스로 가리고서 터 덜터덜 걸었다.
“아, 거기 있었나.”
허공에 대고 그가 말하자, 공중에 둥실 떠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9 클래스의 노인 사엘 리가 고개를 끄 덕였다.
“결계를 해석하고 있었다.”
“저런 크기의 페르소나 게이트가 현실과 동기화됐다면…… 우리도 조 금 힘들지.”
물론 해결하라고 하면 불가능한 것
은 아니다. 다만, 굉장히 오랜 시간 이 걸릴 뿐.
‘9클래스의 흑마도사가 벌인 짓이 로군. 귀찮게…….’
같은 수준의 마법사가 만든 퍼즐이 라도 만드는 사람보다도 푸는 사람 이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법이다.
“후우, 이런 크기면 우리 둘이 같 이 풀어도 최소가 일주일이겠지 만…….”
그럴 시간은 없다. 무려 9클래스의 마법사 두 명이 이런 곳에 묶여 있 을 정도로 그들은 한가하지 않으니 까.
물론, 처음부터 그는 이 결계를 해 석할 생각이 없었다.
“어떻게 할 생각이지?”
사엘 리가 묻자 아류문은 어깨를 으쓱 올리며 담배를 무의식적으로 꺼내려다가 꾹 참았다.
“연구원들에게 간단한 해석 루트를 제시해 주고 돌아가야지. 안 그래도 흑마인들 때문에 처리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자네는?”
“……나는 끝까지 남아서 해석을 도와야겠군.”
“허, 시간도 많으셔.”
“눈앞의 이런 끔찍한 재앙을 보고 서도 돌아가겠다는 네가 더 놀라울 따름이다.”
“어차피 이런 페르소나 게이트는 한 번 자리를 굳건하게 잡으면 당분 간은 움직이지 않으니까 말이 ス 1. 뭐, 그럼 나중에 보자고.”
아류문은 그리 말한 뒤 손을 살살 흔들고서 가볍게 인사를 건넸으나 이변은 그 직후 발생했다.
“어, 어어?!”
“무슨 일이야!”
“페르소나 게이트가 확장되기 시작 합니다!!”
“……뭐야?”
쿠구구구구!!!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채 미동조차 하지 않던 페르소나 게이트가 갑작 스레 그 영역을 넓히기 시작한 것!
지금도 어지간한 대도시보다도 커 다란데 저기서 더욱 커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류문은 당황하여 서둘 러 소리쳤다.
“모두 중장비를 포기하고 뒤로 물 러선다! 마차에 탑승하고서 최대한 떨어져!”
페르소나 게이트의 확장을 억지로 막아내는 방법도 있었으나 그렇게
할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이 두려웠 기에 우선은 물러나는 게 정답.
아류문도 서둘러 그 자리에서 빠져 나가려는데, 아까부터 사엘 리가 그 자리에 굳건히 서서 움직이지 않는 다.
“이봐, 사엘 리! 그러다가 휘말린 다고!”
그는 대답하지 않고서 가만히 결계 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뒤돌아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그러고선 순식간에 거리를 벌려버 리는 사엘 리.
“……나 참, 아주 건강해서 좋겠군.”
마나를 사용하면 내장이 뒤틀려서 고통스럽지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 이니만큼 사엘 리를 따라잡는 수밖 에는 없었다. 그 또한 날아올라서 사엘 리의 곁으로 다가간 뒤, 어느 정도 거기를 두고서 멈춰 섰다.
“돌겠군. 이렇게까지 영역이 넓어 지다니. 안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아류문은 그리 말한 뒤 머리를 긁 적이며 담배를 꺼내려다가, 경계면 에서 무언가 특이한 점을 발견하고 서는 그것을 지상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어라……? 저거, 설마?”
점점 팽창되는 페르소나 게이트의 경계면 그것은 본디 새카만 칠 흑…… 혹은 밤하늘의 우주와도 같 은 색깔로 덮여 있었다. 일종의 차 원 경계선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것 은 명확하게 현실과 거짓 세계를 구 분 짓는 중요한 안전장치였으나.
그것이, 갑자기.
희미해지고 있었다.
“뭐야…… 이런 게 가능해?”
지상의 마법사들이 아비규환이 되 어 난리가 난 것은 당연한 일.
역사상 이러한 초거대 페르소나 게 이트의 완전한 현실 동기화 사건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현실 동기화 사건이 벌어 질 때마다…… 인류는 지울 수 없는 크나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설마, 백유설도 막지 못했다고?’
아류문이 동공을 크게 흔들며 정신 을 부여잡지 못하는 그때, 사엘 리 가 말한다.
“정신차리게나. 요즘 병세가 짙다 더니, 두뇌가 굴러가는 속도도 현저 히 느려졌군. 쯧쯧, 안타까워.”
뭐라?”
상황이 이렇게 최악인데 뜬금없이 농담을 던지는 사엘 리의 말에 아류 문은 순간 울컥했으나, 동시에 머리 가 차갑게 식었다.
사엘 리는 본디 심각한 상황에서 농담 따먹기나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는 건.
“아…… 그렇군.”
마음을 냉정하게 놓게 된 아류문은 그제야 뒤늦게 페르소나 게이트의 경계면 내부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 었다.
“이건, 정말…….”
온통 꽃과 생명으로 가득한 세상.
빙백산맥은 본디 차디찬 얼음으로 뒤덮인 싸늘한 환경이었으나, 페르 소나 게이트 속 거짓된 세상이 현실 이 되어 이곳을 모두 따스한 봄날로 뒤덮어가고 있던 것이다.
“정말로, 생각도 못했군…….”
여태껏 페르소나 게이트와의 현실 동기화가 두려웠던 이유는 별것도 아니 었다.
바로 페르소나 게이트 속 세상의 환경이, 인류가 살기에는 더없이 끔 찍했기 때문.
어떤 세상은 흑마력으로 가득하여
현실과 동기화되는 순간 그 지역에 살고 있던 모든 종족을 끔찍한 형태 의 괴수로 뒤틀려 버렸고, 어떤 세 상은 방사능으로 가득하여 현실과 동기화되는 순간 모든 생명체를 부 패시켜 죽여 버렸다.
그렇듯 대부분의 페르소나 게이트 가 인류에게 친화적이지 않았기에 동기화를 두려워하고 있었거늘.
저곳은 오히려 생명이 만개한 아름 다운 세상이었기에…….
“백유설은 억지로 페르소나 게이트 를 팽창시켜서 경계면을 희미하게 만든 것이로군.”
“그래. 오랜 저주로 인해 영원한 겨울에 갇히게 된 빙백산맥에 오랜 만에 봄을 가져와 준 것이지.”
아마도 저 페르소나 게이트가 성공 적으로 현실과 동기화된다면, 분명히 봄의 계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과연 봄날 이 오래갈 수 있을까?
빙백산맥 깊은 곳 너머, 저 산맥 전체를 얼음으로 뒤덮어놓은 봉인석 을 찾아서 깨부숴야만 되찾은 봄날 을 지켜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건 백유설이 할 일이 아니겠지.”
“……맞아. 그것도 그래.”
그것은 아마도, 백령고원 요새의 기사들에게 주어진 숙제.
봄날이 다시 차디찬 겨울로 뒤덮이 기 전에, 빙백산맥의 괴수들을 뚫고 심층부로 들어가 봉인석을 찾아서 깨부수는 것.
오랜 세월, 그 어떤 백령고원의 지 휘관도 해내지 못했으나 이번 세대 의 지휘관은 다르다.
“설파람…… 그 아이에게는 거는 기대가 굉장히 크니까.”
거기까지 생각한 아류문은 허탈하 게 웃으며 뒤돌아섰다.
“예상했지만, 알아서 잘 해결했군.”
“난 이제 갈 건데, 자네는?”
“끝까지 지켜봐야지.”
“신중하군.”
사엘 리는 원래부터 저런 성격이었 으니까.
아류문은 별다른 인사 없이 사엘리 의 곁을 떠나서 날아올랐다.
수십 년에 한 번씩 만나는 그들이 었지만, 언제고 죽지 않고 다시 만 나리라고 생각하였기에 별다른 인사 는 필요 없었다.
인사하지 않는 것이 다음을 기약하
는 그들만의 작별인사였다.
* * *
찰칵!
카메라 셔터가 내려가는 소리.
지지지 직!
테이프가 되감기는 듯한 소음.
찰칵! 찰칵!
자꾸만 무언가가 깜빡인다.
그만둬.
셔터 내려가는 소리에 풀레임은 끔
찍한 고통을 느껴서 몸부림을 쳤으 나 카메라는 멈추지 않는다.
찰칵찰칵찰칵!
얼굴을 와락 구기고서 좌우로 마구 흔들어보았으나 소음은 사라지지 않 는다. 눈물이 핑 돌 것만 같은 고통 에 귀를 단단히 틀어막고 있던 손을 힘껏 떼어냈으나.
‘내 가그런 오늘은핫도그를점 심 부터 사람을왜그렇구나근데왜그걸마법을 배워볼까요여러분돼지저금통에동전 을넣어아실수했다그러지말걸다이어 트하려면운동을콩나물은맛있거기쌈 장에국….’
갑작스레 뇌리로 들이닥치는 끔찍 한 고통에 풀레임은 비명을 내질렀 다.
그만, 제발 그만!
그러다가 들려오는 목소리.
‘우리가 실수한 거야.’
홍비연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풀레 임의 눈앞에 나타났다. 아니, 저것은 진짜가 아니다. 그저 풀레임의 기억 속 한 장면의 되풀이일 뿐이다.
황금색의 신전.
그녀는 거대한 원탁을 중심에 두고 서 나란히 그것을 둘러싸고 있었다.
무언가 상황이 잘못되었다.
홍비연과 에이젤이 이곳을 심각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나, 말이 제 대로 들리지 않았다.
‘처음부터…….’
에이젤이 무어라 말했으나 언어는 바람이 되어 흩어졌고, 풀레임의 귓 가에는 거친 폭포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벌써 수십 번…..
홍비연이 이곳을 향해 무어라 외쳤 으나 풀레임은 그것을 이해하려고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졸렸기 때문.
결국 풀레임은 눈을 감았고, 마지 막으로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히는 것은 두 소녀의 목소리였다.
‘우리가 언제나.’
‘친구였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
* * *
눈을 뜨니.
수업 시간이었다.
‘어……?’
방금까지 뭘 하고 있었더라?
분명, 하늘을 날아서 어디론가…….
“풀레임, 집증 안 하니?”
고개를 들자 칠판 앞에서 ‘메이젠 티렌’ 교수가 표정을 와락 구긴 채 나를 바라보고 있다.
“네? 네!”
“집중 안 하겠다고?”
“에?”
풀레임의 멍청한 대답에 주변의 몇 몇 학생들이 피식거린다.
메이젠 티렌 교수의 곁에 서 있던 알테리샤 조수는 뭐가 그리도 불안 한지 안절부절이다.
‘아, 맞다……
시간여행.
거기까지 기억해 낸 그녀는 서둘러 상황을 파악했다.
‘현재 시간은…… 1학년 1학기인 가?’
아무래도 그녀가 생각했던 시간여 행과는 조금 다른 방식인 모양이다.
과거의 풀레임과는 별개로 미래에 서 온 자신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 줄 알았더니만 과거의 자신에 게 빙의하는 형태로 시간여행을 하 게 되다니.
‘지금은 메이젠 티렌 교수의 수업 을 듣는 모양이고……
연금성에도 인맥을 널리 떨칠 정도 로 유명한 메이젠 티렌 교수의 수업 은 연금술사를 꿈꾼다면 아주 중요 한 과목이었기에 풀레임처럼 꾸벅꾸 벅 조는 불량 학생은 오지 않는다.
‘뭐, 내 꿈이 연금술사인 건 아니 니까…….’
그제야 어지러웠던 기억이 하나씩 합쳐졌다. 그녀가 이 수업을 들으러
온 이유는 다름 아닌 원작 로맨스 판타지 ‘그 공녀님을 사랑하지 마세 요’ 속의 주인공, 에이젤을 곁에서 지켜보기 위함이었다.
‘그러고 보니, 에이젤은 어떻게 된 거지?’
함께 시간여행을 시도했으니 그녀 또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빙의의 형 태로 온 것일까?
서둘러 에이젤을 바라보았으나, 그 녀는 메이젠 티렌 교수의 수업에 열 중하고 있다.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메모를 꼼꼼하게 하는 모습은 과연 학기 초에 보여줬던 천재 에이젤의 모습다웠으나.
,……지금 그럴 필요가 있어?’
우리은 어디까지나 시간여행을 해 서 과거로 온 입장이니, 적당히 수 업을 듣는 시늉만 해도 좋을 텐데.
‘아.’
그러다 중요한 인물 한 명을 놓치 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했다.
1년 전 과거의 백유설.
그는 항상 뭐든 자신보다 많은 것 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번에는 내가 더 많이 알아.’
과거의 그와 만날 생각에 잔뜩 들 뜬 풀레임은 슬쩍슬쩍 고개를 돌려
백유설을 찾아보았다.
그 또한 에이젤을 지키기 위해 메 이젠 교수의 연금술 강의를 들으러 왔을 터.
그런데.
•……어라?’
없다.
백유설이 없었다.
어디에도.
당황한 풀레임은 황급히 근처에 앉 아서 수업을 듣고 있던 학생 한 명 을 붙잡고서 물었다.
“저기, 그 혹시…… 우리 수업에
백유설이 없던가?”
그러자 수업을 방해한다고 생각한 그 학생은 표정을 와락 구기고서 대 답했다.
“백? 그런 특이한 성씨를 가진 학 생이 우리 학교에 어디 있다고.”
“……뭐? S반의 백유설. 몰라?”
“몰라. 너는 수업 안 들어도 공부 를 잘하겠지만 나는 아니거든? 제발 방해하지 말아줘.”
대화는 단절.
포기할 수 없는 마음에 다른 학생 에게도 물었으나, 모른다는 대답만 이 들려왔다.
,뭐야……?,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풀레임? 풀레임 학생? 수업 시간 에 대체 뭐 하는 짓입니까!”
결국 메이젠 티렌 교수가 폭발하여 무어라 소리쳤으나, 풀레임의 귀에 는 들려오지 않았다.
시간여행, 성공적.
그러나 뭔가가 잘못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