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60)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60
75. 그린 코어(2)
주말, 오후.
스텔라 아카데미의 생도들은 주말 에도 대부분 공부를 하겠지만 에이 젤은 최근 꽤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가 하는 일은 다름 아닌, 아돌 레비트의 귀족들이나 그들과 관련된
이들을 만나서 진실을 캐내는 것.
아르카니움의 위성 도시라고도 할 수 있는 카르반까지 굳이 나와서 인 적이 드문 공원에 얼굴과 머리카락 을 가리고 나온 에이젤은 눈앞에 서 서 안절부절못하는 여인을 바라보았 다.
“헤이릴 부인이라고 하셨나요.”
“예, 맞습니다…….”
에이젤은 다리를 꼰 채 비상한 두 뇌를 돌려서 눈앞의 여인을 검색했 다.
‘아돌레비트 마법개발부의 부장관 이자 장관에게 쓸모를 다했다며 팽
당해 버린 여자였던가……
헤이릴이 쫓겨날 당시 마법개발부 장관의 이름은 ‘카이렌트’로, 그녀의 아버지 아이작 모르프의 죽음과 아 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귀족이었다.
“스텔라에 다니고 있는 딸아이에게 들었습니다… 진실을 밝혀내서 그
들 모두에게 정당한 처벌을 내릴 것 이라고……「
그렇다.
에이젤이 가장 먼저 접근한 사람들 은 스텔라 아카데미에 다니는 아돌 레비트의 생도였는데 그들에게 접근 하여 반 협박, 반 설득으로 어떻게
든 부모님을 꾀어내고 있던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에이젤 모르프 가 어느 날 갑자기 몰래 불러내서.
“너희 부모님이 심각한 범죄에 연 루되어 있다. 하지만 분명 억울한 사안일 것이며, 아마 부모님 또한 내가 말했다고 하면 알아들을 것이 다.”
……라고 말하면 어떻겠는가?
10명 증 10명 모두 일단은 부모님 에게 전달하고 볼 것이며, 그들 중 세 명 정도는 에이젤에게 이야기를 하기 위하여 이렇게 찾아온다.
“물론, 모두 처벌할 것입니다.”
“혹시…….”
“비밀 보장이라면 걱정하지 않으셔 도 됩니다. 이미 부인 외에도 꽤 많 은 귀족에게 이야기를 들었고, 익명 으로 증거를 수집해 두었으니까요.”
“아, 증거. 증거라면 저도 있습니 다. 여기 이걸.”
헤이릴 부인은 품에서 낡은 천 같 은 것을 꺼냈다.
에이젤은 저것을 알고 있다.
본 적 있는 건 아니지만 공부를 통해 과거에 벌어진 일을 비밀로 기 록하기 위한 마법 물품이라는 것을 배웠다.
“메모리 셔터인가요.”
“알고 계시군요. 아돌레비트의 일 부 귀족들만 사용하는 물건인데
에이젤의 지식이 깊다고 느껴지자 헤이릴 부인은 더욱 그녀를 신뢰하 게 되었다.
“보여주세요.”
메모리 셔터를 받아든 에이젤은 눈 살을 찌푸렸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모르는 시늉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 기에 잠시 고민했으나 헤이릴이 먼
저 알려준 덕분에 그럴 필요는 없었 다.
“아, 참. 암호 말씀드리는 걸 깜빡 했군요.”
그러면서 헤이릴이 룬어로 이루어 진 주문을 알려주자, 에이젤은 그것 을 따라서 읊었다.
그 즉시 에이젤의 머릿속으로 들어 오는 기억들.
실제 상황을 인간의 눈으로 관찰하 여 그 기억을 기록하는 메모리 셔터 마법.
사용해 본 것은 처음이었던 에이젤
이었으나 능숙하게 기억을 받아들였 다.
기억 속에는 중년의 사내 세 명이 어두운 공간에 둘러앉아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 었다. 헤이릴 부인 시점의 기록이었 다.
‘폐하께서는 공주님의 실패를 세간 에 드러내실 생각이 없소.’
공주님의 실패.
10년 전의 기억이었으므로 홍비연 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니 홍시화 아돌레비트의 이야기일 터.
•……어떻게 하면 좋겠소? 무리한
방법만 아니라면 그 즉시 여론을 통 제할 수는 있으나, 시간이 흐르면 결국 모두가 알게 될 거요.’
‘어중간하게 덮는 것은 언 발에 오 줌을 누는 것보다도 못한 행위スL 여왕께서 우리에게 그런 어린애만도 못한 일을 지시하지는 않으셨다.’
‘그럼 어찌해야겠소?’
‘아이작 모르프. 그자를 이용하게.’
•..
기억 속 카이렌트 백작의 말에 사 내들의 눈이 커졌다. 헤이릴 부인도 크게 동요했는지 시점이 떨렸다.
‘하지만 그자는 자신의 목숨을 바
쳐서 홍시화 공주를 지켜내고, 결국 그 괴이를 막아내지 않았소?’
‘세상에 그리 알려졌던가?’
‘그렇지는…… 않지요. 서]상 사람 들은 홍시화 공주님이 물리쳤다고 알고 있으니.’
‘바로 그 점을 이용하자는 말일세. 어차피 아이작 모르프는 죽었다. 죽 은 자는 말이 없는 법. 그를 범죄자 로 만든다고 하여, 세상 그 누가 우 리를 뭐라 하겠는가?’
그에 사내들이 고개를 숙였다.
헤이릴 공작 부인의 시점은 아예 자신의 허벅지를 바라보기 시작했는
데, 옷자락을 주먹으로 쥐어뜯고 있 었다.
이 대화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모르프 대공가에는 아직 후계자가 남아 있소.’
‘일곱 살 난 애새끼가 무얼 할 수 있단 말이지? 제 애비가 무엇 때문 에 죽었는지, 왜 배신자가 되었는지 도 이해하지 못할 걸세.’
‘그 아이는 얼음의 축복을 타고났 는데, 그래도 될는지……
‘하. 얼음의 축복? 그게 대수인가? 그렇게 따지면 우리 아돌레비트에는 불의 축복을 가진 공주가 있군.’
명백히 7세의 홍비연을 비꼬는 말 이었다.
당시에는 왕국 내에서 홍비연의 입 지가 굉장히 좋지 못했으니까.
‘그러니,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대 로 움직이시오. 헤이릴, 알겠나? 이 번에도 명령을 위반했다가는 그대로 관직을 내려놓아야 할 걸세. 아, 그 렇지. 그대에게도 딸이 있다던가. 올 해로 7세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직장을 잃고서 양육비 감당이나 되 겠나?’
반쯤 협박하는 말투에 헤이릴은 떨 리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거
기에서 기억은 마무리되었다.
에이젤은 차분히 눈을 떠서 헤이릴 부인을 바라보았다.
“저,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결국은 명령을 따를 수 없어서……
“알아요. 그러니 저를 찾아왔겠죠. 진실을 알려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달리 하실 이야기는 없나요?”
헤이릴 부인은 고개를 저었다.
“금제가 걸려 있어서…….”
“역시, 그런가요.”
비밀이 새어 나가는 것을 두려워한 아돌레비트는 조금이라도 진실을 알 고있는 자들 모두에게 금제를 걸었 다. 헤이릴 부인은 막상 아는 게 거 의 없었는데도 말이다.
“아무튼, 감사합니다. 이런 증거는 나중에 유효하게 쓰일 거예요”
너1. 그럼 저는 이만…….”
헤이릴 부인이 조용히 물러나려는 그때, 뒤쪽 풀숲에서 미세한 기척이 느껴지자 에이젤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지팡이를 휘둘렀다.
쩌저적!! 콰창!
순식간에 에이젤의 발밑으로부터
빙판이 뻗어 나가, 날카로운 고드름 이 대여섯 개 생성되어 기척이 들린 자리를 꿰어냈다.
“윽!”
그러자 풀숲에서 정장에 중절모를 쓴 사내 한 명이 튀어나오더니 뒤로 물러났다. 그의 신체에는 은은하게 둥근 마법진이 둘러져 있었는데, 고 드름을 방어하느라 억지로 실드를 발동시킨 모양이었다.
“눈치가 빠른 공녀님이시군요.”
사내는 중절모를 고쳐잡으며 식은 땀을 살짝 흘렸다.
‘이거, 생각보다 실력이 대단하군.’
4클래스 수준의 마법을 눈 깜짝할 사이에 발동하다니. 도저히 열여덟 살의 실력이 아니었다.
아니, 그보다도.
인기척이 민간인이거나 동물이라면 어떡했을 뻔했는가?
그녀의 과감하고 정확한 판단과 그 걸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캐스팅 능력에 사내는 살짝 긴 장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죠?”
에이젤이 지팡이를 겨누며 무미건 조하게 묻자 사내 역시 품에서 지팡 이를 꺼내 쥐었다.
“그냥, 비밀유지 기관에서 나왔다 고 생각하십시오. 이 상황에서 제가 찾아온 이유는 뻔하지 않습니까?”
사내가 비웃으며 말하자 에이젤은 그럼 그렇지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대답 여하는 상관없습니다. 당신은 여기서 죽습니다.”
“살벌하시군요.”
“여왕의 지시로 왔나요? 솔직하게 말한다면 덜 아프게 죽여드리죠.”
“솔직하지 않게 대답한다면?”
그 질문에 에이젤은 천천히 손을
올려서 얼굴을 가리고 있던 마스크 를 걷어버리고, 후드를 벗어서 머리 카락을 드러냈다.
쌀쌀한 가을바람에 그녀의 푸른색 머리카락이 휘날리며 차디찬 분위기 를 자아냈다.
어느덧 해가 スキ, 가로등 불빛 하나 에 서로의 모습을 의지할 수밖에 없 는 시간대.
에이젤은 은은한 가로등 불빛을 받 으며 살벌한 미소를 지었다.
“대답이 솔직하지 않다고 느껴진다 면…… 당신은 진짜 추위가 무엇인 지 느끼게 될 거예요. 사람이 어느
정도까지 추위를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건 좀 싫은데 말이지.”
사내는 그리 말하며 주문을 속으로 외웠다.
‘도망치는 게 좋겠군.’
이런 곳에서 싸워봐야 좋지 않다.
사내는 아돌레비트에서 어느 정도 입지가 있는 위치였고 기자들에게 잘못 걸렸다가는 여론이 불리하다.
‘망할, 홍시화 공주가 파티에서 말 실수를 하는 바람에.’
그렇지만 않았더라도 이곳에서 헤
이릴과 에이젤을 국가기밀 누설죄로 합법 체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 여왕님이 시키신 일은 아니다. 그분께서는 이미 그날의 일을 숨길 생각이 없으시더군.”
“……그런가요?”
“그래. 폐위할 때가 됐다 이거ス]. 조금 더 오래 왕위를 붙잡고 있어 주시면 좋겠다만 여왕직에 질리기라 도 하셨나 보더군.”
에이젤은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사내의 눈빛을 확인하였다.
이미 저 사내와 비슷한 이야기를 몇 번이나 들어서, 대충 진실일 것
이라고 어림짐작하였다.
물론 여왕이 숨길 생각이 없어졌다 고 하여도, 용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가 직접 스스로 자백해도 모자 랄 판에, 고작 숨기지 않는다는 이 유만으로 단죄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군요. 대답은 충분하니, 이만 죽으세요.”
“그럴 수는 없지!”
사내는 바닥을 힘차게 굴렀다.
대지 계열 마법, 모래 폭풍.
갈색 마법진이 휘몰아치며 먼지가
솟구치더니 이 근방 일대를 모조리 뒤덮었다.
‘이대로 도망친다!’
사내는 그대로 도주하려고 했으나, 어째서인지 바닥이 미끄러워서 중심 을 잃고 말았다.
“무, 무슨!”
휘이잉……!!
사내가 의문을 표하는 순간 차디찬 바람이 불어오며 모래먼지가 모두 저 하늘 높이 솟아올라 뭉텅이가 되 어 흩어져버렸다.
“어..?”
그래도 5클래스의 시야 차단 마법 인데 이리도 허무하게 해제되다니.
게다가.
“이건 또 뭐야…….”
온 사방이 빙판이었다. 발을 잘못 디디기라도 하면 그대로 넘어져서 고드름에 꿰이는 살벌한 죽음의 빙 판.
방금 전 중심을 잃었을 때 넘어졌 다면, 정말 온몸에 꿰뚫려서 죽을 뻔했다.
사내가 식은땀을 흘리며 멍하니 빙 판을 바라보고 있자, 뒤에서 에이젤 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대로 가셨다면 편하셨을 텐데 아쉽게 됐네요.”
“……윽!”
에이젤의 표정은 이미 착 가라앉아 있었다. 그날의 사건과 관련인이라 는 사실이 기정사실되자, 더 이상은 용서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이 썩을 꼬맹이가!”
더 이상 무시당할 바에는 싸우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내는 지 팡이를 휘둘렀으나, 그가 소환한 마 법은 모두 에이젤의 고드름이 가로 막히거나 절단되었다.
더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에이젤이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
그녀가 무영창으로 시전한 얼음 마 법이 사내가 혼신의 힘을 다해 캐스 팅한 마법을 모조리 막아내는 것이 다!
압도적이다.
심지어, 도망칠 수도 없다.
그 사실을 깨달은 사내의 앞에 기 다리는 것은 절망이나 공포가 아니 었다.
“다음 생에는, 조금 더 정직하게 살도록 하세요.”
에이젤은 그리 말하며 지팡이를 가 볍게 휘둘렀다.
쩌저적!
수십 개의 고드름이 솟아오르며, 붉은 꽃을 피워냈다.
피로 물든 꽃이었다.
지팡이를 거둬들인 에이젤은 사내 의 품속에서 신분증을 비롯해서 증 거가 될 만한 물건을 챙겼다.
그러다, 사내의 몸에서 흐르던 피 가 살짝 검게 물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건……?,
아직은 완전히 흑색으로 물들지 않 았으나, 저건 틀림없는 혹마인의 피.
에이젤은 헛웃음을 지었다.
스텔라에 흑마인이 잠입했을 때도 알고는 있었다.
저들이 사회 곳곳에 잠복해있다는 사실을. 그런데 이제는 아돌레비트 의 귀족들마저 흑마인으로 물들고 있는 꼬라지라니.
‘나라 참 잘도 돌아가네.’
만약 홍비연이 즉위한다면, 처리해 야만 하는 일이 산더미일 것이다.
그녀는 그리 생각하여 손가락을 튕 겼다.
그러자 놀랍게도 사내의 시신을 비 롯하여 핏물이 모조리 증발하여 어 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뒤집어진 화단과 망가진 벤치 등을 제외한다면 그 어디에서도 싸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깔끔했
복수. 그것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 사이에 혹마인이 끼어 있다니. 무언가 상당히 찝찝하고 머 리가 복잡해지는 느낌이었다.
에이젤은 공허한 눈으로 사내가 쓰 러져있던 자리를 쳐다본 뒤, 이내 몸을 돌렸다.
,……돌아가자.’
오늘은 조금 피곤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