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80)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080
21. 소울 체스(2)
소울 체스.
백유설에게는 참 지긋지긋한 콘텐 츠였다.
아이테르 월드를 플레이하다 보면, 온갖 곳에서 이 소울 체스가 등장하 고는 했으니까.
페르소나 게이트, 던전, 유적지 등 을 막론하고 체스를 통해 야만 했으며 의 호감도를
어떤 선택지를 고르기 위해서는 소 울 체스를 해야만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소울 함정과 난관을 돌파해 심지어 주요 등장인물 쌓거나 설득을 하거나
이 소울 체스는 일반적인 체스와는 달리 다양한 능력을 가진 말을 배치 하여 겨루는 만큼, 차라리 턴제 게 임 (TRPG) 에 가까웠는데 백유설은 사실 그다지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 라 이걸 막 엄청 잘하지는 못한다.
다만 그건 다른 플레이어들 역시 마찬가지였고, ‘시스템’의 도움을 받
아서 상대방을 공략하는 수밖에 없 었다.
소울 체스는 말을 배치하는 순간부 터가 전략 싸움의 시작이다.
자신의 병력이 상대방의 병력에게 상성의 능력을 지니고 있는가. 내가 배치해 놓은 군세가 상대방보다 유 리 한가.
거기에서부터 백유설은 이점을 가 지고 갔다.
애드먼 아탈렉을 직접 상대해 본 적은 없지만, 그가 사용하는 말과 전략의 형태가 직박구리 안경에 모 조리 기록되어 있었으니까.
즉, ‘공략집’을 보면서 소울 체스를 두는 게 가능하다는 말이 되겠다.
게다가 그 정보를 토대로 직박구리 안경의 ‘현상 분석’ 시스템을 이용 하면, 상대방의 체스 패턴을 분석하 여 어떤 수를 두는 게 가장 높은 확률로 승리로 향하게 되는지 알려 준다.
즉, 공략집에 더불어 알파고를 하 나 데리고 있는 셈인데 백유설이 지 려야 질 수가 없다.
그 사실을 모르는 애드먼 아탈렉은 자신의 앞에 설치된 체스판을 자신 만만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하, 소울 체스라고?’
조급하던 마음은 어느덧 사라져 있 었다. 이제는 여유롭게 주위를 느긋 이 둘러볼 수도 있게 되었다.
서약서의 서명은 끝났다.
이제, 소울 체스에서 승리한 뒤 아 이템 거래권을 가져오기만 하면 그 만이다.
“야야, 애드먼 선배랑 1학년 후배 랑 소울 체스 두는데?”
“그냥 두는 것도 아니고, 내기 소 울 체스를 두나 봐.”
“서약서까지 쓰다니…….”
“선배가 이기겠지?”
“야, 당연한 소릴. 스텔라 내에서 애드먼 선배보다 소울 체스 잘 두는 사람 봤어?”
구경꾼은 어느새 늘어나 있다. 처 음에는 그 구경꾼들이 부담스러웠지 만, 지금은 오히려 더 많은 구경꾼 이 모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자신의 승리를 모두에게 보 여줄 수 있을 테니까
애드먼은 바로 옆자리의 홍비연을 바라보았다. 따뜻한 애정을 담아서.
그러나 그녀는 눈을 감고서 다리를 꼰 채, 커피를 홀짝일 뿐이었다. 시
선조차 주지 않는 그녀가 야속했지 만, 어차피 내 여자가 될 여인이었 기에 상관은 없었다. 누가 뭐라 해 도, 그녀를 건들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애드먼은 그런 생각으로 백유설과 눈을 마주하였다.
그와는 반대로, 홍비연은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무슨 생각이지? 소울 체스라니….’
하필이면, 애드먼 아탈렉이 가장 잘하는 종목을 고르다니.
그야말로 미쳤다는 생각밖에는 들 지 않았다. 저기서 패배하면 모든
게 무의미해질 텐데.
무슨 생각이라도 있는 걸까? 아무 리 백유설의 머리가 좋다고 한들, 소울 체스의 신동이라 불리며 다섯 살부터 배워온 애드먼 아탈렉을 이 기는 건 불가능하다.
그 사실을 아는 애드먼은 여유롭게 말했다.
“자, 후배. 그럼 슬슬, 말을 배치하 자고. 먼저 하도록 해.”
백유설은 사양하지 않고 고개를 끄 덕였다. 이런 중요한 내기에 선공을 공짜로 양보하다니. 바보가 따로 없 다.
“그러죠.”
보통의 체스판보다 훨씬 그 크기가 크고, 팔각형의 형태를 가진 체스판 위에 그들은 각자 말을 배치하였다.
말을 배치하는 과정조차도 두뇌 싸 움이 다.
상대방이 다섯 개의 말을 집어서 배치하면, 다음으로 본인이 다섯 개 의 말을 집어서 배치한다.
상대의 말을 확인하고, 전략을 바 꿔서 어떤 말을 배치할지 고민하고 선택해야만 했다.
[애드먼 아탈렉은 주로 ‘불괴 화염 수’의 병력을 배치한다. 화력에 치 중된 전략을 추구하니 유의할 것.] [만약 그가 선공이라면, ‘불의 괴 인’을 움직이거나 ‘불타는 대지’를 필드에 설치할 가능성이 높다. 당신 은 그에 대비하여 ‘얼어붙은 빙산’ 을 준비하는 게 좋으나, 만약 그렇 지 못했다면….]백유설의 시야에 무수히 많은 ‘애 드먼 아탈렉’의 소울 체스 공략법이 떠오른다. 그것을 토대로 직박구리 안경이〈현상 분석〉을 시작하여, 그
에게 가장 이상적인 루트를 허공에 홀로그램처럼 띄워서 보여주었다.
그는 그것을 따라서, 느긋하게 체 스판 위에 말을 올려놓았다.
심리전은 굳이 걸 필요도 없다.
뭘 하든 그가 유리하다.
“ 〇 으.
말을 배치하던 애드먼은 살짝 눈가 에 주름을 잡았다. 그래도 소울 체 스로 내기를 걸 정도이니 만만하게 보지는 않았다만, 자신의 고작 말 몇 개를 보고서 전략을 완전히 간파 한 듯한 배치를 보여주다니.
시작부터 말렸다.
순간,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애써 떨쳐냈다. 고작 이 정도의 상성쯤이 야, 자신의 경험과 뛰어난 전략으로 얼마든지 극복해 낼 수 있으니까. 이런 싸움은 수도 없이 많이 해와서 익숙하다.
“흠흠, 시작할까?”
백유설은 말을 움직여 선공하는 것 으로 대신 대답했다.
‘음?’
시작부터 공격적인 움직임. 전략적 요소가 충분하고, 공격력과 방어력 이 두루 높은 말을 적진 가까이 내 보내는 그의 대담함에 애드먼은 살
짝 놀랐다.
좋은 의미가 아니라, 나쁜 의미로.
‘이 평민은 멍청해서 탐색전이라는 걸 모르는 건가?’
애드먼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전개 다. 시작부터 상대방의 전력을 대폭 깎을 수 있다면야.
상대방이 과감하게 나왔으니 애드 먼도 과감하게, 단 세 개밖에 없는 말을 움직였다.
‘스피드런 나이트’
공격력이 강한 말은 아니었지만 탁 월한 기동성으로 맵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말이었다.
콰직!
애드먼의 말이 움직여 백유설의 말 을 베어내자, 빛 가루가 되어 사라 졌다. 하지만 백유설은 당황하지 않 고 곧바로 다음의 말을 움직였다. 이번에는 또 다른 곳에서 압박을 시 작한 것이다.
역시나 공격적인 움직임이었으나, 애드먼 측에는 별다른 피해를 입히 지 못했다. 반대로 애드먼은 기동성 을 이용한 세 개의 말을 모조리 꺼 내서 백유설의 주요한 말을 하나하 나 깎아 내려갔다.
‘이거 쉽잖아?’
입가에 미소가 걸린 애드먼은 자신 의 표정조차 감추지 않고서 짐짓 느 긋한 자세로 체스를 두었다.
홍비연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뭘 하자는 거야?’
그런데 어느 순간.
애드먼의 말이 서서히 백유설의 진 영으로 파고들 무렵, 변화가 시작되 었다.
**……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백유설의 말 3개가 특정 포인트를 점령하여 필드
마법이 발동된 것이다.
[함정 : 옥쇄]
일정한 좁은 공간에 감옥을 설치하 여, 그 안에 갇힌 말을 다섯 턴 동 안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드는 필드 효과.
그런데, 우연인지 아니면 전략인ス 1.
애드먼의 기동성을 책임지는 ‘스피 드런 나이트’ 세 기가 모두 그 함정 에 모조리 걸려 버렸다.
‘어……?’
우연이겠지. 고작 다섯 턴일 뿐이 다. 다섯 턴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역전시킬 수 있을 리는 없다.
게다가.
‘흐흐, 나는 곧 필드를 완성시킬 수 있다!’
소울 체스는 단순히 상대방의 말을 내가 집어삼키는 것으로 죽일 수 있 지 않았다. 몇 번이고 공격해서 방 어력을 깎아내려야 했는데, 자신이 가진 모든 말의 공격력을 대폭 상승 시켜 줄 필드 마법이 발동되었다.
[필드 : 불타는 대지]
화염 타입에 약한 상대방의 방어력 을 줄이고, 화염 타입에 강한 자신 의 공격력을 올리는 필드.
무려 포인트를 다섯 군데나 점령해
야만 했기에 이걸 완성하는 건 굉장 히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힘든 만 큼 완성되는 순간, 상대방은 순식간 에 수세에 몰리게 된다.
‘끝이다.’
지금까지 포인트를 점령하기 위해 얼마나 야금야금, 몰래 말을 움직여 왔던가. 백유설은 이 전략을 전혀 눈치채지도 못하고 무의미한 짓이나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점령 : 뒤집힌 대ス1]“..어라?”
백유설의 말이 움직이자, 애드먼은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멍청한 소리 를 내뱉었다.
움직이는 줄도 몰랐던, 가장 졸개 의 ‘폰’이 어느 사이엔가 특정 포인 트를 콱 틀어쥐고 있던 것이다.
평상시에는 아무런 효과도 발동되 지 않지만, 만약 상대방이 [필드]를 발동시킨 상태에서 점령하면 [반전] 효과를 얻게 된다.
즉, 화염 속성의 [불타는 대ス]]가 순식간에 쩌저적 얼어붙어서 [얼어 붙은 대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이건…….”
어떻게, 불타는 대지를 완성시키자
마자 반전을 완성시켰는가.
그건…… 백유설이 애드먼의 속셈 을 완전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는 말 이 되었다.
‘아니, 아니야! 포인트의 말들을 모 조리 먹어치우면, 다시 내 필드를 되찾을 수 있어!’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면서도 서둘 러 스피드런 나이트를 움직여 포인 트를 공략하려고 했는데.
‘아.’
생각해 보니, 자신의 스피드런 나 이트는 모두 [옥쇄]어] 갇힌 채 움직 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부터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어떡… 하지.?,
방법이 없었다.
스피드런 나이트가 묶여 버린 상황 에서, 상대방의 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는 말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스스로 필드를 해제하 면…… 여태까지 노력해왔던 모든 턴이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자살행 위밖에는 안 된다는 말이다.
‘아니, 아니야. 운이 좋아서 내 전 략을 간파했겠지만, 차분히 전력을 가다듬어서 다시 싸우면 내가 이길
것이다……
애드먼은 입술을 꽉 깨물고서, [불 타는 대ス]]를 해제하였다. 그러자 효과가 반전되어 얼어붙어 있던 대 지가 깔끔하게 녹아내리며 아무것도 없는 평지가 드러났다.
‘좋아, 이제 태세를 정비해서…!’
그런데, 그가 무슨 생각을 하기도 전에.
쾅!
백유설의 말이 거침없이 움직였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공격적인 움 직임이었다.
‘어…….’
살짝 당황했지만, 천천히 머리를 정리했다.
상대방의 전략을 파악하자.
허를 찌르면 분명히 당황하여 빈틈 을 내보일 것이다.
천천흐1, 천천흐1, 그렇게 나아가면 될 것이다.
그러나.
쾅! 쾅!
애드먼이 5분을 고민하면, 백유설 은 5초를 고민한다.
그에게는 그 어떤 주저함도 없었 고, 애드먼의 차례가 끝나는 즉시
말을 움직여 마치 해일처럼 그의 군 대를 휩쓸었다.
그때.
애드먼은, 어떤 공포를 느꼈다.
마치 피도 눈물도 감정도 없는 존 재와 체스를 두는 듯한 오싹함.
갑자기 눈앞의 백유설이 저 멀리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아무런 표정 도 짓지 않은 그의 싸늘한 표정을 도저히 마주할 수가 없었다.
덜덜덜
애드먼은 거칠게 떨리는 손에 억지 로 힘을 줘서 말을 쥐었지만, 이제 는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상대방은 그 어떤 공격에도 허점을 드러내지 않았고, 감정을 전혀 담지 않은 거칠고 패도적인 공격으로 자 신의 군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그 순간, 그는 절망을 느꼈다.
마치…… 압도적인 힘으로 자신을 짓누르는 대마법사와 마주한 느낌이 었다. 이토록 감정을 하나도 담지 않고서 냉정하게 말을 움직이는 상 대는 처음이었다.
그런 만큼, 눈물이 나올 정도로 오 싹하고 소름이 끼쳤다.
,흐卜, 흐)■흐卜..’
졌다.
그 명백한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나, 가면 갈수록 거인 앞에서 몸부림치는 지렁이의 꼴밖에는 되지 않았다.
결국, 애드먼은 자신의 킹을 직접 손가락으로 쓰러뜨렸다.
쿵!
완전한 패배의 선언.
그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 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오똑하게 솟은 코끝에 땀방울이 맺 혔다. 바닥으로 땀이 뚝, 뚝, 떨어지
는 지저분한 상황에서도 그는 감히 체면을 차릴 수 없었다.
꿈이겠지.
꿈일 거야.
이건, 절대로 져서는 안 되는 경기 였단 말이다.
그래. 이런 게 현실일 리가 없어.
그렇게 생각했으나, 학생들이 요란 스럽게도 웅성거리며 그를 현실로 일깨웠다.
“애, 애드먼 선배가 졌다고?”
“어떻게 저게……
“미친, 방금 봤어? 전략 장난 아니
던데?”
“나는 소울 체스 잘 몰라서 뭐가 뭔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일방적으로 농락했다니까? 애드먼 선배는 힘도 못 쓰고 당했 어.”
그런 학생들 사이에서 홍비연은 먼 저 말없이 사라져 버렸고, 백유설 역시 마력 서약서를 쥐고서 일어났 다.
마치 기계를 연상케 하는 감정이 없는 체스를 둔 사람이라고는 믿기 지 않을 정도로 따스한 미소를 지으 며 그는 가볍게 목례를 했다.
“좋은 경기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 다.”
그리 말한 뒤 백유설이 카페 바깥 으로 모습을 감추자, 애드먼은 고개 를 떨궜다.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 사실을…… 아주 선명하게 자각 해 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