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guitarist RAW novel - Chapter 114
운수 좋은 날, 기타의 소리 (2)
“…”
나는 양복 차림의 여성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표정은 지극히 평범했다.
방송국 아재들처럼 반쯤 정신 나가 보이지도, 박부장처럼 간절해 보이지도 않았다.
“영화 제작사요?”
나는 우물우물 시금치를 씹으며 되물었다.
며칠 전, 연예 기획사 사람들이 나를 영입하려 찾아왔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는 대충 상황 돌아가는 게 이해가 가긴 했다.
근데 지금은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
“네. 우사 픽처스라고 들어 보셨어요?”
“우사 픽처스….”
당연히…
모르지!
난 원래 영화를 쥐뿔도 모른다.
다만, 영화에서 ‘음악’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건 잘 안다.
소규모 독립영화가 아닌 ‘메이저’ 영화판은, 회귀 전의 내가 비빌 수 있을 만한 장소가 아니었다.
케이블 단편 드라마 ost 세션은 한 번 맡아본 적 있는데.
물론 이것도 민수가 일감을 찔러준 거였다.
“오늘 초청 강사님 온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영화 강연이었나요!?”
“아 맞아….”
소이랑 윤수빈은 알고 있었나 보다.
“오늘 강연 반응 엄청 좋았는데~”
“3학년만 듣는 거 아니에요?”
“맞아요~”
“우와!”
윤수빈이 붙임성 좋은 억양으로 감탄을 토했다.
그렇구나.
딱히 날 찾아온 건 아니었다.
그냥 밥 먹다가 보이길래 인사한 듯하다.
지금이 딱 초청 강연이니 뭐니 하기 좋은 타이밍이긴 했다.
여름 방학 시작이 열흘 채 남지 않았으니까.
“여기 밥 맛있더라고요. 잠깐 옆에 앉아도 될까요?”
후각이나 미각세포가 손상된 사람인 듯했다.
“아, 네!”
“고마워요~ 유명인이랑 합석도 해보네~”
“에이, 유명인이라뇨.”
“유명인이죠~ 수재씨 정도면.”
공중파의 어그로 능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유튜브가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만 노출되는 ‘조건부’ 노출이라면,
TV는 다르다.
무조건 노출이다.
내 이름은, 어제저녁과 밤사이에 꽤나 널리 퍼져나간 듯했다.
“사실 어제 사무실에서 수재씨 얘기가 나왔었거든요~”
“정말요?”
“엄청 반응 좋았어요. 불꽃 사용 기법이 대단하시던데 혹시 연출 공부도 하셨나요?”
“아뇨 그냥 …”
“불꽃을 쓰신 이유가 있나요?”
윤수빈과 소이가 반짝거리는 눈으로 우리의 대화를 주시한다.
불꽃을 쓴 이유라.
딱히 이유를 붙이고 싶지는 않았다.
‘멋짐’에 이유를 붙이면, 멋지지 않으니까.
“그냥 뿜고 싶어서 뿜은 거예요.”
“아~ 하하하하 재밌으시네~”
우리는 밥을 마저 먹으며 영화 제작사 직원의 썰을 엿들었다.
배우 누구가 잘 생겼더라~ 연기력이 좋더라~ 촬영하느라 밤을 새웠더라~ 등등.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라 흥미진진하다.
뭐, 기타리스트가 영화를 찍을 것도 아니지만서도 …
혹시 ost 제작이라도 맡기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서도 …!
“우와… 영화 개봉일이 언제예요?”
“얼마 안 남았어요. 몇 주 뒤?”
어림도 없지.
암.
촬영도 편집도 이미 다 끝났을 단계였다.
뭐, 지금의 내가 영화 ost에 손을 뻗기는 힘들다.
‘실 경력’이 부족하니까.
유명세는 좀 얻었다고 해도, 노장들이 떡 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끼어들 수가 없다.
“통기타도 실력도 좋으시던데. 그… 찜질방 연주가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아~ 감사합니다.”
“나숙호씨 곡 어레인지 버전 맞죠?”
“맞아요.”
찜질방 사인회에서 나는, 사막을 걷는 노래에 ‘겨울 숲의 노래’ 멜로디를 첨가해 연주했었다.
다만, ‘겨울 숲의 노래’는 후반부가 아직 미완성 상태인 곡이었다.
“너 유튜브 댓글 보니까 그 곡 이야기 하는 사람 많더라.”
“나도 댓글 달았어…”
“곡 안 내?”
윤수빈이 젓가락을 쪽쪽 빨며 물었다.
이름 모를 영화 제작사 직원도, 뚫어져라 나를 쳐다본다.
“구상은 계속하고 있지. 얼마 안 걸릴 듯.”
“오~”
“우와 …”
나는 흠흠, 하고 콧김을 뿜었다.
새벽에 박부장과 만났을 때, 이미 ‘정규 앨범’ 계획을 세워 둔 상태였다.
곧바로 준비하자더라.
1집 앨범 발표 때 ‘신규 레이블’ 발표까지 같이 할 모양이다.
회사에서 제작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 구상만 끝나면 언제든 녹음이 가능하다.
일정만 좀 빡세게 잡는다면 2주 안에도 가능할 거다.
이따가 물어봐야겠다.
“정말요? 딱 잘됐네~”
영화 제작사 직원은, 나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 왜요?”
“영화에도 음악 들어가잖아요~”
“아 네… 근데 영화 제작은 다 끝났지 않았나요?”
“글쎄요~”
후후후.
직원은 계속 아리송한 태도만을 띠었다.
뭐지…?
유튜브 영상을 보고서, 만들어지지도 않은 ‘내 자작곡’을 영화에 넣고 싶다는 건가?
… 말이 안 된다.
개봉까지 몇 주 채 남지 않은 영화의 삽입곡을 손바닥 뒤집듯 휙휙 바꿀 수 있을 리가 없다.
근데 반응이 뭔가…
“넣을 수도 있죠.”
이상했다.
“네?”
“나중에 따로 연락 드릴게요. 앨범 작업 열심히 해주세요~”
영화 제작사 직원은 빠른 걸음으로 급식실에서 빠져나갔다.
나는 명함을 손에 쥐었다.
“… 손임혜? 좀 이상한데?”
“왜?”
명함은,
아주 이상했다.
“직급이 안 적혀 있어.”
“평사원 아니야?”
“아니, 보통 평사원은 사원이라 적히고 대표도 대표라고 적히는데?”
나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앨범 곡 작업을 해야 하긴 하는데…
내 자작곡이 영화에 실리면 좋은 건 확실한데.
뭔가, 신기루와 만난 듯한 느낌이랄까.
현실감이 안 들었다.
“일어나자.”
우리는 식판을 비우고서 급식실에서 나섰다.
소이와 윤수빈이 나에게 오묘한 표정을 내비친다.
“김수재 개 욕심쟁이네.”
“나 아직도 안 믿겨 … 수재가 생방송에 …”
“흐흐흐.”
감을 못 잡고 있는 두 사람에게 핸드폰을 내밀어 본다.
화면에는, 유튜브 채널이 띄워져 있었다.
댓글이 3000개를 돌파했다!
“어 이거… 흐흐흐흐흐!”
댓글을 확인한 윤수빈이 웃음을 터뜨린다.
소이 또한 …
“흐흐흡!”
어깨를 들썩거렸다.
진짜 개기분좋네.
아침에는 완전 전쟁이었는데.
어떻게 공중파에 출현했는지 묻는 놈들이 2할.
불꽃 대체 뭐냐고 묻는 놈들이 1할.
7할은, 내가 포 데이지와 같이 무대를 서서 부러워 죽으려는 놈들이었다.
“오~ 빨기좌~”
“빨기좌 밥 맛있게 먹었어?”
지나가던 형 누나들이 한 마디씩 건넨다.
학교에서 인지도 max를 찍은 거 같다.
“나쌤 반응 진짜 기대된다! 소이 이따가 얘기 들려줘!”
“응!”
7월 4일 월요일 오후.
또다시, 전공 지원 수업 시간이 찾아왔다.
나는 소이와 나란히 별관 계단을 올랐다.
“수재야.”
“응?”
소이가 고개를 치켜들며 나를 부른다.
“좀 있으면 방학이잖아 …”
“그렇지.”
“혹시 … 따로 일정 있어?”
턱-
소이는, 계단 중앙에서 걸음을 멈췄다.
묘한 눈빛.
묘한 떨림.
뭐지.
고백 각인가?
고백 각이 섰나?
둘이서 놀러 가자는 건가?
머릿속에 무수히 많은 망상이 무럭무럭 떠오른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나는 큼큼, 목을 가다듬고서 대답했다.
“나 시간 많아.”
“다행이다아… 그럼 우리… 같이 놀러 갈래?”
“그래. 어디 갈래?”
“아, 그 … 이미 장소는 정해 둬서 … 수빈이랑 윤서랑 유진이랑 …”
“아~”
그럼 그렇지.
“좋지.”
나는 씨익, 미소를 지으면서 전공지원 수업실로 향했다.
오늘도 나의 예측은 아주 멋들어지게 빗나갔다.
개쪽팔린다.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개쪽팔려어어어어!
벌컥-!
문을 열자마자 남자애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눈빛에는 여전히 ‘사인’에 대한 갈망이 어려 있었다.
“사인 …”
“사인 …”
“포데이지…”
다들 뭔가 존나 불쌍한 표정이었다.
나는 약해지려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의자에 앉았다.
드르륵-!
얼마 지나지 않아 나숙호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나선생님은 내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껄껄 웃으시며,
턱턱턱!
내 어깨를 두들기셨다.
“하하하하하! 대단하다! 대단해!”
오소소.
온몸에 전율이 돋았다.
칭찬 받는 건 언제나 기분이 좋지만, 나선생님께 받는 칭찬은 항상 남달랐다.
좋게 봐주셨구나 …
객관적으로 보면 그냥 미친 짓이라서 걱정됐는데…
다행이다.
“이야 … 생방송에서 불꽃을 다 쏘고 말야. 상상도 못 했다 못 했어. 너희도 봤니?”
“네에!”
“그래, 반 친구들이니까 잘 봐줘야지. 아, 수재야.”
“넵!”
“혹시 방송사에서 불이익 같은 걸 준다고 하던?”
“감독님들이 오히려 무대를 ‘도와’주셨습니다!”
“흐흐흐흐 이야~ 참. 다행이야!”
나선생님은,
스윽 스윽-
내 머리를 두어 번 정도 어루만지신 다음, 교탁 앞에 서셨다.
그리고서…
텅-!
하드케이스도 같이 올려놓으셨다.
“흠흠, 벌써 한 학기가 끝났네요. 오늘 뭘 가르칠까 했는데, 어제 수재 무대를 보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존댓말 모드로 바뀌신 나선생님.
나는 나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하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
무시무시한 외관의 하드케이스에 자꾸만 시선이 갔다.
“이번 수업은 … 연주자의 ‘선호요소’에 대한 건데…”
스윽,
투욱-!
하드 케이스가 열렸다.
“우와 …”
“헉 …!”
숨넘어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오리지널’ 62년산 펜더 스트라토캐스터가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낸 탓이었다.
“우와아아아아!”
일렉기타 전공생이든 아니든 간에.
그냥 다 같이 소리를 내질렀다.
나야 뭐 57 오리지널을 본 적이 있긴 했지만,
소이도 ‘생일선물’로 오리지널 펜더를 받긴 했겠지만 …
그래도 놀라웠다.
도장이 반쯤 날아가 버린 검은색 바디와, 누렇게 변해버린 픽업과 픽가드, 각종 노브들.
초록빛이 도는 브릿지.
헤드 쪽에는 금이 그냥 쫙쫙 가 있다.
멋스럽다.
‘멋’이 폭발하는 기타다!
“어때요?”
“우와 …”
“와아아아아!”
“너무 좋아요!”
애들이 환호성을 내지른다.
내 기타도 나름 레릭 상태긴 한데.
넥포켓 갈라진 거 본드로 붙여서 소생시킨 거긴 한데.
녹아든 ‘세월’이 달랐다.
“오리지널 펜더예요. 확실히 소리가 좋아요. 그러니까 … 다들 한 번씩 쳐보도록 해요.”
“…”
“…”
곧바로 밀려오는 엄청난 환호성.
큰 앰프를 찾으러 복도로 뛰어나가는 학생들.
우리는 나선생님의 기타를 한 번씩 만져볼 수 있었다.
소리는 당연히 좋았다.
‘펜더’의 전성기 시절 기타니까.
세월이, 나무에 스며들어 있었으니까.
1인당 1분 남짓한 연주에도 불구하고, 다들 표정이 아이스크림처럼 흘러내리려고 했다.
다만,
나는 …
“… 왜 그래?”
옆 옆자리에 있던 하민서가 고개를 불쑥 내민다.
나는, 망설임 없이 감상을 입에 담았다.
“음 … 뭐랄까 되게 … 빈티지하면서도 … 노이즈가 없네요.”
이건, 최상급 오리지널을 직접 만져봤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빈티지 기타에 필수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노이즈가, 이 기타는 ‘적었다.’
오리지널은 절대로 이럴 수가 없다.
“하하하. 당연하죠. 픽업이 오리지널이 아니니까. 다들 눈치챘나요?”
나선생님은 놀리는 맛이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으셨다.
… 풀 오리지널이 아니었다!
충격적인 진실에 모두가 벙찐 표정을 짓는다.
“사실 오리지널 픽업을 보존하기는 쉽지가 않아요. 이것도 교체된 거예요. 하하, 픽업을 가느라 몇백을 날렸는지 원.”
나숙호 선생님은,
– 디이잉~
간단한 블루스 잼을 선보이시더니, 말을 덧붙이셨다.
“다들 소리 좋은 기타를 쓰고 싶어 하지만 … 그것보다 먼저 상황에 맞춰 쓸 줄 알아야 해요. 오리지널이 아무리 좋아도, 모든 무대에 어울리지는 않으니까요. 요점은,”
척-
나선생님은 나를 검지로 가리키셨다.
“어제저녁의 수재처럼, 자신이 원하는 기타 소리를 찾아야 한다는 거예요. 분명 두 개 썼었죠?”
“오오오오오…”
반 애들의 시선이 전부 나에게 쏠린다.
개부끄럽다.
나는 얼굴을 손바닥으로 감싸며 푸욱, 고개를 숙였다.
나선생님은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파악해야 한다’의 예시로 나를 지목해주셨다.
하지만,
뭔가… 뭔가.
조금 걸린다.
나는, 손에 쥐고 있는 기타를 살폈다.
펜더 디럭스 스트라토캐스터.
훌륭한 기타다.
노이즈도 없고.
깔끔하고.
전직 세션맨으로서 마음이 편하기 그지없는 놈이다.
나한테 빈티지 리이슈 같은 걸 억지로 들려줘도 결국 픽업을 갈아버릴 거다.
근데, 그래도.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들긴 했다.
나는 이 기타의 소리를 조금 더 좋게 만들고 싶었다.
더더욱 좋은 소리로, 내 ‘1집 앨범’을 녹음하고 싶었다.
수업이 끝났다.
나는 남은 시간 동안 소이와 빡세게 연습한 뒤, 교실로 향했다.
이제 종례 받고 집에 가기만 하면…될 거 같긴 한데…
“야, 야야야.”
도현이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왜?”
“저거 너네 동생 아님?”
“… 어?”
창문을 열어 정문 쪽을 살펴본다.
다 같은 교복을 입은 여중생 30명이, 우리 학교 교문 앞을 지키고 있다.
패싸움 났나?
“너 기다리는 거 아니야?”
“… 나?”
“너.”
“치킨 한 마리씩만 사주고 보내면 되겠네.”
“나한테 치킨 얻어먹으려고 찾아온 거야…?”
“그럼 싸인 받으러 왔겠음? 째트킥!”
“으악!”
머릿속에서 세연이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친구 한두 명 끌고 오는 거… 뭐 괜찮다.
네 명? 좋다.
근데 30명을 끌고 와?
TV 한 번 나왔다고 30명의 입을 감당하라고?
징징징-!
주먹이, 애처롭게 울고 있었다.
때린다.
집에 가서, 개때린다!
나는 드르륵-!
창문을 닫았다.
못 본 샘 치자.
아마 후문으로 가면 될 거다.
후문으로.
“우와! 안녕하세요!”
“저 세연이 친군데요, 우와 실물…”
“아, 안녕하세요!”
나는, 중학생들에게 둘러싸였다.
사방에서 병아리가 빽빽 울어대는 것 같다.
중딩들이, 후문에서도 잠복하고 있었다.
동생이 멀찍이 떨어져 괜히 히죽거린다.
개때리고 싶네 진짜.
“ … TV 화면 보다 잘생겼어요!”
“오빠! 오늘 어디 가세요?”
“사인해주시면 안 돼요?”
“같이 놀아요!”
“저 어제 인기 뮤직 봤어요! 쌍기타 돌리기이~”
“쌍기타 돌리기이~”
“흐히히히히힣”
뭐가 웃긴지 자기들끼리 낄낄 웃음을 터뜨리는 여중생들.
다들 에너지가 아주 넘친다.
넘쳐 흐르는 에너지 탓에, 말라 죽을 것 같다.
“얘들아~ 일찍 들어가야지~”
나는 환하게 억지웃음을 지으며 동생 친구들을 떼어내기 시작했다.
쉽지가 않다.
특히 내 왼쪽 손목을 잡고 있는 이 손이 말이다.
뭐지?
“….”
30에 달하는 여중생 무리에,
사복차림이 한 명 섞여 있었다.
“빨기좌 새 앨범 기대된다. 빨리 앨범 듣고 영화도 같이 보고 싶어. 필요한 거 없어?”
소름 돋는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이번엔 안 놓친다.
나는, 내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을,
덥썩 –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