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necromancer in a fantasy game RAW novel - Chapter 166
166
알레시아를 구해준 공로를 인정받아 토드 일행은 극진한 대접을 받게 되었다.
더욱이 알레시아 휘하로 수렵제에 참가하기로 공언한 덕택에 숙소를 무려 별궁으로 배정받았다.
여태껏 거쳐왔던 잠자리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호화로운 곳이었으나, 토드로선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처사였다.
‘숨이 턱턱 막히네.’
어딜 가도 하인들의 시선이 따라붙는다. 저들도 사자대공이 부리는 수족들이니, 자연히 그의 손아귀에 놓이는 셈이었다. 휘하에 거느린 하수인만 스무 구가 넘어갔니 그나마 넓은 방을 배정받은 것이 위안이었다.
별궁을 살피던 쇠렌이 작게 속삭였다.
“안쪽이 상당히 부산스럽구만.”
“아무래도 저희가 전야제를 앞두고 도착했으니까요. 게다가 이곳엔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손님들도 머무르는 모양입니다.”
남루한 토드 일행에 비하면 별궁에 머무르는 이들은 차림새가 화려했다. 대공위를 걸고 개최되는 수렵제이니만큼, 하나같이 위세가 대단한 인간들이 분명했다.
토드 일행을 탐색하는 눈빛은 복합적이었는데, 미약한 호기심을 드러내거나, 명백한 경멸이 섞여 있었다.
“안 그래도 방금 어떤 놈팽이가 날 벌레 보듯이 바라봤소. 몸도 가는 것이, 영락없는 잘난 집 도련님이시겠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세요. 가급적이면 상대하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아, 장의사 양반. 나도 눈칫밥이 있는데. 게다가 화난 것도 아뇨.”
어깨를 으쓱인 쇠렌이 음험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흐흐! 얼굴이 제법 반반하던데, 그런 놈들이 길들이는 맛은 있지.”
앞서 토드 일행을 안내하던 하인이 헛기침을 흘렸다. 토드가 눈을 흘기자 쇠렌은 고개를 돌린 채 딴청을 피웠다.
“그나저나 여긴 복도만 하더라도 뒤지게 넓군. 우리 벌써 10분 넘게 걷고 있는 거 아니었소? 별궁이 이 정도라니.”
“그만큼 헤젤슈마흐 대공가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드러내는 거겠죠.”
바닥에는 온통 화려한 색감의 카펫이 깔려있었고, 모퉁이마다 화병과 고풍스러운 예술품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게다가 정복군주로서 이름이 높았던 로다빙 대제의 후예라는 점 때문인지 동방에서 노획해온 이국적인 전리품들도 진열되어 있었다.
보석이 세공된 샴쉬르, 수정으로 만든 유리병이나 실크로 만든 터번, 신비로운 문자로 새겨진 마법서 등, 화려한 유물들에 시선이 사로잡혔다.
특히 쇠렌은 본업이 장물을 취급하는 일이라 그런지,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히야, 저것들이 하나에 얼마여. 잘만 취급하면 떼돈 벌겠네. 에를도르프에서 세탁하고, 판가우에 갖다 팔면 못해도 금화 세 자루는 넉넉히 챙기겠어.”
참다못한 하인이 입을 열었다.
“별궁 내 진열된 전시품은 헤젤슈마흐 대공가의 소유물입니다. 아무리 귀빈이시라도 함부로 손을 대셨다간······”
쇠렌이 어색한 미소를 흘리며 급히 얼버무렸다.
“아, 진짜로 훔치겠다는 게 아니고! 내가 출신이 쌍놈이라, 내 나름대로 감탄을 드러내는 표현이었소.”
평소와 달리 이스라가 조용하니 도리어 쇠렌이 방정맞은 입을 주체하질 못했다.
그가 헛기침을 흘렸다.
“미안하오, 장의사 양반. 나도 이런 곳은 처음 오다 보니, 좀 들뜨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구만.”
다시 하인이 사뿐히 발걸음을 옮기는 가운데, 쇠렌은 입은 꾹 다문 채 눈은 바삐 움직였다.
문득 이스라는 뭘 하나 싶어 뒤를 돌아보니, 일행을 따라오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이스라?”
토드의 부름을 듣지 못한 것인지 파멸의 기사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았다. 좀 전에 지나온 길을 되돌아가 보니 그녀는 어느 그림을 우두커니 응시하고 있었다.
고전적인 화풍으로 풍차와 밀밭의 풍경을 묘사한 것뿐인, 여기 널린 보물들과 비교하면 특별한 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유화였다.
우측에 풍차를 향해 말을 끌고 달려나가는 기사가 그려져 있었는데, 그 점이 그녀의 시선을 붙잡아둔 걸까.
“이 그림이 마음에 드셨습니까?”
토드의 물음에 투구 속 안광이 희미하게 점멸했다.
“저희는 영애를 구해냈으니, 이 정도의 물건이라면 돌아가는 길에 보수로 얹어달라 요구해도 괜찮을 겁니다.”
의외로 이스라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닐세. 본인이 보기에 이 그림은 이 장소에 걸려있는 게 타당해 보이네.】
안광을 좁힌 파멸의 기사가 낮게 읊조렸다.
【단지··· 유독 이 그림만큼은, 눈에 익더군.】
그녀는 재차 그림을 살폈다.
【이상하지 않나? 분명 본인에게 이곳은 생소한 장소이거늘, 본 적도 없는 그림이 익숙하게 느껴지다니.】
그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원 풍경이 정적인 것과 달리, 기사의 모습은 역동적이었다. 만약 이 그림에 신비로운 주문이라도 걸려있다면 당장에라도 캔버스를 찢고 달려 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한참 동안 바라봐도 그림 속 기사는 변함없이 액자 속에 갇혀있었다.
토드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글쎄요. 이따금 기시감을 느끼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망자도 육신을 지닌 이상, 피조물의 불완전함이 내재되어 있으니까요.”
【······.】
그림을 응시하던 파멸의 기사가 중얼거렸다.
【어째서인지 이 그림을 볼수록 씁쓸한 기분이 드는군.】
토드가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런 정취를 자아낼 그림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림에 묘사된 기사의 모습은 씩씩하고 기백이 넘치지 않습니까?”
이스라의 안광이 흔들렸다.
【조금 복잡하군. 쓸쓸하면서, 뭔가 벅차오르는 느낌이네. 가슴팍을 간질이는 듯한··· 본인으로선 생소한 심경이라 당황스럽네.】
고민하던 파멸의 기사는 직접 손을 뻗어 그림을 쓸어내렸다.
【마치 오래전에 사놓곤, 까맣게 잊어버린 기사도 소설책을 우연히 찬장에서 끄집어낸 심경이라고 해야 할까. 생각지도 못한 것과 재회한 기분이라 반갑기도 하다만, 너무 늦게 찾아 먼지가 쌓이고 낡아 버린 것이 안타까운 것처럼 말일세.】
그녀의 말을 헤아리던 토드가 나직이 답했다.
“그건 그리움의 정서가 아닐까요?”
이스라가 탄식했다.
【그리움이라.】
고유 서사의 조건은 기사로서 이스라를 그녀의 가족에게 인정받는 것이라 명시한다.
‘이스라는 무인으로서 위명을 떨치는 것이 숙원이었지.’
진정 망자는 사망의 충격으로 인해 생전의 기억을 잃는가?
일부 기억을 소실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망자들은 생전의 행동양식을 모방하지만, 낮은 재현도로 인한 어설프고 투박한 흉내 탓에 자연히 생명체의 불쾌감을 유발한다.
이는 사자의 서에서도 분명히 규명된 내용이었다.
‘···이스라의 사례를 보면, 망자의 기억이 영영 소실된 건 아냐.’
재활성화된 신경, 생장하는 머리카락.
수복은 어디까지나 형태로만 남은 육신의 파손 부위를 메꾸는 작업이지, 정지된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시술이 아니다.
거기에 꿈을 꾸는 망자라니.
토드의 하수인은 사자의 서에도 적혀 있지 않은 새로운 지평을 넘고 있었다.
무릇 불가해한 현상을 이해하려면 원인을 파악해야 하는 법.
“기사분. 부디 그 그림에는 손대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어느새 접근한 하인이 이스라를 타박했다. 움찔한 파멸의 기사가 손을 떼어내자, 그는 먼지떨이를 꺼내 조심스레 그림을 쓸어냈다.
“자칫 대공 전하께서 경을 치실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길.”
눈을 가늘게 뜨고 그림을 살핀 쇠렌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 있는 것들에 비하면 그리 가치가 높아 보이지도 않는데. 대공 전하께서 노여워하실 정도라고?”
하인이 단호히 답했다.
“이 그림은 일라리스 아가씨께서 각별히 아끼시던 물건입니다. 아직 객실까지 가려면 멀었으니, 속히 이동하시지요.”
하인의 재촉에 미련이 남은 듯 자꾸만 고개를 돌아보던 이스라는 마지못해 발을 떼었다.
‘돌이켜보면 이스라가 잃은 기억은 생전과 관련된 것들뿐이지.’
하물며 마르커스도 사후의 충격으로 문 여는 방법처럼 생활에 필요한 사소한 관습들조차 잊었다.
‘그걸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이스라가 잃은 기억이 있긴 한가? 여태껏 읽었던 기사도 문학들은 구절 하나하나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면서.’
처음 일으켰을 때부터, 이스라는 언동이 조금 독특한 것 외엔 불완전한 구석이 없었다.
마치 누군가가 그녀에게서 기억의 단면을 의도적으로 도려내기라도 한 것 같은 모양새다.
돌연 이스라가 안광을 불태웠다.
【흠, 명예가 걸린 싸움을 앞두고 있는데, 계집아이처럼 사사로이 감정에 휘둘려 대계를 그르칠 순 없는 법이지!】
가슴팍을 두들긴 파멸의 기사는 다시금 힘찬 걸음걸이로 하인을 뒤따랐다.
그런 이스라의 모습을 가만히 응시하던 토드는 눈썹을 찡그렸다.
‘어쩌면···.’
뇌리에 미약한 추측이 스치고 지나갔다.
토드는 처음 이스라를 수복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녀가 손에 끼고 있던 에메랄드 반지.
‘쯧, 이 몸은 무위를 좇아 무인이 되기로 했거늘. 한심하게도 한 줌의 알량한 마음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녹주석은 생명을 상징한다. 보통 약혼식을 앞둔 어린 여인에게 선물하기도 하지만, 신록의 계절인 5월에 탄생한 아이에게 주는 탄생석이기도 하다.
‘본인에게 생전의 기억은 중요하지 않다. 토드. 본인이 쓰러졌던 건, 그런 나약한 마음에 얽매였기 때문이다.’
알레시아는 자신의 언니가 약혼을 앞둔 전날 가문을 떠났다고 증언했다. 분명 생전의 그녀가 약혼을 달갑지 않게 여긴 정황이 명백한 만큼, 약혼 반지는 아니다.
‘나약한 마음. 나약한 육신. 본인은 그대의 부름을 받아들인 순간부터, 자신의 나약한 것들은 모두 버리기로 맹세했다.’
사납게 이글거리던 안광이 선연하다.
지금은 목걸이로 재탄생했지만, 파손되었을 때 형태로 미루어보아 명백히 여인을 위해 어여쁘게 세공된 장신구였다.
목걸이를 걸어줬을 때 이스라가 극도로 꺼리긴 했어도, 그 뒤로 변함없이 그녀는 목걸이를 차고 다녔다. 무의식적으론 소중한 물건이었음을 암시했다.
‘···누군가 도려낸 것이 아닌, 의도적으로 끊어낸 주체가 이스라 자신일지도.’
죽음은 끝이 아닌, 순환의 일부.
옛 잔재가 죽으면, 그로부터 새로운 존재가 탄생한다.
현대 지구에서 살던 인간이 땅에 묻히고, 사령술사 토드가 일어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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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제를 앞두고 대회장에 모든 인원이 모였다.
사제들이 피운 향연이 안개처럼 자욱하게 깔린 가운데, 사자대공이 로다빙 대제를 그린 성화 아래 당당히 섰다.
“지엄하신 아버지께 간청하건대, 나의 이름으로 개최되는 수렵제에 참가하는 투사들의 다섯 손가락을 강하게 해주시옵고, 그들의 오감을 예리한 칼날처럼 벼리시며, 당신께서 가르치는 미덕으로 그들의 길을 밝혀주소서!”
대앵···.
청아한 종소리와 함께 시동들이 흰 아마포와 물잔을 들고 나왔다.
수렵제에 참가하는 이들이 차례로 나가 사제의 축복을 청했다.
탁자에 앉아 구경하던 쇠렌은 메추리 고기를 뜯으며 말했다.
“장의사 양반, 웃기는 광경이지 않소? 사냥으로 후계자를 결정짓는 자리라면 저리 맹물을 끼얹기보단 산 제물의 피를 발라주는 게 어울리는 것 같은데.”
“그러게 말입니다. 분위기를 보아 지금 작은 종을 울릴 게 아니라, 주변에서 북이라도 두들겨야 할 텐데요.”
쇠렌이 낄낄거렸다.
“내 말이! 거기에 버섯이 빠지면 섭하지! 그런 걸 먹어야 전사들은 곰을 때려잡을 수 있다고. 저 숲에 뭐가 도사리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마지막 차례로 나선 알레시아가 자리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벌컥!!
느닷없이 열린 문에 대회장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다각, 다각.
홀연히 말을 끌고 온 불청객은 거침없이 참여자들로 가득한 대회장을 가로질렀다.
명백히 초대받지 않은 자가 대공의 연회장에 나타난 것으로도 모자라, 말까지 탄 무례를 범하고 있었으나, 누구도 경비를 부르거나 칼을 뽑으려는 시늉조차 못 했다.
숨을 참고 있던 쇠렌이 딸꾹질했다.
“······씨부랄. 대공이 정신 나간 줄 알았더니, 진짜일 줄은.”
그는 자연으로부터 비롯된듯한 형상을 취하고 있었다. 전신을 휘감은 넝쿨과 잔가지들은 자연스럽게 거구를 뒤덮고 있었다.
모두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신록의 기사는 유유히 일대를 둘러보더니, 어깨를 들썩였다.
─와, 하! 하!
연회장 전체가 울릴 정도의 호방한 소리에 모두가 귀를 막았다. 토드는 미간을 찌푸린 채 유령처럼 나타난 존재를 응시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느낌의 웃음소리인데.’
비단 그 감상을 자신만 느끼는 건 아닌지, 이스라의 안광이 세차게 이글거렸다.
─이토록 명예를 갈구하는 이들이 많이 모였다니! 좋다!
한 손으로 도끼를 치켜든 신록의 기사가 선언했다.
─일찍이 리케르트가 공헌한 대로, 이 고결한 수렵제에서 승리한 자가 헤젤슈마흐 가문의 이름을 이을 것이다! 본디 사자의 이름은 혈통이 아닌, 가장 명예로운 자가 차지하는 것이었나니!
초월적인 존재가 풍기는 기백에 압도당하길 잠시, 누군가가 몸을 일으켰다.
“신록의 기사여! 당신이 전설적인 위명을 지닌 존재라는 건 알고 있소! 허나 당신은 헤젤슈마흐 가에 속해있지도 않은데, 무슨 자격으로 사자의 혈통에 대해 멋대로 규정짓는 것이오?”
알레시아가 낮게 속삭였다.
“···아버지의 조카인 파르지발 경이야. 원래라면 상속법에 따라 후계자로 지정될 인간은 저 사람이지.”
“그렇군요. 어떤 사람입니까?”
그녀가 혀를 내밀며 빈정거렸다.
“생긴 것만 청년이지, 융통성이라곤 노인네랑 다를 바 없어. 순 밥맛이야.”
소위 젊은 꼰대라는 건가. 토드가 보기에도 고지식한 인상이 다분한 사내였다.
─와, 하! 하! 좋은 질문이다! 젊은이!
말에서 내린 거한은 서슴없이 사자대공의 어깨에 오른팔을 올렸다.
─나는 이미 순리에 따라 오래전 수명을 다한 놈이나, 내가 이룩한 제국과 후손들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다못해 돌아왔다!
그는 왼팔로 투구를 벗어냈다. 빛 아래 드러난 얼굴을 보곤 대회장에 있는 모두가 경악했다.
막상 리케르트는 내심 기사의 정체를 짐작하고 있었는지, 그리 놀란 표정은 아니었다.
신록의 기사는 그런 반응을 즐기듯, 선명한 미소를 그리며 읊조렸다.
─수렵제에 참가하는 이들에겐 나 로다빙의 축복이 있으리니.
기사의 맨얼굴은 당장 사자대공의 머리 위에 있는 성화 속 로다빙 대제와 동일했다. 헤젤슈마흐가 낳은 희대의 위인이자, 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제.
장장 수백 년 전에 죽은 인물이다.
망자라기보단, 가문을 수호하는 성령, 일종의 거룩한 사념에 가까운 존재였다.
토드가 군침을 삼켰다.
‘사념이 저렇게 선명히 남아있다면, 유해도 잘 보존되어 있다는 거겠지.’
어느 정도 사령술 경지를 쌓은 이후로 웬만해선 남의 무덤을 기웃대는 건 지양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결심이 흔들린다.
‘나중에 턱뼈, 손가락, 아니, 아주 작은 뼛조각 하나만이라도 어떻게든 건져볼까?’
도굴을 해보겠다는 게 아니다. 저 상태면 관은 잘 계신지 한번 들여다만 보겠다고.
유해는 당시 어떤 식으로 방부 처리를 했는지.
뼈와 별개로 저 형태가 이뤄진 거라면 지평좌표계는 어떻게 고정하셨는지.
어디까지나 사심이 아닌, 사령술사로서 순수한 학구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