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necromancer in a fantasy game RAW novel - Chapter 211
211
진입하기에 앞서 마르커스가 갑옷과 무기에 대고 축도문을 읊조렸다.
【지엄하신 아버지, 솔마르의 성광이 이들에게 두루 비추시옵고, 영광된 빛으로 하여금 천상의 적대자들로부터 항구히 보호하사···】
라노의 차례에 이르러 그녀는 손사래 쳤다.
“아, 난 됐어. 괜히 반짝거려봤자 눈에 띄기만 하거든.”
냉소를 흘린 마르커스가 제구를 거둬들였다.
【바라는 대로.】
반면 토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하게 성수로 소독했다. 손톱 밑까지 닦으려 들기에 도리어 마르커스가 질린 기색이었다.
【네놈은 이게 무슨 우물에서 길어 올린 물인 줄 아나? 사령술사! 그만 좀 가져가라!】
“그러지 말고 좀 더 주시죠. 너무 야박한 거 아닙니까?”
한술 더 떠 파멸의 기사는 아예 물병을 부여잡곤 입을 헹구고 있었다.
이전까진 악마들 못지않게 불경하다 취급받던 족속들이 저러고 있으니 카리나는 별종 보듯 쳐다봤다.
엄연히 합법적 도핑인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명심하세요. 내부는 모든 관념이 뒤틀린 곳입니다. 감각이 아닌, 직관을 믿으세요.”
장검을 거머쥔 이스라가 안광을 이글거렸다.
【그 말인즉슨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건 쳐부수면 그만이렷다!】
표정을 구긴 마르커스는 즉시 파멸의 기사를 타박했다.
【이 머저리 같으니. 사령술사의 말은 내키는 대로 행동할 것이 아니라, 이성에 따라 움직이라는 게 아니냐. 자칫 마귀한테 홀려 피아를 혼동할지도 모르는데.】
【본인은 그깟 얄팍한 농간 따위에 속지 않는다. 기사도 정신에 입각한 안목과 지혜가 본인에게 있나니!】
거만하게 웃은 이스라가 턱을 치켜들었다.
【혹여 자네는 저 악마 놈의 권능이 두려운가? 심문관!】
투지가 철철 흘러넘치는 안광을 흘겨본 마르커스는 낮게 중얼거렸다.
【악마들보다도 네놈 검이 더 두렵다. 괜히 내 등이나 치지 마라. 저 장막 아래에선 주의 빛도 귀하니.】
어깨를 들썩인 이스라가 거칠게 마르커스의 견갑을 두들겼다.
【하, 하! 하. 염려 마시게나! 기사도 문학에서 검은색은 승리의 상징! 흑기사는 절대 패배하지 않는다!】
준비는 끝났다. 카리나의 마력이 넘실거리는 장막을 젖혔다.
“전위는 이스라와 마르커스가 맡습니다. 동시에 들어가 볼게요. 하나, 둘···”
모양새는 우습지만, 혹여 어떤 간섭이 있을지 모르니 일행은 토드의 구령에 맞춰 동시에 장막 너머로 발을 옮겼다.
“······셋.”
발을 내디디고 보니 토드는 웬 외딴 복도에 홀로 서 있었다.
바로 옆에 들어오라는 듯 미닫이문이 활짝 열려있었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주변부터 둘러봤다.
‘생각보다 잘 만들어놨네.’
이 세계관에 있을 리 만무한 비상구 유도등이 초록빛으로 깜빡이고 있었다. 귀를 기울여보니 LED 특유의 미세한 소음도 구현해놨다.
슬쩍 고개를 떼어낸 토드는 코를 씰룩이다가, 깊게 숨을 들이켰다.
공기 중에 짙게 밴 크레졸, 포르말린.
‘여긴 병원이구나.’
정말 오랜만에 맡아보지만, 워낙 익숙해서인지 입꼬리가 올라간다.
악마가 단순히 자신의 기억을 떠본 것만으론 이 정도까진 흉내 내진 못할 테니, 아마 여긴 침입자의 심상 본연이 투영된 곳이겠지.
조명이 꺼진 병원은 전체적으로 음산했다.
범인이라면 컴컴한 복도 너머 드리운 어둠을 두려워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령술사는 전혀 개의치 않고 접수처 쪽으로 걸어갔다.
휘파람까지 불며 옮기는 걸음걸이는 경쾌하기 그지없었다. 거침없이 어두운 복도를 누비던 그는 문득 자판기와 마주쳤다.
선명하게 깜빡이는 버튼 너머 형형색색의 음료수 캔들이 놓여 있었다.
‘탄산 마셔본 게 언제적이더라.’
뚜껑을 따면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입에 머금으면 입천장과 혓바닥을 따끔하게 쓸어내리며, 목구멍 너머로 넘기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청량감에 눈물이 핑 돌겠지.
여기선 시원한 탄산은 둘째치고 김빠진 맥주를 뜨겁게 데워오는 건 일상인 데다, 부글부글 끓어오를 정도의 액체면 십중팔구 산성 용액이다.
주머니를 뒤적여보니 마침 주머니에 500원짜리 동전 2닢이 들어 있었다.
‘집어넣기만 하면, 꺼내서 마실 수 있는데.’
캐러멜 맛, 오렌지 맛, 라임 맛.
아무리 이곳의 향신료와 과일을 갈아 넣어도 현대 기술로 배합한 첨가제의 풍미를 따라갈 리 만무하다.
비록 이 모든 게 환상에 불과할지라도,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만들어진 곳이라면 탄산음료의 황홀함도 완벽히 재현했을 가능성이 컸다.
꿀꺽.
비록 그 세상에서의 삶이 그립진 않더라도, 밍밍한 맥주는 선을 넘었다. 잇몸이 시릴 만큼 차가운 음료로 목을 축이고 싶었다.
게다가 알루미늄 캔의 철통같은 위생과 달리, 주점에서 내오는 나무잔은 곰팡이가 슬어 밑바닥이 새카맣거나, 이따금 죽은 파리가 동동 떠다니는 경우도 흔했다!
파르르 떨던 사령술사는 애써 주머니에 동전을 찔러넣었다.
‘그래도 하수구에서 쥐새끼들이랑 동석해서 빗물 받아먹던 시절에 비하면 밍밍한 맥주도 나쁘지 않지.’
지금은 서리 반지도 있으니 얼음은 자신이 직접 만들면 그만이다. 그깟 파리 좀 가끔 씹어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나름 씁쓰름한 맛이 보리 맥주 특유의 옅은 탄 내와 잘 어울리는 안주라고 생각하는 토드였다.
자판기를 뒤로하고 접수처에 다다르니 의외로 간호사들이 데스크를 지키고 있었다.
토드를 본 여인이 나른한 어조로 말했다.
“환자분. 지금 취침 시간이세요. 야간에 용무가 있으시면 병실 밖으로 나오지 마시고, 호출 벨을 눌러달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어깨를 들썩인 토드는 팔을 기댄 채 답했다.
“잠이 잘 안 와서요.”
뚱한 표정으로 꼬나보던 간호사는 단호하게 전화기를 집어 들곤 다이얼을 눌렀다.
“어, 정쌤. 여기 401호실 환자분 나오셨는데, 병실로 모셔다드려. 다시 못 나오게 꼼꼼히···”
“그거 아시나요?”
사령술사가 히죽 웃었다.
“병원엔 4층이 없어요. 혹여 있더라도 병실이 있는 경우는 드물고요.”
잘 만들었지만, 역시 디테일은 아쉬웠다.
“게다가 야간 근무 보시는 분들치곤 혈색이 좋으시네요. 안면 묘사나 억양은 제법 그럴싸하게 흉내 내셨는데, 접수처 보시는 직원분들은 항상 피곤에 쩔어 계신답니다.”
들어 올린 전화기 너머로 상대방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공허한 비프음만이 울릴 뿐.
“···하물며 정신병동이라면 더더욱이요.”
전화기를 내려놓은 간호사가 슬며시 웃었다.
“왜. 이런 곳에 지내봐서 잘 아나 봐?”
전등이 깜빡인다. 깐깐한 인상의 간호사는 어느새 고혹적인 눈매의 미인처럼 보였다. 토드는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제가 지냈던 건 아니고, 이따금 면회 때문에 찾아뵀던지라 잘 알죠.”
불빛이 점멸한 뒤엔 턱수염 무성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그래? 그럼 처음에 외면했던 방으로 돌아가 봐.”
좀 전엔 잔살 무성한 노파. 지금은 장난기 어린 남아.
“거기 널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 테니까. 아마 깜짝 놀랄걸.”
토드가 피식 웃었다.
“글쎄요. 굳이 만나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야 이 모든 건 신기루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당신의 이름 앞에 붙는 별칭처럼요.”
대체로 현실이 아닌, 환상에서 나타나는 영적 존재들은 눈이 보이질 않는다.
눈앞의 간호사 또한 그러했다.
그럴싸하게 조성된 이목구비는 단지 추상적인 인상만을 남긴다. 어설프게 인간의 형상을 따라 한 모조품에 불과했다.
악마가 조소한다.
“신기루일지라도, 여긴 널 비추는 거울이야.”
퀴셍달은 어깨를 으쓱이며 속삭였다.
“표면적으론 부정하고, 거부하더라도 여긴 네가 바랐던 것들로만 꾸며낸 장소라는 본질은 변함이 없어.”
“흠, 어쩐지. 보통 병원 자판기엔 보리차나 이온 음료도 있기 마련인데, 순 탄산으로만 채워져 있나 싶었습니다.”
그것도 제로 계열은 배제하고 순 액상과당과 카페인 듬뿍 담긴 라인업 위주로 엄선해놨더니만.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딱 한 모금만 마셔볼까?
‘탄산 거품도 결국 찰나에 그치지.’
병실 안에 있을 이와의 재회도 다를 바 없다.
악마가 교태스러운 목소리로 읊조렸다.
“흐응, 매정하네. 그토록 미웠어도 보고 싶진 않았어? 아무리 네가 지금 익힌 주문을 통달하더라도 다시 볼 수 없는 얼굴일 텐데.”
토드는 빙긋 웃으며 답했다.
“전혀요.”
“···그게 네 생모일지라도?”
악마의 눈자위가 번들거린다. 그를 마주한 사령술사의 눈동자는 고요했다.
“제 진정한 모친은 운명을 직조하는 오르카사뿐이십니다.”
의자를 젖힌 악마는 손뼉을 치며 웃었다.
“히, 히히. 대단한데. 광증이 도졌음에도 꼬박꼬박 찾아갈 정도로 지극했으면서, 이걸 마다할 줄이야.”
토드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미소로 일관했다. 악마가 손을 까딱이며 되물었다.
“아니면 두려운 거냐? 다시 마주쳤다간, 네가 뒤집어쓴 사령술사라는 껍질이 벗겨질까 봐?”
조롱하는 얼굴이 일정한 형상을 갖추지 못하고 시시각각 흔들린다. 토드는 눈을 떼지 않고 답했다.
“저는 적어도 살아계셨을 적에 부양자로서 역할은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뇌옥에 가둬놓고 죽도록 내버려 둔 게 어떻게 자식 노릇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무저갱 족속들만큼이나 뻔뻔하기 그지없네.”
변검배우만큼 쉴 새 없이 갈아치우던 역용(易容)의 간격이 점점 느려진다. 다시 여인, 사내, 노인, 아이.
“후회는 없어요.”
“오, 정말? 난 평생 흙만 캐며 연명한 범부, 무두장이, 노련한 전사, 세 번째 눈을 뜬 현자, 지상을 호령한 군주, 별들로부터 점지받은 영웅들을 포함해 무수한 인간들을 봐왔어.”
자주색 눈동자가 무르익은 포도주처럼 굽이쳤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인간인 이상에야, 그러지 못하더라고. 네가 그들과 다를 거라고 착각하지 마. 토드 셰우드.”
악마의 달짝지근한 육성은 귓가에 파고들어 영혼을 더듬는다. 침묵으로 응수하는 건 답이 아니다. 사색이 길어져봤자 잡념만 피어오를 뿐이다. 주의를 돌려야만 한다. 토드가 입을 열었다.
“그 과정에서 정신이 마모되는 건 어쩔 수 없죠. 별수 있겠습니까.”
흔들리던 잔상들이 점차 한데 모인다. 맺힌 상은 점점 또렷해진다. 눈알에 달린 시신경 뿌리가 뽑혀나가는 것처럼 따가웠으나, 토드는 집중을 유지했다.
“단지 기워 맞춰나가며 살아가는 겁니다.”
여인, 사내. 이젠 형상조차 무의미해진다.
천장의 형광등이 위태롭게 깜빡일 때마다 사람이 아닌, 염소 머리가 드러났다가 흩어진다.
“위태로운 처지구나. 정 얼굴을 보기 싫으면 말이라도 해보는 건 어때?”
악마가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여긴 네 환상이 일궈낸 곳이야. 내가 정말 너에게 위해를 끼치려 했다면, 거울의 미로나 감주의 연못으로 불러들였겠지. 그곳만큼이나 피조물들의 추악한 본질을 끄집어내기에 좋은 곳도 없거든.”
뿔이 자라나고, 혓바닥이 경망스럽게 꿈틀댄다.
“병원을 소망했다면··· 내심 치료를 바라는 거잖아. 내가 들어줄게. 네 소망.”
이렇게 생겨먹은 놈이었군.
사령술사의 입가에서 미소가 그쳤다.
“――네가 보인다.”
그를 마주하던 악마 역시 웃음이 멎었다.
윤곽을 갖춘 퀴셍달을 굽어보던 토드는 나직이 뇌까렸다.
“이런 식으로 지상의 피조물들을 꼬드기셨군요.”
용골 지팡이로 바닥을 쓸어내리자 병원 특유의 타일이 쩍쩍 갈라지며 균열을 일으켰다. 그 아래엔 콘크리트나 철근 대신, 시름하는 인간들의 등가죽이 고여 있었다.
“제가 그쪽 동향분들을 제법 봐왔는데 하나같이 벌레, 가축, 피 주머니, 한 끼 간식 취급하던데요.”
팔을 괸 악마가 느긋하게 답했다.
“난 그 녀석들이랑 달라. 더 고상한 미학을 추구하지.”
“저라면 지나가는 각다귀의 구구절절한 인생사에 관심 기울이진 않을 텐데, 악마치곤 쓸데없이 오지랖이 넓으시군요.”
악마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난 필멸자들을 사랑해. 그들의 짧고 보잘것없는 생애는 참으로 애잔하지만, 그 덕분에 격정적인 서사는 나로 하여금 이루 말할 수 없는 강렬한 자극이거든.”
감각을 속이는 수천 가지의 환상 속에서 토드는 놈의 본질을 목격했다.
모호함과 신비를 잃은 존재는 더 이상 두려움을 사지 못한다.
두렵지 않은 건 언제라도 죽일 수 있다.
바닥 아래 깔린 앙상한 몸뚱이들을 헤아린 토드는 입가를 비틀었다.
“피조물들을 영원한 꿈속에 가둬놓고 발버둥 치는 꼴을 즐기신다니. 취미가 악독하시네요.”
손가락을 훔친 악마는 태연히 수정잔에 술을 따랐다. 잔에 부딪힌 술이 넘실거릴 때마다 신음, 비명, 통곡 따위가 가느다랗게 울렸다.
“와인은 익을수록 풍미가 깊어지지. 난 인간들이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갈증을 꿈에서나마 채워주고, 그들이 노래하는 감정들을 맛보는 거야. 희열이나 분노처럼 강렬한 산미도 나쁘지 않지만, 후회, 추억 같은 깊은 맛도 좋아. 은은한 풍미가 있거든.”
토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네크로폴리스의 초인종으로 써야겠습니다. 혓바닥을 잡아당길 때마다 내지르는 비명이면 집무실에서도 들을 수 있겠어요.”
잉걸불 대의회의 의원이라니, 넉넉하게 5세기 정도는 썩지 않고 잘 울어대겠어.
피식 웃은 퀴셍달이 술잔을 날름거렸다.
“하지만 사령술사야. 지금 넌 홀로 남았는걸.”
놈은 술잔까지 씹어먹곤 짐짓 낮게 속삭였다.
“여긴 네 수족들도 없고, 네 꼭두각시가 되어줄 시체도 없단다. 여기 들어온 인간 중에 죽은 자는 없어. 모두 내가 보여주는 달콤한 꿈을 꾸며 취해 있지.”
토드는 슬그머니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끝에 감기는 동전 두 닢은 차가웠다.
“여기선 내가 신이야. 생명도, 죽음도 없어. 단지 모두가 괴로우며, 행복한 영원 속에서 지내게 될 거야.”
업을 가늠해보니 수치는 충분하다.
“일신으로 덤벼봤자 무의미해. 가급적이면 손상 없이 널 보존하고 싶은 내 마음을 이해해주렴. 넌 좋은 맛을 낼 것 같으니 말이야. 내가 악마치곤 너무 상냥한 거 같지 않니?”
토드는 대답 대신 양쪽 눈 위에 동전을 올렸다.
동전을 지그시 눌러, 눈꺼풀에 붙이곤 집행 대상을 가리킨다.
“여기. 떠나야 할 이들을 가두고, 죽음을 우롱하는 자가 있나이다.”
이곳 전체를 떠받드는 골재는 무수한 인간들의 등뼈다.
이변을 눈치챈 퀴셍달이 냅다 톱날을 내다 꽂기 전, 허공이 얼어붙었다.
휘오오······.
창문이라곤 없는 공간에 유유히 냉풍이 몰아닥친다.
“오소서. 낫으로 거두는 이여.”
깜빡이던 전등이 꺼졌다.
어느새 토드의 등 뒤에 서 있는 누군가.
【부당··· 억류자.】
서슬 퍼런 대낫이 악마를 향해 겨눠졌다.
【죄질이··· 무거움.】
고저 없는 음성은 드물게 짙은 노기가 서려 있었다.
【매우.】
토드는 동전으로 눈을 가려둔 김에 손을 모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딱히 빌진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