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Hitler RAW novel - Chapter (329)
329
1948년 9월 22일
이탈리아 나폴리
비토리오는 핏발 선 눈으로 그란디의 정수리를 노려보았다. 국왕의 따가운 시선을 느낀 그란디는 감히 고개를 들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송구합니다, 폐하.”
“그놈의 송구, 송구! 송구하다는 말 말고 다른 말을 좀 하면 안 되겠나?!”
“…….”
“역도들을 진압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갈수록 역도들에게 붙는 병사들이 늘고 있다니! 대체 군은 여태까지 무엇을 한 건가! 어디 말 좀 해보게!”
국왕의 일갈에 신하들은 변명 대신 고개를 더욱 조아릴 뿐이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에는 비토리오의 책임도 상당했지만, 이 자리에서 그것을 지적할 정도로 간 큰 인간은 없었다.
“이 나라를 통째로 빨갱이들에게 가져다 바칠 생각이 아니라면 어떻게든 방도를 마련해오도록.”
“예, 폐하.”
“모두 꺼지게. 꼴도 보기 싫으니.”
국왕의 축객령이 떨어지자마자 각료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퇴장했다.
“이제 어쩌면 좋겠소.”
그란디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지만 응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마땅한 대책이 없어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데 이제와서 없던 대책이 생길 리 만무하지 않은가.
의미 없는 침묵과 한숨만 이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역시…… 독일의 도움을 받는 것밖에 없지 않겠소.”
“!!!”
입을 연 이는 해군 총사령관 이니고 캄피오니 제독이었다.
70세의 노쇠한 제독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자 그들의 시선을 마주할 자신이 없는 듯 눈을 감았다. 그러나 입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현실적으로 독일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 외에 방법이 있소?”
“그래도 독일은-”
“그래서.”
“…….”
“다른 방법이 있냐고 물었소.”
캄피오니의 말대로 지금 무서운 기세로 세를 넓히고 있는 국민해방위원회를 막을 수 있는 국가는 유럽에서 오직 독일뿐이었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크로아티아도 있지만 프랑스는 쿠데타 미수 사건으로 독일의 허가가 없는 한 군대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스페인은 모로코에 신경 쓰느라 이탈리아를 돕기 위해 2개 보병사단만 파병이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도 이탈리아의 요청이 있으면 자국군을 파병하겠다고 했지만, 병력이 적어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 어려워 보였다.
결국 남는 건 독일뿐.
그리스가 반군 소탕에 성공한 것처럼 독일이 개입한다면 전황을 뒤집고 내전을 끝내는 게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내전이 끝난 후가 문제였다.
내전 이전에도 독일의 눈치를 살피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독일의 힘을 빌린다면 이탈리아는 슬로바키아와 같은 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아니, 오히려 슬로바키아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 비록 독일의 괴뢰국으로 시작했지만, 폴란드 침공부터 독소전쟁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전쟁터에 참가하고 전쟁 내내 독일의 후방기지의 역할을 해낸 슬로바키아는 추축국 원년 멤버로서 대우가 괜찮은 국가에 속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슬로바키아와 다르게 독일과 전쟁까지 한 적이 있고, 독일에 갚아야 할 막대한 배상금이 남아있다.
내전에 독일이 개입한다면 독일에 갚아야 할 돈의 액수가 늘어나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에 도움을 청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 정도로 이탈리아는 막다른 위기에 처해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결정해야 할 거요. 이미 이 싸움은 우리 손으로 이기기 힘드오. 기껏해야 현상유지가 최선일 뿐. 독일이 싫다고 해도 나라가 1870년 이전으로 되돌아가길 원하는 사람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지 않소.”
“그 말이 맞습니다.”
스코르차도 캄피오니의 말에 동의했다.
“우리가 독일에 원군을 청하지 않더라도 독일의 개입은 예정되어 있습니다. 빨갱이들이 이탈리아 전체, 혹은 북부를 완전히 장악하면 독일은 틀림없이 개입을 선언할 겁니다. 자기네 앞마당에 공산주의 국가가 들어서는 것을 저들이 방치할 리 없을 테니까요.
차라리 지금이라도 지원을 요청해 더 큰 불로 번지기 전에 끄는 게 이탈리아의 미래를 위해서도 훨씬 나은 선택이 될 겁니다.”
“결국, 어쩔 수 없겠군.”
그란디는 한숨을 토했다. 스코르차의 말대로 이탈리아에 공산국가가 세워지는 순간 독일은 곧장 군대를 동원해 밀고 내려올 것이다. 그들이 지원을 요청하든 하지 않든 간에.
이 경우 이탈리아 북부가 통째로 독일에 넘어가거나 베를린의 조종을 받는 괴뢰국이 세워질 수도 있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독일이 다시는 이탈리아가 힘을 기르지 못하도록 여러 개의 소국으로 나눠 독립시킬 수 있었다.
유럽 러시아를 자유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 3국 등으로 조각내서 독립시킨 것처럼.
비록 독일의 꼭두각시 신세가 되더라도 이탈리아는 하나로 남아야 했다.
“치아노 백작. 그대가 이번에도 힘을 써줘야 할 것 같소.”
“또 저입니까…….”
독일로 가서 히틀러와 만나야 할 생각에 치아노는 시야가 흐려지는 듯했다.
허나 그도 이미 각오한 바였다. 외무장관 직위에 있는 한, 이 나라의 외교는 그 자신이 책임져야 할 몫이었으니.
“베를린으로 갈 채비를 하지요.”
“고맙소.”
***
1948년 9월 28일
독일 베를린 신 총통관저
“……해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렇습니다, 총통 각하.”
비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치아노를 보자니 웃음이 새어 나왔다.
치아노가 독일에 도착한 건 나흘 전의 일이지만, 그때 나는 부다페스트에서 호르티와 만나는 중이었기에 그는 오늘에서야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천하의 이탈리아도 참 갈 데까지 간 모양인가 보군요.”
동석한 리벤트로프는 얼굴에 한껏 조소를 머금은 채 조롱의 말을 날려댔다.
치아노는 전문적인 외교 업무에는 무지한 리벤트로프를 ‘얼치기 외교관’, ‘와인 장사꾼’이라 부르며 조롱했지만, 이제는 그 반대의 위치가 되었다.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업무에는 아직 미숙해도 자기에 관한 소문은 빠삭한 리벤트로프는 자기 뒷담화를 하던 치아노에게 아예 작정한 듯 조롱을 날려댔다.
“언제는 신 로마 제국을 건설한다며 떠들어대더니, 지금 와서는 로마를 멸망시킨 게르만 후손들에게 도움을 구걸하는 처지가 되셨구려?”
“…….”
치아노가 이를 악무는 게 보였다. 평소 얼간이라고 얕잡아 보던 상대에게 면전에서 조롱까지 들으니 처참한 기분이겠지.
“이 사람아, 그쯤 해두게.”
“옙.”
리벤트로프를 자제시킨 뒤 나는 치아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좋네. 도와주지. 이탈리아가 빨간 물이 들어도 우리로선 좋을 게 없으니.”
“감사합니다. 아주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셨습니다.”
“내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소만. 도와주는 대가로 그 값은 확실하게 받아낼 생각이니.”
“……그 또한 이탈리아가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니겠습니까.”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을 테니 이왕 독일에 온 거 푹 쉬다 가시오. 미우나 고우나 독일과 이탈리아는 이웃이 아닌가.”
총통 각하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치아노는 감사의 말을 전하곤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퇴장했다.
치아노가 베를린에 오기 전부터 국방군은 이탈리아에 개입할 때를 대비하여 완벽한 계획을 세워뒀다.
이탈리아가 지원을 요청하지 않아도 공산국가가 세워질 것 같으면 바로 움직일 것을, 카이텔, 만슈타인에게 언질까지 해놨고.
이탈리아가 정식으로 원군을 요청했으니 개입할 명분은 모두 갖춰졌다.
“만슈타인 원수, 출동 완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소?”
“총통 각하께서 명령만 내리신다면 지금 당장 움직일 수 있습니다.”
“급한 상황이 아니니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지. 배고프다고 밥을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법 아니오. 천천히 합시다.”
샤흐트는 이탈리아에서 뭘 얼마나 빼먹을 수 있을지 계산하느라 바빴고 힘러는 북이탈리아도 신성 로마 제국의 영토였으니 이번 기회에 이탈리아에서 분리하여 독일에 합칠 것을 주장했다.
틀니, 아니 연구비 3주 압수라도 시켜야 하나.
“케셀링 원수. 원수가 고생 좀 해주셔야겠소.”
“전투는 밑에 장병들이 다 하는데 제가 고생이랄게 있겠습니까.”
본래 구스타프 작전의 총사령관으로는 리히트호펜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그는 현재 뇌종양으로 요양 중이라 책임자 자리는 케셀링에게 돌아갔다.
리히트호펜을 치료하기 위해 독일 최고의 의사들이 그에게 달라붙었지만, 그가 완치될 확률은 높지 않았다.
리히트호펜도 자신의 죽음이 다가온 것을 직감했는지 지난번에 병문안을 갔을 땐 초연한 얼굴이었다.
역사에서는 2차대전이 끝나고 두 달 뒤에 죽었으니 지금 살아있는 것도 충분히 용한 일이긴 했다.
레더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가 예정되어 있었다.
본인 말로는 자긴 충분히 할 일을 다 한 것 같으니, 은퇴해서 편하게 쉬고 싶단다. 레더가 물러나면 그가 가진 해군 총사령관 직위는 되니츠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참. 무솔리니는 어디에 있나? 그도 나폴리에 있나?”
“아닙니다. 무솔리니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셸렌베르크는 고개를 휘휘 저으며 손가락으로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가르다 호수를 가리켰다.
“그는 현재 살로에 있습니다.”
운명의 아이러니인지 그는 현재 살로에 있었다.
살로가 어딘가. 실제 역사에서 나치 독일이 이탈리아에 세운 괴뢰국 이탈리아 사회 공화국의 실질적인 수도가 아니던가.
그래서 이탈리아 사회 공화국을 살로 공화국이라고 많이 불리기도 했지.
이곳에서 무솔리니는 그의 지지자들과 함께 갇혀 있었다.
“처음엔 스위스로 가기 위해 브레시아까지 왔다가 반군이 밀어닥치는 바람에 살로로 도망쳤다고 합니다. 그나마 지지자들과 검은 셔츠단 일부의 호위 덕에 아직은 버티는 중입니다만, 위태위태한 상태입니다.”
국가 파시스트당으로부터 손절당한 탓에 무솔리니는 나폴리로 가지 못하고 홀로 제 살길을 찾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전쟁에는 졌어도 왕년의 인기 덕에 그에게 충성하는 지지자들이 남아있었고, 검은 셔츠단 일부도 그의 호위로 따라왔지만, 지금은 반군에게 고립된 채 하루하루 버티는 상황이었다.
외부의 도움이 없다면 무솔리니는 머잖아 국민해방위원회의 포로 신세가 될 터.
옛 파시스트 두목인 무솔리니를 반(反)파시즘, 반(反) 국왕을 내건 국민해방위원회가 멀쩡히 살려둘 확률은?
전교 300등이 정시로 서울대에 갈 확률보다 낮지 않을까?
“그렇단 말이지…….”
살로는 독일 국경에서 몇 시간만 차로 달리면 금방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에 있다. 살로에 고립된 무솔리니와 민심을 잃은 국왕, 우왕좌왕하는 파시스트당.
으으음.
“방금 한 말은 취소하지. 만슈타인 원수, 아무래도 작전을 앞당겨야 할 것 같소.”
***
1948년 10월 1일
이탈리아 살로
이탈리아 최대의 호수 가르다 호에 붙어있는 살로는 작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도시였다.
로마 제국 시기에 건설된 식민도시 살로디움에서 유래된 이 작고 아름다운 도시는 권력을 잃은 옛 독재자와 그를 지지하는 자들의 최후의 요새가 되었다.
내전이 터지자, 무솔리니는 나폴리로 가려고 했다. 허나 국왕과 국가 파시스트당은 그를 진작에 버리고 나폴리로 도망친 지 오래였다. 무솔리니는 생각을 바꿔 스위스로 가기로 하고 지지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북으로 향했다.
그러나 브레시아에 막 도착했을 무렵 국민해방위원회 지지를 선언하며 반란에 합류한 시민들이 도시로 밀어닥쳤다.
스위스로 가는 길이 막히자, 무솔리니는 황급히 살로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다.
늙은 과거의 독재자가 살로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국민해방위원회는 무솔리니를 잡기 위해 살로로 병력을 보냈다.
무솔리니의 지지자들과 그를 따라온 검은 셔츠단, 이탈리아군 일부는 살로 주민들을 동원해 도시 일대에 방어선을 꾸렸다. 워낙 작은 도시였기에 방어가 용이하다는 점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그러나 무솔리니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살로는 포위되었고, 도시에 있는 물자는 슬슬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거기다 국민해방위원회는 가르다 호수를 통해서도 공격을 시도해왔다.
호수를 통한 반군의 공격 시도는 모두 격퇴되었지만, 무솔리니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 식량도, 탄약도 슬슬 떨어져 가고 있는데 외부에서의 구원시도는 전혀 없었다.
나폴리의 국왕과 국가 파시스트당은 무솔리니를 구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당장 자기들도 반군을 겨우 막고 있는데 어떻게 저 멀리 홀로 떨어져 고립된 무솔리니를 구할 수 있단 말인가? 무솔리니도 이러한 점을 모르지 않았다.
자신의 존재는 그들에게 짐만 될 뿐 어떤 이득도 가져다줄 수 없다. 어쩌면 저들은 이번 기회에 짐 덩어리인 자신이 죽기를 은밀히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두체, 식사를 가져왔습니다.”
젊은 검은 셔츠 단원은 권력을 잃은 지 오래인 그에게 아직도 경의를 담아 두체라 불렸다. 무솔리니는 자신의 지지자에게 무어라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접시에는 토마토소스에 버무린 뇨끼와 삶은 강낭콩 몇 개가 전부였다. 검은 셔츠 단원이 면목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자 클라라 페타치가 손을 내저었다.
“미안해할 거 없어요. 두체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으니까.”
무솔리니의 정부인 그녀는 무솔리니가 권력을 잃고 야인으로 전락한 후에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아버지뻘 나이의 애인에게 정성을 다했다.
무솔리니가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고 있는 것도 클라라의 헌신이 큰 역할을 했다.
“난 괜찮아. 배고플 텐데 당신이 먹어.”
“두체, 입맛이 없는 건 알아도 좀 먹어요. 그래야 정신을 차리지.”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났지만, 무솔리니는 한사코 음식을 먹는 것을 거부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 탓에 식욕이 느껴지지 않았다. 간간이 들려오는 총성도 그의 불안을 부채질했다.
“저들은 당신 하나만 바라보고 여기까지 왔는데 당신이 이러고 있으면 저들 사기가 어떻겠어요? 일단 먹어봐요.”
“……알겠소.”
클라라의 설득에 무솔리니는 하는 수 없이 포크를 들어 뇨끼를 입에 넣었다.
소금도 넣지 않고 맹물에 삶기만 한 뇨끼는 밍밍했고, 토마토소스는 짜고 시큼했지만, 무솔리니는 묵묵히 먹었다. 애초에 식욕이 없으니 맛도 느끼지 못했다.
“……저들은 틀림없이 나를 총살하고 싶어하겠지.”
“두체.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무솔리니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한 짓이 있으니, 저들이 날 살려둘 리가 없소. 아니, 바로 총살하면 그나마 다행이지. 나를 개처럼 끌고 다니면서 온갖 모욕을 가할지도 몰라.”
한때, 신 로마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야욕으로 가득 차 있던 독재자는 자신에게 닥쳐온 죽음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었다. 무솔리니는 자신의 반대파를 철저하게 탄압했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그에게 이를 갈고 있었다.
무솔리니도 자신에게 적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게릴라들이 자신을 사로잡으면 자신의 최후에 대해서도 모르지 않았다.
“두체! 두체!”
절망에 사로잡힌 그가 묵묵히 식사하고 있는데 조금 전 식사를 가져다준 검은 셔츠 단원이 달려와 문을 두들겼다. 무솔리니는 너무 놀란 나머지 포크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무, 무슨 일인가?”
설마 방어선이 붕괴된 것일까? 무솔리니는 머리가 하얗게 변색되는 기분이었다. 방어선이 붕괴되었다면 게릴라들이 금방 이곳에 들이닥칠 것이다.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지하실에 숨어야 하나 고민하는 무솔리니에게 그의 젊은 지지자는 뜻밖의 말을 꺼냈다.
“독일군입니다, 두체!”
“……???”
무솔리니가 놀라서 쳐다보자 검은 셔츠 단원은 다시 한번 큰 목소리로 말했다.
“두체. 독일군이 오고 있습니다.”
“독일군이? 아니, 독일군이 왜? 그보다 확실한 건가?”
“예! 분명, 분명 독일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