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Dark Knight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61)
* * *
멱살이 붙잡힌 사내는 고민하는 척을 하다, 이내 목청껏 외쳤다.
“시발 들켰다!”
데일은 곧바로 사내의 목을 비틀어버렸다. 하지만 이미 목소리가 퍼졌다.
뭉쳐 있던 무리가 이내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잠깐. 도적이 피난민으로 위장한 거였다고? 그렇다면…….”
레베카는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그녀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곧바로 이해했다.
레베카가 시선을 보내자 데일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녹아들어 동료들을 부르려던 것 아니었겠소. 뭐, 음식에 독이라도 탈 생각이었겠지.”
교묘한 수법이다.
우선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을 요구한 뒤, 곧바로 하룻밤 잠자리만 내어달라는 들어주기 쉬운 부탁을 한다.
그러면 사람 심리가 무심코 들어주고 말게 된다.
하물며 꼴이 꾀죄죄한 피난민이라면야 평판을 생각해서라도 냉정히 내치기 어렵다.
숫자도 얼마 안 되니 무심코 방심을 유도할 수도 있고.
도적들이 그 모든 걸 계산한 걸까?
그렇다면 놈들의 우두머리는 제법 영리할 터였다.
레베카와 가브리엘은 하마터면 놈들의 수법에 당할 뻔했다는 사실에 얼굴을 찌푸렸다.
가브리엘이 발작하듯이 외쳤다.
“이 하찮은 것들이……. 쏴라!”
멍하니 있던 사병들이 일제히 화살과 볼트를 날렸다.
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화살은 운 나쁜 도적들 두어 명을 꿰뚫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애꿎은 땅만 두드렸다. 거리가 아슬하게 멀었던 탓이다.
가브리엘이 외쳤다.
“이대로 놈들이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기병은 나를 따르라!”
“예!”
그는 말 고삐를 쥐고 이내 쏜살같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가브리엘의 뒤를 기마병 아홉이 뒤따랐다.
그 모습을 보며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던 데일이 말했다.
“저 기사를 뒤로 물리는 게 좋을 것 같소.”
“예? 무슨 말이신가요?”
레베카의 질문에 데일은 답했다.
“도적들이 수작을 부리려고 이곳에 찾아왔다면, 도와줄 병력이 근처에 있다는 소리 아니겠소?”
“그건……. 그렇군요.”
“어쩌면 이것 역시 계획의 일부일 수도 있소. 우리 쪽 기병들을 유인해내기 위해 말이오.”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레베카가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만……. 상대는 그래 봤자 도적이에요. 군인도 아닌데, 그런 전략을 구사할까요?”
그래. 도적이라는 게 문제다.
대부분의 도적은 기껏해야 건장한 농민들에게 무기를 쥐여준 수준에 불과하다.
얕잡아봐도 이상하지 않을 상대다.
가브리엘이 추격을 개시한 것도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설령 도적들의 함정이라도, 그는 능히 대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게 기사의 자부심이다.
하지만 데일은 방심하지 않는다.
그는 이 세계에 도적들이 몬스터들보다 흔하다는 걸 안다.
그리고 숫자가 많다면, 개중에는 돌연변이들도 나타나기 마련이다.
데일은 바로 돌아가 하켄과 에스델에게 말했다.
“싸움 준비해라. 하켄, 너는 에스델과 다른 사제들을 지켜. 최우선 보호 대상은 사제라는 걸 잊지 마라. 하티, 너도 하켄을 도와라.”
하티가 알았다는 듯, 낮게 울었다. 하켄은 당황하며 물었다.
“예? 싸움이라니요?”
“어쩌면 제법 영리한 놈들일 수도 있다. 정신 똑바로 차려.”
하켄은 가브리엘을 보며 곱슬머리를 긁적였다.
“지금 보면 딱히……. 응? 어디 가셨지?”
하켄이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데일은 그곳에 없었다.
그쯤.
저 멀리 말을 몰아나간 가브리엘이 도망치는 도적들의 뒤를 잡았다.
가브리엘이 창을 찌를 때마다 도적들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널브러졌다.
그렇게 신나게 날뛰며 전훈을 올리던 기병들은 문득. 자신들이 본대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나왔음을 깨달았다.
‘으음. 일단 돌아가야겠어.’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말을 멈춰야 했다. 가브리엘과 기병들이 말의 속도를 늦추는 그 순간이었다.
들판에 난 작은 언덕이 만들어낸 그림자 속 수풀에서 몸을 바짝 엎드리고 있던 도적들 수십 명이 동시에 일어났다.
놈들의 손에는 쇠뇌가 들려 있었다. 조잡한 게 아닌, 제대로 된 물건이었다.
“뭣? 매, 매복?”
가브리엘과 기병들은 크게 당황했다. 생각보다 숫자도 많고, 무기도 제대로 되어 있다.
간부로 보이는 도적이 외쳤다.
“말을 쏴라!”
투퉁!
볼트가 일제히 발사되었다.
영리한 도적들은 갑옷으로 무장한 기병이 아닌, 기병들이 탄 말을 노렸다.
볼트에 얻어맞은 말들이 구슬픈 울음을 내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아무리 숙련된 기병들도 낙마는 피할 수 없다. 바닥에 떨어진 기병들은 곧바로 충격에서 벗어나,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독한 수련의 결과였다.
하지만 낙마했다는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도적 떼의 간부가 외쳤다.
“떨어졌다! 지금 족쳐!”
“우와아아!”
도적들이 이내 벌떼 같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 숫자만 어림짐작해도 백에 가깝다.
“이놈들이 감히!”
가브리엘이 마력으로 신체를 강화해, 야수처럼 날뛰었다. 하지만 숫자 앞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포위당한 기병들이 전부 쓰러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쯧.’
가브리엘은 속으로 혀를 찼다. 실책이다.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포위를 뚫어내야 한다. 기껏 키운 기병이 여럿 죽겠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게 가브리엘이 각오를 굳히고, 앞장서서 포위를 뚫어내려던 그때. 전장 한편에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사아아악!
도적들이 뭉쳐 있던 곳이 어둠에 휩싸였다.
해가 완전히 져서 밤이 되었나?
아니다. 땅거미가 질지언정, 주위에는 여전히 노을이 흩뿌리는 빛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저 어둠은 대체 무어란 말인가.
당황한 건 도적들도 마찬가지였다.
“뭐, 뭐야!”
“이건 대체…….”
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만 이리저리 돌렸다. 이런 상황에도 도망치지 않는 건, 그만큼 이 도적들이 규율이 잡혀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어둠은 빠르게 걷혔다.
그리고 어둠이 걷힌 자리에. 데일이 서 있었다.
“……?”
도적은 어느새 자기 옆에 서 있는 흑기사를 올려다보았다.
이게 뭐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데일도 그런 도적을 내려다보았다. 주먹을 든 뒤, 그대로 가볍게 내리쳤다.
퉁!
도적의 몸이 천천히 허물어졌다. 마치 잠에 드는 듯, 느릿한 움직임이다. 도적이 눈을 감았다.
이제 그 잠에서 깰 일은 없을 것이다.
그제야 다른 도적들도 상황을 알아차렸다.
“무, 무슨.”
“고, 공격해!”
도적들이 각자의 무기를 빼 들었다. 데일을 향해 무기를 내리쳤다.
칼, 철퇴, 도끼, 망치. 다채로운 무기들이 날아들었다.
데일은 구태여 피하지 않았다.
깡! 까깡!
날붙이가 데일의 갑옷을 두드렸지만, 어중이떠중이들의 공격은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
데일은 공격을 무시하며, 양손으로 굳게 쥔 검을 그대로 크게 휘둘렀다.
부웅!
검이 반원을 그렸다.
그나마 무장이 괜찮은 놈들은 뒤로 튕겨 나갔고, 그러지 못한 도적은 그대로 몸이 반 토막이 났다.
사방에 피와 내장이 흩날렸다.
한 번.
단 한 번의 공격이었지만 도적들은 주춤했다.
“어어…….”
“시. 시발. 완전 괴물이잖아.”
이쪽의 공격은 통하지 않는데, 저 괴물은 거침없이 아군을 죽여댄다.
그 무력감은 억누르고 있던 감정을 일깨웠다.
공포.
도적들이 하나둘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아무리 규율이 엄격하다 하나, 그래 봤자 도적은 도적이었다.
데일로부터 떨어지기 위해 점점 진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슬슬 한계군.’
데일은 공포에 민감하다.
사람이 어느 정도 공포에 이를 때 무너지는지를 잘 알았다.
지금 적들의 사기가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는 건. 아마도 데일보다 두려운 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
‘놈들을 완전히 무너트리려면…….’
데일의 시야에 고함을 내지르는 사내들이 눈에 띄었다.
“이 새끼들아! 도망치는 녀석은 목을 베겠다!”
“저 개자식의 목을 따오는 놈한테는 금화를 주겠다!”
“싸워! 우리가 유리하다고!”
도적 떼에서 높은 지위를 가진. 아마 간부로 보이는 이들이다.
도적들이 가까스로 버티는 원인이 바로 저놈들일 것이다.
데일은 품에서 도끼를 꺼내, 일말의 주저 없이 던졌다.
쐐액!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아간 손도끼는 그대로 간부의 이마 한가운데에 틀어박혔다.
불시의 기습이기에 대처하지 못했다.
“유리. 우리가 유리…….”
도적 간부는 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다, 이내 풀썩 쓰러졌다.
다른 곳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다른 간부들은 동료의 죽음에 경악했다.
‘분명 거리가 멀었는데?’
‘괴물인가?’
그리고 그 순간. 레베카가 이끌고 온 사병과 용병들이 도적들을 덮쳤다.
“가서 아군을 구출해!”
“와아아아!”
파도처럼 덮쳐드는 사병들. 결국, 도적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져, 졌어!”
“도망쳐!”
“이런 멍청한 새끼들! 당장 싸워! 도망치는 게 더 위험하다고!”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하는 건 후퇴할 때라던가?
과연 그 말이 맞았다. 등을 보인 도적들은 더는 위협적인 상대가 아니었다. 사냥해야 할 사냥감일 뿐.
데일은 가장 앞장서 달리며 도적을 베어 나갔다. 그 살벌한 모습에 살아남은 간부 둘은 인상을 찌푸렸다.
“쯧. 글렀군.”
“어쩔 수 없지. 후퇴하자.”
둘은 말을 몰아 도주를 시작했다.
부하 도적들이 이따금 그런 둘에게 손을 내밀었다.
“저, 저도 태워주십쇼!”
“꺼져.”
간부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도적의 목을 베었다.
그러고는 말을 몰아 빠르게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발견한 가브리엘이 외쳤다.
“저놈들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말은 아까의 함정에 당해 전부 잃었다. 사람의 다리로 말의 속도를 따라잡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때. 데일이 두 간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도적들이 쿵쿵 달리는 데일의 몸에 치여 이리저리 튕겨나갔다.
간부들도 순간 당황했다. 저런 괴물이 쫓아오다니. 등골이 절로 섬찟해지는 광경이다.
하지만 간부들은 이내 자신들이 더 빠르다는 걸 확인하고, 안도했다.
“하, 하하. 괜히 쫄았네.”
“멍청한 새끼. 맨몸으로 따라잡을 생각……. 컥!”
간부의 몸이 뒤로 쭉 당겨졌다.
말에서 떨어져, 공중에 붕 뜬 간부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본능적으로 통증이 느껴지는 부분을 손으로 부여잡을 뿐이다.
간부는 이내, 자기 몸에 파고든 날카로운 쇳덩이를 확인했다.
‘가, 갈고리?’
갈고리를 빼내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밧줄을 잡아당긴 데일이 간부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간부는 본능적으로 칼을 뽑으려 하다 그만두었다.
“눈치가 빠른 놈이군.”
다행인 일이다.
정보를 캐낼 놈 한 명 정도는 필요하다. 이미 다른 간부는 저 멀리 점이 되어 사라지고 있으니.
데일은 밧줄과 갈고리를 파우치 안에 다시 집어넣었다.
새로운 무기의 첫 실전.
‘나쁘지 않군.’
어느새 싸움이 끝나가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도적이 저항을 포기했다.
아군이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 이겼다!”
“이, 이겼다!”
아군의 피해는 사망자가 넷에 부상자가 스물. 그마저도 사제가 치유하기 전에 재수 없게 당한, 운 나쁜 경우뿐이었다.
그에 반해 못해도 50이 넘는 적을 죽이거나 사로잡았다.
의심할 나위 없는 승리.
그것도 그냥 승리가 아닌, 대승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결과였다.
그리고 이런 결과를 이끌어낸 게 데일이라는 건, 이 자리의 모두가 알고 있었다.
“데일 경! 데일 경!”
“역시 대단하십니다!”
요즘 부쩍 호의적이 된 용병들이 데일의 이름을 연호했고, 상회의 사병들은 감탄의 시선을.
가브리엘은 그런 데일을 못마땅하게 쳐다봤지만, 자기 실수를 아는지 이내 고개를 홱 돌렸다.
하지만 그런 환호가 데일에게 어떤 희열이나 기쁨을 전해주지는 않았다.
사람 잘 죽였다고 환호받는 건 별로 취향에 맞지 않았다.
데일은 쓸데없는 것들에 반응하는 대신, 사로잡은 간부를 붙잡고 말했다.
“이제 전부 말해라.”
“구, 구체적으로 무얼 알려드리면 되겠습니까?”
“그건 네가 스스로 생각해야지.”
데일은 간부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순순히.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서로에게 좋을 거다.”
눈치 빠른 간부는 고개를 붕붕 끄덕였다.
그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알았다.
탈영병
* * *
데일은 사로잡은 도적 간부를 임시로 세운 천막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천막 안에는 데일과 레베카, 그리고 가브리엘이 들어왔다.
간부는 세 사람의 시선에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몸을 떨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점에서 데일은 이 사내가 제법 배포가 있다는 걸 알아챘다.
‘어중이떠중이는 아니군.’
정적을 깨고, 처음 운을 뗀 건 레베카였다.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우선 자기소개부터 해야겠지?”
간부는 고개를 붕붕 끄덕이며 말했다.
“피셔. 제 이름은 피셔입니다.”
“그래 피셔. 도적단에서는 나름 지위가 높은 것 같은데, 원래는 무슨 일을 했지? 날 때부터 도적은 아니었을 거 아니야.”
“그건…….”
피셔가 뜸을 들이자 가브리엘이 눈을 부라렸다. 그는 자기를 엿 먹인 이 도적들에게 조금이라도 복수하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런 분위기를 읽어낸 피셔가 황급히 말했다.
“군인! 군인이었습니다!”
“호오. 군인이라.”
얼추 짐작은 했었다.
이들이 보여준 전술이나 규율 잡힌 모습은 평범한 도적 떼가 흉내 낼 만한 건 아니었으니까.
레베카가 물었다.
“탈영병인가?”
“그, 그렇습니다. 원래는 4군단 소속 십인대장이었습니다. 저희 대장은 백인대장이었고요.”
레베카가 인상을 찌푸렸다.
“잠깐. 그러면 백인대가 통째로 탈영해서 도적 떼가 되었다고?”
“그런 셈이죠.”
탈영병이 도적이 되는 건 흔한 일이다.
하지만 백인대 전체가 도망치다니. 평범한 일은 아니었다.
레베카가 물었다.
“대체 왜 도망친 거지?”
“그거야…….”
“아니. 도망치는 이유는 알겠어. 근데 왜 하필 지금이야? 도망칠 거면 이전에 했어야지. 영웅들이 악마를 여럿 죽인 덕에, 지금은 비교적 평화롭잖아?”
악마와의 동부전선은 최근, 큰 전투 없이 지루한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지루하다는 건 다르게 보면 평화롭고 여유롭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전선을 지키던 군인들이 도시로 찾아와 수작을 부릴 정도로 말이다.
레베카가 하는 말은 이것이었다.
왜 진짜 위험하고, 목숨이 오가던 때 탈영하지 않고, 지금처럼 평화로운 때에 도망친단 말인가.
그런 의문에 대해 피셔는 고민 없이 답했다.
“그야. 지금이 감시가 느슨하니까요?”
“아.”
“그때는 탈영해서 성공하는 사람이 백 명 중 하나 될까 말까 했어요.”
진짜 위험할 때는 탈영 자체가 불가능하단다.
레베카는 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하아. 그래. 일단 이 얘기는 넘어가자. 그러면. 지금 너희 도적 떼에는 100명 가까이 되는 탈영병이 모여 있다는 거지?”
“아, 넵. 그렇습니다. 대부분 경험이 풍부한 친구들이죠. 거기에 이곳저곳 몰려다니면서 새로 신입을 받아들이거나, 사로잡은 사람들도 있고요. 모두 합치면 300정도 될 겁니다. 아니, 방금 많이 죽어서 그 정도는 안 되려나?”
데일이 말했다.
“오늘 네가 이끌고 온 건 새로 받은 놈들이었군.”
이번 전투에서 맞싸웠던 놈들은 제법 규율이 잡혀 있었지만, 그것뿐이다.
개개인의 전투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전선에서 오래 구른 탈영병이었다면 좀 더 고전했으리라.
데일의 물음에 피셔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신입들 실전 경험 좀 쌓게 하려고 데려온 거였죠. 원래는 적당히 소득을 거두면 바로 도망칠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기병들이 너무 생각 없이 달려들다 보니, 욕심이 나서 그만…….”
열심히 말하던 피셔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생각 없이 달려든 기병이, 지금 자기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레베카가 그런 가브리엘을 말린 뒤, 물었다.
“도적들 본대는 지금 어디 있지?”
“파이도 마을이라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법 큰 마을이더군요. 낮지만 돌로 만든 성벽도 있고.”
“파이도 마을……. 그러고 보니 피난민으로 위장한 도적이 그런 말을 하긴 했지.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됐지?”
“하하. 어떻게 됐을 것 같습니까?”
여유가 좀 생겼는지, 피셔는 슬쩍 미소 지으며 되물었다.
살인에 익숙한 사람들이 지을법한 스산한 미소였다.
그 순간. 데일은 곧바로 피셔의 뺨을 후려쳤다.
짝!
“억!”
피셔의 몸이 휙 날아갔다. 누런 이가 후두둑 떨어졌다.
데일은 피셔의 머리를 붙잡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웃지 마.”
“죄, 죄송합니다.”
피셔는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황급히 말했다. 표정에 드러났던 여유가 곧바로 싸라졌다.
거인도 기절시키는 따귀다. 건방진 도적에게 예의를 주입하기에는 충분했다.
데일은 피셔를 들어 올려 억지로 다시 자리에 앉혔다.
“마지막으로 질문할 게 있다.”
“무엇이든 말씀하십시오.”
한층 더 공손해진 피셔가 고개를 조아렸다. 데일은 물었다.
“왜 한두 명도 아니고, 백인대 전체가 도망친 거지? 무슨 계기라도 있었나?”
사람은 저마다의 생각이 있는 법인데, 백인대 전체가 탈영을 결심했단다.
그렇다면 그만한 계기가 있지 않을까?
“계기 말입니까? 하. 하하.”
피셔가 웃음을 터트렸다. 데일은 미간을 좁혔다.
웃지 말라고 한 게 바로 조금 전인데 바로 웃다니.
하지만 피셔가 지은 웃음은 어딘가 이상했다. 메말랐다 해야 할까.
아니면 너무 큰 공포에 얼굴 근육이 마비되면 짓게 되는 그런 표정처럼 보이기도 했다.
맥없이 웃음을 흘리던 피셔는 얼굴을 달리하며 물었다.
“기사님께서는 악마를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상위 서열의 악마를요.”
데일이 대답하기도 전에 피셔가 이어 말했다.
“저흰 봤습니다. 보고 말았지요.”
피셔의 눈빛이 멍해졌다. 그 눈동자는 되새기고 싶지 않은 기억을 담고 있었다.
“그건. 그건 대적할 수 없어요. 영웅들이 악마를 사냥해줄 거라고요? 전부 개소리에요. 저항은 의미 없어요. 늦든 빠르든, 우리는 모두 죽을 겁니다. 악마가. 악마가 우릴 모두 죽일 거란 말입니다. 그러니 도망쳐야지요. 하루라도 더 살아남기 위해서는요.”
그 뒤로 피셔는 비슷한 말만 되풀이했다. 질문을 던져도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 같았다.
데일의 질문이 괴로운 기억을 끄집어낸 듯했다.
레베카는 한숨을 내쉬었다.
“악마라……. 더 묻고 싶어도 대답해줄 상태가 아닌 것 같네요.”
레베카는 피셔를 사병들에게 넘겼다.
* * *
피셔의 심문이 끝나고. 레베카는 데일에게 함께 식사할 것을 제안했다.
데일은 단칼에 거절하려 했지만…….
“밥 먹으면서 앞으로의 일정에 관해 이야기를 좀 나눠봐야겠어요. 아무래도 계획을 조금 수정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가브리엘이 반발했다.
“일정에 대한 부분을 왜 이 자와 이야기한다는 것이오! 지금은 용병으로서 여정에 참여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외부인이지 않소!”
원래 상행의 세부 계획은 상회주인 레베카와 안전 책임자인 가브리엘 둘이서 상의하곤 했다.
여기에 저 아니꼬운 이교도 기사가 참여하다니. 가브리엘의 심기가 크게 뒤틀렸다.
하지만 레베카는 그런 가브리엘을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피난민으로 위장한 도적들을 간파해낸 게 누구였죠?”
“……저 기사였소. 하지만 그건!”
“적의 함정에 빠져 말을 모두 잃고 궁지에 몰린 경을 도와 적을 물리친 건 또 누구였죠?”
“…….”
아무리 가브리엘이라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다. 차마 반박할 수 없는 말에, 그는 입을 다물었다.
“데일 경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수도 있어요. 정말 재수가 없었다면 이레네로 돌아가야 했을 수도 있고요. 그러면 제 모가지가 날아갔겠네요?”
레베카가 엄지를 들어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일의 원흉이라 할 수 있는 가브리엘은 움츠러들었다.
그녀는 마침 잘됐다는 듯, 더욱 가브리엘을 쏘아붙였다.
“사업이란 건 결국. 인재를 어디에 배치하냐가 전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저는 가브리엘 경이 잘해줄 거라 생각하기에 거금을 주고 그 자리에 앉혀 놓은 거라고요. 근데. 오늘은 조금 후회가 되네요.”
“……실수는 인정하오. 하지만 그간은 잘 해오지 않았소. 실수한 건 오늘이 처음이오.”
가브리엘의 궁색한 변명에 레베카는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몰아붙이기만 하면 효과가 떨어지는 법이다.
“맞아요. 지금껏 훌륭히 해주셨죠. 하지만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할게요.”
그렇게 말한 레베카는 가만히 앉아 있던 데일에게 고개를 돌렸다.
“얘기하는 게 늦었는데, 데일 경은 너무 잘해주셨어요. 앞장서서 동료들을 구해주신 점이나, 도끼를 던져 간부를 죽인 것. 도망치는 피셔를 사로잡은 것. 심지어 도적들이 함정을 팔 것도 예상했었잖아요? 저는 바보같이 그 생각을 무시했었고요.”
“얻어걸렸을 뿐이오.”
“운도 실력이죠. 상행이 끝나면 성과급은 넉넉히 지급할게요.”
데일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잔뜩 가브리엘에게 면박을 준 뒤, 데일을 칭찬하면 가브리엘의 분노가 어디로 가겠는가.
‘일부러 그러는 건가?’
그렇다면 역시나 방심할 수 없는 여자다.
하지만 돈을 넉넉히 준다니, 데일은 고개만 끄덕였다.
레베카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어쨌건 저는 데일 경에게 전략적 안목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안목으로 저희를 좀 도와주셨으면 해요. 어쩌면 이번 일, 조금 심상치 않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거든요.”
마을 하나를 박살 내버린 수백 명 규모의 도적 떼.
심지어 그 도적 떼는 탈영병 출신이라 규율도 잡혀 있고, 전략을 구사할 줄도 안다.
만약 그놈들과 제대로 싸우게 된다면, 영 귀찮은 일이 될 터였다.
가브리엘이 말했다.
“하지만 놈들은 이미 한번 크게 패배했소. 감히 우리랑 다시 맞붙으려 하지 않을 것이오.”
레베카는 그런 가브리엘에게 훈계하듯이 말했다.
“경.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면 안 됩니다. 사건이 일어난 원인도 생각해야죠.”
가브리엘이 인상을 찌푸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레베카가 말을 이었다.
“백인대 전체가 전선에서 탈영하다니. 이상하잖아요? 아무리 감시가 느슨해졌어도, 추격조를 꾸리거나 했어야죠.”
데일이 물었다.
“전선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오?”
“그럴 수도 있고. 어쩌면 탈영한 게 아닐 수도 있죠.”
“……?”
레베카가 말했다.
“옛날에는 말이죠. 바다 근처 영주들이 해적들이랑 손을 잡는 경우가 많았어요. 왜 안 그러겠어요? 배 하나 털면 짭짤하게 한몫 챙길 수 있는데.”
데일은 레베카가 말하려는 바를 곧장 알아차렸다.
“전선 지휘관이 일부러 군대를 보내, 이 주위를 털어먹고 있다 이거요?”
군대가 그 정도로 타락했단 말인가?
하지만 최근 도시에서 벌어지는 수상쩍은 일들을 생각하면, 나름대로 신빙성 있는 가설이다.
레베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죠. 제가 만나 보았던 장군들은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었지만, 사람 속은 모르는 거니까요.”
“그렇군.”
“마음에 걸리는 건 또 있어요. 저런 도적 떼가 활개 칠 때까지, 카엘름의 영주가 왜 가만히 있었는지도 의문이에요.”
치안 유지는 영주의 의무다.
꼭 의무가 아니라도, 큰 마을이 박살이 나면 당연히 거둬들이는 세금이 줄어들 텐데, 그걸 가만히 놔둘 영주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다른 일 탓에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겠소.”
“아마도요. 어쨌거나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는 건 확실해요. 우리도 다소 계획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일단 식사부터 할까요?”
마침 그때 음식이 나왔다. 돼지고기를 갈아 반죽한 후, 기름에 튀겨낸 요리가 눈에 띄었다.
‘상행 중에 먹기에는 사치스러운 음식인데.’
어쨌건, 데일은 언제나 그렇듯, 음식을 먹기로 했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위지만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투구를 벗어야 했다. 데일은 투구를 벗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하얗게 센 머리가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시선을 옮기던 레베카는 데일의 얼굴을 보고 움찔했다.
“…….”
레베카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 시선에 데일이 물었다.
“왜 그러시오.”
“흠, 흠흠. 평소에도 투구를 좀 벗고 다니는 게 어때요? 답답하잖아요.”
민망하게 헛기침한 레베카가 말했다.
“나는 쓰는 편이 더 편하오.”
“그런가요…….”
아쉬운 듯이 말끝을 흐린 레베카가 가브리엘이 막 먹으려던 요리 접시를 옮겨 데일 앞에 가져다 놓았다.
“많이 먹어요. 경.”
“…….”
“고맙소.”
가브리엘은 허탈한 표정을 짓고, 데일은 무덤덤하게 식사를 시작했다.
이후로 셋은 음식을 먹으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목적지가 카엘름 성인 건 변치 않지만, 원래는 중간에 파이도 마을을 지나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파이도 마을에는 지금, 도적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안타깝지만 마을에서 쉬지는 못하겠네요. 우회해서 가는 수밖에 없겠어요.”
레베카는 지도에 올려진 말을 옮겼다. 함께 지도를 보던 데일이 말했다.
“이대로면 놈들이 작정하면 마주칠 수밖에 없소. 더 우회하는 게 어떻겠소.”
“저도 그편이 확실하지만…….”
레베카는 지도를 가리켰다.
“그러면 너무 돌아가게 돼요. 일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죠.”
여기서 일정이 더 지체되는 건 레베카에게 큰 부담이었다.
결국에는 강행돌파를 해야 한다.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적들이 아무리 탈영병 출신이라도, 이미 한번 큰 패배를 겪었다.
사기가 떨어져 있을 거다.
“게다가 병력의 질은 누가 뭐라 해도 이쪽이 뛰어나요. 도적들도 생각이 있으면 다시 덤비지는 않겠죠.”
데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레베카의 말은 상식적이었고, 논리적으로 타당했다.
하지만.
‘세상일이 상식적으로만 돌아가지 않지.’
앞서서 피셔와 나눈 대화에서 데일은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 도적들에게는 무언가 꺼림칙한 게 있다는 걸.
그게 무엇일지는, 머지 않아 직접 확인하게 될 것 같다고. 데일은 생각했다.
* * *
파이도 마을은 한때 대도시 간의 중간 거점으로 번성했던 곳이다.
경제 사정이 여유롭고, 기후도 나쁘지 않았던 터라 주민들은 잘 웃었다.
예로부터 파이도 마을의 여인들은 미소가 이쁜 미인들로 유명했다.
하지만 그 여유로운 미소는 이제 없다.
침묵에 잠긴 마을에는 피비린내만이 맴돌 뿐이다.
그 파이도 마을의 광장에 사로잡힌 주민들이 줄에 묶여 있었다.
도적 떼의 수장인 ‘라팽’이라는 이름의 사내는 묶여 있는 주민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눈앞에 흰 가면을 쓴 곱사등이에게 말했다.
“어떤가?”
곱사등이는 가면 속 눈을 형형히 빛내며, 주민들을 훑어보았다.
이내 가면에서는 만족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건……. 확실히 괜찮군요. 상태가 나쁘지 않습니다. 흐흐. 역시, 라팽 백인대장은 저희를 실망 시키지 않는군요.”
곱사등이는 쇠를 긁는 듯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렸다.
“안 그래도 이단 심문관들한테 쫓겨 짜증이 나던 차에, 이만한 수확이라니. 동지들이 분명 기뻐할 겁니다.”
“쓸데없는 소리는 됐다. 약속한 물건은?”
“물론, 준비해두었습니다.”
곱사등이는 몸에 걸치고 있던 남루한 거적때기를 한차례 펄럭였다.
그러자 바닥 아래에 원통형 물체가 데구르르 굴러 라팽의 발밑에 와닿았다.
라팽은 홀린 듯이 물건을 쓰다듬었다.
그 모습을 보며 곱사등이는 웃었다.
“흐흐. 한때 전선을 지키던 명예로운 전사가 악마의 힘이 담긴 무기에 홀리다니. 제법 즐거운 광경이군요.”
하지만 라팽은 홀린 듯이 물건을 바라볼 뿐이다.
어깨를 으쓱인 곱사등이는 주민들을 향해 걸어갔다.
주민들은 겁을 먹고 움츠러들었다. 그럴수록 곱사등이의 미소가 더 진해졌다.
그는 중얼거렸다.
“젊은 청년과 처자의 목숨이 합쳐서 413개. 확실히 받았습니다.”
그러고는 근처에 있던 젊은 청년의 손을 붙잡았다.
“히, 히익!”
청년은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청년의 신체가 손끝부터 시작해 천천히 먼지가 되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청년뿐만이 아니었다. 곱사등이가 부린 마법은 전염성이 있었다.
줄에 묶인 젊은 남녀가 이내 하나둘 먼지가 되어 산채로 바스러지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고통스러운 듯, 끔찍한 비명을 질러댔다.
노인과 아직 어린아이들은 그 광경에 경악하며 벌벌 떠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곱사등이는 그 비명이 그저 즐겁기만 하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마을 주민이었던 먼지를 가죽 자루에 주워 담았다.
작업을 모두 마친 곱사등이가 라팽에게 말했다.
“라팽. 제물은 잘 받았습니다. 이런 거래라면 환영이니, 언제든지 불러주셔도 좋습니다.”
“닥쳐. 너랑 마주칠 일은 두 번 다시 없으니까.”
“하하. 처음에는 다 그렇게 말하더군요. 하지만 한 번 맛을 보면 헤어나올 수 없을 겁니다.”
라팽은 대답 없이 악마의 무기만을 쳐다보았다. 이미 단단히 홀린 듯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쳐다보던 곱사등이가 문득, 궁금증이 일어 물었다.
“근데, 이 근방에서 라팽이 그 무기를 사용할만한 적수는 있습니까? 겨우 마을을 점령하는 데에 쓰기에는 아까운 물건인데 말입니다.”
그제야 곱사등이를 흘끗 쳐다본 라팽이 다시 무기에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라. 마침 시험해볼 곳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