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RAW novel - Chapter 296
◈ 296. [STAGE 11] 과로
며칠 전.
“애송이 황자, 텔레포트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 마법인지 아니?”
내가 두번째와 세번째 텔레포트 게이트를 주문했을 때.
절단의 코코 할멈이 문득 그렇게 물었다. 나는 적당히 대꾸했다.
“제가 마법 쪽 지식이 없다시피해서요. 그냥 슝 하고 슝 날아가는 거 아니에요?”
텔레포트가 텔레포트지 뭐 다른 게 있나. 날아가는 동안 디렉터 놈이 이상한 팁글이나 띄워 주고. 그런 거 아닌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텔레포트는 공간을 절단하고 대상을 다른 차원계에 집어넣은 뒤, 목적지에서 ‘끄집어내는’ 마법이야.”
내 적당한 태도와는 달리 코코 할멈은 진지하게 설명했다.
“즉, 텔레포트 게이트 내부…… 마법문 안으로 들어간 동안은 ‘다른 세계’에 잠시 발을 담그는 셈이지.”
“오호, 그렇군요.”
대충 흘려들었다. 어차피 에브리데이가 이세계 라이프 중인 나로서는 잠시 또 어디 다녀온다고 해도 놀라운 일도 아니라서.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일 자체는 어려운 게 아니야. 문제는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일이지.”
하지만 코코 할멈은 그런 내게 진지하게 들으라는 듯이, 사납게 부릅뜬 눈을 내 앞에 들이밀었다.
“‘자신’이라고 하는 등대의 빛을 확실하게 지니고 있어야, 다시 이곳 현실로 부상(浮上)할 수 있는 게야.”
“음…… 그렇군요?”
뭐라는 건지 모르겠지만 맞장구쳤다. 코코는 게슴츠레하게 눈을 좁혔다.
“그래서, 간혹 스스로가 누구인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자들은, 텔레포트 마법 중에 종종 실종되어 버리곤 한단다. 등대의 불빛을 잃고 표류해 버리는 게지.”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뭔가 의도를 갖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 그냥 사용설명서 읊어 주는 거겠지?
“이런 연유에서인지, 악몽에서 비롯된 존재들은 텔레포트 마법을 이용하지 못해. 놈들이 텔레포트 게이트 안에 들어갔다간 죄다 피안의 저편으로 휩쓸려 가 버리거든.”
“괴수 놈들은 게이트를 못 사용한다는 거죠? 그건 안심이네요.”
“하지만 놈들은 텔레포트 게이트 자체를 파괴할 순 있어.”
코코는 텔레포트 게이트를 이루는 돌무더기를 톡톡 두들기며, 파괴 가능한 오브젝트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던전 안의 게이트들이 무사한 건, 무명이 자신의 영혼에서 떼어낸 ‘빛’으로 불을 밝혀서 괴수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야. 거기에 내가 추가로 결계까지 쳤고.”
나는 눈을 끔뻑였다. 안전거점이 그렇게 만들어지는 거였나.
“네가 바깥세상의 어디에 이 게이트들을 설치할지는 모르겠지만, 명심해. 게이트는 파괴될 수 있고, 안전하지 않으며.”
코코 할멈은 전에 없이 무거운 목소리로, 한 글자 한 글자 느릿하게 뱉어 냈다.
“스스로의 불빛을 잃어버린 자는, 그 안에서 길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마녀의 말투는 다정했으나, 어쩐지 섬뜩했다.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아니, 아무리 겁 줘도 계속 설치할 거지만!
***
현재.
크로스로드와 검은 호수 사이에 설치해둔 텔레포트 게이트를 타고 우리는 소규모 유격대로 움직였다.
북상 중인 괴수 군단을 기습. 화력을 쏟아 붓고 이탈하기를 반복했다.
스켈레톤 군단은 기동성이 빠른 몬스터는 결코 아니기에, 안전하게 일격이탈이 가능했다.
쥬니어의 마법과 데미안의 저격세례로 놈들에게 폭격을 뒤집어씌우고, 잔뜩 두들겨 맞은 놈들이 열 받아서 쫓아오기 전에. 얼른 도주해서 텔레포트 게이트로 탈출했다.
“그런데 황자님. 괴수들은 이 게이트를 이용하지 못하나요?”
한적한 숲길에 숨겨 둔 텔레포트 게이트를 타면서 데미안이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며칠 전에 코코 할멈에게 들은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해 주자, 데미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괴수들은 이 텔레포트 게이트를 이용하지 못하지만, 파괴는 할 수 있다는 거군요?”
“그렇지. 하지만 우리에게 안전거점을 만들 마법 기술은 없으니까…… 이 게이트를 가능한 잘 숨겨두는 게 최선이겠지.”
“만약 발각되면요?”
데미안이 순진한 목소리로 아픈 질문을 던졌고, 나는 쓰게 입맛을 다시며 대답해 주었다.
“그럼 뭐, 파괴당해야지…….”
텔레포트 게이트 건설비용이 비싸기야 해도, 괴수 놈들에게 효과적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면 그 가격으로는 나름대로 합당하다. 설혹 1회용으로 쓰이고 파괴된다 해도.
“중요한 건 우리 쪽 영웅과 병사들이 죽거나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싸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거니까.”
이게 가장 중요한 일이거든.
그런 나와 데미안의 대화를 듣고 있던 쥬니어가 배시시 웃었다.
“전하께서는 정말로 부하들을 아끼시는군요.”
“…….”
나는 우두망찰했다.
그런가?
나는 진정으로 내 부하들을 아끼는 것일까?
사실은, 부하들을 잃었을 때 죄책감에 괴로워할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는 것뿐 아닌가?
“전하의 동기가 무엇이든, 전하께서는 직접 행동하고 계십니다. 다른 무엇보다 사람의 목숨을 중히 여기고 계세요.”
먼저 텔레포트 게이트 안으로 들어서며 쥬니어가 눈웃음을 흘렸다.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닐까요?”
그러고는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먼저 마법문 안으로 사라졌다.
“…….”
입을 꾹 다무는 내 앞으로 데미안이 게이트에 들어섰다.
“괴수 놈들을 거의 다 줄였어요! 이제 마무리하러 가죠, 황자님!”
“……그래.”
애써 마주 웃는 내 앞에서 데미안도 번쩍이며 섬광 속으로 사라졌다.
후, 숨을 가다듬은 나도 마지막으로 게이트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가자!”
이번 스테이지도 거의 끝이다!
***
그리하여.
전진기지에서의 영격(迎擊), 그리고 2회의 게릴라 공격까지 더해서. 3일에 걸쳐 스켈레톤 군단의 숫자를 효과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었고.
방어전 당일- 크로스로드의 성벽에까지 도달한 괴수들은.
절그럭, 절그럭…….
호수에서의 첫 출진 때에 비해 1/10 규모로 쪼그라든 볼품없는 스켈레톤 무리였다.
규모뿐만 아니라, 우리 쪽 게릴라에 된통 당한 놈들은 보통 몰골이 아니었다.
쥬니어의 마법과 데미안의 저격에 잔뜩 당해 너덜너덜한 상태다.
성벽 위에서 그런 괴물들을 노려보던 나는 천천히 손을 위로 치켜들었다.
“조준!”
척! 척!
대기하던 병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잘 훈련받은 병사들은 이미 정렬 작업이 끝난 대포를 정밀하게 조준했다. 강철 성벽 위에 일렬로 늘어선 대포들에 일제히 불이 붙었다.
스켈레톤 무리가 정확한 거리에 들어섰다. 나는 앞으로 손을 홱 내뻗었다.
“발사-!”
펑! 퍼버버벙-!
내가 손을 휘두르는 것과 동시에 쏘아진 수십 발의 포탄이 그대로 괴수들의 진영에 떨어져 내렸다.
콰과과광!
화끈한 폭발이 스켈레톤 무리가 있던 일대를 휩쓸었다.
뒤이어 쉬지 않고 발리스타와 각종 투사 아티팩트가 쏟아졌다. 아군의 십자포화가 해골 놈들을 산산이 갈아 버렸다.
한차례 일제사격이 끝나고 나는 허공에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병사들이 즉시 동작을 멈췄고, 사격이 중지되었다.
자욱한 폭연이 걷히고 나자, 움직이는 괴수는 없었다.
모조리 시커멓게 불타 쓰러져 있을 뿐…….
나는 적 정보창을 열어 살아 있는 괴수가 있는지 확인했다. 물론, 없었다.
“전사자 없음. 부상자 없음.”
그런 내 옆으로 와서 선 루카스가 씩 웃어 보였다.
“완전한 승리입니다, 주군.”
“…….”
돌아선 나는 나의 영웅과 병사들을 바라본 뒤, 입꼬리를 끌어올려 씩 웃었다.
“이 X밥 괴물 새끼들! 우리가 얼마나 무서운지 이제는 성벽 근처에도 못 오는구나! 안 그러냐!”
내 외침에 영웅과 병사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환호와 박수 소리가 잦아들길 기다린 다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이렇게만 하자!”
“예-!”
“자, 밥 먹고 쉬러 가자!”
병사들은 환하게 웃으며 성벽 위의 장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승리의 기쁨과 생존의 안도가 그들의 얼굴에서 넘실거리고 있었다.
“……후.”
나는 피곤한 눈을 돌려 벌판 곳곳에 너부러진 괴물들의 사체를 살폈다.
인명피해는 아예 없었지만, 도리어 이전 전투보다 육체적인 피로는 컸다.
전진기지 전투에서부터 게릴라 작전, 그리고 지금의 방어전까지. 꼬박 만 3일이 넘는 시간 동안 작전에 투입되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무리했나?’
처음 이런 식으로 작전을 수행하다 보니, 모든 전투에 내가 직접 나서서 감독했다.
내가 구상한 대로 작전이 흘러가는지도 확인해야 했고, 만일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내가 나서서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다른 영웅들은 교대로 투입될 동안, 나는 쪽잠과 휴식으로 버티며 사흘간 철야했다. 그 탓인지 조금 피로했다.
하지만 내가 조금 더 고생해서, 미연에 생길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해야 한다.
‘더…… 더 바쁘게 움직여야 해, 또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고, 비장의 수를 비축해야 해. 완전히 이기기 위해서…….’
그렇게 생각하면서 피곤한 눈을 쓸고, 다시 뒤로 돌아서자.
어느새 내 메인 파티원들이 내 뒤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는 내 앞에서 에반젤린이 생긋 웃었다.
“가요, 선배님! 요며칠 무리하셨잖아요! 적어도 승전한 직후에는 마음 편히 쉬자고요!”
말이 떨어지자마자 데미안과 쥬니어가 좌우에서 나를 붙잡고는 성벽 안으로 이끌었다.
에반젤린은 앞장섰고, 루카스는 뒤에서 천천히 따라왔다.
넷이서 나를 둘러싸고 호위하듯 걸어가는 이 꼴이 퍽 우스워서 나도 모르게 웃었다.
“알았어, 욘석들아. 영주님 어디 안 도망갈 테니까, 이거 놔. 걸어갈게!”
데미안과 쥬니어가 깔깔 웃으며 나를 내려주었다. 으이구, 이 꼬맹이들.
그렇게 파티원들이 나를 놓아주고, 내가 두 발로 성벽 바닥을 밟는 그 순간.
‘어라?’
갑자기 눈앞이 아찔했다.
세상이 휘청휘청 떨린다 싶더니, 몸이 견딜 수 없이 추워졌다.
속에서 구역질이 치솟고 콧등이 화끈했다.
“콜록, 콜록콜록!”
몸을 구부리고 마른기침을 한 나는 축축한 코 아래를 훑었다.
붉다.
“……코피?”
나는 멍청하게 중얼거렸다.
동시에 발끝에 감각이 없어졌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고, 나는 그대로 바닥 아래로 꺼지듯이 쓰러졌다.
놀란 파티원들의 하얗게 질린 얼굴이 시야 끄트머리에서 회전한다. 파티원들의 새된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주군, 선배님, 황자님, 전하……!
다급하게 나를 붙잡는 손길과, 흩어지는 익숙한 목소리들 사이에서.
나는 속절없이 의식을 잃고, 새카만 무의식 속으로 가라앉았다.
***
[STAGE 11 – CLEAR!] [STAGE MVP – 에반젤린(SSR)] [레벨업 캐릭터]>메인 파티
– 애쉬(EX) Lv.49 (↑1)
– 루카스(SSR) Lv.52 (↑1)
– 에반젤린(SSR) Lv.52 (↑1)
– 데미안(EX) Lv.52 (↑1)
>서브 파티1
– 쿠일란(SR) Lv.51 (↑1)
– 튜스데이(R) Lv.44 (↑1)
– 웬즈데이(R) Lv.44 (↑1)
– 배키(R) Lv.44 (↑1)
– 온더락(R) Lv.42 (↑1)
>서브 파티2
– 갓핸드(SR) Lv.46 (↑1)
– 바디백(R) Lv.41 (↑1)
– 번아웃(SR) Lv.40 (↑1)
[사망 및 부상 캐릭터]– 없음
[획득 아이템]– 스켈레톤 군단 마석 : 189개
– 스켈레톤 메이지 마력핵(R) : 3개
– 스켈레톤 마셜 마력핵(SR) : 2개
[스테이지 클리어 보상이 지급되었습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여 주십시오.]– R등급 보상 상자 : 3개
– SR등급 보상 상자 : 1개
>> Get Ready For The Next STAGE
>> [STAGE 12 : 겨울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