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Die RAW novel - chapter 13
설동은 시체를 던지는 순간이었다.
‘자동차 소리?’
그의 앞으로 군용차 한 대가 무섭게 달려오고 있었다.
“군인이?”
설동이 의아한 얼굴로 보고 있는 사이 총을 가진 군인들이 다급하게 내렸다.
그들은 설동과 대치했다.
“목표물 맞아?”
“아니야. 아니야.”
영문 모를 소리를 하고 있었다. 설동은 일단 도끼를 내려놓았다.
“이봐요. 우리 좀 구해줘요.”
“도끼에 왜 피가 묻어 있지?”
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설동에게 총구를 겨냥했다.
“너, 지금 매우 흥분한 상태 아닌가?”
“…….”
설동은 고개만 저었다.
자칫하다가는 벌집이 될 수도 있다. 그는 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오해 말아요. 우리는 지금 봉쇄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요. 저희 좀 탈출시켜주세요.”
“시끄러! 닥쳐!”
별안간 소총을 든 군인 하나가 소리를 내질렀다.
탕, 하는 소리가 설동의 귀를 관통하는 순간 엄청난 고통이 동반되었다.
탕! 탕!
연이은 총성. 설동이 쓰러지고 군인들은 숨을 몰아쉬었다.
“어, 어쩌지?”
“몰라. 일단 여차하면 죽이라고 하지 않았어?”
어린 듯 한 목소리 뒤로 갑자기 장교 하나가 내렸다.
“멍청아! 타깃이 놀라면 어쩔 거야? 지금 이 근처에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했지!”
그는 병사들을 다그친 다음에 게스트 하우스를 올려다보았다
“따라와. ‘그것’이 오기 전에 빨리 수색한다.”
이들은 게스트 하우스로 입장했다.
피투성이로 죽은 설동을 내버려두고서 말이다.
피범벅의 시체의 몸에서 총알이 조금씩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7. 사태를 파악하다
강 중위와 상병 2명은 신신당부한 명령을 기억했다.
[타깃을 무조건 안전하게 모시고 돌아와라. ‘해머 밤’ 작전은 그다음이다.]“빌어먹을. 하여간 정치인 놈들이란….”
강 중위는 혀를 차며 방탄모를 매만졌다. 간부들에게는 이 사태의 원인이 대략 전해졌다.
지금 이곳에서는 강 중위만 안다.
그들은 게스트 하우스 안쪽으로 이동했다.
“너 왜 떨어?”
강 중위는 아까 총을 쓴 병사를 쳐다보았다. 몸을 떨고 있다.
그의 눈초리가 매서워진다.
“사, 사람을 쏴서….”
“아니, 누가 쏘래? 피아식별하고 쏴야 할 거 아니야? 타깃이 만약 실수로라도 죽으면 난리 난다. 다음에는 모두 식별한 다음에 쏴.”
“네.”
강 중위는 상병을 유심히 쳐다보다가 게스트 하우스의 문을 열려 했다.
잠금장치가 잠겨있다.
“하하. 웃기고 있어.”
강 중위는 총을 들고 커튼이 처진 창문으로 돌아갔다.
“커튼 열고 문 열어. 여기서 다 같이 한 번 갈겨줘?”
“…….”
대답이 없다. 강 중위는 총구를 겨냥했다.
“자 셋. 센다?”
“자, 잠시 만요. 우리는 시민이에요.”
“어쩌라고? 둘. 하나.”
강 중위는 무심하게 답했다. 그러자 창문의 잠금장치가 돌려졌다.
“쏘, 쏘지 마요. 열게요.”
정성윤의 목소리가 들리고 이들은 총을 앞세우고 민간인들의 구역으로 들어갔다.
강 중위는 모두를 모이라 했다.
“모두 무릎 꿇어!”
“가, 갑자기 왜 이래요?”
덕준이 울먹였지만, 대답은 오지 않았다. 진실을 아는 건, 오로지 현장에 투입된 간부들뿐이다.
강 중위는 냉정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없네.”
강 중위는 기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결코 주변 사람을 기쁘게 하지 않았다.
리마가 나섰다.
“저, 저희는 브라질 출신이에요. 그냥 고국으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이야, 한국말 잘하네. 외국인이라…. 명령에는 없었는데.”
울먹이는 리마를 본, 강 중위는 난감한 ‘척’을 했다.
그는 상병 두 명을 보았다.
“여기는 이게 끝인가?”
“위에 게스트 하우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쪽을 봐야겠네.”
강 중위는 이들을 다시 쳐다보았다. 곧, 어디서 가져왔는지, 노끈을 가져왔다.
“묶어.”
“이눔들아 뭐하는 거야?”
정 할아버지가 기가 막혀 했다. 하지만 총 앞에 이들이 대항할 수단은 존재치 않았다.
정성윤은 절규했다.
“대한민국 시민을 군대가 이렇게 묶어도 되는 겁니까? 지금 당신들 왜 이러는 거예요? 우리는 사람이라고요!”
“‘지금은’ 사람이겠지.”
강 중위는 비열하게 웃으며 이제 총구를 들이밀었다.
차례차례 양손과 양발이 묶인 사람들 앞에서 강 중위는 두 상병을 노려보았다.
“확실하게 처리하고 가야지 후환이 안 남아.”
“…….”
“대답해!”
강 중위가 소리치자, 두 상병이 몸을 벌벌 떨었다.
“네!”
“자, 한 명씩 쏴.”
강 중위의 잔인한 말. 이곳의 사람들은 멍한 얼굴을 들었다.
“잠시 만요!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요?”
“사, 살려주세요.”
아무리 빌어도 강 중위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잘못이 문제가 아니야. 이 지역에 있었다는 게 문제지. 퇴로 확보가 중요하기에 ‘위험인자’들을 놔둘 수는 없잖아?”
강 중위가 이제 노리쇠를 움직일 때였다.
갑자기 거친 소리가 바깥에서 들려왔다. 마치 무언가가 철문을 두드리는 소리.
3인방의 시선이 돌려졌다.
“뭐야. 소리에 이끌려 왔나? 야. 한 명만 나가서 처리해. 보자마자 갈겨. 괜히 무작정 들이대지 말고.”
“넵!”
상병 하나가 몸을 떨면서 바깥으로 나갔다. 혹시 몰라 강 중위는 남은 상병 하나랑 같이 바깥을 주시했다.
[정 상병. 무리 일 거 같으면 바로 연락해. ] [소리가 지하실 쪽에 들립니다. 안에 들어가야 할 거 같습니다.] [알았다.]이들은 노심초사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다. 3분. 짧다면 짧은 시간이 자나갔다.
무전기가 울렸다.
[가, 강 중위님. 아, 아무래도 두 분이 오셔야 할 것 같은데요?] [뭐야? 많아?] [새, 생각보다 수가 많습니다!]다급한 무전이 끊기고 두 사람은 정 상병이 사라진 곳으로 움직였다.
바로 그때, 강 중위는 위화감을 느꼈다.
‘시체가 없어?’
그들이 여기에 오면서 사람 하나를 죽였다. 근데 시체가 보이지 않는다.
강 중위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했다. 그대로 무전을 켜는 순간이었다. 지하실에서 무언가가 날아왔다.
솔방울처럼 굴러가는 그것. 자기들의 옆으로 떨어진 그것.
“뭐야?”
강 중위는 이때 크나큰 실책을 범했다. 뒤도 보지 않고 도망쳐야 했는데, 우물쭈물한 거다.
얼마 안 가 수류탄의 파편이 두 사람을 덮쳤다.
신설동의 몸은 재생능력이 있다. 좀비와 마찬가지로 비현실적인 능력.
이 능력으로 어려서부터 그는 고난이 많았다.
정상적인 세계에서는 괴물취급과 애물단지 취급받기 딱 좋은 능력.
“이런 상황에서는 좋네.”
총알이 땅에 떨어지고, 설동은 몸을 벌떡 일으켰다.
평온한 세계에서는 애물단지였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도움이 되고 있다.
설동은 상황을 파악했다.
‘타깃을 찾는다고? 그 타깃이 누군데?’
저들은 누군가를 찾으러 왔다. 말투에서 보면 높은 분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자기의 게스트 하우스 안에는 그런 높은 분이 없다.
신분을 숨긴다?
‘왜 숨기는데?’
설동은 그런 가능성을 부정했다. 휴대폰도 사용 가능하지, 진작 도움을 요청했을 거다.
저들은 높으신 분을 찾으러 왔고, 이 근처에 그가 있단 거다.
그들은 창문을 열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설동은 몸을 바짝 수그렸다.
‘없다는 걸 확인하면?’
의심스러워 보이면 죽이는 놈들이다. 게스트 하우스 사람들이라고 무사할까?
‘하지만 상대는 무장한 3명인데.’
일반적으로는 이길 수 없다. 도끼로 목을 단번에 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아니, 한 명을 쳐도 나머지 2명에게 당한다.
‘탈무드를 떠올리자. 한 번에 하나씩.’
승산이 없는 건, 아니다. 적들은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할 테니까.
문제는 어떻게 한 번에 하나씩 오게 할 것인가. 이게 바로 문제였다.
‘군대 시절을 떠올리자. 신설동. 내가 병장일 때, 귀찮은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했지?’
후임을 보낸다.
적들은 타깃을 확인할 때, 시선을 끌게 하면?
시선만 돌리면, 적들은 확인 차 한 명을 보낼 것이다.
지하실은 내려가는 계단으로 있어 지하실 내부를 보려면 가까이 와야 한다.
설동은 문 옆에 붙은 채로 거칠게 문을 걷어찼다.
상대가 자신을 의식하도록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몸을 떠는 군인 하나가 조심히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후우…. 후우…. 강 중위 개새끼.”
귀찮은 일을 시킨 듯 욕설을 하며 지하실로 향하는 군인. 총구가 이제 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그때였다.
설동의 도끼가 단숨에 총기를 후려쳤다.
“어?”
땅에 떨어진 총기를 바라보는 상병의 코앞으로 설동의 도끼가 움직였다.
“야. 죽고 싶지 않으면 뒤로 돌아.”
설동은 도끼를 목에 들이민 채 협박했다.
“아…. 우….”
“입 닥치라고!”
설동이 도끼날은 목 안쪽으로 향하자, 상병의 목에서 두려움의 피가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아, 알겠어요. 알겠어.”
이제부터가 문제다. 설동은 남은 두 사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이 무릎 꿇은 자의 조끼에서 수류탄을 확인했다.
“야.”
설동은 무전기를 꺼내서 입에 전해주었다.
“불러.”
“네?”
“뒤질래?”
설동은 총에 맞은 뒤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거칠게 도끼날이 목을 압박했다.
“아, 알았어요. 사, 살려주세요. 제발….”
울먹거리며 무전기를 입에 댄 상병은 그들을 호출했다.
설동은 그대로 수류탄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손 하나로는 불편하기에 손을 들고 있는 이 군인에게 시켰다.
“야. 지금부터 잘못하면 너랑 나 둘 다 죽어. 알겠어? 저놈들 오면 수류탄 풀어. 훈련소에서 배웠지?”
“네. 네….”
상병은 다급하게 입을 움직였다. 이게 끝이었다. 두 사람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자 설동이 수류탄을 던졌다.
엄청난 진동이 전해지고 수 분 후, 설동은 포로를 잡은 채로 올라갔다.
“저,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두 발과 부 손이 묶인 상병은 총을 들이댄 설동 앞에서 애원했다.
사태는 정리됐다. 게스트 하우스 사람들은 묶인 손목과 발목을 마사지하다가 이내 살기를 띠었다.
“저 개자식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흥분한 덕준이 어디서 찾았는지, 몽둥이를 들었다.
“기다려 봐요.”
설동은 그를 제지했다. 무작정 죽이기보다 현재 상황을 아는 게 중요했다.
설동의 도끼가 상병의 앞에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