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Obtained a Mythic Item RAW novel - Chapter 363
363화 S급 그 너머
[특수 아이템]이름: 아득한 심연의 별
등급: ???
긴눙가가프의 심연을 떼어낸 조각이다. 태초의 힘을 가득 품고 있다.
격을 지니지 않은 자는 만지는 것만으로 사망할 정도로 위험한 물건이다.
*총 아홉 개가 존재하며 모두 모을 경우 태초의 법칙을 거스를 수 있도록 한다.
*주의! 사용자의 격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태초의 심연에 의해 소멸하게 된다.
“마, 말도 안 돼! 아득한 심연의 별이라고요?!”
헬라가 기겁하며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섰다. 그럴 만했다.
아득한 심연의 별.
이는 재현을 과거로 회귀시킬 때 사용하지 않았을까 의심할 정도로, 깊고 방대한 마력을 품고 있는 물건이었다.
모두 아홉 개가 세계에 존재하며, 이를 사용하면 세계의 법칙을 거스를 수 있다고 전해지는 물건. 그중 하나를 얻은 것이었다.
당연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재현 역시 충격을 받은 건 마찬가지였다.
‘4, 5계층의 보상을 한 번에 정산해주겠다더니. 설마 이런 걸 줄 줄이야.’
어디든 사용할 수 있을 물건이었다.
단지 스탯이나 아이템을 주는 것은 재현에게 그리 큰 의미가 없다. 신화급 아티팩트가 아니고서야, 재현을 강화하는데 그리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달랐다.
재현은 이런 운명에 개입할 수 있게끔 하는 아이템의 존재가 매우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확실히 깨달았다.
이번 4계층. 종말의 자장가에서, 그는 이그드라실의 은총으로 한 엘프를 살릴 수 있었다.
시간과 법칙을 거스르고 루이나를 살려낸 것이다.
또한, 그것은 과거에 간섭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라스와 아인델 등. 수많은 엘프가 희생되었지만, 그들을 모두 구할 정도로 힘이 할당되지 않았기에. 그들은 거기서 소멸하고 말았다.
이때 그 할당량을 늘려줄 수 있는 물건이 바로 이 조각이었다.
아득한 심연의 별.
‘이걸 몇 개만 더 찾아낼 수 있다면,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헬라는 그것을 위해 다른 아홉 세계를 다니며 아득한 심연의 별 조각을 모아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땐 자신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이기에, 다른 반 에시르 신도 그를 도울 거라고도 말해주었다.
재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홉 개나 있는 조각을 모두 홀로 모으기에는 시간이 지나치게 소모될 것이다.
다른 이들이 돕는다면 훨씬 시간을 아낄 수 있겠지.
“이제 얻을 것도 얻었으니 슬슬 나갈까.”
재현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따로 제대로 된 보상을 얻지 못했다.
물론 자유 분배 스탯을 30이 아무것도 아니라 하기엔, 어폐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대대대―대적자님 정말로 고생 마―많으셨습니다요! 기기기―기회가 된다면 다시 만나 뵙고 싶습니다요!”
라타토스크가 재현의 주머니에서 빠져나와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재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았다.
“그래. 처음에는 의심해서 미안했다.”
“헤헤헤― 이―이름 없는 수리 님과 니드호그 님과의 관계도 어떻게 된 것인지 모두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요! 모두 대적자님이 활약해 주신 덕분입니다요!”
“그럼 간다.”
라타토스크가 뒷다리로 몸을 일으켜 세워 지탱하더니, 재현을 향해 앞발을 흔들기 시작했다. 재현도 괜스레 코끝이 찡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탑의 공략 난이도가 난이도여서 그랬는지 아무래도 정이 든 모양이었다.
“저쪽에 외부로 통하는 포탈이 활성화된 것 같군요. 저걸 타고 나가면 될 겁니다.”
헬라가 한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마 바깥으로 바로 전송되는 포털로 보였다.
재현은 혹여나 싶어 가장 먼저 앞장서며 말했다.
“내가 먼저 갈 테니까. 너희는 조금 뒤에 알아서 따라와. 내 생체 반응 체크하고 혹시나 연락 없으면 반지로 연락해. 알겠지?”
“알았어. 걱정 마.”
김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현은 믿는다는 듯 덩달아 고개를 끄덕이며 포털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러자, 가벼운 전송 마법이 작용하는 감각이 일더니 이내 바깥에 전송되었다.
바깥이라 함은, 당연하게도 바다 한복판이었다.
다소 문제이긴 했으나 재현에게는 아니었다.
솨아아아아!
재현은 바다의 정수로 금세 뭍으로 올라와 팔짱을 꼈다.
아무래도 동료들이 이곳으로 나오면 적잖이 당황할 것 같았다.
그러니까….
“조금 골려줘야지.”
재현은 혼자 물 위에 둥둥 뜬 채, 반가운 동료들을 괴롭혀주기로 했다.
* * *
이그드라실의 탑이 끝난 뒤, 퀘스트의 종료 메시지가 떠올랐다.
미미르가 처음 주었던 탑을 부수는 그 퀘스트였다.
이는 무려 전 세계 각성자들이 사용하는 에시르 시스템의 제약을 부수고 성장 한계를 없애주는 퀘스트.
쉽게 말해, 재현과 그 동료들이 도달한 천외천(天外天)의 경지를 제외하고서 가장 최고의 등급으로 꼽히던 S급.
그 이상에 모든 레이더가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더불어 스무 살 이후 성장할 수 없었던 레이더들이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재현이 후에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좋은 패가 되어 줄 것이다.
이로 인해, 재현은 이번 탑의 공략이 모두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연하게도 리처드를 통해 세계 레이더 연합을 모두 소집했다.
그런 뒤, TV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될 수 있도록 계획을 마쳤다.
지금 이곳 기자회견장에는 각국의 기자들이 재현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한가득 모여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한 마디라도 먼저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무려 세계 유일의 대적자. 민재현이 새로운 소식을 발표하는 자리.
그 상징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역시 이번엔 다른 적대 신들의 존재가 드러난다는 이야기겠지?”
“그럴지도 모르겠군. 확실히… 가능성이 가장 커.”
“하지만 인간인 주제에 신에 대항할 수 있다는 건가? 그냥 포기하는 편이 맞는 거 아냐?”
“그래! 취재고 뭐고… 이렇게 됐다간 앞으로….”
기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서로 갈렸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기자들을 지나쳐 앞으로 걸어가는 한 남자가 있었다.
바로 모리야 렌키.
“거기서까지 살아나오다니. 역시 그놈은 뭔가 다른 녀석이라 이건가.”
그가 선글라스를 낀 채 걷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길을 잘못 든 모양이군. 기자들이 가득하잖아. 미안하군, 잠시 비켜주겠나?”
그가 선글라스를 잠시 내리며 그렇게 말하자, 앞에 있던 기자들이 벌벌 떨며 길을 비켜주었다.
그때, 재현과 동료들은 모두 연화의 매니저들에게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말했지만, 유성은은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순간이기에 최대한 멋진 인상을 남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후 도움이 될 거라는 사실에는 그 역시 동감했기에, 재현도 별말 하지 않았다. 어쨌든 인상이 좋아 보이는 편이 좋긴 하니까.
다른 애들 역시 전문 메이크업을 받으며 본격적인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도 나름 몇 번 경험해 본 탓에, 애들은 꽤 덤덤했다.
나인의 멤버들은 유독 이런 경험이 잦았다.
그런 이들이기에 이런 행사에 더는 긴장할 게 없었다.
더구나 이그드라실에서 죽다 살아난 이들이 아닌가.
이정도 기자회견에 긴장하기에, 그들의 멘탈은 이미 금강석 이상으로 단단해져 있었다. 재현이 피식 웃었다.
“야. 너희도 메이크업 빨 잘 받네?”
“당연하지!”
김유정이 말을 받았다. 그녀는 머리에 약간 웨이브를 넣었고, 입술이 조금 붉어져 있었다. 저렇게 꾸미면 진짜 배우를 해도… 라는 생각이 잠시 들 정도였다.
어디까지나 착각이라는 것을 파악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서이나도 역시 아름다웠다. 그녀의 청초하고 신비스러운 머리칼과 눈이 조화를 이루었고, 작지만 오똑 솟아 있는 콧날이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안호연의 경우는 잿빛 머리칼이 약간 젖은 듯 떨어지게 메이크업을 받았다. 눈꼬리에 옅은 붉은 기가 도는 것이, 여심을 녹이기 최적화된 얼굴이었다.
이재상은 보호 본능을 자극하게끔 웨이브를 살려두었다.
권소율은 아름다운 금발에 윤기가 돌고, 그녀 특유의 약간의 불량함이 잘 녹아나게끔 메이크업을 받았다.
헬라는 따로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녀가 대외적으로 직접 나서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유성은이 메이크업을 받아 한층 더 잘생겨진 재현을 보며 팔짱을 꼈다. 그녀가 싱긋 웃으며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역시 좀 꾸미니까 태가 사네. 옷도 꽤 잘 어울리는데?”
“놀리시는 거죠?”
재현이 대꾸하며 팔짱을 꼈다. 그는 꽤 귀찮은 얼굴이었다.
아침부터 와서 이것저것 찍어 바르고 이것저것 입혀보는 탓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탓이었다.
과거 서이나에게 옷을 받았을 때 이후 이렇게 지쳤던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쨌든 지금은 그녀가 프로가 아닌가.
자신은 매스컴을 다뤄본 경험이 유성은에 비해 적었다.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었다.
“그나저나 정말 충격이었어. 네가 정말 이그드라실을 공략할 수 있을 거라고는… 내 제자지만 생각지도 못했거든. 그래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원래 제자는 청출어람이라잖아요. 제가 또 한 노력하니까.”
“그래그래. 어련하시겠어.”
유성은이 말하던 와중. 박성재가 다가오며 말했다.
“슬슬 기자들도 그렇고 S급 레이더들도 그렇고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곧 시작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네. 그럼 시작하시죠.”
“5분 뒤에 들어간다고 미리 사인을 주겠습니다.”
박성재가 고개를 꾸벅 숙인 뒤 다시 매니저들에게로 다가가 말을 전달했다.
드디어 이제 인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순간. 재현은 숨을 골랐다.
그는 지금 자신이 내리는 선택이 맞는지 한참을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이것이 최선이다. 그런 결론이 섰다.
“얘들아.”
재현이 나지막이 동료들을 불렀다.
“가자.”
그가 싱긋 웃었고, 이어 대기실에서 바깥의 기자회견장으로 나가자 수많은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재현과 멤버들이 자리에 앉았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그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본 뒤, 입을 뗐다.
“안녕하세요. 민재현입니다.”
촤촤촤촤촤촤!
다시 한번 터져 나오는 플래시. 허나 재현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손을 잠시 들어 올려, 기자들의 카메라 세례를 잠시 막았다.
그런 뒤 재차 입술을 열었다.
“저는 이번에 이그드라실의 내부에 진입해 이를 공략해낸 끝에, 인류에 한 가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그가 그렇게 말하자, 가장 앞에 있던 미국계 기자가 손을 들었다.
재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하자 그가 일어나 말했다.
“좋은 소식이란 무엇입니까?”
“각성자의 성장 제한이 해제되었습니다. S급 이상으로 성장할 수 없었던 것도, 그리고 20살 이상의 레이더가 더는 성장할 수 없었던 제약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우리의 주적은 아스가르드의 최고신 오딘이며, 그는 저희 레이더들의 성장을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그드라실에서 이를 해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럴 수가!”
곳곳에서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레이더들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이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사실 발키리 습격 사건 이후,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줄곧 패배감에 짓눌려 있었다.
재현과 발키리들의 싸움을 보았기에. 그가 아닌 다른 자들은 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는 의미.
그들로서는 좋을 수밖에 없었다.
허나, 이들에게 모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좋지 않은 소식은 무엇이죠?”
이번에는 한국 기자의 물음. 재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저는 결코 대의를 위해 움직이지 않으리라는 것을, 여기서 선언하겠습니다.”
그 말에 회견장이 발칵 뒤집혔다.
명실상부 현 최강의 레이더는 재현이었다. 그런데 그가 신과의 싸움에서 대의를 위해 움직여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각국의 기자들과 레이더들이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그렇다는 건…….’
‘민재현 레이더와 척을 지게 되면….’
‘국가가 존망 위기에 처할 수도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모두의 표정이 일순간 싸늘히 굳었다.
재현의 말. 그것은 그에게 간택 받지 못한 국가는 모두 절멸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의미나 다름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