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107)
새로운 무기
“허어!”
“이럴 수가……!”
보상 산정 결과를 바라보던 마검사, 뤼카가 침음성을 흘렸다.
“여태 이런 말도 안 되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까?”
“그럴 리가요.”
델라일라가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보통 1등이나 2등이나 격차라 해봐야 많아도 10% 안팎 남짓.
하나, 주동훈의 성적은 99%.
참가자들에게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정확히 98.1315667%였다.
기괴하니만큼 높은 수치.
‘하긴, 그럴 수밖에 없긴 하지.’
혼자 독무를 처리했다.
아니, 저런 걸 처리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걸까?
길들였다는 게 더 정확한 워딩 아닐까?
“후우, 설마설마했던 게 정말 현실이 될 줄은…… 저도 몰랐네요.”
“역대급 헌터의 탄생을 저희 두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델라일라 님.”
서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홀로그램에 떠오르는 정보들을 읽고 있을 찰나.
삐! 삐! 삐!
돌연, 홀로그램 창에서 비프음과 함께 황금색 글씨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건?”
“보상! 보상이 산정되는 소리입니다!”
“보상이라면……!”
주동훈의 보상이었다.
게다가 주동훈은 VIP 상점에서 개연성까지 구입해 둔 상태!
둘의 시선이 허둥지둥 글을 향했다.
그리고 그 내용엔…….
[보상을 선택합니다.] [축하합니다!] [★☆대 To the 박☆★] [‘???급 선물상자’를 획득합니다.]시련 던전을 오픈한 이후로 처음 보는 [대 To the 박] 표시.
영롱한 글자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이, 이건…….”
“미친! 저게 도대체 무슨 등급입니까?”
“이제는 아시잖아요. 저한테 물어도 소용없다는 거.”
“아, 그랬……었죠.”
“예, 던전을 만든 저도 처음 보는 등급이니까요.”
“후우, 대체, 이게 무슨.”
뤼카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SS급 아이템은 몇 번 등장한 거로 알고 있다.
랭킹 10위 안에 든 랭커들의 무기가 SS급 이상이라는 건 알 만한 랭커들은 다 아는 사실.
‘근데 SSS급은…….’
물론, 여기 던전에서 시도한 사람은 있었다고 들었다.
워낙 유명한 사건이어서 다른 건 몰라도 이 사건만큼은 알았다.
‘장대웅.’
그 미친 또라이 광전사.
테마1 보상으로 얻은 확정 S급 아이템을 버리고.
두 단계 높인 1%의 확률로, SSS급에 도전했다던 남자.
– 크하하하, 사나이라면 인생 한 방이지!
라 외치며, 바로 1% 찍었다던데.
당연한 말이지만, 기회 1번에 1%면 극악한 확률이다.
[뿌직!] 하고 날려 먹은 건 당연지사.“근데 SSS급도 아니고 ???급이라니. 그것도 1%의 확률을 아이템으로 커버해서? 하아, 이건…… 도저히 말이 안 나옵니다.”
사실 VIP 상점의 존재도 이번에 알았고.
애초에 저런 말도 안 되는 시련 포인트를 모은 것도 처음 봤다.
기존의 판을 깨부수는, 새로운 신성(新星)의 등장.
“…….”
“…….”
델라일라도 뤼카도.
잠깐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 * *
“이게 ???급 선물상자……?”
나는 아예 구석 바위 뒤로 숨어버렸다.
누가 봐도 빛깔 좋은 신묘한 모습의 상자에 어그로 끌리기는 싫었다.
‘이런 걸 어르신이랑 같이 못 보는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별수 없지.
노인을 소환하기엔 아직 쿨타임이 많이 남아 있다.
테마2가 언제 시작할지 모르는 일.
기다려 줄 수 없었다.
‘어르신, 쏘리.’
속으로 정중하게 위로의 인사를 전한 나는 다시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했다.
[아이템 : ???급 선물상자] [등급 : ???] [종류 : 상자] [설명 : 열어 보아라. 그대에게 가장 필요한 아이템이 등장할 것이다.] [효과1 : ???급 아이템을 획득한다.]깔끔한 설명.
???급이 어떤 등급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으나.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런 건 팔면 얼마나 하려나?’
S급도 아니고 SS급도 아니고 SSS급도 아닌.
아직 세상에 한 번도 등장한 적 없는 미지의 등급 아이템을 선물해 주는 상자.
‘쩝, 이걸 누가 믿어.’
웬 미친 사기꾼 소리나 안 들으면 다행일 거다.
SS급이 있다 해도 세상이 떠들썩해질 텐데.
그 위 위 등급이 있다는 걸 누가 믿을까?
하지만, 만약에.
아~주 혹여나.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세상이 있다면 어떨까?
‘뭔지는 몰라도.’
절대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의 아이템일 거다.
이 세상 모든 부자가 달려들어도 얻을 수 없는.
감히 문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
그런 아이템을.
나는 지금 열어보려 한다.
과연 이놈의 시스템은.
나에게 가장 필요한 아이템을 뭐라 생각할까?
묘한 기대감과 함께.
풀럭!
나는 상자를 오픈했다.
[‘???급 선물상자’를 개봉합니다.]드드드드!
신묘한 빛과 함께 상자가 진동한 것은 그때였다.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지만, 오직 나만이 볼 수 있는 증폭 에너지.
본격적인 아이템이 소환되려는 것이다.
[아이템 선택이 시작됩니다!] [선물상자가 당신에게 전용 무기가 없는 것을 파악합니다!]내 전용 무기?
사실 나는 굳이 무기를 쓰지 않았다.
어차피 내 고유 능력은 네크로맨서.
부하들이 알아서 싸워줄뿐더러, 그냥 지팡이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래서 S급 무기를 얻거나 만들면, 다 부하들에게 몰아주기도 했었다.
‘내가 당장 필요한 게 전용 무기는 아닐 것 같은데…….’
물론, 그건 내 생각일 뿐.
시스템의 생각은 또 다를 수 있다.
원래 통상적으로 헌터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아이템이 ‘전용 무기’ 아니던가.
에이, 설마.
그래도?
[아이템이 전용 무기로 정해집니다!]“젠장.”
왜, 불안한 감각은 틀리지 않는 걸까?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SSS급이라면, 그래도 말도 안 되는 사기 능력을 보여줄 테니.
아직 기대해 볼 만하다.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탐색합니다!]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의 폭에 맞추어 무기를 선택합니다!] [삐! 삐! 삐! 삐!]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너무 많습니다!]음?
이건 또 예상치 못한 소리였다.
아, 맞다.
나 만술(萬術)이었지.
만술(萬術)의 목표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무기를 다루는 것.
당연히 모든 무기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많을 수밖에.
“…….”
양손에 땀이 흥건하게 차올랐다.
과연.
만술의 의지를 잇는다는 게.
여기서 불리하게 작용할까, 유리하게 작용할까?
[개연성에 따라, 세계를 탐색하는 중입니다.] [아이템을 찾는 중입니다.] [……………ing.]상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더욱 진해졌다.
얼마나 진한지, 눈을 뜨기 힘들었으며.
쥐고 있는 손에는 따가운 열기마저 느껴졌다.
쿠구구구!
진동 역시 이전과 다르게 더욱 난폭하게 변했다.
마치 상자 속에 거대한 악마를 가두어 놓은 것만 같은 기분.
“…….”
과연.
뭘 주려고 그렇게 뜸을 들이는 거냐?
꿀꺽!
침을 삼키며 기다리고 있던 순간.
[띠링!] [아이템을 찾았습니다!]이윽고 미친 듯이 진동하던 상자의 떨림이 멈췄다.
신묘하게 뿜어내던 빛도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내 손에 나타난 것은…….
“이게, 뭐지?”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내 손 위에 올라가 있는 게, 무기가 아니라 빛 덩어리였기 때문.
그것도 불타오르듯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는 빛.
나는 곧바로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아이템 : 봉인된 일곱 정수의 영령(1/7)] [등급 : 신살(神殺)급] [종류 : 무기] [설명 : 태초의 신(神)들조차 두려워하던 일곱 정수의 파편. 모든 속성의 정수를 모으면 봉인이 해제됩니다. 현재, 화(火)의 정수가 담겨있습니다.] [효과1 :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변형합니다.] [효과2 : 절대 파괴되지 않습니다.] [효과3 : 수집한 정수의 힘을 사용합니다.] [효과4 : 기력 1,000 증가.]“……?”
나는 잠깐 할 말을 잊어먹었다.
아니, 이게 뭐야.
신살급?
신급도 아니고 신살?
신조차 두려워하는 정수라고?
혼란스러웠다.
아직 던전에 대해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게 현 인류인데.
신은 또 뭐냐고.
역시,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 신이라는 존재가 있었던 걸까?
‘하여튼.’
그것과 별개로 엄청난 아이템이 맞았다.
아니.
단순히 등급을 떠나서.
또한 기력 1,000을 떠나서.
딱 나한테 어울리는 아이템이었다.
효과1의 성능이 나에겐 굉장히 특별한 의미가 있었으니까.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변형된다고 했지?’
[화(火)의 정수가 그렇다고 웃습니다.]“어?”
이건 또 뭐야.
무기가 웃어?
잠깐, 당황하고 있을 때였다.
스슷!
동시에 무기의 형태가 자연스럽게 뒤바뀌었다.
누가 봐도 으리으리하게 생긴 아름다운 창의 자태.
[화(火)의 정수가 또 원하는 무기를 떠올려 보라고 합니다.]“허허.”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세상에.
소설에나 전해져 오던 에고 웨폰이 아니던가!
나는 녀석이 시키는 대로, 엘드린을 떠올려 봤다.
그러자.
딱 봐도 비싸 보이는 멋들어진 활이 손에 잡혔다.
스스슷!
또한 뼈일이를 떠올리니, 매끈한 검으로 뒤바뀌었다.
과연 신살급 무기라는 걸까?
내 의지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마치 무의식이 뇌에서 신경을 통해 명령을 내리는 것처럼.
또한 내 신체조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듯, 굉장히 편하게 파지 되는 형태로 변했다.
무게도 적당했다.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마치 나만을 위한 무기.
“나쁘지 않네.”
노인이 보면 또 부러워서 한탄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성능이었다.
[화(火)의 정수가 귀엽다는 듯 웃습니다.]“…….”
무언가 엄청난 존재가.
약하디약한 병아리를 귀엽게 지켜보는 느낌이 좀 꺼림칙하긴 했지만.
“그나저나, 넌 누구냐? 아니, 누구세요?”
나는 정수를 불러봤다.
하지만, 잘 대답하던 녀석이 이제는 묵묵부답이다.
“엉? 누구시냐고. 저기요? 대답 좀…….”
수십 번을 불러보고.
무기를 휘둘러 봐도, 철저하게 무시했다.
뭐야, 이거.
그냥 자기 기분 내킬 때만 대답하는 모양인데.
아무래도 정수의 존재에 대해 파악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싶었다.
그래도 무기의 성능에는 이상이 없었다.
원하는 형태를 떠올리면 즉각적으로 변했다.
뭐, 일단 그거면 됐지.
“후우.”
무기를 잠깐 갈무리하자, 중앙에서 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1등은 누군데?”
“1등 보상은 뭐야? 99%면 엄청난 보상을 받았겠지?”
“어디 한번 얼굴 좀 보여보소!”
보상을 받고 나자, 잠깐 넣어뒀던 호기심이 다시 터졌나 보다.
어차피 테마2가 시작되면 내가 1등인 걸 다 알아볼 테지만.
‘일단은.’
아직 마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아이템 : A급 랜덤 박스] [등급 : A] [종류 : 박스] [설명 : 무작위로 A급 아이템이 등장하는 상자.] [효과1 : 종류 불문 A급 아이템이 등장한다.] [아이템 : S급 랜덤 박스] [등급 : S] [종류 : 박스] [설명 : 무작위로 S급 아이템이 등장하는 상자.] [효과1 : 종류 불문 S급 아이템이 등장한다.]이 두 개를 까는 것.
델라일라인지 뭔지.
랜덤 상자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았지만.
‘일단, 까보자.’
나는 먼저 A급 랜덤 박스를 오픈했다.
[‘A급 랜덤 박스’를 개봉합니다.] [‘최상급 포션’(A급)을 획득합니다.]‘최상급 포션이라.’
나쁘지 않다.
무기처럼 고가에 팔리진 않지만, 그래도 포션치고는 짭짤하게 벌 수 있을 정도.
나는 가방 구석에 쟁여뒀다.
어차피 뼈칠이가 있는 한, 내가 쓸 일은 거의 없을 거다.
‘다음.’
나는 바로바로 다음 상자를 열었다.
신살급을 열어봐서 그런가?
이제 S급도 별 감흥이 없어진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S급이면 아직 기대해 볼 만하다.
제발.
좋은 거.
솟아오르는 빛이 가라앉기를 기다리자.
[‘S급 랜덤 박스’를 개봉합니다.] [‘베히모스의 뼈 방패’(S급)을 획득합니다.]“오, 뼈 방패?”
S급 방패면, 딱 우리 뼈사 거다.
게다가 이름도 딱 뼈 방패 아니던가!
녀석과 찰떡궁합이다.
“개이득인데?”
흐흐, 웃은 내가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아이템 : 베히모스의 뼈 방패] [등급 : S] [종류 : 방패] [설명 : 고대의 악마 베히모스의 뼈로 만들어진 방패. 놀라운 성능을 자랑합니다.] [효과1 : 힘 30 증가.] [효과2 : 10% 확률로 기본 공격 완전 무시. (해당 효과는 타 효과와 중복되지 않습니다.)] [효과3 : 데미지 감소 효과 50%. (해당 효과는 타 효과와 중복되지 않습니다.)] [효과4 : 기력 50 증가.]“이야.”
역시 S급답게 끝내주는 성능이었다.
나는 뼈사를 불러내, 녀석에게 쥐여주었다.
까득, 끼득!
고맙다면서 고개를 주억거리는 녀석.
“고맙긴, 늦게 마련해 줘서 내가 미안하지.”
요즘 들어 태양이나 드미르, 엘드린과만 떠드느라.
녀석들, 신경을 못 써줬다.
뼈일이도 그렇고.
뼈오도 그렇고.
이 녀석들도 과거 날 오크에게서 구해준 고마운 녀석들인데 말이다.
그렇게 새로운 무기를 들어 올리며 좋아하는 녀석을 뿌듯하게 바라볼 찰나.
[보상 산정이 완료됩니다.] [테마2를 시작합니다.] [선임 심사위원이 등장합니다.]본격적인 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