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568)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568화
빛과 어둠(5)
그림자 학살은 계속되었다.
분명 수하들이 힘을 내주고 있었지만, 점점 버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월(月) : 흠.]지켜보던 월이 말을 꺼냈다.
[월(月) : 어둠이란 놈. 생각보다 힘이 강하다.] [일(日) : 맞아요. 솔직히 계약자 정도의 힘이면 신(神) 하나 정도는 무난하게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좀 많이 세네요. 어쩌면 힘들 수도 있겠는데요?] [월(月) : 쯧, 그동안 얼마나 처먹었길래.]월은 당황했다.
어둠이라 하면 본래 자신 힘의 30% 미만을 가져가서 신(神)이 된 자일 거다.
그런 놈이 어찌 지금의 주동훈과 비슷한 힘을 낼 수 있단 말인가!
[일(日) : 당연히 힘은 과거의 우리와 비교할 게 못 될 거예요.]이는 우주 통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억겁의 세월 전.
정수들은 자유를 추구했다.
딱히 힘을 모으려고 애쓰지도 않았고, 그저 태초에 가지고 있던 자신의 힘을 지키기에 바빴다.
그것이 순리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신(神)들은?
리그란 것을 만들어 억지로 힘을 끌어모았다.
[월(月) : 확실히 부자연스럽다.] [일(日) : 억지로 덩치를 키워놓은 거대 괴물을 보는 것 같네요.]쿠과가가가가!
그림자가 더욱 쏟아졌다.
“또 다른 우주의 정령들이여.”
그때 묵묵하게 싸우고 있던 유이사가 지팡이를 천천히 휘저었다.
본래 유이사는 자신이 속했던 정령계의 정령왕들만 사용했다.
하지만 이는 부족했다.
그렇기에 토(土)의 힘을 끌어올려 우주 전역의 정령들을 불러 모아 꼬시기 시작했다.
이 우주엔 수많은 정령계가 있고, 수많은 성운급 정령왕들이 있다.
비록 저 어둠의 힘에 비하면 티끌에 불과하겠지만, 원래 티끌 모아 태산 아니던가.
“여기로 모여라.”
– 응?
– 이 기운은……?
– 대자연! 어머니의 향이다!
‘음?’
주동훈이 눈을 크게 떴다.
그도 처음 보는 광경이자, 정령들이었기 때문.
‘뭐 하는 거지?’
탁 까놓고 말해서 별로 강해 보이진 않는데?
– 네가 우릴 부른 거야?
– 근데 저 앞에……. 존재는 뭐야?
– 어둠……? 뭔가 무서워!
정령들은 신(神)을 모른다.
아직 초월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태초에 자신들을 빚어낸 토(土)의 향은 본능으로 기억했다.
유이사는 그들에게 말했다.
“정령왕들이여 들리는가?”
– 들린다.
– 너야? 우릴 어떻게 부른 거야? 여긴 어디고?
“우리를 도와라. 저 어둠을 열심히 걷어내 주면, 이 기운을 나눠주겠다.”
그녀의 손아귀에서 황토색 기운이 솟구쳤다.
– 어어?
– 따듯해. 대자연의 기운.
–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수 있는 거야?
“궁금증은 나중에 해소하고 도울 정령만 도와라. 돕지 않는 정령은 국물도 없을 거야.”
– 으음.
– 도와주고 싶긴 한데, 저건 너무 무서운걸.
– 갑자기 불러내서 싸우라 하면 우리가 싸워줘야 해?
긴가민가한 정령왕들을 도운 것은 유이사의 전속 정령들이었다.
후우웅!
먼저 바람의 정령왕 실피드가 말했다.
“너희들 마음대로 해라. 싸우지 않을 자들은 돌아가도 돼.”
쿠과가가가!
이미 유이사에게 힘을 받아 초월자 이상의 힘을 가진 실피드다.
그녀가 내뿜는 바람의 힘은 기존 정령왕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 뭐야?
– 너도 우리랑 같은 정령인데 왜 이리 센 거야?
– 뭔가 느낌이 다른데?
정령들의 눈빛에 호기심이 가득 찼다.
“후후, 그 이유?”
촤르르륵!
엘라임이 수압으로 그림자들을 베어내며 웃었다.
“저 기운을 받으면 너희도 이렇게 강해질 수 있어. 저기 노아스를 봐.”
– 그워어어어어어어!
토(土)의 힘과 상성이 가장 좋은 것은 다름 아닌 땅의 정령왕, 노아스였다.
쿠과가가가가가!
굉장한 크기로 우주를 가득 메운 돌골렘이 주먹으로 그림자를 으깨고 박살 낸다.
– 와!
– 진짜 세다!
– 나도 저 기운을 받고 싶긴 한데…….
– 싸워볼까?
하나둘.
참전하는 정령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시 밀리던 힘의 균형이 팽팽해지기 시작했다.
– 같이 싸우자!
– 우리도 도울게!
– 기분 나쁜 기운이긴 했어! 우리가 없애 버리자! 그럼 우리도 강해질 수 있는 거지?
정령들이 생각보다 많은 탓이다.
‘오.’
주동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나쁘지 않았다.
‘아무리 미약한 힘일지라도.’
이 전쟁이 끝나는 순간, 함께 싸운 이들은 막대한 보상을 받게 될 거다.
원래 그런 게 혁명이니까.
주동훈이 수하들을 둘러보았다.
“다들 잘 싸우고 있어.”
그리고 튀어 나가려 할 찰나.
“왜 그러느냐?”
어르신이 물었다.
“어둠이 거의 다가왔어요.”
“제기랄, 벌써?”
만술 노인은 어둠을 직접 본 적이 있다.
검은 머리의 남성.
생긴 것은 멀쩡한데, 왜인지 모르게 거슬리고 역겨운 느낌이다.
“예, 저기 눈앞에 있네요. 본체는 제가 커버할 테니 어르신도 여기 그림자들 좀 부탁드립니다.”
쿠과가가가!
주동훈이 본격적으로 힘을 끌어올리자, 달려들던 그림자들이 한순간에 녹는다.
그 사이로.
‘어둠.’
녀석이 보였다.
그리고 그의 표정은 분명…….
‘웃고 있다?’
[월(月) : 좋겠지. 본인이 이길 거라 생각하고 있을 테니.]‘그래?’
주동훈의 눈이 가늘어졌다.
‘방심하고 있다는 말이지?’
그렇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제대로 한 방 먹여줄 수 있을 테니까.
우우웅!
주동훈이 기운을 한껏 끌어올려 공격하려 할 찰나.
– 과연…….
어둠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 가지고 있구나. 월(月)의 나머지 힘. 지금껏 용케도 잘 숨기고 있었어.
그가 주동훈의 몸 내부를 쓱 훑더니 만족스러운 낯짝을 드러냈다.
주동훈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달려 나가 어둠의 얼굴에 주먹을 기세 좋게 뻗었다.
하지만.
– 뭐 이리 급하나? 어차피 조금 있으면 마음껏 싸우게 될 텐데.
스멀스멀하는 기운이 그 기운을 보기 좋게 흡수했다.
‘또?’
주동훈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까는 그림자가 스켈레톤의 기운을 훔쳐 가더니, 어둠 역시 같은 능력을 사용하는 건가?
– 하긴, 우리가 피차 대화를 나눌 사이가 아니긴 하지.
– 그래도 찾기 힘들었던 그 힘을 잘 운반한 대가로……. 편안히 소멸시켜 주겠다.
웅혼한 음성이 머릿속을 연달아 윙윙 울렸다.
그리고 이내.
스스스스……!
어둠의 색이 더욱 공포스럽게 짙어지기 시작했다.
‘이건.’
주동훈이 입술을 깨물었다.
위험했다.
온몸이 저릿저릿해지는 게, 이제야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 끌끌, 많은 힘을 담고 있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지.
쿠과가가가!
어둠의 힘이 주동훈을 향해 밀려왔다.
– 자, 내놔라.
다가오는 힘에 맞서 주동훈 역시 힘을 끌어올렸다.
두 힘이 부딪히자.
콰아아앙!
고막이 찢어질 듯한 폭음이 터졌다.
– 키아아아아아아아!
우주 공간이 뒤틀리며 주변을 뒤덮던 그림자들이 죽어 나갔다.
한껏 긴장하여 경계하던 스켈레톤들도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제기랄.’
주동훈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또 뺏겼어.’
이제는 확실히 느껴진다.
부딪힐 때마다 조금씩 기운을 잡아먹히고 있다.
‘어떡하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채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다시금 어둠의 힘이 날아왔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파멸의 기운이 폭발하듯 돌진했다.
“흐아아압!”
주동훈 역시 가만히 맞아줄 순 없었다.
다시금 힘을 끌어올려 주먹을 내질렀고.
콰아아아앙!
“크읏!”
주동훈의 몸이 뒤로 쭉 밀려났다.
아까와 같은 폭발이 다시 한번 일어났다.
[월(月) : 이런 식으로 계속 부딪혀 봐야 좋을 거 없다!]그럼 어쩌라고!
방법이 없잖아요!
[일(日) : 일단 피해요!]피하라고?
스켈레톤을 내버려 두고?
절대 그렇게는 못 하지.
‘일단 저 힘을 흡수하는 거. 무슨 기술인 줄 알아요?’
[월(月) : 기술이 아니다. 본래 그런 놈들이야.]본래 그런 놈들?
[월(月) : 탐식종(貪食種). 그게 요즘 아이들이 말하는 신(神)의 정체다. 주변에 보이는 모든 기운을 접촉만으로 먹어 치우는 놈들이지. 우리 정수들도 그 능력에 당했어.]……세상에 그런 종이 있다고요?
[월(月) : 원래 이 우주가 돌연변이 천지 아니더냐.]허어.
그게 사실이라면…….
이건 힘의 우위에 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겠는데?
아니, 그보다.
그걸 왜 이제 말해?
정말.
할 말이 없었다.
***
콰앙!
콰아앙!
건물이 들썩였다.
나아가 행성이 들썩였고, 전 우주가 뒤흔들리고 있다.
우우웅!
기운을 피워올리며 시스템을 조작하던 주광철의 눈이 빛났다.
그는 집단 날개의 힘을 총동원해 남은 다섯 신(神)을 깨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
다만 가까이서 날아오는 힘의 충격을 막기 위해서는 막대한 정수가 필요하다.
주광철은 그것을 세금으로 충당했다.
“주광철, 여기 더 가져왔다.”
그의 곁으로 네달람이 다가와 정수를 보충해 주었다.
“네가 말했던 초월자들은 전부 소멸시켰다. 조세청부터 관리단, 그리고 리그 관계자까지.”
거물이 된 네달람은 이제 과감하게 움직였다.
우주법이고 뭐고.
신(神)과 관련되어 있는 초월자들을 다 죽여가면서까지 정수를 수급한 것이다.
당연히 신에게 갔어야 할 세금도 탈탈 털어왔다.
“과연 무신(武神).”
주광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달람의 전투 센스는 확실히 남달랐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만, 일시적일 뿐이에요. 신(神)들은 분명 이상함을 느낄 겁니다.”
원래의 신(神)들은 자면서도 세금을 흡수한다.
그 세금이 끊기게 되면 분명 이상함을 느끼고 일어날 거다.
“그렇겠지. 시간을 버는 것. 우리는 그거면 충분하다.”
“관리자들은 모두 우리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날개의 간부들은 각 관리자를 불러놓고 설득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설명했고, 도움을 요청했다.
당연히 관리자들은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내 수긍했다.
각 행성에서 제일가는 천재들만 모아놓은 게 바로 관리자 집단이다.
짧은 설명으로도 어떤 상황인지 대다수가 인지했고, 또 날개가 아님에도 예측하였던 자들도 있었다.
“왜 진즉 안 부르셨습니까? 그런 집단이 있었으면 당연히 가입했지요.”
“그 빌어먹을 신들을 죽일 기회라는데, 거절하고 말고 할 게 있나요?”
“제가 무얼 하면 됩니까? 시켜만 주십시오!”
고향에서 강제로 멀어져 타지 노역을 하던 자들이다.
당연히 신(神)에 대한 적개심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핍박에서 벗어날 기회!
어쩌면 유일무이할 기회가 찾아왔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우선 등록한 초월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세요.”
날개는 이제 완전히 이빨을 드러내기로 했다.
정확히는 관리자 전체의 반란이었다.
“신(神)을 악당으로 묘사해서. 퀘스트를 거는 겁니다.”
타다다닥!
주광철의 명령에 관리자들이 일제히 작업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띠링!] [초월자에게 히든 임무가 도착합니다.] [해당 임무의 난이도는 신살(神殺)급!] [일곱 신(神)을 죽여, 우주에 진정한 평화를 찾아오세요!] [보상 : ???] [보상은 기여도에 따라 차등 지급됩니다.]“……어?”
“이게 뭐야.”
숨죽이던 초월자들은 당황했다.
신(神)은 이 우주의 지배자다.
무시무시한 존재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도 되는 거야?
콰아아아앙!
그러는 지금에도 우주를 꽝꽝 울리는 충격이 전해진다.
“……그럼 이 소리가?”
“신들과 싸우는 누군가가 있는 거라고?”
“그래서 아까 빛이랑 어둠이 그 퍼레이드를 보였던 건가?”
그에 맞추어, 메시지가 하나 더 날아온다.
[혼돈(Chaos) 주동훈이 신(神)들과 맞서고 있습니다!]“주동훈?”
“설마……. 내가 아는 그 주동훈?”
“요즘 핫한 지구 랭킹 1위?”
초월자들이 술렁였다.
“그 주동훈이 혼돈이었다고?”
“미친.”
“말이 돼?”
“어쩐지 리그 판이 좀 이상하게 흘러가더라니……!”
[혼돈(Chaos)은 그대들에게 세 가지를 약속했습니다.]“약속?”
“그게 뭔데?”
“어디 들어나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