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125
124.
남자라면 가장 최악의 꿈을 뽑으라 면 하나같이 다들 군대 꿈을 뽑을 것이다.
물론 군대가 항상 안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었다.
다들 하나같이 끔찍했다고 이야기 를 하지만 나름 군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남자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 고 전우애는 일생에서 한 번쯤은 겪 어 보지 않아도 될 것들이었다.
툭! 툭!
철우(베켄)는 자신의 이마를 툭툭 건드리는 느낌에 비몽사몽한 눈을 떴다.
눈을 뜨자 보이는 천장과 싸늘한 분위기는 일단 집은 아니었다.
“일어나지?”
“ 예?”
철우는 일어나라는 목소리에 여전 히 비몽사몽한 눈으로 목소리가 들 리는 곳을 바라보았다. 어두컴컴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 만 시커먼 그림자는 그다지 호의적 으로 보이지 않았다.
“꿈인가?”
순간 아주 고약한 꿈을 꾸고 있다 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철우의 뚝배기를 툭툭 치는 생생함에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다.
“야! 안 일어나냐? 막내. 뒈질래?”
“막내?”
막내라는 말은 철우는 뇌리를 스치 고 지나가는 트리거가 되어 철우의 후두부를 강하게 후려쳤다.
“이병! 김철우!”
생생히 기억났다.
자대 배치 받고 얼마 되지 않은 이등병일 때 그날따라 하루가 너무 고되었던 탓인지 깜박 불침번 근무 때에 고참이 흔들어 깨워도 일어나 지 못했다.
결국 고참의 하이바가 철우의 이마 를 후려치고 나서야 깨어났던 기억 이 났다.
그 뒤로 사수에게 등줄기가 축축해 질 때까지 갈굼을 당해야 했던 끔찍 한 기억이 있었다.
그렇게 철우는 관등성명을 대고서 는 화들짝 일어나서는 정신없이 환 복을 했다.
그리고서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길 다란 뿔이 달려 있는 투구를 쓰고 관물대에 놓아 둔 못이 박힌 몽둥이 를 쥐었다.
“ 응?”
철우는 소총이 아니라 웬 못이 박 힌 몽둥이인가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시만 나 전역하지 않았나?”
철우는 분명 대대장에게 전역 신고 까지 하고 예비군 훈련을 다 끝내고 투덜거리며 민방위를 갔던 것을 떠 올렸다.
직장 다닐 때 예비군 훈련 간다고 하자 짜증을 내던 여직원의 눈총에 어이없었던 기억도 생생하게 떠올랐 다.
그런데 왜 자신이 군대에 와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이 다.
“야! 고참들 주무시니까. 조용히 나와라.”
“ 응?”
철우는 뒤에서 들려오는 싸늘한 목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자대에서 자신을 무던히 도 괴롭히던 고참이….
“뭐야? 몬스터야?”
보크는 베켄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 지 못하고 있자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어! 너 보크 아니냐?”
“보크? 보오크으? 와! 이 자식이 나하고 맞먹으려고 하네.”
철우 아니 베켄은 그제야 생생하니 기억이 올라왔다.
‘나 두 번째 군대구나.’
그것만으로도 열이 뚝배기를 부글 부글 끓게 만드는데 어제 전입 온 신병이 어이없다는 듯이 비웃고 있 었다.
“아! 뭐야?”
소란에 잠이 깬 것인지 도그가 몸 을 뒤척이며 중얼거렸다.
“아! 죄송합니다. 도그 전사님.”
“뭔데?”
“아! 막내 교육 좀 시키려고 하지 말입니다.”
“막내? 적당히 해라.”
도그는 보크의 말에 귀찮은지 적당 히 하라며 손을 내젓고서는 다시 베 개에 뚝배기를 파묻었다.
보크가 말한 막내가 베켄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6소대에 폭풍우를 불렀다.
‘아직 안 끝났어?’
베켄은 황당함에 신병 굴리기가 너 무 길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 군대에서도 길어야 삼십 분이 었다.
물론 간혹 또라이 같은 애들이 하 루 종일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하루 가 지나도록 하는 경우는 없었다. 베켄이 말하지 않아도 아래에서 적 당히 말해주고 신병은 등에 식은땀 을 축축하게 흘리며 베켄에게 죄송 하지 말입니다라고 안절부절하면 그 때에야 베켄이 호탕한 고참 웃음을 터트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끝이 나는 것이다.
대충 그런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 던 베켄이었다.
‘아! 말년은 아니지만 왕고가 노란 딱지도 아직 안 붙인 신병한테 화를 낼 수도 없고.’
병장이 이제 전입 온 신병을 건드 리는 경우는 없었다.
신병과 놀면 놀았지 적당히 밑에 병사들에게 교육 좀 시키라고 언질 만 주면 되었다.
병장도 병장으로서의 부대 내의 지 위와 체면이 있는 법이다.
병아리를 직접 건드리는 건 베켄의 체면에 손상이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베켄은 자신을 노려보고 있 는 보크를 직접 조지기보다는 더 무 시무시한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툭! 툭!
“아! 뭐야?”
베켄은 발로 옆에 자고 있는 우륵 을 찼다.
우륵은 베켄이 차자 짜증을 내며 눈을 떴다.
그런 모습에 보크가 깜짝 놀라서는 베켄을 보고서는 버럭 화를 내었다.
“이게 미쳤나? 고참님을 차고 난리 야!”
“ 응?”
베켄이 발로 차자 잠에서 깬 우륵 은 화를 내는 보크를 보고 베켄을 다시 바라보았다.
베켄은 귀찮다는 듯이 보크 쪽으로 고개를 까닥였다.
적당히 교육시키라는 표시였지만 베켄은 우륵의 지능과 눈치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죄송합니다. 우륵 중급 전사님. 야! 너 나와. 나오라고!”
겁도 없이 베켄의 멱살까지 잡는 보크에 우륵은 지금의 상황을 빠르 게 파악하고서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막내 서열 정하기 하는 갑네! 보 크야 살살 해라.”
“알겠지 말입니다!”
나름 집에서도 그리고 훈련소에서 도 눈치 빠르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 던 보크는 우륵의 말에 환하게 웃었 다.
군대는 실세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라인을 잘 타야 했다.
그렇게 튼튼한 칡넝쿨을 움켜쥔 보 크는 베켄의 멱살을 붙잡고서는 잡 아당겼다.
하지만 바로 그 때 6소대의 최고 실세가 잠에서 깼다.
“왜 이리 시끄럽느냐?”
아로네였다.
아로네는 지금 6소대의 막사에서 막내로 있었지만 실제로는 일국의 공주였던 신분이었다. 평생 아랫사람들을 대했던 공주였 으니 말투 자체가 하대였다.
그렇게 잠이 덜 깬 아로네의 위엄 넘치는 외침에 보크는 등줄기가 축 축하니 젖으며 외쳤다.
“죄송하지 말입니다. 아로네 전사 님! 금방 끝내겠습니다.”
“빨리 끝내거라.”
아로네는 그 말을 하고서는 다시 잠이 들었다.
“빨리 나오라고. 아로네 전사님 깨 셨잖아!”
“히히! 베켄 뭐하냐?”
베켄은 자신의 멱살을 쥐고 끌어당 기는 보크보다 자신의 옆에 누워서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있는 우륵의 뚝 배기를 평소보다 조금 더 힘을 줘서 깨버렸다.
“뚫!”
“뭐…뭐 하는 거야? 베…베켄?”
“기상. 기상하라고 놀 자식들아! 와나! 막내가 베켄? 베케엔? 내가 막내 친구냐? 안 일어나?”
마침내 베켄이 폭발을 했다.
막내 보크는 갑자기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를 못했지만 베켄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 놈들 끝이 있어야지! 서열 정 하기? 오냐? 그래 오랜만에 서열 정하기 한 번 하자!”
“베…베켄 병장님! 진정하시지 말 입니다!”
“악! 악! 평소보다 아프지 말입니 다!”
베켄은 보크와 아로네를 제외하고 서는 아래에서부터 한 명씩 뚝배기 를 깨버리며 서열 정하기를 했다.
“이 자식들! 막내 놀리기 한다고 오냐오냐 받아줬더니 적당히 막내에 게 알려줬어야 할 거 아니야! 어? 니들 막내 놀리기가 아니라 고참 놀 리기 하려고 한 거지? 그치?”
베켄은 실제로는 자신을 놀릴 목적 이었다고 확신하고서는 고참의 위엄 을 보이기 위해 몬스터들의 뚝배기 맷집을 강화시켜 주었다.
그때에서야 신병 보크는 베켄의 무 용을 확인하고서는 소대 실세가 베 켄임을 알게 되었다.
“아우 신병만 아니었으면. 그냥. 내 일 아침에 니 위로 내 밑으로 다 집합시켜라. 알았냐? 알았냐고?”
“알겠지 말입니다.”
베켄은 최악의 벌을 울먹이고 있는 신병에게 내리고서는 자신의 침대에 누웠다.
뚝배기 깨진 몬스터들의 신음소리 를 자장가로 들으면서 간만에 꿀잠 을 잔 베켄이었다.
“신병 어디 갔냐?”
“모르지 말입니다.”
“모르면 군 생활 끝나?”
“끝났으면 좋겠지 말입니다.”
베켄은 어제 조금 너무 많이 때렸 나 하는 생각을 하며 신병을 찾다가 신병이 보이지 않자 탈영을 했음을 깨달았다.
‘하긴 나라도 그 정도면 탈영했겠 다만.’
베켄은 신병이 모르고서 한 일이라 는 생각에 자신이 그래도 너무 했다 는 생각을 하고서는 몸을 일으켰다.
“어디가십니까?”
“길 잃은 신병 찾으러.”
누가 봐도 탈영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가슴 따뜻한 몬스 터인 베켄이 신병을 찾으러 간다는 말에 살짝 감동의 눈빛을 보냈다. 베켄은 막사를 나와서 신병을 찾았 다.
“야!”
“ 멸망!”
“우리 신병 못 봤냐?”
“신병말입니까? 꺼억?”
베켄은 트림을 하는 몬스터의 뚝배 기를 깨버리고서는 계속 신병을 찾 았다.
그렇게 아침부터 몬스터들이 트림 을 하니까 더 이상 신병과 만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신병 말입니까? 베켄 병장님! 저 기 삵 있는 곳으로 새벽에 가던데 말입니다.”
“오 우리 신병 봤어?”
“꺼억?”
베켄은 몰랐지만 마계의 몬스터들 은 만성 소화불량이었다.
야채 섭취가 부족했으니 당연한 일 이었다.
그렇게 점점 베켄도 신병에 대해 포기를 할 때 쯤 베켄은 칡 농장에 서 신병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 다.
“아응! 아흐응!”
“어? 신병 목소리인데.”
신병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에 주변 을 두리번거리다가 베켄은 신병을 발견할 수 있었다.
“너 뭐하냐?”
“아응!”
신병은 칡넝쿨에 붙잡혀 허리가 활 처럼 휜 채로 신음을 흘리고 있었 다.
그리고 그런 신병의 옆에 또 다른 소대의 신병들도 함께 허리가 활처 럼 휘어져 있었다.
“저것들 다 왜 저래?”
의외로 마왕군에 적응하지 못한 몬 스터들이 많았다.
그렇게 몰래 탈영을 했지만 대부분 은 붙잡혀 취사장 뒤로 끌려가야 했 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길을 잃은 탈영 병들이 칡넝쿨 밭에서 몸을 꿈틀거 리다가 발견이 되고 있었다.
“야! 저거 내려라!”
“저걸로 하지 말입니까?”
“아니 옆에 꺼.”
“저거 맛이 가서 맛없어 보이지 말 입니다. 가죽 벗겨 드립니까?”
칡넝쿨에 주렁주렁 열린 몬스터 열 매를 손질까지 해주려는 취사병을 뒤로하고 베켄은 말없이 칡넝쿨로 꽁꽁 묶은 보크를 끌고 막사로 향했 다.
밤중에 칡넝쿨 농장에서 작업하다 잡혔을 리는 없으니 전부 탈영병으 로 여겨지는 것이다.
아무리 베켄이라고 해도 취사병의 고유 권한을 어찌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눈이 뒤집힌 채로 몸을 움 찔움찔하고 있는 보크를 막사에 던 져 넣고서는 베켄은 바짝 긴장을 하 고 있는 아로네에게 말을 했다.
“아로네 가자.”
“예? 예.”
타이를 찾으러 가려는 것이었지만 완전히 가버린 보크가 베켄에게 끌 려온 것에 6소대 몬스터들은 곧바로 들고 있어났다.
“아로네는 안 되지 말입니다!”
“공주님 찾으러 가는 거야! 뭔 아 로네는 안 돼! 안 잡아 먹어!”
“그러면 왜 아로네만 데리고 가는 거지 말입니까! 신병 데리고 가지 말입니다!”
베켄은 웬일로 몬스터들이 이성적 인 생각을 하자 말을 잇지 못했다.
아로네만을 데리고 가는 이유를 밝 혔다가는 용사와 자신의 관계도 밝 혀야만 했다.
결국 베켄은 또 다시 6소대 몬스 터들과 함께 용사 타이를 찾아가는 대장정에 올라야만 했다.
질질질!
그렇게 6소대는 식량 떨어지면 식 량으로 사용을 할 신병을 칡넝쿨로 묶어서는 길을 나섰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