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197
196.
한 무리의 인간 기사단이 이동 중 이었다.
그들은 공존계의 운명을 건 전쟁터 로 향하고 있었다.
잔뜩 굳은 표정이었지만 아직은 공 존계 지역이었고 마왕군이 존재하는 전장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긴장감은 심하지 않았다.
“얼마나 더 가야 하는가?” 화려한 갑옷을 입고 있는 사내의 말에 사내를 호위하는 기사단장이 입을 열었다.
“대략 삼일 정도면 전장에 도착하 게 될 것입니다.”
“그런가? 그렇군.”
삼일 뒤부터는 목숨을 건 전투가 시작될 것이라는 사실에 사내는 걱 정스러운 듯이 자신의 기사들을 둘 러 보았다.
“폐하께서 직접 출진을 하지 않으 셔도.”
기사단장의 입에서 왕의 호칭이 흘 러나왔다.
타국의 왕과는 달리 왕이 직접 기 사단과 함께 출정을 했다.
“내 어찌 내 신하들만 전장에 보낸 단 말인가.”
왕의 국가는 영광스러운 공존계 팔 왕국 중에 하나였지만 약소국이었 다.
베르덴 왕국은 태반의 정예 병력을 잃었어도 넓은 국토와 여전히 많은 국민들로 인해 다시 일어설 여지라 도 있다지만 왕의 국가는 국토도 작 고 인구도 적었다.
그런 왕국의 기사단의 운명이란 뻔 했다.
이런저런 전장에 동원되다가 사그 라질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왕은 기사단과 함께 출정 을 했다.
약소국이라지만 왕이 직접 나선다 면 함부로 대우하지 않을 것이기 때 문이었다.
기사단장도 그 사실을 알기에 자신 의 왕을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왕은 자신들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 해 모욕적인 일들을 참아내기로 한 것이다.
“폐하! 계곡입니다.”
“그렇군. 조심히 지나가도록 하지.”
딱히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고 아직 은 안전한 지역이었기에 크게 걱정 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약소국의 왕과 기사 단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제임스 경!”
“예! 단장님!”
“선두에서 길을 열어라!”
“알겠습니다!”
그래도 마냥 무능한 기사단은 아니 었기에 안전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일 단 기사들을 동원해 계곡을 수색하 기로 했다.
더욱이 자신들은 왕과 함께 하고 있는 중이었다.
왕자가 본국에 있다지만 이런 전장 에서 왕을 잃을 수는 없었다.
‘우리가 다 죽는다고 할지라도 폐 하만은 반드시 돌아가게 해야만 한 다.’
왕의 안전이 가장 중요했다.
그렇게 선발대가 계곡의 안으로 들 어 섰다.
어지간한 몬스터들 따위는 기사단 의 전력으로도 충분히 분쇄할 수 있 었다.
기사단 전력은 대(對) 마족 대항 전력이지 대(對) 몬스터 대항 전력 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다.
자신들을 노리는 몬스터들이 결코 평범한 몬스터들이 아님을 말이었 다,
“고개 안 숙이냐. 확! 그냥!”
베켄의 으름장에 급하게 판 참호에 서 고개를 빼꼼하니 내밀려는 오크 보르가 움찔 몸을 떨고서는 뚝배기 를 천천히 참호 아래로 집어넣었다.
“분명 말했다. 인질로 잡아. 정보를 얻는 것이 목적이다.”
베켄의 작전 지시에도 그 말대로 따를 후임들이 아님은 알고 있었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안 해 놓으면 감당 못할 일을 행할 것을 알기에 내리는 지시였다.
베켄은 힐끔 계곡을 지나가는 기사 단들을 바라보았다.
‘저기 중간 쯤에 꽤나 지위가 있는 작자들이 있는 것 같네.’
고급 정보를 알 만한 자들을 손에 넣는 것이 목적이었다.
선발대는 계곡 안으로 들여다 보내 고 계곡을 무너트린다.
뒤따라오는 인간 기사들의 위로 칡 넝쿨 그물을 던질 것이었다.
고급 정보를 알고 있을 만한 자들 을 납치할 때까지 시간을 벌면 그만 이었다.
베켄은 화려한 갑옷을 입고 있는 자들을 보고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 었다.
‘공존계 놈들도 멍청하게 왜 자기 신분을 드러내는 저런 화려한 갑옷 을 입고 있는 건지.’
한심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 덕분에 일이 빨리 끝날 터였다.
꿈틀! 꿈틀!
전투의 흥분이 고조되고 있는 후임 들을 진정시키는 것이 고참인 베켄 의 임무 중에 하나였다.
“진정해. 진정해. 아직 아니…. 하 아!”
전투의 흥분을 가장 잘 느끼고 있 는 대상을 확인한 베켄은 한숨을 내 쉬고 자신의 옆에 아무 생각이 없다 는 표정으로 쭈구려 앉아 있는 구블 에게 물었다.
“쟤 아까 전부터 왜 저리 하이 텐 션이 냐?”
“하이 텐션이 뭡니까?”
“왜 이리 흥분했냐고?”
“아! 필살기 익혔지 말입니다.”
“ 필살기?”
베켄은 갑자기 웬 필살기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시무시하지 말입니다. 저도 당 할 뻔했지 말입니다. 저도 필살기 하나 만들어야겠지 말입니다.”
구블은 자신도 필살기가 필요하다 고 생각했다.
베켄도 필살기가 있었다.
베켄의 뚝배기를 노리지 않더라도 자신의 서열을 지키려면 필살기 하 나 정도는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6 소대 몬스터들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베켄은 좀 더 알아보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어 나중에 알아보기 로 했다.
물론 그렇게 나중에 알아보자고 생 각하고 난 뒤에 다시 생각나는 경우 는 군대 경험상 거의 없었다.
하여튼 기사단의 선발대가 계곡 깊 숙이 들어가고도 아무런 일이 없자 중군과 후군이 따라서 계곡 안으로 들어섰다.
꿈틀! 꿈틀!
베켄은 더 이상 기다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큰 소리로 외쳤 다.
“낙석!”
베켄의 외침에 선발대와 중군 사이 의 계곡 아래로 커다란 바위들이 무 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쿵! 쿠쿵!
순식간에 먼지를 일으키며 계곡 사 이가 막혀 버리자 인간 기사단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적이다! 적의 기습이다!”
“폐하를 모셔라! 폐하를 대피 시켜 라!”
기사단장은 자신들의 왕을 보호하 기 위해 자신의 검을 뽑아들고 고함 을 질렀다.
하지만 이미 철저하게 준비된 6소 대였다.
“후위를 향해 그물을 던져!”
계곡 입구에 아직 들어오지 못한 인간 기사단 후군을 향해 수많은 칡 넝쿨 그물들이 던져졌다.
“크윽! 뭐냐? 뭐가 이리 질겨!”
질겨서 끊어지지 않는 칡넝쿨 그물 에 기사들이 발버둥을 쳤다.
물론 시간을 주면 칡넝쿨 그물들은 가닥가닥 끊어질 터였다.
하지만 시간을 끌어주는 것만으로 도 충분했다.
“납치해라!”
“키야호우!”
“식량이다!”
베켄의 공격 지시에 6소대 몬스터 들은 엄청난 속도로 계곡 아래로 달 려 나갔다.
“후우! 음! 저 남자가 제일 강해 보이네. 애들 다칠 테니까 저 자는 내가 상대해야겠군.”
베켄은 기사단장을 바라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한 눈에 가장 강한 자를 알아본 베 켄이 었다.
베켄은 가장 늦게 출발을 했지만 가장 빠르게 기사단장의 앞에 도착 했다.
“크윽! 네 놈은 뭐냐?”
“나 말인가? 베켄 병장이라고 하 네.”
“뭐? 베켄? 설마 베켄 대공?”
기사단장 크라운 산도 후작은 베켄 대공이라는 말에 눈앞이 깜깜해졌 다.
눈앞의 마족이 강하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더욱이 악명 자자한 베켄 대공의 이름은 크라운 후작도 알고 있었다.
그 강력한 베르덴 왕국의 정예군을 전멸시키고 드워프 왕국의 수비대에 게도 크나큰 피해와 함께 공주를 강 탈해 간 최강의 적수였다.
크라운 경은 힐끔 자신의 왕을 바 라보았다.
자신이 지금 눈앞의 베켄을 막지 못한다면 왕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 을 것이었다.
“폐하! 피하십시오!”
“크라운 경!”
왕은 자신의 충직한 신하가 죽음을 각오했음을 깨달았다.
그런 그를 말리려고 했지만 크라운 경은 단호했다.
“헐크! 도우너! 폐하를 모셔라! 목 숨으로 지키거라!”
“알겠습니다! 단장님!”
기사 헐크와 도우너는 자신들의 단 장이 죽음을 각오했음을 깨달으며 왕을 붙잡아 탈출을 하기로 했다. 숫자는 자신들이 여전히 우세했지 만 왕을 잃으면 모든 것이 끝나기에 어쩔 수 없었다.
“뚝배기!”
“필살기 진 아수라 파천무!”
“그건 뭐야?”
“응? 몰라! 그냥 멋있어 보여서.”
6소대 몬스터들은 필살기 연습을 하며 연신 인간 기사들을 몰아붙였 다.
“아싸! 한 마리 잡았다!”
기사 하나를 옆구리에 끼운 몬스터 도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베켄은 그런 후임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며 외쳤 다.
“저 화려한 갑옷을 입은 자를 잡아 라!”
베켄은 도망을 가는 인간 왕을 잡 으라고 고함을 질렀다.
가장 강한 기사단장을 붙잡고 있는 동안 왕을 사로잡으려는 계획이었 다.
그리고 그런 베켄의 외침에 가장 먼저 반응을 한 것은 승모근이 꿈틀 거리는 아로네 상병이었다.
“파이어.” 다른 몬스터들처럼 미완성의 필살 기가 아니라 제대로 된 필살기를 완 성한 상태의 아로네였다.
“파이어 물리!”
아로네의 포효가 계곡을 흔들리게 만들만큼 강력하게 울렸다.
“뭐야? 저거 뭐야?”
베켄조차 당황을 할 만큼 아로네는 화염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쟤 왜 저래?”
“필살기지 말입니다!”
필살기라는 말에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로네는 마법사답지 않게 그동안 착실하게 조져진 하체를 이용해 엄청난 도약 력을 보여주며 도망을 가고 있는 왕 과 두 명의 기사를 향해 돌진을 했 다.
“폐하! 위험합니다!”
기사 도우너의 외침과 함께 불덩어 리 같은 강력한 마족이 주먹을 뻗어 왔다.
시밤 쾅!
대지가 흔들리는 충격과 함께 헐크 와 도우너는 튕겨져 나갔다.
“크윽!”
왕 또한 충격에 넘어지며 승모근이 꿈틀거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는 아로네를 바라보았다.
덜! 덜! 덜!
왕은 지금까지 이토록 공포스러웠 던 적이 없었다.
너무나도 두려워 두 눈에서 눈물이 글썽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 할 수는 없 다.’
왕은 부실한 하체에 힘을 주며 몸 을 일으키고 자신의 검을 들어올렸 다.
“훗! 덤비려는 거냐?” 무시무시한 적의 목소리에 당장에 라도 검을 놓칠 뻔했지만 왕은 자신 또한 기사라는 듯이 외쳤다.
“덤벼라!”
“좋은 패기다. 상대해 주지.”
아로네는 공포를 이겨낸 적을 존중 해주며 자신에게 덤벼드는 왕의 검 을 향해 파이어 물리가 깃든 주먹을 휘둘렀다.
시밤 쾅!
왕의 패기는 분명 대단했지만 패기 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존재 하는 법이었다.
“크아악;”
왕이 중격에 검을 놓치고 넘어지는 도중에 왕의 투구도 벗겨졌다.
“하아! 하아! 하아!”
단 한 번의 격돌만으로 자신의 패 배를 실감한 왕은 거친 숨을 몰아쉬 며 자신의 죽음을 기다렸다.
강력한 적은 한걸음 한걸음 왕인 자신을 향해 걸어왔다.
왕은 베켄 대공 외에도 이토록 강 한 존재가 마왕군에 있다는 사실에 어쩌면 이번 전쟁은 위험할지도 모 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하여 이런 시련을 우리에게 내리신단 말입니까!’
하늘을 올려다보며 원망스러운 눈 빛을 보내는 왕이었다.
그런 왕의 바로 앞까지 걸어온 아 로네는 비틀어져 올라가는 입꼬리를 하며 마지막 일격을 날리려고 했다.
주변에 있던 6소대도 이미 끝났다 며 자신의 옆구리에 하나씩 식량을 끼운 채 아로네를 기다렸다.
“걱정 마라. 죽이지는…. 어? 아 빠!”
아로네의 승모근이 빠르게 사라졌 다.
순식간에 귀염귀염 소녀로 변해버 리는 아로네의 청아한 목소리를 죽 음을 앞둔 왕은 미처 듣지 못했다.
“죽여라.”
“아빠! 여기서 뭐해?”
“뭐? 아빠? 어? 어?”
왕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눈에 익은 소녀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절대 눈앞에 있을 수 없는 아이였 다.
왜냐하면 이미 죽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죽은 아이가 자신의 눈 앞에 너무나도 생생하게 서 있었다.
“아빠! 나 아로네!”
“아로네?”
살벌하기 짝이 없는 전장의 한 가 운데서 그 어떤 운명의 놀판인지 딸 과 아빠가 조우를 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